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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고체향수'가 대세입니다

무거운 유리병 대신 가볍게 덧바르는 가을 고체향수 7가지를 소개합니다. 흙내음부터 우디, 무화과까지 체온에 녹아 은은하게 퍼지는 중성적인 향기를 만나보세요.

프로필 by 엄예지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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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초 안에 보는 고체향수
  • 러쉬 카마: 상큼한 오렌지로 시작해 묵직한 파촐리와 소나무의 흙내음이 숲속을 떠올리게 하는 고체 향수.
  • 러쉬 더티: 스피어민트와 허브의 시원함에 샌달우드가 더해져 차갑고 청량한 잔향을 남기는 고체 향수.
  • 센녹 바닐라파크: 시나몬과 사프란의 따뜻한 향신료가 바닐라의 단맛을 균형 있게 잡아주는 포근한 고체 향수.
  • 에이딕트 오크모스 501: 에탄올 없이 프라이머 제형으로 피부에 실키하게 녹아들며 촉촉하게 젖은 나무 향을 전하는 고체 향수.
  • 애프터블로우 포레스트우디: 무화과의 은은한 단맛을 시더우드와 머스크가 차분하게 감싸 안는 우디 계열의 고체 향수.

아끼는 향수를 챙겨 나왔다가 가방 속 무거운 유리병 때문에 신경 쓰였거나, 혹여 내용물이 샐까 걱정해 본 적 있으신가요? 건조한 가을바람에 향기를 더하고 싶지만, 밀폐된 사무실이나 대중교통에서 강하게 퍼지는 스프레이 향수가 부담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해답이 바로 고체향수입니다. 알코올을 매개로 넓게 확산시키는 대신, 왁스나 오일, 밤 베이스에 향을 담아 피부 가까이에서 체온과 함께 천천히 발향되는 것이 특징이죠.


작은 용기를 주머니에 쏙 넣고 다니며 언제든 조용히 원하는 곳에 원하는 만큼 덧바를 수 있다는 점은 고체향수만의 확실한 매력입니다. 특히 가을이라면 선택은 한층 더 즐거워집니다. 상큼한 시트러스 일변도에서 벗어나 나무와 흙, 이끼, 파촐리, 앰버 등 묵직한 향들이 체온과 섞이며 빛을 발하는 계절이기 때문입니다. 지나치게 달거나 한쪽 성별에 치우친 향은 덜어내고, 셔츠나 넉넉한 니트, 워크 재킷 등 가을 스타일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7가지 고체향수를 소개합니다.



오렌지 뒤에 숲과 흙이 남는다,
러쉬 카마 솔리드 퍼퓸

달콤하고 상큼한 오렌지와 파촐리, 소나무로 시트러스와 흙내음 사이를 오가는 향을 가진 고체향수. / 이미지 출처: 러쉬

달콤하고 상큼한 오렌지와 파촐리, 소나무로 시트러스와 흙내음 사이를 오가는 향을 가진 고체향수. / 이미지 출처: 러쉬

러쉬의 카마는 처음부터 묵직한 우디 향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달콤하고 상큼한 오렌지가 먼저 얼굴을 내밀고, 뒤이어 파촐리와 소나무가 묵직한 깊이를 더하죠.

러쉬는 카마를 오렌지, 파촐리, 소나무가 어우러지는 향으로 소개하며 ‘숲향’, ‘촉촉한 흙냄새’라는 키워드를 강조합니다. 파촐리 특유의 이국적이고 흙 내음 나는 분위기 덕분에 가을의 정취와 특히 잘 어울립니다. 11g 용량이며 제형은 호호바씨오일과 피마자오일, 칸데릴라왁스를 베이스로 완성했습니다.

스틱을 조금씩 올려 맥박이 뛰는 부위에 마사지하듯 바르거나 모발 끝에 활용하기 좋은 고체향수죠. 시트러스와 흙내음 사이를 오가는 향을 찾는다면 첫 고체향수로 도전하기 적합합니다.



씻고 나온 사람처럼 청량하게,
러쉬 더티 솔리드 퍼퓸

첫 향에서는 민트의 시원함이 선명하게 느껴지고 허브의 쌉싸래함이 곧바로 따라오는 향을 가진 고체향수. / 이미지 출처: 러쉬

첫 향에서는 민트의 시원함이 선명하게 느껴지고 허브의 쌉싸래함이 곧바로 따라오는 향을 가진 고체향수. / 이미지 출처: 러쉬

무거운 우디 향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더티가 좋은 대안입니다. 핵심 향료는 스피어민트, 타임, 타라곤입니다.

첫 향에서는 민트의 시원함이 선명하게 느껴지고 허브의 쌉싸래함이 곧바로 따라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샌달우드와 라벤더, 네롤리 계열이 섞이며 첫인상보다 훨씬 차분하게 정돈되죠.


카마와 동일한 11g 용량에 호호바씨오일, 피마자오일 등을 베이스로 사용했지만, 카마가 가을 숲과 흙이라면 더티는 차가운 아침 공기와 허브에 가깝습니다. 아직 낮 기온이 높은 9월이나 10월 초, 지나치게 묵직한 향이 부담스러울 때 곁에 두기 좋습니다.



달기만 한 바닐라는 아니다,
센녹 바닐라 파크

매우 작은 크기로 휴대성을 극대화한 고체향수. / 이미지 출처: 센녹

매우 작은 크기로 휴대성을 극대화한 고체향수. / 이미지 출처: 센녹

샌달우드를 중심으로 구성해 바닐라 특유의 단맛을 향신료와 나무 향이 안정적으로 눌러주는 향의 고체향수. / 이미지 출처: 센녹

샌달우드를 중심으로 구성해 바닐라 특유의 단맛을 향신료와 나무 향이 안정적으로 눌러주는 향의 고체향수. / 이미지 출처: 센녹

이름만 보면 달콤한 디저트가 떠오르지만, 향 계열은 오리엔탈 플로럴 우디로 달콤함과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 시나몬과 사프란, 앰버, 바닐라, 샌달우드를 중심으로 구성해 바닐라 특유의 단맛을 향신료와 나무 향이 안정적으로 눌러주는 향이죠.

시나몬과 사프란의 따뜻한 기운으로 시작해 포근한 샌달우드와 바닐라로 마무리되는 구조를 갖췄습니다. 7g의 매우 작은 크기로 휴대성을 극대화했으며, 단순한 단맛보다는 니트나 스웨이드 재킷에 어울리는 따뜻하고 파우더리한 잔향을 남깁니다.



젖은 나무 냄새를 향수로 만든다면,
에이딕트 네이키드 샌달우드 201

일반적인 왁스 밤 타입이 아니라 에탄올을 배제한 투명한 프라이머 제형의 고체향수. / 이미지 출처: 에이딕트

일반적인 왁스 밤 타입이 아니라 에탄올을 배제한 투명한 프라이머 제형의 고체향수. / 이미지 출처: 에이딕트

화려한 꽃이나 과일 대신 촉촉하게 젖은 흙과 옷깃에 밴 편안한 나무 냄새에 집중한 고체향수. / 이미지 출처: 에이딕트

화려한 꽃이나 과일 대신 촉촉하게 젖은 흙과 옷깃에 밴 편안한 나무 냄새에 집중한 고체향수. / 이미지 출처: 에이딕트

에이딕트의 샌달우드 201은 향의 지향점을 ‘젖은 샌달우드’ 단 두 단어로 직관적으로 설명합니다. 화려한 꽃이나 과일 대신 촉촉하게 젖은 흙과 옷깃에 밴 편안한 나무 냄새에 집중했죠.

이 고체향수의 눈에 띄는 특징은 제형입니다. 일반적인 왁스 밤 타입이 아니라 에탄올을 배제한 30ml 용량의 투명한 프라이머 제형으로, 체온에 부드럽게 녹아 실키하게 마무리되는 제형이죠.

사이클로덱스트린을 활용한 포접 방식과 특허 원료로 지속력을 높였으며, 단일 노트에 가까워 다른 향수와 레이어링하기도 수월합니다. 무난한 중성 우디 향을 찾는 입문자에게 추천합니다.



낙엽보다 젖은 이끼에 가깝다,
에이딕트 네이키드 오크 모스 501

비가 그친 뒤 축축해진 숲길의 서늘함을 그대로 옮겨 담은 고체향수. / 이미지 출처: 에이딕트

비가 그친 뒤 축축해진 숲길의 서늘함을 그대로 옮겨 담은 고체향수. / 이미지 출처: 에이딕트

오크모스 특유의 짙은 녹색 이미지가 선명하게 살아 있는 고체향수. / 이미지 출처: 에이딕트

오크모스 특유의 짙은 녹색 이미지가 선명하게 살아 있는 고체향수. / 이미지 출처: 에이딕트

같은 에이딕트의 프라이머 제형(30ml) 고체향수지만 오크 모스 501은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내는 고체향수입니다. 핵심 키워드는 ‘진초록 이끼’입니다.

흔한 가을 향수인 포근한 앰버나 바닐라 대신, 비가 그친 뒤 축축해진 숲길의 서늘함을 그대로 옮겨 담았습니다. 오크모스 특유의 짙은 녹색 이미지가 선명하게 살아 있어, 평범한 나무 향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분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갑니다.

잘 다듬어진 화장품 향기보다 숲 자체의 자연스러운 체취를 원한다면 샌달우드 201보다 오크 모스 501를 추천드립니다.



무화과의 단맛을 시더우드로 눌렀다,
애프터블로우 포레스트 우디

무화과의 부드러움은 살리되 전체적인 인상은 정돈된 우디 향으로 마무리되는 고체향수. / 이미지 출처: 애프터블로우

무화과의 부드러움은 살리되 전체적인 인상은 정돈된 우디 향으로 마무리되는 고체향수. / 이미지 출처: 애프터블로우

합성 왁스와 식물성 왁스, 스위트아몬드오일, 시어버터를 배합해 부드럽게 발리는 고체향수. / 이미지 출처: 애프터블로우

합성 왁스와 식물성 왁스, 스위트아몬드오일, 시어버터를 배합해 부드럽게 발리는 고체향수. / 이미지 출처: 애프터블로우

무화과 향의 은근한 단맛은 좋아하지만 자칫 가벼워질까 걱정된다면 포레스트 우디가 정확한 중간 지점을 잡아줍니다.

첫 향은 신선한 무화과로 시작해 아이리스, 바이올렛, 시더우드가 중심을 단단하게 잡고, 마지막에는 샌달우드와 머스크, 앰버가 잔잔하게 남습니다.

6.5g 용량에 합성 왁스와 식물성 왁스, 스위트아몬드오일, 시어버터를 배합해 부드럽게 발리죠. 무화과의 부드러움은 살리되 전체적인 인상은 정돈된 우디 향으로 마무리되어, 거친 흙이나 이끼 향이 낯선 사람도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블랙티와 타바코가 만드는 가을밤,
미학 오드누아 퍼퓸스틱

늦가을의 정취를 가장 깊고 짙게 담아낸 향의 고체향수. / 이미지 출처: 미학

늦가을의 정취를 가장 깊고 짙게 담아낸 향의 고체향수. / 이미지 출처: 미학

3.6g으로 용량이 작아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스틱 타입 고체향수. / 이미지 출처: 미학

3.6g으로 용량이 작아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스틱 타입 고체향수. / 이미지 출처: 미학

이번에 소개하는 7개 제품 중 늦가을의 정취를 가장 깊고 짙게 담아낸 향입니다.

씁쓸한 블랙티로 문을 열고 젖은 흙과 은은한 타바코가 뒤이어 등장하며, 마지막에는 머스크, 우드, 따뜻한 앰버가 스모키하게 겹쳐집니다.

성별의 경계를 지우고 차분한 분위기에 온전히 초점을 맞춘 향이죠. 3.6g으로 용량이 7가지 제품 중 가장 작아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스틱 타입이며, 식물성 오일 베이스가 체온에 녹아 끈적임 없이 가볍게 밀착됩니다. 분위기 있는 가을밤을 완성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고체향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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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엄예지
  • Photo 각 이미지 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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