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스는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냐'는 질문에 '힘들어도 좋았다'고 답했다 [2]
스윙스는 매일의 삶에서 허탈함을 느낀다고 했다. 하지만 동시에, 꿈이 있다고 했다. 얼른 알려주고 싶은 소식들이 있다고 했고, 실패도 낭만이라 느낀다고 했다. 사람들이 <에겐남 스윙스>를 통해 즐거웠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느 하나 대충 하는 말 같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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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 베스트 모두 왈라 디자인 랩. 셔츠, 팬츠, 슈즈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시계 아티스트 소장품.
벌써 꽤 많은 작품에 캐스팅이 된 것 같더라고요.
맞아요. 일단 영화 <타짜4>가 올해 나오고요. 그다음에 <광안>이라는 로맨틱 코미디 사극 장르의 숏폼 드라마가 레진스낵에서 나오고, 제가 진행한 독립영화도 하나 나와요. 작년에 찍었던 독립영화가 또 하나 나오고, 그다음에 제 기준에서 좀 큰 작품이 두 개 더 있는데 그 두 가지는 아직 말씀을 못 드려요. 빨리 얘기하고 싶어요 저도.
와, 배우로서의 스케줄만 해도 엄청나게 바빠졌는데요.
감사하게도 그런 상황이죠. 중요한 건 여기까지 온 건 다 유명세 덕분이라는 거예요. 제가 무슨 연기 천재라서 이렇게 된 게 절대 아니에요. 일단은 화제가 되니까, 저랑 실력이 비슷하고 이미지 비슷한 사람들이 있으면 감독 분들이 그중에서 저를 쓰는 거죠. 저는 그걸 절대로 잊으면 안 돼요. 객관화가 정말 중요해요.
그래서 그런 얘기를 하기도 했었죠. 감독 쪽에서 ‘미팅’ 말고 ‘오디션’을 하자 그러면 기분이 좋다고. 배우로서 스윙스를 더 보겠다는 거니까.
사실 그 말한 뒤로 오디션 몇 개 떨어졌는데요.(웃음) 그래도 기분 좋긴 해요. 아픈데 좋아요. 이런 낭만도 있어야죠. 슈퍼맨같이 완벽한 인생이 나는 하나도 안 부러워요.
<에겐남 스윙스>는 스윙스의 흑역사와 약점을 전부 다 꺼내서 보여주는 기조를 갖고 있어요. 1화에서부터 ‘돈까스 좋아하세요’ 플러팅 영상, 한국힙합 어워즈에서 상을 받았을 때 울었던 영상, 다이어트 요요에 대한 이야기까지 전부 소환했죠.
저는 그런 거 별로 상관없어요. 제가 진짜 싫어하는 몇 가지 모습들만 아니면. 우는 것도 그때 내가 진짜로 쪽팔리고 싫었으면 도망가거나 했겠죠. 그런데 그냥 울고, 그걸 고스란히 찍히게 했잖아요. 왜냐하면 그걸 제가 약점으로 여기고 숨기면 사람들은 더 끄집어내요.(웃음) 막 포장해서 얘기하잖아요? 더 안쓰러워요. 그렇게 포장하면 더 들켜요.
숨기고 괜찮은 척하는 게 오히려 더 도드라져 보이게 하는 거군요.
예를 들어서 제가 지난 몇 년 동안 이 얘기를 못했어요. 랩에서 내가 이제 최고가 아니라는 거. 인정을 못한 거죠. “내가 여전히 짱이야!” 그런데 사실은 아니었거든. 그게 저를 더 괴롭게 하는 거죠. 그만큼 치열하게 하지도 않아 놓고는 저보다 100배 열심히 하는 후배들이 있는데, 다른 거 하느라 바빴던 인간이 와서는 그런 주장을 하는 거예요. 내가 최고라고. 이제 걔네 시대가 된 거죠. 그걸 인정해야 해요. 대신 저는 연기라는 다른 분야에서 밑바닥부터 올라가는 재미를 느끼고 있는 거고요.
<에겐남 스윙스>라는 채널명은 제작사에서 생각한 거겠죠?
네. 회사에서 추천한 건데, 저는 좋았어요. 그것도 마찬가지인 거죠. 예를 들어 ‘테토남 스윙스’라고 하면 어떤 ‘짜침’이 있잖아요. 체지방 15% 미만에 근육 장난 아닌 몸이면 몰라도 그런 것도 아니면서. 회사에서도 채널명은 언제든 바꿀 수 있다고 해서 별 생각 없이 ‘에겐남 스윙스’, 좋다, 오케이 했는데요.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거니까, 가볍게 시작하는 느낌이 있었던 거죠. 그런데 이제는 그냥 좋아요. 그 이름에 정이 좀 든 것 같아요.
채널 분위기는 이미 ‘에겐남 스윙스’에서 벗어나고 있는 느낌이 있어요. 처음에는 스윙스를 여기저기에 데려다 놓고 골계미를 보여주는 콘텐츠 위주였다가, 인간 스윙스의 여러 면모를 보여주는 콘텐츠로 넘어갔다가, 이제는 팟캐스트 포맷이 주를 이루고 있잖아요. 요즘은 스윙스라는 래퍼의 레거시를 정리하는 느낌도 들고요.
와, 굉장히 섬세하시네요. 정확해요. 이렇게 갈까 저렇게 갈까,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죠. 왜냐하면 이제 시작한 지 5개월밖에 안 됐으니까 맞는 옷을 찾아야 하잖아요. 제 레거시를 정리한다는 표현도 맞아요. 저는 이제 음악적으로 제 멋있는 모습을 사람들이 기억하게 하고 싶거든요. 물론 아직 끝난 거 아니고요. 저는 앞으로도 랩을 할 거고 몇 개의 멋있는 앨범을 반드시 낼 건데요. 지금은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없어서 일단 연기와 사업에 매진하고 있는 거라고 봐주시면 됩니다.
최근에 한창 스윙스 씨의 인성에 대한 재평가가 회자되기도 했어요. 대표적으로 ‘스윙스는 도대체 저스트뮤직, 인디고뮤직의 그 자기 의견 분명하고 타협 없는 아티스트들을 어떻게 통솔하고 관리했을까’ 하는 얘기가 밈처럼 돌았었죠.
저 솔직히 그런 얘기가 나와서 좀 고마운 게 있어요. 사실 진짜 힘들었거든요.(웃음) 너무 힘들었고, 저도 화 많이 냈고, 소리 엄청 지르고, 성격도 안 좋아졌었죠. 애들 한 명 한 명 다 기가 세거든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저는 그런 게 귀여웠어요. 힘들긴 해도 그 와중에 ‘그냥 너는 너구나’ 싶어지는 거죠. 핏불의 매력이 있고 치와와의 매력이 있잖아요. 걔네 다 달라요. 저는 그 다양성이 되게 아름답다고 생각했고, 우리 회사에 그렇게 다양한 인재들이 있다는 게 좋았어요.
스윙스 씨는 10년 전 어떤 영상에 어떤 악플이 달렸는지도 다 기억하는 사람인데, 최근의 본인을 응원하는 기류는 유독 언급하지 않더라고요.
(웃음) 맞아요. 악플 다 기억해요. 어떻게 잊을 수가 있겠어요? 상처잖아요. 저는 그런 거 전혀 신경 안 쓰고 그냥 잊어버리는 사람 보면 신기해요.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저는 시간이 지나도 다 기억하고요. 저를 좋게 봐주시는 반응도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감개무량하고,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살면서 느낀 건, 저는 그릇이 작아서 칭찬받으면 너무 신나 한다는 거예요. 욕을 먹으면 너무 화가 나 하고요.
비난뿐 아니라 칭찬에도 흔들리기 싫은 거군요.
그거에 취해봤으니까요, 수십 번도 더. 그런데 그러면 손해만 봐요. 잘난 척한다고 사람들이랑 사이만 나빠지고, 얻는 거 아무것도 없어요. 겪어보니까 겸손한 게 제일이에요. 그래서 저는 그냥 제 중심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거죠. 응원해주시는 만큼 항상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면서. 그리고 요즘은 좀 더 ‘카인드’하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따뜻하게. 그게 너무 힘들긴 한데, 최대한 그렇게 살고 싶어요.
마지막 질문으로 <에겐남 스윙스> 채널의 추후 방향성에 대해 묻는 질문을 써왔는데, 그건 역시 본인도 모르는 부분이겠죠?
네.(웃음) 그냥 진짜 재미있는 거 많이 하고 싶어요. 자아도취에 빠지지 않고, 그냥 계속 재미있게. 그냥 딱 그거면 돼요. 제가 재미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저는 그런 마음이 있거든요. 사람들이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거. 좀 광대가 되면 어때요? 열심히 사는 게 중요한 거고, 재미있는 게 중요한 거죠.
Credit
- PHOTOGRAPHER 김형상
- STYLIST 이진혁
- HAIR & MAKEUP 유지연
- ART DESIGNER 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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