CAR&TECH

BYD 씰과 씨라이언 7을 함께 즐긴 밤

내년이 더 기대된다.

프로필 by 박호준 2025.12.02

BYD SEALION 7

파워트레인 싱글모터, 1단 자동, RWD / 최고 출력 313마력 / 최대 토크 38.7kg·m / 제로백 6.7초 / 가격(VAT 포함) 4490만원

에스콰이어 30주년 파티에서 내가 받은 질문의 5할은 BYD에 관한 내용이었다. BYD는 어느 나라 브랜드예요?”나 “전시되어 있는 차는 뭐가 달라요? 둘 다 타보셨어요?” 같은 기본적인 질문부터 “주행거리랑 보조금은 얼마나 되나요?”라는 구매와 연결된 구체적인 질문 그리고 “씰이랑 씨라이온 7의 승차감은 어떻게 달라요?”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탑재됐다던데 맞아요?”처럼 꽤 전문적인 질문까지 있었다. 심지어 파티를 찾은 어느 연예인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차에 한번 앉아봐도 돼요? 평소에 관심이 좀 있었거든요.”

여러 질문들에 대한 답변에 앞서 BYD라는 브랜드에 대해 잠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BYD는 지난 1월 아토3를 국내 출시하며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채 1년도 되지 않은 탓에 국내 소비자에겐 아직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글로벌 시장에서 BYD는 테슬라를 제치고 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 중인 회사다. 시가총액으로 비교하더라도 폭스바겐이나 현대자동차보다 순위가 높다. 국내에는 아토3, 씰, 씨라이언 7 3개의 EV 모델만 선보인 상태지만, 중국에선 보급형 모델인 경차부터 슈퍼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파티 입구에 세워져 있던 화이트 컬러의 ‘씰(SEAL)’은 2개의 전기모터를 탑재한 ‘다이내믹’ 트림 차량이었다. 중형 세단 크기인 씰은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가 407km이며 최고 출력은 530마력에 달한다. 씰 다이내믹 모델은 리어 트렁크 하단에 ‘3.8S’라는 레터링이 부착되어 있는데, 제로백이 3.8초라는 뜻이다. 과거 다른 자동차 브랜드가 엔진 배기량이나 최고 출력을 자동차 이름에 사용한 적은 있지만, 제로백 성능을 이와 같이 드러낸 경우는 BYD가 처음이다.

“인테리어가 깔끔한 것 같아요. 디스플레이 터치감도 좋고요.” 자신의 차는 물론 남의 차에도 늘 관심이 지대한 자동차 애호가 김현동 포토그래퍼가 말했다. “가죽 소재가 너무 부드러운데? 이 차 얼마라고요?” 4690만원이다. 여기에 국고 보조금 178만원을 제하면 4512만원이 된다. 지자체 보조금의 경우 서울은 아직 정확한 금액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부산, 대구, 인천 등 광역시 평균 보조금이 70만원 선인 걸 고려하면 씰의 실제 구매 가격은 4400만원대로 떨어진다. 이는 유럽(약 6600만원)과 일본(약 5400만원)의 출시 가격과 비교하더라도 훨씬 합리적인 금액이다. 뒤집어 말하면, BYD가 한국 시장 진출에 매우 적극적이라는 의미다. 설명을 듣고 있던 에스콰이어 클럽 멤버 강도원 씨는 “다른 전기차랑 비교했을 때 승차감은 어때요?”라고 물었다. 참고로 그는 현재 테슬라 모델3를 보유 중이다. 그리고 아마 씰을 타본다면 생각이 많아질 것이다.

씰을 운전했을 때 먼저 느껴지는 건 정숙성이다. 내연기관에 비해 조용한 건 당연하고 동급의 다른 EV와 비교하더라도 유독 더 조용하다. 전면 유리와 창문에 이중 접합 유리를 사용한 덕이다. 정숙성 다음에 눈에 띄는 건 부드러운 승차감이다. 도심 주행 상황을 기준으로 했을 때 씰은 노면에서 올라오는 잔진동을 효과적으로 걸러낸다. 내연기관이었다면 묵직한 승차감을 강조하는 대형 세단에서 느껴볼 수 있을 법한 수준이다.

급을 뛰어넘는 승차감의 비결은 ‘셀투바디’ 기술 덕이다. 세계 최초로 씰에 적용된 이 기술은 차체에 배터리를 장착하는 다른 전기차와는 다르게 배터리와 차체를 일체화한 구조를 가리킨다. 이렇게 하면 배터리가 차지하는 부피를 줄여 실내 공간을 좀 더 넓게 디자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게중심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또한 기존 방식보다 배터리를 강하게 고정시킬 수 있어 충돌 시 안정성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제 눈에는 씰보다 씨라이언 7이 더 멋져 보여요. 루프와 트렁크에 달려 있는 스포일러에서 스포티한 매력이 느껴지거든요. 날렵하게 뻗은 리어 램프도 그렇고요.” 그는 자신이 다른 자동차 브랜드에서 일하고 있어 이름은 밝히지 말아달라면서도 “(씨라이언 7은) 전기차 시장에서 위협적인 존재예요. 가격 대비 상품성이 뛰어나죠”라는 말을 덧붙였다.

만약 씨라이언 7의 디자인을 보며 기시감을 느꼈다면 그건 볼프강 예거의 영향일 것이다. 알파로메오, 아우디, 람보르기니 등 유럽 기반의 여러 자동차 브랜드에서 20년 이상 경력을 쌓은 그는 2017년부터 BYD 글로벌 디자인 총괄 디렉터로 일했다. 2024년 출시된 씨라이언 7 역시 그의 작품이다. 차를 옆에서 보았을 때 B필러부터 D필러를 검은색으로 처리해 지붕이 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플로팅 루프’ 스타일과 가파른 각도로 떨어지는 차의 후면부가 씨라이언 7을 쿠페형 SUV로 보이게 하는 요소들이다.

BYD SEAL

파워트레인 듀얼모터, 1단 자동, AWD / 최고 출력 530마력 / 최대 토크 68.3kg·m / 제로백 3.8초 / 가격(VAT 포함) 4690만원

씨라이언 7의 우수한 상품성은 차체 크기에서 엿볼 수 있다. 넉넉한 사이즈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 중인 기아 쏘렌토보다 씨라이언 7이 더 길다. 내부 공간을 가늠할 수 있는 휠베이스 길이도 마찬가지다. 비슷한 가격대의 아이오닉 5와 비교하더라도 씨라이언 7의 길이가 더 길다. 전륜 서스펜션에 더블 위시본 방식을 사용한 것도 눈여겨볼 포인트다. 일반적으로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은 메르세데스-벤츠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가 자주 사용하는 서스펜션으로 안정적인 핸들링을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여기에 씨라이언 7은 주행 중 발생하는 진동의 크기를 주파수로 감지하는 주파수 가변 댐핑 시스템을 적용했다. 자체의 움직임에서 발생하는 주파수를 분석해 부드러워야 할 때는 감쇠력을 약하게, 그 반대는 강하게 댐퍼를 조절한다.

“에디터님이 보기엔 어때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몇 번이고 답했다. “잘 생각해보세요. 4000만원 중반대의 가격으로 손에 넣을 수 있는 차량 중 주행 성능, 실내 공간, 유지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씰과 씨라이언 7에 견줄 수 있는 모델은 별로 없거든요. 전기차 구매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꼭 두 모델을 시승해보세요. 차는 무엇보다 직접 운전해보는 게 중요하니까요.” 그날 파티 현장에서 내 모습은 흡사 BYD 영업사원 같았다는 후문이다.

<에스콰이어 코리아>의 30주년을 기념하는 파티에는 자동차 말고도 패션, 술, 뷰티 등 여러 카테고리의 브랜드가 함께했다. 파티를 즐긴 1000여 명의 사람들 역시 모델, 포토그래퍼, 스타일리스트, 브랜드 담당자, 엔터테인먼트 관계자, 인플루언서 등 다채로웠다. 마치 <에스콰이어>라는 잡지에 담기는 콘텐츠가 무궁무진한 것처럼 말이다. 그런 면에서 BYD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씩씩한 ‘뉴페이스’다. 편집장이 파티를 찾은 사람들에게 “서른 살의 에스콰이어는 이제 시작입니다”라고 말한 것처럼, 어쩌면 BYD도 이제 막 스타트를 끊었을 뿐일지도 모른다. →



Credit

  • PHOTOGRAPHER 진소연
  • ART DESIGNER 김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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