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세계 도시를 물들인 거장들의 공공 미술 프로젝트 3
예술은 때로 낡은 다리를 동굴로 바꾸고, 근엄한 도시에 유쾌한 숨통을 틔우며, 전 세계의 전광판을 하나의 거울로 잇는다.낯익은 도시의 풍경을 단숨에 미지의 예술 무대로 바꾸는 글로벌 전시 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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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 까베른 뒤 퐁뇌프: 파리 퐁뇌프 다리를 석회암 동굴로 탈바꿈한 JR의 설치 미술
- 블로업 주빌리: 네덜란드 헤이그 구도심을 채운 거장들의 인플레이터블 야외 전시
- 스리 미러스: 서울 삼성동 등 세계 전광판에 상영되는 피스톨레토의 비디오 아트
라 까베른 뒤 퐁뇌프 La Caverne du Pont Neuf – Paris, France
라 까베른 뒤 퐁뇌프는 6월 한 달 동안 볼 수 있다. / 출처: Éléa-Jeanne Schmitter / ©Atelier JR
지난 20여 년 동안 프랑스 예술가 JR은 케냐를 달리는 열차 외벽에 여성의 눈을 붙이고, 미국-멕시코 국경 너머를 엿보는 아이를 창조했으며, 파리 오페라 극장 파사드에 동굴을 구현했다. 이제 그는 퐁뇌프를 동굴로 바꿨다. 퐁뇌프는 파리 지역의 지하에서 채석한 석회암으로 16세기 지어졌으니, 그의 프로젝트는 이 역사적인 유적을 기원으로 되돌려 놓는 일이자,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미지로의 이동, 그 자체로 여정”이 된다. 이 풍경은 많은 이에게 기시감을 불러일으킬 터. JR은 41년 전, 다리를 통째로 직물로 감싼 크리스토(Christo)와 잔 클로드(Jeanne-Claude)의 상징적 프로젝트에 경의를 표한다. 전 다프트 펑크 멤버 토머스 방갈테르(Thomas Bangalter)는 작품 내부를 흐르는 일렉트로 어쿠스틱 사운드스케이프를 만들었다. 오는 6월 28일까지 퐁뇌프에 부린 마법을 경험할 수 있다.
홈페이지 lacavernedupontneuf.net
블로업 주빌리 BlowUp Jubilee – Hague, Netherlands
환경 예술가 스티브 메삼(Steve Messam)의 작품 ‘Orange’다. / 출처: 스테브 메삼/헤이그 앤드 파트너스 웹사이트
구도심 호수에 은빛 달걀들이 떠 다니고, 새빨간 풍선 잠수함이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윌리엄 1세 동상은 거대한 초록빛 왕관을 뒤집어썼고, 거대한 분홍빛 조개 ‘Softshel’은 매일 도시의 다른 장소에 등장한다. 네덜란드의 행정 수도 헤이그는 평소 근엄한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초여름만큼은 다르다. 공기와 컬러, 디자인으로 완성되는 야외 전시 블로업 주빌리 기간에는 도시 문화 예술의 심장부인 뮤지엄 쿼터(Museum Quarter)를 중심으로 인플레이터블 아트 작품이 들어선다. 이는 13세기 지어진 공공 청사 빈넨호프(Binnenhof) 레너베이션 공사 기간에 전개되는 문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022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 5년간 전시됐던 세계 각지 작가들의 대표작이 한자리에 모인다. 전시는 6월 21일까지 이어진다.
홈페이지 denhaag.com/en/blowup
스리 미러스 Three Mirrors – Worldwide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는 CIRCA와 함께 ‘Three Mirrors’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 출처: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CIRCA
가난한 예술을 뜻하는 이탈리아 현대 미술 운동 ‘아르테 포베라’의 대표 작가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Michelangelo Pistoletto)에게 예술은 언제나 사회 변혁의 촉매제였다. 회화에서 퍼포먼스, 협력 작업으로 영역을 넓혀온 그가 92세의 나이에 공공 예술 플랫폼 CIRCA와 협력해 완성한 비디오 아트 프로젝트 ‘Three Mirrors’가 6월 30일까지 이어진다. 1960년대 국제 세계에 그의 이름을 알린 거울 회화에 대해 작가는 거울이 이미지가 아닌 개방, 즉 세계를 담는 것이 아니라 세계가 들어오게 하는 표면이라고 말했다. 그의 구상은 바로 지금 현실에서 펼쳐지고 있다. 분열의 시기, 예술의 책임과 역할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3부작으로 이뤄지며, 작가가 2003년 처음 구상한 <The Third Paradise>를 포함한다. 작품에서는 무한 기호가 끊기고 재구성되며, 두 개의 대립항 사이에서 제3의 장소가 생겨난다.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 밀라노 두오모 광장, 나이지리아 공항, 홍콩 코즈웨이 베이, 서울 삼성동과 을지로 대로변 등 세계 각지 공공 스크린에서 현지 시각으로 ‘20시 26분’에 상영한다. 정확한 스크린 위치는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홈페이지 circa.art/exhibition/michelangelo-pistoletto-three-mirrors/
Credit
- WRITER 이기선
- PHOTO 스테브 메삼/헤이그 앤드 파트너스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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