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스윙스 인생의 변곡점 4

한국 힙합의 판도를 바꾼 '괴물 래퍼'에서 이제는 배우의 길까지. 가장 화려하게 비상하고 솔직하게 흔들렸던 스윙스의 굴곡진 커리어를 네 개의 결정적 변곡점으로 짚어본다.

프로필 by 정서현 2026.04.17
10초 안에 보는 요약 기사
  • <쇼미더머니> 출연과 컨트롤 디스전으로 한국 힙합의 판도를 바꾼 '괴물 래퍼'의 화려한 등장.
  • 군 복무 중 정신질환으로 인한 의가사 제대와 영리 활동 논란 속에서 마주한 래퍼의 아픈 현실.
  • 인디고뮤직 설립으로 힙합 제국을 건설하고 헬스장 사업에 도전했으나 코로나19로 겪은 뼈아픈 좌절을 겪다.
  • 문신을 지우고 연기에 도전하며 래퍼의 틀을 깨고 새로운 삶의 궤적을 그려 나가는 스윙스의 현재.

어떤 사람의 삶은 직선으로 요약되지 않는다. 스윙스, 본명 문지훈의 커리어가 그렇다. 그는 한국 힙합사에서 가장 시끄럽게 올라가고, 가장 솔직하게 흔들렸으며, 지금도 멈추지 않고 다음 무대를 찾고 있는 사람이다. 그 궤적을 네 개의 변곡점으로 짚는다.



1. 한 해에 두 번, 세상이 달라졌다

스윙스는 <쇼미더머니>에 출연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 출처: 스윙스 인스타그램

스윙스는 <쇼미더머니>에 출연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 출처: 스윙스 인스타그램

2013년 이전의 스윙스는, 아는 사람만 아는 래퍼였다. 언더그라운드 씬에서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대중에게 낯선 이름이었다. 스윙스가 세상에 이름을 알린 것은 Mnet <쇼미더머니 2> 출연이었다. 당시 힙합 씬에서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은 달갑지 않은 시선을 받던 시절이었다. 상업적이라는 꼬리표가 두려워 많은 래퍼들이 거리를 뒀다. 스윙스는 달랐다. 대학생이던 로꼬가 <쇼미더머니 1> 우승 이후 자신보다 더 유명해지는 것을 목격한 그는, 주저 없이 지원서를 냈다. 최종 3위.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그 선택이 만들어낸 파장이었다. 그의 출연을 계기로 많은 네임드 래퍼들이 뒤를 따랐고, 프로그램 자체가 커졌다. 스윙스는 한국 힙합의 대중화에 마중물을 부은 사람 중 하나였다. 같은 해 8월 컨트롤 디스전도 스윙스의 캐릭터를 굳힌 사건이었다. 켄드릭 라마가 트랙 'Control'에서 미국 힙합씬을 향해 광역 도발을 날린 것에 영감을 받아, 스윙스는 한국 힙합 전체를 겨냥한 디스를 발표했다. 반응은 즉각적이었고, 파장은 컸다. 논쟁이 끓어오르며 디스전이 이어졌고, 스윙스라는 이름은 힙합에 관심이 적은 사람들에게도 각인됐다. 스윙스는 더 이상 '아는 사람만 아는 래퍼'가 아니었다.



2. 의지와 현실 사이

스윙스는 자발적으로 입대했지만 복무부적합 판정을 받고 조기 전역했다. / 출처: 스윙스 인스타그램

스윙스는 자발적으로 입대했지만 복무부적합 판정을 받고 조기 전역했다. / 출처: 스윙스 인스타그램

승승장구하던 스윙스에게 2014년은 다른 의미의 해였다. 그는 군대에 갔다. 어린 시절부터 강박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주요우울증, 조울증 등 여러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아온 그는 이전 신체검사에서 면제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 그럼에도 재검을 신청해 현역 판정을 받아냈고, 2014년 11월 스스로 입대했다. 어떤 결의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2015년 9월, 군 생활 11개월을 남긴 시점에서 그는 현역복무부적합 판정을 받아 조기 전역했다. 정신질환으로 인한 약물 후유증이 군 생활을 지속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직접 상황을 알리며, 남은 기간 동안 영리활동 없이 치료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불과 몇 달 후, 랩 강의 수강생을 모집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논란이 일었다. 이사 비용과 가족의 빚이 겹쳤다는 사정이 알려졌지만, 앞서 한 말과 달라진 행동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스윙스 스스로도 이를 "성급한 발언이었다"고 인정했다. 화려한 수식어 뒤에 있던 한 래퍼의 궁핍하고 흔들리는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 시간이었다. 밉거나, 안쓰럽거나 그 어느 쪽이든 솔직함만큼은 부정하기 어려웠다.



3. 제국을 짓다, 그리고 코로나

제대 후 엔터테인먼트와 헬스장을 열었다. / 출처: 스윙스 인스타그램

제대 후 엔터테인먼트와 헬스장을 열었다. / 출처: 스윙스 인스타그램

제대 후 스윙스는 두 가지 전선에서 동시에 싸웠다. 하나는 음악이었고, 다른 하나는 건강이었다. 음악 쪽에서는 2014년 설립한 저스트뮤직을 바탕으로 레이블 확장에 나섰다. 2017년에는 <고등래퍼>에서 발굴한 양홍원·키드밀리를 영입해 인디고뮤직을 추가로 만들었다. JUSTHIS, 재키와이, 노엘이 합류하며 2018~19년 전성기 라인업이 완성됐다. 힙합 씬에서 저스트뮤직이라는 이름은 하나의 상징이 되어가고 있었다. 동시에 그는 몸을 바꾸고 있었다. 한때 100kg에 가까운 체중을 자랑하던(?) 스윙스는 웨이트 트레이닝에 진심으로 빠져들며 체형을 완전히 바꿨다. 그리고 그 열정을 사업으로 연결했다. 홍대를 거점으로 헬스장 브랜드 GYM TIPI를 창업한 것이다. 대부분의 헬스장이 PT 수익 위주로 운영되는 가운데, GYM TIPI는 고중량 프리웨이트 중심의 공간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운동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평가는 좋았다. 4개 지점까지 확장하며 순항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덮쳤다. 거리두기 지침으로 헬스장 4개 지점이 모두 한 달째 문을 닫는 상황이 됐다. "상황이 최악"이라는 말을 라디오에서 직접 내뱉어야 했다. 이후 일부 지점은 문을 닫았다. 음악 레이블에서도 소속 아티스트들과 관련된 각종 사건들이 이어졌다.



4. 다시 올라서는 중

2023년, 스윙스는 기존 레이블들을 하나의 지주회사 개념으로 통합해 AP Alchemy를 출범했다. 50여 명의 아티스트가 모인 야심찬 체계였다. 그러나 같은 해 6월, 5,000석 규모의 콘서트에서 예매율이 예상에 미치지 못했고, 결국 무료 공연으로 전환했다. 수년을 함께한 기리보이를 비롯해 핵심 멤버들이 잇따라 떠났다. 한때 국내 힙합씬의 대표 레이블로 불리던 이름에 균열이 생겼다. 스윙스는 한동안 조용했다. 2025년 1월, 그는 연기 학원에 등록했다고 알렸다. 사실 그가 연기에 관심을 가졌다는 건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었다.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에서 탑이 연기한 타노스 역에 황동혁 감독이 스윙스를 고려했다고 한다. 연기 경험이 없다는 판단으로 성사되지 않았지만, 그 이야기가 알려졌을 때 스윙스는 이미 학원 수강생이었다고 했다. 이후 유튜버 진용진이 연출한 웹 영화 '부권'에서 중고차 딜러 대표를 연기하며 연기 경험을 쌓았다. 연극 '사내연애 보고서'에 특별출연했고, 영화 캐스팅 논의도 있었다. 2026년 2월, 그는 문신을 지우기 시작했다. 래퍼 스윙스가 새겨온 것들을 조용히 지우며, 다른 무언가를 준비하는 중이다.

Credit

  • WRITER 조진혁
  • PHOTO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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