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같은 '청바지'는 없습니다
청바지는 다다익선입니다. 색과 핏, 워싱의 한 끗 차이로 전혀 달라지는 청바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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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바이스: 스트레이트 청바지의 기준이 되는 501 오리지널 청바지.
- 텍스: 밑단으로 갈수록 실루엣에 변화를 준 중청 세미 플레어 청바지.
- 플랙: 워크웨어의 더블 니 디테일을 더한 인디고 스트레이트 청바지.
- 파르티멘토·르아르: 입체적인 3D 실루엣과 커브드 핏으로 변화를 준 청바지.
- 엘무드·유니폼브릿지: 가늘게 떨어지는 슬림핏 청바지와 12온스 인디고 셀비지 청바지.
청바지가 있는데 왜 또 청바지를 사냐고요? 하늘 아래 같은 청바지는 없으니까요. 똑같은 파란 바지처럼 보여도 색이 조금 옅어지고, 통이 넓어지고, 밑단이 몇 센티미터 달라지는 순간 전혀 다른 옷이 되죠. 같은 사람의 스타일링에서도 어떤 청바지를 고르느냐에 따라 분위기는 달라집니다.
같은 파란색이라도 똑같은 청바지는 없습니다. 패치워크 청바지를 입은 커트 코베인. /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
데이비드 베컴의 청바지 스타일을 보면 그 차이가 더 잘 보입니다. 2002년에는 몸에 맞는 화이트 헨리넥 티셔츠에 넉넉한 연청 청바지와 부츠를 매치했습니다. 밝은 색과 여유 있는 실루엣 덕분에 전체적으로 힘을 뺀 모습입니다. 20년 뒤인 2022년에는 데님 셔츠와 비교적 슬림하게 떨어지는 청바지를 비슷한 톤으로 맞춰 입었습니다. 상하의를 데님으로 통일하고 실루엣까지 한결 반듯하게 가져가면서 이전보다 단정한 인상을 만들었죠.
화이트 헨리넥 티셔츠에 넉넉한 연청 청바지를 입은 데이비드 베컴. / 이미지 출처: 게티 이미지
데님 셔츠와 비교적 슬림한 청바지를 비슷한 톤으로 맞춘 데이비드 베컴. / 이미지 출처: 게티 이미지
라이언 고슬링은 또 다릅니다. 짙은 청바지에 흰 티셔츠와 검은 가죽 재킷, 브라운 부츠를 더했습니다. 연청이 가볍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든다면 짙은 청바지는 가죽이나 니트처럼 무게감 있는 가을・겨울 옷과 자연스럽게 어울립니다. 같은 청바지라도 색과 핏을 달리하면 계절도, 입는 방법도 달라지죠.
짙은 인디고 청바지에 가죽 재킷과 부츠를 더한 라이언 고슬링. / 이미지 출처: 게티 이미지
결국 중요한 건 청바지가 있느냐가 아니라 어떤 청바지가 있느냐입니다. 가장 익숙한 스트레이트부터 세미 플레어와 커브드 실루엣, 워싱과 데미지, 셀비지까지. 작은 차이 하나로 입었을 때 모습이 달라지는 청바지를 살펴봤습니다.
청바지의 시작점
」청바지를 이야기하면서 501을 빼놓기는 어렵습니다. 리바이스를 대표하는 모델이자 오랫동안 스트레이트 청바지의 기준점 역할을 해온 모델입니다. 유행에 따라 바지통이 넓어졌다 좁아져도 501이 계속 옷장에 남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어느 한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은 실루엣 덕분이죠. 유행하는 청바지를 하나씩 더하는 것도 좋지만 그 전에 기준이 되어줄 한 장이 필요하다면 501부터 살펴보세요. 티셔츠부터 셔츠와 재킷까지 계절을 크게 타지 않고 입을 수 있고, 오래 입으면서 청바지가 조금씩 달라지는 과정도 즐길 수 있습니다. 가격 99,000원.
밑단에서 생기는 차이
」청바지의 실루엣을 바꾸는 데 꼭 바지통 전체가 넓어질 필요는 없습니다. TX201은 이름 그대로 세미 플레어 형태를 적용한 중청 청바지입니다. 무릎 아래에서 밑단으로 이어지는 선에 변화를 줘 스트레이트 청바지와는 다른 인상을 만들죠. 그렇다고 과장된 나팔바지를 떠올릴 필요는 없습니다. ‘세미 플레어’인 만큼 일상적인 청바지의 범주 안에서 실루엣의 변화를 즐기는 쪽에 가깝습니다. 매일 스트레이트만 입었다면 밑단의 작은 차이만으로도 청바지가 꽤 새롭게 보일 수 있습니다. 가격 68,000원.
워크웨어를 입은 청바지
」평범한 스트레이트 청바지에 워크웨어의 디테일을 더했습니다. 플랙의 더블 니 스트레이트 청바지는 이름 그대로 무릎 부분에 원단을 한 겹 더 덧댄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더블 니는 본래 작업복에서 쉽게 닳는 무릎을 보강하기 위해 사용하던 방식에서 출발했습니다. 이제는 실용적인 기능을 넘어 하나의 디자인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앞면에 덧댄 패널과 봉제선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면서 일반적인 스트레이트 청바지보다 구조적인 인상을 만듭니다. 익숙한 인디고 청바지라도 디테일 하나로 전혀 다른 모습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한 장입니다. 가격 329,000원.
평면 대신 입체적으로
」청바지가 반드시 반듯하게 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파르티멘토는 제품명부터 '3D 엔지니어드'를 내세웠습니다. 더스티 블루 컬러에 입체적인 형태를 더해 일반적인 스트레이트 청바지와는 다른 실루엣을 보여줍니다. 이런 청바지는 단순히 바지통이 넓고 좁은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바지의 선과 볼륨 자체가 디자인의 일부가 되기 때문이죠. 반듯하게 떨어지는 청바지가 이미 충분하다면 이번에는 입었을 때 만들어지는 형태까지 살펴보세요. 가격 118,700원.
흔적까지 입는 청바지
」이번에는 실루엣과 표면을 함께 바꿨습니다. 르아르는 곡선을 강조한 커브드 형태에 워싱과 데미지 디테일을 더했습니다. 깨끗하고 반듯한 청바지와 달리 처음부터 충분히 입은 듯한 흔적을 디자인으로 가져온 제품입니다. 특히 딥블루처럼 짙은 색에서는 워싱이 들어간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의 대비가 더욱 눈에 띕니다. 청바지의 매력 중 하나가 입으면서 생기는 색과 표면의 변화라면, 이 제품은 그 흔적을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즐기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가격 52,000원.
다시 가늘어진 청바지
」넓은 청바지가 익숙해진 지금, 오히려 눈에 들어오는 건 가늘게 떨어지는 실루엣입니다. 엘무드의 라몬즈 스트레이트 청바지는 슬림한 실루엣을 앞세운 한 장입니다. 허벅지부터 밑단까지 부피감을 덜어내 다리선을 따라 비교적 곧고 날렵하게 떨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여유는 남기면서 전체적인 폭을 줄인 실루엣이라 요즘 다시 눈에 띄는 슬림핏의 흐름을 부담스럽지 않게 가져올 수 있습니다. 여기에 스모킹 블루 컬러가 더해져 짙고 반듯한 생지 청바지와도 다른 분위기를 냅니다. 와이드 팬츠가 가득한 옷장에 실루엣부터 다른 청바지를 한 장 더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가격 128,000원.
셀비지를 고르는 이유
」마지막은 청바지 원단까지 들여다볼 차례입니다. 유니폼브릿지는 12온스 셀비지 원단을 사용한 청바지입니다. 셀비지는 전통적인 셔틀 직기로 폭이 좁게 짜인 청바지 원단에서 볼 수 있는, 원단 끝이 풀리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마감된 가장자리를 뜻합니다. 특히 밑단을 접었을 때 안쪽에 드러나는 깔끔한 셀비지 라인이 특징적인 디테일로 꼽힙니다. 이 제품은 여기에 한 차례 워싱을 거친 '원 워시드' 타입입니다. 빳빳한 생지 상태 그대로라기보다 처음부터 조금 더 자연스러운 질감으로 입을 수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주름과 색이 달라지는 셀비지 청바지 특유의 변화도 즐길 수 있습니다. 핏과 색을 넘어 원단과 만드는 방식까지 따져 청바지를 고르고 싶다면 셀비지가 또 하나의 기준이 됩니다. 가격 179,000원.
청바지를 새로 살 때 꼭 옷장에 없는 색부터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연청이 이미 있어도 통이 다르면 다른 옷이고, 같은 스트레이트라도 색과 워싱이 달라지면 입었을 때의 인상은 달라집니다. 그래서 청바지는 하나를 사고 끝나는 옷이 아닌지도 모릅니다. 하늘 아래 같은 청바지는 없으니까요.
Credit
- Editor 김나혜
- Photo 각 이미지 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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