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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핫한 전시 갤러리는 바로 '여기'

국내 주요 갤러리 3곳이 여름을 맞아 인간의 내면과 기억, 경계를 탐구하는 회화 전시를 선보인다. 사회적 틀을 깨는 생명력부터 망각에 대한 저항까지 동시대 회화의 깊이를 보여준다.

프로필 by 김지성 2026.07.09
10초 안에 보는 요약 기사
  • PKM 갤러리 (이근민 개인전): 사회적 질병 코드로 규정되기 이전의 날것 그대로의 본연의 모습과 원시적인 생명력을 대형 회화와 드로잉으로 분출한다
  •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임수범 · 이지현 개인전): 경계 너머의 양가적 존재를 다룬 임수범의 회화·도자 세계와 기억의 물질성을 공백으로 다룬 이지현의 회화 세계를 나란히 펼친다.
  • 갤러리바톤 (배윤환 개인전): 인류세적 관점에서 세계의 압력을 묵묵히 견뎌내는 코끼리 도상을 통해 생존을 향한 팽팽한 알레고리적 긴장감을 전한다.

본격적인 여름 시즌을 맞아 국내 주요 갤러리들이 인간의 내면과 외면, 기억과 환각의 경계를 탐구하는 독창적인 회화 전시를 잇달아 선보인다. 규격화된 사회적 틀을 거부하는 생명력부터 유기적 관계망으로 얽힌 미지의 세계, 그리고 기억과 망각이 교차하는 공백에 이르기까지 동시대 회화의 다채로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세 개의 전시를 소개한다.

PKM 갤러리: 이근민 개인전 <장면이 되기 전>

 Psychiatrist's Head, 이근민, 2025-2026 / 사진제공: PKM 갤러리

Psychiatrist's Head, 이근민, 2025-2026 / 사진제공: PKM 갤러리

Deposition of Unreality upon Real, the Boundary, 이근민, 2023 / 사진제공: PKM 갤러리

Deposition of Unreality upon Real, the Boundary, 이근민, 2023 / 사진제공: PKM 갤러리

2001년 개관 이래 윤형근, 정창섭 등 현대미술 거장들을 조명하며 세계 무대에서 한국 미술의 패러다임을 이끌어온 PKM 갤러리에서 작가 이근민의 첫 개인전 <장면이 되기 전 Before It Becomes a Scene>을 개최한다. 6월 10일부터 7월 25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2023년부터 제작해 온 미발표 대형 회화 및 드로잉 등 신작 23점을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 서울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스페이스 K 등에서 주목받은 이근민은 과거 경계성 인격장애라는 병명을 부여받고 입원 생활을 하던 당시 겪었던 경험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전시명 속 ‘장면(Scene)’은 일련의 의도나 설정이 개입된 상황을 뜻하며, 작가는 의학적·사회적 질병 코드로 규정되기 이전의 날것 그대로의 본연의 모습을 화면에 쏟아낸다. 환각 속에서 목격한 해체된 신체 이미지와 붉고 따뜻한 색조, 자동기술법으로 완성된 드로잉 연작은 나와 너,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막론하고 생명 그 자체의 원시적인 에너지와 진정한 해방감을 선사한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임수범 개인전 <어젯밤 바라본 금빛 용의 신기루>, 이지현 개인전 <몽환서: 소란한 공백>

어젯밤 바라본 금빛 용의 신기루, 임수범, 2026 / 사진제공: 아라리오갤러리

어젯밤 바라본 금빛 용의 신기루, 임수범, 2026 / 사진제공: 아라리오갤러리

INTERSTICE DOUBLE PASSAGE 간극이중통로, 이지현, 2026 / 사진제공: 아라리오갤러리

INTERSTICE DOUBLE PASSAGE 간극이중통로, 이지현, 2026 / 사진제공: 아라리오갤러리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은 두 작가의 개인전을 7월 1일부터 8월 15일까지 나란히 개최하며 하나의 갤러리 안에서 두 개의 독창적인 세계를 펼쳐 보인다. 먼저 지하 1층 공간에서는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갖는 신예 임수범의 <어젯밤 바라본 금빛 용의 신기루>가 열린다. 전북대학교를 졸업하고 호남 미술 신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임수범은 인간의 언어나 지각으로 규정할 수 없는 경계 너머의 존재들을 회화와 도자 65여 점으로 소환한다. 그는 전통적인 ‘사신(청룡, 주작, 백호, 현무)’ 도상을 해체하고 재조합하여 내부인에게는 수호신이지만 외부인에게는 괴물이 될 수 있는 양가성을 실험하며 이분법적 위계를 허문다.

같은 건물 1층과 3층, 4층에서는 미국 뉴헤이븐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중견 작가 이지현의 개인전 <몽환서: 소란한 공백>이 이어진다. 성신여대와 미국 스쿨 오브 비쥬얼 아트에서 수학한 이지현이 국내에서 4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는 역사와 일상의 장면을 중첩하여 기억의 물질성을 다룬 회화 40여 점이 소개된다. 망각에 대한 저항이자 미래의 기억을 향한 시도로서 기능하는 화면 속 ‘공백’은 정제되지 않은 정서들이 머무는 장소이자 끝없이 새로운 관계를 창출해 내는 사유의 공간이다.


갤러리바톤: 배윤환 개인전 <무거운 숨>

Baritone, 배윤환, 2026 / 사진제공: 갤러리바톤

Baritone, 배윤환, 2026 / 사진제공: 갤러리바톤

갤러리바톤은 6월 27일부터 7월 31일까지 배윤환의 개인전 《무거운 숨(Heavy Breathers)》을 진행한다. 평면 회화와 영상, 설치를 아우르며 매체의 서사적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배윤환은 최근 인류세적 관점에서 동시대의 비가역적 변화를 포착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배윤환은 거대한 코끼리의 몸과 코, 그리고 분리된 오브제들을 핵심 도상으로 제시한다. 속도 중심의 사회에 편입되지 못한 채 시간의 압력을 묵묵히 견디는 코끼리의 형상은 개인이 짊어진 무게와 불안을 비추는 은유적 표상이다. 목탄을 중심으로 선과 면, 명암의 관계를 다루며 서사를 압축해 낸 화면은 생존을 향한 의지와 환경적 조건 사이의 팽팽한 알레고리적 긴장감을 자아내며 관람객에게 묵직한 울림을 준다.


Credit

  • 사진제공
  • PKM갤러리
  • 아라리오갤러리
  • 갤러리바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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