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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와 크로스피터와 보디빌더가 만나는 하이록스 [1]

러닝과 기능성 운동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운동이 요즘 피트니스 업계를 장악했다. 부상 위험 없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점이 하이록스의 매력이자 장점이다.

프로필 by 박호준 2026.03.30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빨리 무너질 줄은 몰랐다.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매단 것처럼 무거워진 다리는 제멋대로 움직였고 오른쪽 복근은 쥐가 나기 일보 직전이었다. 하이록스 PFT(Physical fitness test)의 두번째 운동인 ‘버피 브로드 점프’ 동작을 30회쯤 수행했을 때 벌어진 일이다. 일반적인 버피와 달리 버피 브로드 점프는 가슴이 완전히 바닥에 닿아야 한다. 버피 동작 후에는 90cm 간격으로 표시해 놓은 선을 양발 점프로 넘는다. 이때 한 발로 뛰거나 조금이라도 선을 밟으면 무효다. 10초만 쉬자는 생각으로 잠시 동작을 멈추고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지만, 한번 불규칙해진 호흡을 짧은 시간 안에 되돌리긴 불가능했다.

본격적으로 PFT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실험 쥐’가 된 나의 스펙에 대해 잠시 짚고 넘어가는 편이 좋겠다. 그래야만 자신의 운동 강도와 비교하며 기사를 읽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올해 34살인 실험 쥐는 주 2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으며 3대 운동의 합은 330kg 정도다. 러닝은 주 1~2회 1km당 5분 30초의 페이스로 4km를 뛴다. 일요일 아침엔 ‘3040 동네 조기 농구 모임’에 참여하는 것을 즐기며, 3년째 꾸준히 골프 레슨을 받고 있지만 ‘백돌이’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중이다. 크로스핏을 배운 적은 없고, 기능성 운동이라고는 F45를 원데이 클래스로 참여해 본 것이 전부다. ‘배 나온 중년이 되진 말자’는 목표로 체지방률 20% 이하, 허리둘레 30인치를 마지노선으로 삼고 있다. PFT의 로잉 머신이나 월볼 같은 동작은 한 번도 해본 적 없다.

PFT는 하이록스 대회에 참여하기 전 자신의 운동 수행 능력을 가늠해 보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총 6개의 운동을 몇 분 안에 완료하는지에 따라 레벨이 달라진다. 1km 러닝, 버피 브로드 점프 50회, 맨몸 런지 100개, 로우 1km, 핸드 릴리즈 푸시업 30개, 월볼 100개를 22분 안에 끝내면 골드, 26분 안에 끝내면 실버, 26분을 초과하면 브론즈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완주에 성공한다면 브론즈로 인정받는다. 중간에 휴식을 취하는 건 자유이지만, 각 수행 동작에 대한 평가 기준이 엄격해서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횟수를 인정하지 않는다.

(왼쪽부터) 드라이엘리트 트레이닝 옐로우 컬러 탱크 8만4000원. 드라이엘리트 5인치 쇼츠 9만9000원. 디비에이트 나이트로 엘리트 4 하이록스 30만9000원. 폴리 그래픽 티 7만9000원. 드라이엘리트 5인치 쇼츠 9만9000원. 벨로시티 나이트로 4 하이록스 18만9000원. 드라이엘리트 핑크 컬러 탱크 8만4000원. 태드 ESS 숏 타이즈 6만9000원. 디비에이트 나이트로 4 하이록스 23만9000원. 테크 브라 8만9000원. 드라이엘리트 우븐 쇼츠 9만9000원. 디비에이트 나이트로 4 하이록스 23만9000원. 전부 하이록스 x 푸마 에디션.

(왼쪽부터) 드라이엘리트 트레이닝 옐로우 컬러 탱크 8만4000원. 드라이엘리트 5인치 쇼츠 9만9000원. 디비에이트 나이트로 엘리트 4 하이록스 30만9000원. 폴리 그래픽 티 7만9000원. 드라이엘리트 5인치 쇼츠 9만9000원. 벨로시티 나이트로 4 하이록스 18만9000원. 드라이엘리트 핑크 컬러 탱크 8만4000원. 태드 ESS 숏 타이즈 6만9000원. 디비에이트 나이트로 4 하이록스 23만9000원. 테크 브라 8만9000원. 드라이엘리트 우븐 쇼츠 9만9000원. 디비에이트 나이트로 4 하이록스 23만9000원. 전부 하이록스 x 푸마 에디션.

다시 PFT로 돌아와서, 첫 관문인 1km 러닝을 5분 안쪽으로 끊었을 때까진 분위기가 괜찮았다. 무리를 했으면 4분 30초까지 노려볼 수 있었겠지만, 후반을 위해 체력 안배가 더 중요했다. 문제는 버피 브로드 점프에서 발생했다. 스마트 워치를 이용해 페이스를 가늠할 수 있는 러닝과 달리 버피 브로드 점프는 나 같은 초보자가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꾸준히 수행하기가 쉽지 않다.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스스로 속도를 조절하기 어려운 동작의 경우 ‘10회씩 5세트로 끊어서, 세트간 휴식은 15초’와 같은 자신만의 계획을 세우는 것이 현명하다.

망가진 흐름을 되돌린 건 로우였다.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정보를 참고하면 오버 페이스에 빠지지 않고 일정한 리듬으로 몸을 움직이기 수월하다. 로잉이 끝나갈 무렵 시계는 16분이 조금 넘어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난 이렇게 생각했다. ‘푸시업 30개를 2분 안에 끝내고 월볼에서 전력을 다하면 골드도 노려볼 만하겠는데?’

“포기하지 마세요. 힘들면 5개씩 끊어서 합시다. 이것만 끝내면 쉴 수 있어요!” PFT 진행을 맡은 하이록스 365 한국 매니저 마리아가 쓰러지기 직전인 나에게 응원의 말을 건넸지만 전혀 귀에 들어오질 않았다. 월볼은 6kg짜리 공을(프로 클래스는 9kg) 3미터 높이에 위치한 패드에 100회 던지는 동작으로 PFT뿐만 아니라 실제 하이록스 레이스에서도 마지막에 수행하는 종목이다. 초반에는 6kg라는 무게가 가볍게 느껴져 속도를 높이기 쉬우나 횟수 쌓일수록 체감상 무게는 배가 된다. 기록에 눈이 멀어 월볼 100개를 단숨에 완수하려 했으나 20개도 채우지 못하고 공을 내려놓아야 했다.

결국 최종 기록은 32분 50초였다. 골드는커녕 실버에도 한참 못 미치는 기록이다. 이날 PFT에 참여한 남녀 17명을 통틀어 가장 느렸다. 하이록스 홈페이지에 나의 완주 기록을 입력하던 마리아 매니저는 “PFT가 대회 나가는 것보다 더 힘들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많아요. 기록에 쫓기니까 페이스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죠. 게다가 오늘 처음 해보셨다면서요. 완주하기만 해도 잘 하신겁니다”라고 날 위로했다.

PFT를 완주한 사람은 누구나 하이록스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기록과 순위를 확인할 수 있다. 32분50초는 전 세계에선 3만8774등, 한국에선 968등의 기록이다. 여담이지만, 평소 고강도 운동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PFT가 끝난 후 충분한 수분 공급과 휴식을 취한 후 움직이길 권한다. 그렇지 않으면 운전 중 다리에 쥐가 나 급하게 갓길에 정차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지도 모른다.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하이록스 홈페이지에서 PFT가 열리는 체육관을 찾은 후 신청하면 된다. 신청을 하면 PFT를 설명하는 유튜브 영상과 현장 접수를 위한 QR코드가 담긴 확정 이메일이 온다. 프로그램 참가는 무료이지만 해당 체육관의 입장료는 현장에서 지불해야 한다.


일본에서 만난 한국인과 한국에서 만난 일본인

“5월에 송도에서 열리는 레이스에 참여할 예정이라 시뮬레이션 겸 여행 차 참여하게 됐어요.” 2월 2일, 일본 나고야 중부 국제공항에서 만난 이가희 씨의 말이다. 그녀는 1월 31일부터 2월 1일까지 열린 하이록스 오사카 대회에 참여한 후 간단한 여행을 즐기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그녀가 하이록스에 참여했다는 걸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던 건 커다란 백팩에 붙어 있는 여러 개의 하이록스 패치 덕분이다.

“여기 와보고 싶었어요. 홍범석 씨가 운영하는 곳이라고 해서요. 넷플릭스 <피지컬 100> 시리즈를 보고 홍범석과 아모띠의 팬이 됐거든요. 내일은 아모띠가 운동하는 곳에 갈 예정이에요” 일본에서 함께 온 친구와 함께 네드짐에서 하이록스 운동을 마친 요시오카 모토 씨가 말했다. 그녀는 일본에서도 하이록스의 인기가 부쩍 늘어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1월에 처음 오사카에서 하이록스 대회를 경험했는데 너무 즐거웠어요. 그래서 5월엔 홍콩에서 열리는 대회에도 참가하려고요.”

하이록스가 처음 한국에서 개최된 건 2024년 2월이다. 약 1100명이 선수로 참여했다. 가장 최근에 열린 2025년 11월엔 이틀간 약 6000명이 모였다. 레이스에 참여하지 않고 관람객으로 방문한 인원까지 더하면 약 1만1000명이 대회장을 찾았다. 오는 5월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리는 대회는 규모가 더 늘었다. 3월 초 기준으로 레이스 티켓만 1만4000장 가량 팔렸다. 가족, 연인, 친구 등 응원을 위해 찾는 관람객 수를 더하면 최소 2만명 이상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불과 2년 만에 100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참고로 하이록스 참가 비용은 싱글 약 23만 원, 더블 약 43만 원. 릴레이 약 69만 원이다. 인당 비용으로 계산하더라도 최소 17만원에서 최대 23만원 꼴이다. 얻어가는 선물이 많아 ‘배보다 배꼽’이라는 말을 듣는 국내 여러 마라톤 대회와 달리 하이록스는 선물을 바리바리 주지도 않는다. 완주 메달과 인증 패치가 전부다.

월볼은 하이록스 레이스의 마지막 관문이다. 힘이 빠진 상태에서 수행해야하기 때문에 체감상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여자 오픈은 4kg, 프로는 6kg짜리 공을 2.7m 높이의 타깃에 100회 던져 맞춰야 한다.

월볼은 하이록스 레이스의 마지막 관문이다. 힘이 빠진 상태에서 수행해야하기 때문에 체감상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여자 오픈은 4kg, 프로는 6kg짜리 공을 2.7m 높이의 타깃에 100회 던져 맞춰야 한다.

Credit

  • PHOTOGRAPHER 조혜진
  • MODEL 김동연
  • 박한나
  • 유효범
  • 전하리
  • ASSISTANT 최윤환
  • ART DESIGNER 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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