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

서킷에서 경험한 마세라티 고성능 3車3色

아직 국내에 출시하지 않은 MCPURA부터 GT의 원조 그란투리스모 트로페오와 시원한 배기음을 뿜어내는 그란카브리오 트로페오를 마음 껏 시승한 이야기.

프로필 by 박호준 2026.03.18

MCPURA

파워트레인 3000cc V6 가솔린 트윈터보, 8단 듀얼 클러치 최고 출력 630마력 최대 토크 74.4kg·m 가속력(0→100km/h) 2.9초 가격 미정

서킷을 통째로 빌려 마음껏 달리는 건 꽤 특별한 경험이다. 벼락부자가 된 것 같은 착각을 말하려는 게 아니다. 차의 성능을 극한까지 몰아붙여 공도에서 달릴 땐 미처 느끼지 못했던 차의 세밀한 부분들을 체감할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다. 마세라티가 일본 치바현에 위치한 소데가우라 레이스웨이까지 한국 기자들을 초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브랜드가 자랑하는 고성능 모델 3대 MCPURA, 그란투리스모 트로페오, 그란카브리오 트로페오를 번갈아 시승하며 각 차량이 지닌 매력에 흠뻑 빠졌던 그 날의 이야기를 공개한다.


MCPURA의 키를 먼저 골랐다. 이유는 간단하다. MCPURA는 아직 국내에 출시하지 않은 모델이자 셋 중 가장 강력한 출력을 지닌 모델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MCPURA는 MC20의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최고 출력 630마력, 제로백 2.9초를 자랑한다. 시동을 걸자 등 뒤에서 엔진 소리와 배기음이 넘실거리기 시작했고 덩달아 나의 심장박동수도 치솟았다.


‘PURA’는 이탈리아어로 순수하다는 뜻이다. MCPURA는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스포츠카가 순수하다는 건 차가 운전자에게 주는 피드백이 일관적이고 직관적이라는 이야기다. 브레이크가 대표적이다. 살짝만 밟아도 금세 강한 제동력을 내는 일반적인 승용차와 달리 MCPURA는 강하게 페달을 밟아야만 충분한 제동력을 낸다. 그래야만 초고속으로 달리며 0.0.1초 단위의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레이스에서 드라이버가 원하는 만큼만 정확히 속도를 줄일 수 있다.


GRANTURISMO TROFEO

파워트레인 2992cc V6 가솔린 트윈터보, 8단 자동 최고 출력 550마력 최대 토크 66.3kg·m 가속력(0→100km/h) 3.5초 가격 2억8170만원부터


서스펜션도 마찬가지다. MCPURA는 경주용차에 앉은 것처럼 승차감이 단단하다. 덕분에 시속 200km가 넘는 속도로 달리다가 풀브레이킹을 해도, S자로 이어지는 연속 코너에서 과격하게 운전대를 돌려도 차체가 출렁이는 법이 없다. 이렇게 노면 피드백이 직관적인 차를 타면 바퀴가 아스팔트를 밟고 있는지 연석을 밟고 있는지 잔디를 밟고 있는지 엉덩이로 느낄 수 있다.

그다음으로 고른 차는 그란투리스모 트로페오(이하 그란투리스모)다. MCPURA가 마세라티 라인업에서 ‘서킷의 제왕’을 담당한다면 그란투리스모는 ‘공도의 제왕’일 것이다. 제원만 봤을 땐 두 차가 엇비슷한 성능을 낸다고 짐작하겠지만, 막상 달리면 전혀 다르다. 그란투리스모는 먼 거리를 빠르게 달리는 ‘GT카’에 최적화되어 있다. 흔들림이 전혀 느껴지지 않던 MCPURA의 하체 세팅과 달리 그란투리스모는 운전자의 승차감을 고려해 의도적으로 롤링과 피칭을 허용한다. 브레이크 페달 역시 살짝만 밟아도 금세 강한 제동력을 내는 식이다.


한국에 돌아와 서울 시내에서 그란투리스모를 시승했을 때, 깜짝 놀랐다. 서킷에서 맹렬하게 달리던 차가 맞나 싶을 정도로 안락한 승차감을 냈기 때문. 물론 드라이브 모드를 컴포트로 조절한 후 시속 40~50km로 달릴 때 이야기다. 개인적으로는 컴포트 모드로 설정한 후 댐핑 시스템만 '스포츠'로 바꿔서 탈 때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이렇게 세팅하면 출력을 꺼내는 방식과 운전대 조향은 부드러우면서 네 바퀴가 지면에 착 달라붙어 묵직하게 달리는 기분이 든다.


“개인적으로 제일 탐이 나는 차예요.” 세 번째로 오른 그란카브리오 트로페오(이하 그란카브리오)의 시승을 끝내고 마세라티 담당자와 나눈 말이다. 솔직히 차를 번갈아 운전해보기 전에는 그란카브리오가 그란투리스모에서 지붕만 걷어낸 모델일 줄 알았으나, 둘은 지향하는 바가 천지 차이다. 비유하자면, 하드웨어는 같은데 소프트웨어가 다르다. 지붕을 열고 달리는 데에 초점을 맞춘 그란카브리오는 본격적인 스포츠 주행보단 여유롭게 달리는 게 더 잘 어울린다. 그란투리스모에 비해 차가 더 무겁고 뒤틀림 강성이 낮아 일부러 차를 한결 부드럽게 설정한 듯하다. 물론, 앞서 시승한 MCPURA와 그란투리스모에 비해 그렇다는 뜻이지, 보통의 세단과 비교하면 그란카브리오의 주행 감각은 날카로운 편에 속한다.


그란투리스모와 그란카브리오의 인테리어는 기본적으로 동일하지만, 한 가지 차이점이라면 루프를 열어 젖히는 버튼이 있다는 것. 래버를 꾹 잡아 당기는 방식이었던 기존과 달리 신형 모델은 디스플레이에서 가상 버튼을 좌우로 움직여 열고 닫는다. 예를 들어, 버튼을 오른쪽으로 밀고 있으면 지붕을 젖히고, 왼쪽으로 당기고 있으면 닫는 식이다. 시속 50km 이하로 달리고 있다면 언제든 지붕을 열고 닫을 수 있다. 더불어 추운 날씨에도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도록, 목 뒷부분에 '에어 스카프'가 탑재되어 있다. 따뜻함의 정도는 3단계로 조절 가능하다. 스티어링 열선, 열선 시트, 에어 스카프를 활용하니 영상 3도의 날씨에 시속 80km로 달려도 전혀 추운 기색이 느껴지질 않는다.


“마세라티가 지켜온 레이싱 DNA와 이탈리안 럭셔리 감성을 통해 국내 고객들에게 고성능 스포츠카의 매력을 전달할 것입니다.” 다카유키 기무라 마세라티 코리아 총괄의 말이다. 마세라티 코리아는 올해 중으로 MCPURA와 GT2 스트라달레를 출시할 예정이다. 독일 자동차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는 고성능 자동차 시장에 마세라티가 불러일으킬 변화가 퍽 기대된다.

GRANCABRIO TROFEO

파워트레인 2992cc V6 가솔린 트윈터보, 8단 자동 최고 출력 550마력 최대 토크 66.3kg·m 가속력(0→100km/h) 3.6초 가격 3억1670만원부터

Credit

  • PHOTO 마세라티
  • ART DESIGNER 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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