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BTS RM의 삶을 바꾼 '책' 10

무라카미 하루키부터 헤르만 헤세, 이성복까지. BTS RM이 읽고, 때로는 음악으로 이어간 책을 살펴봤습니다.

프로필 by 김나혜 2026.08.26
10초 안에 보는 요약 기사
  • <요절>·<에로스의 종말>·<사랑 예찬>: 예술가의 삶을 들여다보는 책부터 사랑과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는 철학서까지.
  • <노르웨이의 숲>·<1Q84>: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표작들. <1Q84>에서 발견한 문장은 BTS의 히든 트랙 <바다>로도 이어졌습니다.
  • <데미안>: RM이 여러 번 읽고 ‘삶을 바꾼 책’으로 꼽은 헤르만 헤세의 성장소설. BTS 의 작업과도 연결됩니다.
  • <풍경의 깊이>·<자연>: 강요배와 랄프 왈도 에머슨의 시선을 따라 자연과 인간, 예술과 세계를 다시 바라보는 책.
  • <다시, 그림이다>·<그 여름의 끝>: 데이비드 호크니의 예술 세계를 담은 대화집과 사랑을 통해 타인과 세계를 바라보는 이성복의 시집.
책 한 권과 함께 포착된 BTS RM. / 이미지 출처: RM 인스타그램

책 한 권과 함께 포착된 BTS RM. / 이미지 출처: RM 인스타그램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 때문인지,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괜히 책 한 권을 읽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막상 서점에 가면 무엇부터 읽어야 할지 고민되죠. 그렇다면 BTS RM의 독서 목록에서 골라보는 건 어떨까요? 소설과 시집부터 철학, 미술에 관한 책까지 그의 관심사는 꽤 넓습니다. 어떤 책은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음악으로 이어지기도 했죠. 올가을 읽어볼 만한, RM의 책 10권을 소개합니다.

소설부터 철학, 미술까지 RM이 모아둔 책들. / 이미지 출처: RM 인스타그램

소설부터 철학, 미술까지 RM이 모아둔 책들. / 이미지 출처: RM 인스타그램

평소 독서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RM. / 이미지 출처: 유튜브 채널 <BANGTANTV>

평소 독서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RM. / 이미지 출처: 유튜브 채널 <BANGTANTV>


<요절> 조용훈


한국 화가 12명의 삶과 작품을 담은 <요절>. /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한국 화가 12명의 삶과 작품을 담은 <요절>. /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조용훈의 <요절>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한국 화가들의 삶과 작품을 들여다보는 책입니다. 이중섭과 나혜석, 오윤, 구본웅, 이인성 등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았던 12명의 예술가를 따라갑니다. 책은 이들의 죽음 자체보다 그들이 어떤 시대를 살았고, 무엇을 고민했으며, 자신의 삶을 어떻게 작품에 남겼는지를 살펴봅니다. 작품만 알고 있었다면 그 뒤에 놓인 예술가의 삶을 함께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RM이 이 책을 읽고 있다고 직접 소개하면서 다시 한번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에로스의 종말> 한병철


현대 사회에서 사랑과 타자의 의미를 묻는 <에로스의 종말>. /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현대 사회에서 사랑과 타자의 의미를 묻는 <에로스의 종말>. /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사랑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고 싶다면 한병철의 <에로스의 종말>을 펼쳐보세요. 책은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대신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왜 타인을 사랑하기 어려워졌는지를 묻습니다. 한병철은 자신과 비슷한 것만 좋아하고 모든 것을 소비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사회에서 '나와 다른 사람'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능력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사랑마저 자신의 욕망과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관계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죠. 얇은 책이지만 사랑과 관계를 바라보는 묵직한 질문을 남깁니다.


<사랑 예찬> 알랭 바디우


사랑을 철학적 시선으로 바라본 <사랑 예찬>. /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사랑을 철학적 시선으로 바라본 <사랑 예찬>. /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알랭 바디우와 니콜라 트뤼옹의 대화를 엮은 <사랑 예찬> 역시 사랑을 다룬 철학서입니다. 하지만 사랑을 운명적인 만남이나 강렬한 감정으로만 바라보지는 않습니다. 바디우가 주목하는 것은 두 사람이 만난 이후입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관계를 지속하면서 혼자일 때와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경험하는 과정까지 사랑이라고 바라봅니다. 실패하거나 상처받을 위험은 피하면서 사랑의 즐거움만 얻으려는 현대의 연애 방식에도 질문을 던지죠. 사랑을 순간적인 감정보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함께 세계를 경험해가는 과정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책입니다.


<노르웨이의 숲> 무라카미 하루키


사랑과 상실을 그린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 /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사랑과 상실을 그린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 /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표작 <노르웨이의 숲>은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으로도 사랑받은 소설입니다. 서른일곱 살의 와타나베가 비행기에서 비틀스의 <Norwegian Wood>를 듣고 오래전 자신의 스무 살 시절을 떠올리면서 시작합니다.

대학생이 된 와타나베는 세상을 떠난 친구 기즈키의 연인이었던 나오코와 다시 가까워집니다. 두 사람은 같은 상실을 품고 있지만 이를 견디는 방식은 다릅니다. 그 사이 와타나베 앞에는 솔직하고 생명력 넘치는 미도리가 등장하죠. 소설은 이들의 관계를 따라가며 사랑뿐 아니라 죽음과 상실, 외로움, 그리고 남겨진 사람이 다시 삶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청춘소설이면서 동시에 상실 이후에도 계속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1Q84> 무라카미 하루키


RM의 음악에도 영감을 준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 이미지 출처: 예스24

RM의 음악에도 영감을 준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 이미지 출처: 예스24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는 전 3권으로 구성된 장편소설로,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아오마메와 덴고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펼쳐집니다. 어느 날 아오마메는 평소와 다른 길을 선택한 뒤 자신이 알던 1984년과 조금씩 어긋난 세계에 들어섭니다. 하늘에는 두 개의 달이 떠 있고 현실에서는 설명하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집니다. 그녀는 이 낯선 세계를 ‘1Q84’라고 부릅니다. 한편 수학 강사이자 소설가를 꿈꾸는 덴고는 열일곱 살 소녀 후카에리가 쓴 소설을 고쳐 쓰는 일을 맡으면서 기묘한 사건에 휘말립니다. 처음에는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조금씩 가까워지고, 소설은 사랑과 운명, 현실과 비현실을 오갑니다.


RM에게는 음악으로까지 이어진 책입니다. 그는 <1Q84>에서 접한 '희망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시련이 있다'는 구절에 감명을 받아 BTS의 히든 트랙 <바다>를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곡에도 ‘희망이 있는 곳엔 반드시 시련이 있네’라는 구절이 등장하죠. 성공이라는 오랜 꿈을 이룬 뒤에도 찾아오는 불안과 두려움을 담은 <바다>를 함께 들어보면, 책에서 발견한 문장이 어떻게 RM의 언어로 이어졌는지 조금 더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데미안> 헤르만 헤세


RM이 여러 번 읽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 이미지 출처: 예스24

RM이 여러 번 읽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 이미지 출처: 예스24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소년 에밀 싱클레어가 자신이 알고 있던 세계를 벗어나 진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소설입니다. 싱클레어에게 어린 시절의 세계는 선하고 안전한 '밝은 세계'와 위험하고 금지된 '어두운 세계'로 나뉘어 있습니다. 하지만 데미안을 만나면서 그 경계가 생각만큼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합니다. 선과 악은 정말 완전히 나눌 수 있는 것인지, 사회가 정해놓은 가치와 자신의 생각이 다르다면 무엇을 따라야 하는지 고민하며 싱클레어는 조금씩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갑니다. 잘 알려진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는 문장 역시 이러한 성장의 과정을 상징합니다.


RM에게 <데미안>은 특히 의미가 깊은 책입니다. 작품의 흔적은 2016년 발표한 BTS의 정규 2집 <WINGS>에서도 발견됩니다. 유혹과 갈등을 거쳐 성장한다는 앨범의 큰 흐름이 소설과 맞닿아 있고, <데미안>에 등장하는 여러 상징과 모티프가 당시 영상과 작업물에도 활용됐습니다. 시간이 흐른 뒤에도 이 책의 의미는 이어졌습니다. RM은 2026년 벨라 프로이트와의 인터뷰에서 <데미안>을 자신의 삶을 바꾼 책으로 꼽으며 여러 번 읽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며 자신 안에 있던 질투라는 감정을 처음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죠. 한 권의 성장소설이 BTS의 음악에 영향을 미치고,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RM 개인에게 의미 있는 책으로 남아 있는 겁니다.


<풍경의 깊이> 강요배


제주와 자연, 역사와 예술을 담은 강요배의 <풍경의 깊이>. /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제주와 자연, 역사와 예술을 담은 강요배의 <풍경의 깊이>. /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제주에서 오랫동안 작업해온 화가 강요배의 <풍경의 깊이>는 자연과 그림, 그리고 그 풍경에 쌓인 시간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제주를 대표하는 작가 가운데 한 명인 강요배가 자신의 작업과 예술에 대한 생각을 글로 풀어냅니다. 책에는 강요배가 오랫동안 그려온 제주의 자연뿐 아니라 사람과 역사, 예술을 바라보는 그의 생각이 함께 담겨져 있습니다. 우리가 눈앞에서 바라보는 풍경에는 그곳을 살아온 사람들의 삶과 역사, 오랜 시간이 함께 쌓여 있다고 말합니다. 그림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익숙한 풍경을 어떻게 새롭게 바라볼 것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자연> 랄프 왈도 에머슨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한 랄프 왈도 에머슨의 <자연>. / 이미지 출처: 예스24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한 랄프 왈도 에머슨의 <자연>. / 이미지 출처: 예스24

랄프 왈도 에머슨의 <자연>은 1836년에 발표된 에세이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이야기합니다. 에머슨에게 자연은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거나 잠시 쉬어가는 장소가 아닙니다. 애머슨은 자연을 인간과 분리된 대상으로 바라보기보다 자연과 인간, 정신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탐구합니다. 자연을 바라보는 경험을 통해 인간이 세계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질문을 넓혀가죠. 약 200년 전에 쓰인 글이지만 지금 읽어도 유효한 질문이 적지 않습니다.


<다시, 그림이다> 마틴 게이퍼드


데이비드 호크니의 예술 세계를 담은 <다시, 그림이다>. /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데이비드 호크니의 예술 세계를 담은 <다시, 그림이다>. /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미술평론가 마틴 게이퍼드의 <다시, 그림이다>는 세계적인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와 약 10년에 걸쳐 나눈 대화를 담은 책입니다. 회화와 드로잉부터 사진, 아이패드 작업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해온 호크니의 작업과 생각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봅니다.

무엇을 그릴 것인지뿐 아니라 우리는 세상을 어떻게 보고, 화가는 자신이 본 것을 어떻게 그림으로 옮기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반 고흐와 카라바조 같은 화가부터 사진과 영화, 풍경과 기억까지 주제도 폭넓습니다. 호크니의 작품을 좋아한다면 물론, 그림을 보는 방식 자체가 궁금한 사람에게도 흥미롭게 읽힐 만한 책입니다.


<그 여름의 끝> 이성복


- 사랑과 세계를 바라보는 이성복의 시집 <그 여름의 끝>. /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 사랑과 세계를 바라보는 이성복의 시집 <그 여름의 끝>. / 이미지 출처: 교보문고

이성복의 <그 여름의 끝>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통해 나와 타인, 그리고 세계의 관계를 들여다보는 시집입니다. 하나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하기보다 쉽게 이름 붙이기 어려운 감정을 이미지와 문장으로 포착합니다. 빠르게 여러 편을 읽기보다는 마음에 걸리는 문장 앞에서 잠시 멈춰 읽어보세요. 여름이 지나고 가을로 접어드는 지금 펼쳐보기에도 제목부터 잘 어울리는 한 권입니다.


RM에게 한 권의 책이 노래와 생각으로 이어졌듯, 같은 책에서도 각자 다른 문장을 발견하게 됩니다. 올가을에는 그의 책장에서 마음이 가는 한 권을 골라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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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김나혜
  • Photo 각 이미지 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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