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이 프로듀서로 가장 빛난 순간 4
박진영이 JYP엔터테인먼트 사내이사직을 사임했다.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서 15년만에 물러섰다. 박진영은 JYP에서 탁월한 프로듀싱 능력을 선보이며, 케이팝의 기반을 만들었고, 현재의 세계적인 성공을 이끌었다. 프로듀서로서 박진영이 가장 빛난 순간들을 돌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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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It’s Raining>: 남성 솔로 가수를 아시아 전역의 브랜드로 각인시키며 JYP의 해외 시장 확장 가능성을 증명하다.
- 원더걸스 <Tell Me> & <Nobody>: 국민적인 복고 신드롬을 넘어 한국 가수 최초의 빌보드 핫100 진입.
- miss A <Bad Girl Good Girl>: 신인 그룹의 정체성을 데뷔곡 하나로 완벽히 구축하며 당해 연도 음원 차트와 시상식을 석권.
- 트와이스 <Feel Special>: 최정상 그룹의 음악적 진화와 박진영의 현역 프로듀서로서의 건재함을 드러내다.
1. 비 <It’s Raining>
2004년 비의 3집 <It’s Raining>부터 박진영은 가수를 키우는 프로듀서를 넘어 시장을 넓히는 프로듀서가 된다. 동명의 타이틀곡 ‘It’s Raining‘은 박진영이 작사·작곡에 참여한 곡이었고, 앨범은 이후 일본·홍콩·대만 등으로 발매 범위를 넓혀 갔다. 당시 비는 이미 상승세였지만, 이 음반을 통해 활동 무대가 한국 중심에서 아시아 전역으로 확장됐다. 성과도 분명했다. 앨범은 아시아에서 100만 장 이상 판매됐다. 남성 솔로 가수를 아시아 시장에서 통하는 상품으로 키워냈다는 점이 중요했다. 이 시기 비는 2000년대 초 한류의 대표 스타로 자리잡았고, JYP 역시 내수형 기획사가 아니라 해외 확장 가능성이 있는 회사로 성장했다. 2004년의 JYP는 지금처럼 여러 팀이 동시에 글로벌 시장을 움직이는 구조가 아니었다. 그런 시점에 비 3집이 보여준 결과는 박진영식 프로듀싱이 한국 안에서만 작동하는 공식이 아니라는 첫 사례였다.
2. 원더걸스 <Tell Me>와 <Nobody>
원더걸스의 경우는 두 곡을 따로 보기보다 하나의 흐름으로 보는 편이 맞다. 먼저 2007년 <Tell Me>가 있었다. 박진영이 쓰고 만든 노래였고, 당시 전국적인 히트를 하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유행하는 국민댄스가요가 됐다. 각종 UCC와 패러디가 쏟아졌고 이른바 텔미신드롬이 만들어졌다. 박진영 프로듀싱의 강점이 가장 단순한 형태로 드러난 사례다. 노래가 어렵지 않았고, 안무는 따라 하기 쉬웠고, 팀의 캐릭터도 한 번에 읽혔다. 그 다음이 <Nobody>였다. <Nobody>는 2008년 9월 한국에서 먼저 발표됐고, 원더걸스 신드롬을 이어가며 국내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이듬해 2009년 원더걸스는 영어 버전 ’노바디‘를 들고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박진영이 작곡·프로듀싱한 이 곡은 조나스 브라더스 투어와 함께 미국 활동의 중심에 놓였고, 결국 2009년 빌보드 핫100 76위에 올라 한국 가수 최초의 핫100 진입 기록을 남겼다. 다만 미국 진출 자체를 성공으로 정리하기는 어렵다. 2010년 선미의 이탈 이후 미국 투어가 취소됐고, 영어 앨범 발매도 지연됐다. 이후 발표한 <2 Different Tears>는 미국에서 빌보드 차트 21위 성과를 냈지만, 핫100 재진입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 흐름만 놓고 보면 원더걸스의 미국 활동은 주류 시장 정착으로 이어진 사례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박진영의 프로듀서 이력에서 중요한 이유는, 한국식 아이돌을 미국 시장에서 시험한 첫 사례였기 때문이다.
3. miss A <Bad Girl Good Girl>
2010년 7월 공개된 miss A의 <Bad Girl Good Girl>은 박진영이 신인 팀의 데뷔를 어떻게 설계하는지 분명하게 보여준다. miss A의 데뷔곡이었고, 박진영이 작사·작곡·프로듀싱을 맡았다. 보통 데뷔곡은 팀 소개에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이 노래는 데뷔와 동시에 팀의 태도까지 정리했다. 연간 디지털차트에서 <Bad Girl Good Girl>은 2010년 1위를 기록했고, 2010 MAMA에서는 ‘Song of the Year’를 받았다. 데뷔곡이 그해 연간 디지털 1위와 연말 시상식 올해의 노래까지 가져간 경우는 흔치 않다. 한국대중음악상에서도 2011년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노래를 받았다. 신인을 데뷔시키는 수준이 아니라, 첫 곡으로 그해 시장의 한가운데에 올려놓은 사례였다. 반응도 빨랐다. miss A는 2010년 7월 1일 데뷔 무대를 가진 뒤, 같은 달 M Countdown과 Music Bank, 8월 Inkigayo까지 음악방송 1위를 차례로 가져갔다. 곡 하나로 miss A라는 팀의 성격이 명확해졌다.
4. 트와이스 <Feel Special>
트와이스의 <Feel Special>은 앞선 사례들과 결이 조금 다르다. 비, 원더걸스, miss A의 경우가 시장 확대나 데뷔 설계에 가까웠다면, 이 곡은 이미 정상급 팀이 된 그룹의 한 단계 진화라고 할 수 있다. JYP 소개에 따르면 <Feel Special>은 2019년 9월 23일 발표됐고, 박진영이 트와이스 멤버들과 나눈 대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이다. 박진영은 데뷔 후 4년 동안 어려운 순간들을 지나며 겪은 정을 위 곡에 담았다. 나연은 “박진영이 멤버들과 저녁 식사를 하며 유명세와 기대에 대한 부담을 들은 뒤 그 이야기를 가사로 옮겼다고 설명했고, 노래에는 우리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고 말했다. <Feel Special>은 트와이스에게 또 하나의 타이틀곡을 준 것이 아니라, 팀이 실제로 겪고 있던 감정을 중심에 둔 작업이었다. 프로듀서가 팀의 상황을 읽고 곡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박진영이 자신이 프로듀싱한 그룹에 애정이 얼마나 깊은지, 인간적인 교류가 얼마나 끈끈한지 분명하게 드러난다. 빌보드는 <Feel Special>이 World Digital Song Sales 차트 1위에 올랐고, 캐나다 핫100에도 진입했다고 전했다. 이 곡은 원더걸스 시기의 미국 진출처럼 시장 개척을 위한 곡은 아니었지만, 이미 글로벌 팬덤을 갖춘 트와이스의 다음 단계를 어떤 톤으로 조정할지 보여준 곡이었다. 박진영이 여전히 현역 프로듀서로 기능하고 있다는 확인에 가까운 순간이었다.
Credit
- WRITER 조진혁
- PHOTO 박진영 인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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