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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 좀 아는 가을 남자들의 '필드 자켓'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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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을 내서라도 가야 한다, 그런데 옷까지 사면 진짜 빚이다
골프를 치는 사람들끼리 흔히 하는 말이 있다. 가을 라운드는 빚을 내서라도 가야 한다고. 과장이 아닌 것이, 기온만 놓고 보면 봄과 비슷하지만, 가을 필드의 풍경은 완전히 다르다.
봄은 아직 겨울을 벗어나지 못한 잔디가 노랗게 누워 있는 계절이다. 파릇파릇해지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 반면 가을은 다르다. 잔디는 한여름을 지나 가장 짙고 단단하게 자라 있고, 코스 주변으로는 알록달록 물든 단풍이 들어온다. 높고 맑은 하늘, 건조한 공기, 페어웨이 위로 부는 바람까지. 1년 365일 중 필드가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 가을인 이유다.
붉고 노랗게 물든 단풍과 푸른 페어웨이가 어우러진 가을 골프장. 짧지만 가장 아름다운 라운딩 시즌의 풍경을 보여준다. / 이미지 출처: 언스플래쉬
문제는 그 가을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체감상 9월 말부터 쌀쌀해지기 시작해서 11월이면 이미 겨울이다. 두 달도 채 안 되는 시간이다. 그 짧은 계절을 위해 가을 골프웨어를 새로 사다 보면, 진짜로 빚을 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한두 번 입고 옷장에 들어가는 계절 옷이 한두 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가을은 방향을 바꿔봤다. 새로 살 게 아니라 이미 있는 것을 꺼내는 쪽으로. 여름 골프 셔츠는 어차피 옷장에 있고, 집에 있는 니트나 가디건은 골프장에서도 충분히 쓸 만하다.
가을 라운드는 아침과 낮의 기온 차가 10도 이상 나는 경우가 많다. 새 옷을 사기보다 겹쳐 입고 하나씩 벗을 수 있는 레이어드 구성이 사실 가장 실용적이다. 일 년에 몇 번 없는 소중한 가을 라운드, 기분 좋게 차려입고 나가는 데 꼭 새 옷이 필요하지는 않다. 옷장에서 꺼낸 다섯 가지 조합을 정리했다.
1. 바람막이
골프 티셔츠는 이미 있다. 여름 내내 입던 것들이다. 가을이 됐다고 못 입는 게 아니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계절에는 하나만 걸치면 된다. 집에 있는 바람막이.
작은 파우치 안에 접어 보관할 수 있는 유니클로 포켓터블 바람막이. 골프백이나 카트에 넣어두고 기온에 따라 간편하게 꺼내 입기 좋다. / 이미지 출처: 유니클로 공식 홈페이지
바람막이는 골프 전용이 아니어도 된다. 등산용이든, 러닝용이든 상관없다. 얇고 가벼운 소재면 충분하다. 고를 때 한 가지만 챙기면 된다. 부피가 작을수록 좋다. 라운드 중에 더워지면 카트 바구니에 쑤셔 넣고 꺼내기를 반복하게 되는데, 이때 부피가 크면 생각보다 번거롭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유니클로에서 나오는 포켓터블 바람막이를 좋아한다. 수납 파우치 안에 돌돌 말아서 골프백 안에 넣어두기도 쉽고, 카트에 두기도 편하다.
9월과 10월 초, 낮 기온이 아직 20도 안팎일 때 가장 유용하다.
」2. 니트 조끼
셔츠 위에 네이비 브이넥 니트 조끼를 레이어드한 가을 골프 스타일링. 소매가 없어 스윙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상체에 보온성을 더한다. / 이미지 출처: 말본골프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골프 셔츠 위에 니트 조끼 하나. 생각보다 훨씬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소매가 없으니 스윙에 걸리지 않고, 코어는 따뜻하게 감싸준다. 실용적이면서 분위기도 산다.
브이넥 니트 조끼가 골프 코디에 가장 자연스럽게 들어온다. 아이보리, 네이비, 베이지처럼 무난한 계열이면 어떤 골프 셔츠와 합쳐도 크게 어색하지 않다. 조끼 또한 골프 전용 제품이 아니어도 된다. 소재만 너무 두껍지 않으면 충분하다.
니트 조끼가 없다면 이번 가을에 하나 장만해보자. 가을에만 즐길 수 있는 멋이고, 골프장 밖에서도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이다.
」3. 가디건
화이트 골프 셔츠와 스커트에 네이비 가디건을 걸친 라운딩 룩. 아침저녁 일교차에 따라 쉽게 입고 벗을 수 있는 실용적인 조합이다. / 이미지 출처: 라코스테 공식 홈페이지
가을 골프장에서 가장 쓸모 있는 아이템을 하나만 고르라면 가디건이다. 더우면 벗고 추우면 입는다. 이 단순한 기능이 일교차가 큰 가을 라운드에서 빛을 발한다.
버튼을 채우면 레이어드 느낌이 나고, 풀어두면 캐주얼하게 걸친 것처럼 보인다. 스윙할 때 소매가 신경 쓰인다면 걷어 올리면 그만이다. 니트 조끼와 마찬가지로 골프 전용이 아니어도 충분하다. 소재만 확인할 것. 두꺼운 울 소재보다는 얇은 면이나 혼방 소재가 활동성이 좋다.
골프 셔츠와 너무 가까운 색보다 살짝 대비를 주는 편이 코디가 더 살아난다.
」4. 니트
블랙 니트와 그레이 쇼츠를 매치해 쌀쌀해진 가을 필드를 대비한 스타일링. 얇은 니트라면 보온성을 챙기면서도 스윙 동작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말본골프 공식 홈페이지
10월 중후반, 아침 기온이 10도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하면 셔츠 레이어드로는 부족하다. 이때는 니트를 꺼낸다. 셔츠 없이 니트 단독으로 입어도 된다.
얇은 게이지의 울 혼방 니트라면 스윙 동작에도 크게 무리가 없다. 두꺼운 니트는 어깨와 팔이 당기는 느낌이 있어 라운드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안에 얇은 이너를 한 장 받쳐 입으면 온도 조절이 한결 수월하다. 유니클로와 같은 SPA브랜드의 기본 니트도 훌륭한 골프웨어가 될 수 있다.
다만 니트는 한 번 더워지면 벗기가 애매한 아이템이니, 라운드 전 기온을 체크하고 두께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
5. 헌팅캡
화이트 골프웨어에 블랙 헌팅캡을 매치해 가을 분위기를 더한 라운딩 룩. 익숙한 캡 대신 모자 하나만 바꿔도 전체적인 인상이 달라진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모자 하나를 바꾸는 것만으로 가을 골프 코디의 무드가 달라진다. 늘 쓰던 캡 모자 대신 헌팅캡을 꺼내보는 것을 권한다.
헌팅캡은 골프 전용이 아니지만, 골프장에서 오히려 더 잘 어울리는 경우가 많다. 챙이 짧아 시야를 방해하지 않고, 귀를 살짝 덮어주는 구조라 가을 아침 라운드의 체온 유지도 도와준다. 트위드나 울 소재의 헌팅캡이 가을 코디와 가장 잘 맞는다. 카멜, 브라운, 그레이 계열이면 어떤 옷과 합쳐도 무난하게 들어온다.
라운드 외에도 가을 내내 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골프웨어 중에서 투자 대비 활용도가 가장 높은 아이템을 하나 꼽으라면 헌팅캡이다.
올 가을 라운드는 옷장에서 시작한다
붉게 물든 단풍나무 아래에서 라운드를 즐기는 모습. 골프와 단풍놀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가을 필드만의 매력을 담았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빚을 내서라도 가야 한다는 가을 라운드인데, 옷까지 새로 사면 진짜 빚이 된다. 지금 옷장에 있는 아이템들로 가을 라운드 다섯 번은 충분히 다르게 입으며 즐길 수 있다.
가을은 짧다. 옷 고르다 보내기에는 너무 아까운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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