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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데이팅 앱을 꺼리는 이들을 위한 [에스콰이어 독일]의 가이드

아직도 데이팅 앱이 문란한 사람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이제 새로운 기회를 줄 때가 왔다.틴더, 그라인더, 범블, 힌지 같은 유서 깊은 앱들에. 스마트폰 너머에서 완벽한 모험을, 괜찮은 사람을, 잊지 못할 이야기를, 그리고 정말로 평생 함께할 사람을 찾은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막연히 두렵다면 <에스콰이어>의 가이드와 함께 시작해 보시길.

프로필 by 오성윤 2026.04.26

데이팅 앱이라는 경험

액정 불빛에 물든 충혈된 눈. 수많은 프로필을 넘기고 몇 개의 메시지를 보냈지만, 오늘도 제대로 된 매치가 없다. 성과 없이 스크롤만 이어가다 보면, 문득 외로움이 몰려온다. 한숨도 절로 나온다. 이런 밤은 당신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좀처럼 손을 떼지 못한다, 아니 떼지 않는다. 엄지가 저릴 지경이 되었는데도 말이다.


써본 사람은 안다. 온라인 플랫폼에는 늘 이런저런 문제가 따라붙는다는 걸. 그런데도 우리는 어째서인지 데이팅 앱을 통해 하룻밤 사랑이든, 평생 함께할 사람이든, 결국 내게 딱 맞는 누군가를 만날 수 있다고 믿는다.

여기서 말하는 ‘누군가’란, 일단 예쁘고 잘생겼을 것이다. 애써 부정한들 뭐 하겠는가. 온라인에서는 결국 외모가 가장 크게 작용한다. 사람들은 평균 0.1초 만에 스와이프 방향을 결정한다. 그리고 ‘좋아요’는 보통 자신보다 약 25% 더 매력적으로 보일 때만 누른다.

경제심리학자 베라 아레츠는 15년간 온라인 데이트를 연구해 왔다. 그녀는 아직도 틴더가 ‘불쏘시개’를 뜻하던 시절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녀는 데이팅 앱의 발전이 그보다 좀 더 오랜 역사를 가진 온라인 데이트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고 말한다. “이제는 사진만 넘기지 않고 프로필까지 살피려면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해졌어요.”

그렇다면 이제 포토샵으로 턱선을 다듬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까? 아레츠는 그건 아니라고 답한다. 매력은 단순히 외모로만 환원되지 않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눈에 띄는’ 사진이다. 하지만 그게 꼭 전형적인 미남, 미녀 사진일 필요는 없다. 통상적인 의미에서 아름답다고 해도, 체육관이나 해변을 배경으로 한 식스팩들과 인형 같은 모델은 딱히 두드러지지 않는다. 그런 이미지는 데이팅 앱에 이미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인상이다. 보정된 셀카보다는 자연스러운 스냅숏이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재밌는 표정이 담긴 사진은 유머 감각을 보여줄 수 있다. 독특한 취미를 즐기는 사진은 대화의 시작점이 된다. 작은 팁을 더하자면, 보통 색감이 풍부한 사진일수록 시선이 더 오래 머문다고 한다. 다소 휘황찬란해도 괜찮다는 뜻이다.

의외로 우리는 사진 속에서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지 잘 알지 못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본인이 고른 사진보다 타인이 선택한 프로필 사진이 일관되게 더 좋은 평가를 받는다. 그러니 부디 업로드 전에 지인들에게 의견을 구해보자.

<온라인 데이트의 함정>이라는 책에서 IT 전문가인 토마스 쾰러는 디지털 시대의 연애가 가진 빛과 그림자를 분석한다. 그는 “모든 플랫폼에는 사용자의 매력을 평가하는 비공개 시스템이 존재한다”고 확신한다.

이 가설은 실제로 2016년 틴더에 의해 확인된 바가 있다. 틴더는 당사가 본래 체스에서 쓰이던 ELO 점수를 빌려서 시스템을 고안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좋아요’를 많이 받은 프로필은 더 높은 점수를 얻고 더 자주 노출됐다. 또한 고득점자의 프로필을 우선적으로 볼 수 있었다. 반대로 점수가 낮은 사용자에게는 더 나쁜 패만 돌아갔다. 결과적으로 앱에서 정의하는 매력적인 사람들이 사실상 그들만의 리그에서 머무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틴더는 2019년 이후 ELO 점수 시스템이 폐기되었다고 밝혔지만, 쾰러는 여전히 유사한 방식이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 물론 그 역시 “수많은 사람을 연결하기 위해선 모종의 시스템이 필수”라는 건 알고 있다. 알고리즘 없이는 아무도 5초 이상 앱에 머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쾰러의 주장은 사용자가 프로필을 분류하고 연결하는 시스템의 이 구체적인 작동 방식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확실한 건, 모든 데이팅 앱은 서로 비슷한 계정을 한데 묶으려고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 건 공통의 관심사와 가치관이다. 가령 프로필에 등산을 즐긴다고 적었다면 산을 배경으로 한 프로필을 비교적 더 자주 보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동시에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행동을 관찰한다. 자주 접속하는 사람, ‘좋아요’를 많이 받는 프로필, 매치 이후에 빠르게 답변하거나 답변을 이어가는 사용자. 알고리즘은 이런 계정을 선호하며, 더 많이 노출될 수 있게 밀어준다.

사실 여기까지는 모든 게 썩 괜찮게 들린다. 그럼, 이제 좀 더 어두운 측면으로 눈을 돌려보자. 대부분의 앱과 포털 사이트는 우리가 원치 않는 정보까지 수집한다. 우리는 흔히 앱 계정이 진짜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인스타그램 계정 등과 연동시키곤 한다. 문제는 인스타그램에서 받은 ‘좋아요’가 데이팅 앱 계정 평가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쾰러는 이를 비판한다. “사용자가 자신이 정확히 무엇에 동의하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데이팅 앱이 더 투명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온라인 데이트에서 사용자의 성별에 따라 발생하는 여러 차이와 차별은 가장 논쟁적인 주제 중 하나다. 먼저 무성한 부정적 소문부터 정리해 보자. 일단 분명한 건, 남녀가 서로 상당히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성의 경우에는 오른쪽, 즉 긍정적 방향으로 스와이프하는 횟수가 남성보다 현저히 적지만 그 적은 횟수로도 훨씬 더 자주 매칭된다. 주된 이유는 단순히 남성 사용자가 더 많기 때문이다. 미국의 데이터 기준으로 여성은 하루 평균 2.75회, 남성은 1.1회 매칭된다고 한다. 하지만 아레츠의 시각에 따르면 사실 매치 수 자체가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다. 실질적인 만남을 담보하지 않는 매치는 본질적으로 ‘가볍다’. 자주 매칭되어도 데이트에 전혀 나서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디지털 공간에서 현실로 넘어가는 것은 절대 녹록하지 않은 일이다.

지금까지의 얘기를 요약해 보자. 온라인 데이트의 진정한 난제는 완벽한 프로필을 만드는 것도, 무한한 매치를 확보하는 것도 아니다. 어떻게 해야 디지털로 연결된 관계를 실제 만남의 ‘케미’로 전환할 수 있는지다. 그것이 정말 가능하긴 한 것일까? 아레츠는 그런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란 99%의 마법과 1%의 과학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과학적 연구만으로 완전히 설명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뜻이죠.” →

Study Case 1 + 과할수록 좋다

(아니카 & 니클라스)

저녁 식사 자리에서 와인잔에 따라진 건 와인이 아닌 귀리 초코우유였다. 그 순간 아니카는 니클라스가 특별한 사람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당시 그녀의 프로필에는 그녀가 이 음료를 얼마나 열렬히 좋아하는지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현재 약혼한 사이다. 아니카가 특히 인상 깊게 느낀 건, 니클라스가 첫 순간부터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었는가에 관한 것이다.

Study Case 2 + 노력과 열정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제프 & 프란체스카)

두 사람은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한 번도 망설이거나 빼지 않았다. 두 사람이 말이 잘 통한다는 건 첫 대화에서부터 명백했다. 제프는 직접 만나기 전부터 동료에게 프란체스카 이야기를 꺼냈고, 프란체스카는 첫 데이트 직후에 제프가 마음에 든다며 언니에게 연락했다. 두 사람은 현재 1년 반째 연애 중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공들인 메시지는 보답받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Study Case 3 + 사소한 접점도 기회가 될 수 있다

(볼프 & 파울)

온라인상에서 파울이 볼프에게 처음 끌렸던 건 이름 때문이었다. ‘볼프강’이라는 고전적인, 젊은 세대에서는 보기 드문 이름. 매치는 됐다. 하지만 오간 메시지는 없었다. 다만 며칠 뒤 두 사람은 우연찮은 기회로 다시 연결되었다. 파울이 클럽에서 눈에 익은 얼굴을 발견한 것이다. “혹시 이름이 볼프강인가요?” 망설임 끝에 용기를 낸 파울이 건넨 첫 마디였다. 그렇게 두 사람은 커플이 되었다. 그날 밤이 없었다면, 앱에서의 매치는 아무 의미 없이 끝났을 것이라 두 사람은 입 모아 말한다.


데이팅 앱 절망편

→ 데이팅 앱은 사랑의 큐피드가 아니라 비즈니스의 산물이다. 결국 목적은 하나, 돈이다.

→ 매치가 되면 기분이 좋아진다. 생각보다 훨씬 더. 자칫하면 이 순간의 도파민만을 추구하게 될 수 있다.

→ 한 번만 더 넘기면 더 괜찮은 사람이 나올 것 같은 기분. 이 기대는 한 사람에게 집중하는 걸 어렵게 한다. 선택지가 많을수록 오히려 만족도가 떨어지는 셈이다.

→ 연구에 따르면, 짧은 거절 메시지라도 받는 게 부정적인 감정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상대방이 말을 씹거나 잠수를 탈 확률도 있다.

→ 설문에 따르면 여성 사용자의 절반 이상이 데이팅 앱에서 성희롱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한다. 남성도 네 명 중 한 명꼴로 원치 않는 성적 메시지, 사진을 받거나 심지어 협박까지 겪는다. 즐기려고 시작한 일이 순식간에 불쾌한 경험으로 바뀌기도 한다.


데이팅 앱 희망편

→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독일의 경우 설문 응답자의 약 30%가 데이팅 앱 사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 독일에서 다섯 커플 중 한 커플은 온라인으로 만난다. 이제 데이팅 앱은 친구나 직장만큼이나 중요한 만남의 경로가 되었다.

→ 원하는 상대를 비교적 명확하게 설정할 수 있다. 특히 성적 지향 때문에 거절당하거나 공격받을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성소수자에게 무척이나 고무적인 일이다.

→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더 쉽게 만날 수 있다. 서로 다른 종교나 문화권의 사람들이 연결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 결국 대부분의 사람은 멋진 순간을, 행복한 경험과 근사한 기억을 갈망한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우리는 누군가를 속이고 괴롭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의미 있는 관계를 만들기 위해 이 앱을 사용한다.


온라인 데이팅 앱의 골조

기본상식

→ 플랫폼은 사용자의 매력을 각자의 방식으로 평가한다. 일종의 비밀 점수다.

→ 핵심은 간단하다. 누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느냐다.

→ 인기 있는 프로필, 그리고 활동량이 많은 사용자가 더 자주 노출된다.

→ 프로필을 관리하는 기본 원칙은 하나다. 유유상종.

→ 대부분의 앱은 프로필과 연결된 개인정보를 수집한다. 주의가 필요하다.

→ 처음에는 이 모든 게 기괴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알고리즘 없이는 매칭도 불가능한 법이다.

누가, 왜, 어떤 프로필에 ‘좋아요’를 누르게 될까?

앱에는 비밀에 부쳐진 내부 평가 시스템이 있다. 이 시스템은 사용자의 매력을 점수로 환산하고, 그 결과에 따라 프로필 노출 순서가 결정된다. 내가 보게 되는 다섯 번째, 백 번째 프로필까지도 모두 이 시스템이 정한다.

남자가 더 불리하다는 속설,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이다. 남성과 여성은 데이팅 앱에서 전혀 다른 경험을 한다. 여성은 보통 남성보다 훨씬 적게 ‘좋아요’를 누르지만, 그럼에도 더 많은 매치를 얻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대부분의 데이팅 앱에는 남성 사용자가 더 많기 때문이다.


입문자를 위한 팁 10

1 내가 진짜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라. 무엇이든 괜찮다. 중요한 건 그것을 명확하게 밝히고, 동시에 상대방의 취향도 존중하는 거다. 어차피 모두가 진지한 관계를 원하는 건 아니다.

2 사람을 보라. 외모가 전부가 아니라는 말은 데이팅 앱에서도 유효하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도 괜찮다. 아니, 드러내야만 한다.

3 메시지에도 공을 들여라. ‘복붙’은 금물이다. 상대를 보고, 그에 맞춰서 답하라. 상대는 이미 비슷한 메시지를 수십 번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내 메시지도 끝내 씹힐 수 있다).

4 한 사람에게 집중해라. 데이팅 앱이 보편화되면서 여러 사람을 동시에 만나는 것이 흔한 일이 되었다. 하지만 한 명에게 집중하는 선택도 충분히 의미 있다. 가끔은 올인도 필요한 법이다.

5 과감해져라. 온라인 데이트는 흔히 가볍고 건조하게 흘러가기 마련이다. 그래서 더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먼저 연락하고, 관심을 표현하고, 감정적으로 열려 있도록 하라. 괜히 간 보거나 계산하지 말고 과감하게 행동하라. 위험을 감수하고 용기를 내면 상대방도 마음을 열 것이다.

6 완벽한 선택은 없다. 알고리즘은 더 나은 선택지를 계속 보여준다. 사용자를 플랫폼에 계속 묶어두기 위해서. 이런 전략에 넘어가 최고의 파트너, 완벽한 매치만을 계속 꿈꾸다가는 결국 아무도 만나지 못한다.

7 시간을 제한해라. 데이팅 앱을 너무 오래 쓰다 보면 데이트하는 시간보다 스크롤 내리는 시간만 늘어난다.

8 안전이 우선이다. 처음에는 되도록 공공장소에서 만나라. 친구나 지인에게 미리 이야기해 두거나 현재 위치를 공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9 앱에만 의존하지 말라. 새로운 사람은 취미나 오프라인 활동에서도 만날 수 있다. 지역별 오프라인 모임들도 꽤 많으니 한번 찾아볼 것을 권한다.

10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라. 경제심리학자 베라 아레츠에 따르면, 사용자가 어떤 태도로 데이팅 앱에 임하느냐에 따라 매치 결과는 상당히 달라진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은 긍정적인 경험으로 직결됩니다. 어떻게 마음먹느냐에 따라 상대방에게 건네는 나의 말과 행동도 완전히 달라지니까요.”

Credit

  • WRITHER & ILLUSTRATOR FRANZISKA BLAZER
  • TRANSLATOR 박윤혜
  • ART DESIGNER 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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