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스가 연기와 유튜브를 시작하기로 한 이유 [1]
스윙스는 매일의 삶에서 허탈함을 느낀다고 했다. 하지만 동시에, 꿈이 있다고 했다. 얼른 알려주고 싶은 소식들이 있다고 했고, 실패도 낭만이라 느낀다고 했다. 사람들이 <에겐남 스윙스>를 통해 즐거웠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느 하나 대충 하는 말 같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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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 뉴인.
방금 하셨던 게 영화 <버닝> 속 해미의 대사였죠? (화보 촬영날 스윙스는 디지털 콘텐츠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에서 독백 연기를 했다.)
맞아요. 전종서 씨가 했던 대사죠. 너무 아름다워서 골랐어요. 제가 그 대사를 진짜 너무 좋아해서.
테이크를 여러 번 했잖아요. 그런데 그 중에 한번도 ‘특정한 인물’을 흉내 내는 느낌이 없었어요. 본인의 톤으로 각 문장에 실리는 감정 배치만 바꿔서 가는 느낌이었죠.
사실 그게 맞는 거죠. 제가 막 갑자기 전종서 씨를 따라 할 순 없잖아요. 40대 남성인 제가 20대 여성 캐릭터를 표현하겠다고 하는 것도 말이 안 되는 거고.
그보다는 뭐랄까, 이런 느낌이었어요. 배우 커리어로 치면 아직 신인인데도 ‘억지로 없는 걸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자기 몸과 목소리로 표현해야 한다’는 걸 명확히 알고 있는 느낌? 그간 래퍼로 쌓아온 경험이 이 분야와 완전히 무관한 건 아니겠구나 싶었어요.
와우, 감사해요. 제가 연기를 하면서 가끔 선배님들, 감독님들한테 칭찬을 들을 때가 있는데요. 가장 많이 듣는 칭찬이 흡수가 정말 빠르다는 거, 그다음으로 많이 듣는 게 ‘몸이 안다’는 거예요. 몸에 이미 배어 있다는 거죠. 제가 지금껏 경험한 것들 있잖아요. 랩을 20년 동안 해왔고, 원래 운동선수가 될 뻔했고, 미국에서 오래 살았고, 강박증이나 우울증도 심하게 겪었고… 그런 제 삶이 연기에서도 보이는 것 같다는 얘기를 해주시더라고요. 저야 너무 영광이고, 감사한 말씀이고, 아직 멀었고 그렇죠. 이제 시작이에요.
저도 스윙스가 너무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게 배우로서는 약점 아닐까 했는데, 아까 보면서는 오히려 이 사람 자체에서 나오는 페이소스가 있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다들 그렇게 말했었죠. 너 스윙스 이미지로 배우를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고. 그런데 사실 저는 그게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다양한 이미지를 왔다 갔다 하며 잘 하는 배우도 많잖아요. 짐 캐리도 <덤 앤 더머> <에이스 벤추라> 같은 걸 하다가 <이터널 선샤인>을 하고, 톰 크루즈도 <미션 임파서블> 같은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주고는 <바닐라 스카이> 같은 명작을 내놓기도 하고요. 아무튼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사실 제가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까 아까 촬영 도중에 전화가 걸려오고 그랬잖아요. 일이 좀 생겨서 그 이후로는 멘붕이 온 상태에서 했는데…. 좋게 봐주셨다니 너무 다행입니다.
연기라는 게 사실 정신적 전념이 필요한 일이잖아요. 회사를 운영하고 바쁘게 살면서 연기를 한다는 게, 지금의 스윙스 씨 안에서는 유기적으로 흘러가고 있나요?
어렵죠. 너무 맞는 말씀인 게, 음악만 해도 사실 저는 사업을 병행하면서 제 자신이 랩을 점점 못하게 되는 게 느껴졌거든요. 사람이 가진 에너지의 총량이라는 게 있잖아요. 강아지 한 마리 키울 때랑 열 마리 키울 때랑 각 강아지에게 줄 수 있는 애정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죠. 그런데 뭐 어떡하겠어요. 제가 이걸 원하는데.(웃음)
유튜브 채널 <에겐남 스윙스>에도 스윙스의 하루를 보여주는 콘텐츠가 있잖아요.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정말 바쁘게 살더라고요. 하나하나 조금씩 쌓아가는 느낌이 들면 이상적이겠지만, 그렇게 바쁘면 때로는 헛도는 느낌도 들지 않나요?
너무나도요. 매일 그래요. 일단 스윙스라는 제 랩 네임이 ‘무드 스윙스(mood swings)’라는 표현에서 따온 건데, ‘감정 기복’이라는 뜻이거든요. 음악에서 내 모든 감정을 얘기하겠다는 포부였죠. 그런데 사실 제가 어릴 때부터 우울증이 심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을 택한 것도 있었어요. 지금도 허탈감이라는 감정을 매일 느껴요. 엄청나게 많은 순간 ‘현타’를 느끼고요. 그런데 그냥 잠깐 우울해 했다가 다시 극복하는 거예요. 별수 없어요. 그냥 억지로 극복해야 해요.
사실 저는 스윙스 씨가 이제 우울증의 자장에서 벗어난 줄 알았어요. 우울증 환자는 ‘삽화’의 트리거를 피하는 게 중요하다고 알고 있는데, 스윙스 씨는 유튜브 게스트 출연하는 것만 봐도 계속 스스로를 낯선 환경, 불편한 상황으로 밀어 넣고 있으니까요.
그게 뭐냐면, 살아야 해서 하는 거예요. 저에게서 ‘진짜 젊은 나이’라는 게 지나고 있다는 걸 스스로도 알고 있고, 배우라는 새로운 길을 택했으니까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고. 그리고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빚이 엄청 많아요. 열심히 살아야 해요.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필요에 의해서 하는 거지 뭐 제가 대단한 사람이라서 그런 게 아니에요. 진짜 살아야 하니까 하는 거예요.
채널 <에겐남 스윙스>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거예요?
그 채널을 관리하는 글로우업리즈의 대표이자 유명한 유튜버인 권기동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한테서 연락이 왔어요. “내가 형은 무조건 잘 되게 할게. 나만 믿어” 해서 시작하게 됐죠. 그런데 그게 정말 최고의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워낙 소리 지르고 ‘센’ 래퍼라는 이미지가 있었잖아요. 그 단편적 이미지가 고착화되는 것도 싫었고, 제가 또 요즘은 ‘내려놓자’ 하는 생각으로 살고 있거든요. 엄청나게 방어적이었던 시기도 있었는데, 요즘은 보면 웃긴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다른 누군가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사람. 제 고통을 웃음으로 승화하는 게 저도 행복하더라고요. ‘돈까스’, 뭐 이런 별명 좋잖아요. 내가 연기를 못한다고 놀리는 사람들, 맞아요. 저 연기 못해요. 그런데 반응들 보면 그 안에는 저를 귀여워해주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전 그걸로 됐어요. 내가 초보 상태로 날것의 ‘내 것’을 보여주고, 사람들은 그걸 보고 즐기니까 저도 그냥 좋았어요.
뭘 하든 쌓아가는 과정은 꼭꼭 숨겨놓고 딱 결과물만 보여주고 싶어하는 종류의 사람도 있잖아요. 그런 욕망은 없나요?
사실 저도 그렇게 딱 결과만 보여주는 사람들이 배우라는 일을 하기에 더 좋다고 생각해요.(웃음) 저는 힙합을 하면서 늘 이슈를 통해서, 시끄러움을 통해서 저를 홍보해왔던 사람이잖아요. 그게 몸에 밴 거죠. 그런데 사실 중간 과정을 그렇게 기록해 놓는 재미가 있어요. 제가 처음 올린 연기 영상들 있잖아요. 나중에 그것들을 다시 보면서 괴리를 느끼고 싶어요. ‘나 진짜 많이 늘었구나’ 그런 격세지감을 느끼고 싶어서 올리는 것도 있죠.
Credit
- PHOTOGRAPHER 김형상
- STYLIST 이진혁
- HAIR & MAKEUP 유지연
- ART DESIGNER 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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