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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없이 시속 350km '애스턴 마틴' 발할라 스파이더

지붕을 열고도 시속 350km로 달리는 애스턴 마틴 발할라 스파이더. 1,079마력의 하이브리드 성능부터 F1 기술을 담은 설계까지 소개합니다.

프로필 by 엄예지 2026.10.30

지붕을 열고 시속 350km 애스턴 마틴 발할라 스파이더 공개

지붕을 제거한 상태에서도 최고속도는 시속 350km에 도달할 수 있는 발할라 스파이더. / 이미지 출처: Aston Martin

지붕을 제거한 상태에서도 최고속도는 시속 350km에 도달할 수 있는 발할라 스파이더. / 이미지 출처: Aston Martin

1,079마력의 슈퍼카에서 더 바랄 것이 있을까요. 그런데 애스 턴마틴은 지붕까지 없애기로 했습니다. 시속 350km의 최고속도는 그대로 둔 채로요.V8 엔진과 전기모터 세 개는 그대로, 지붕을 제거한 상태에서도 최고속도는 시속 350km에 이릅니다. 애스턴 마틴 역사상 가장 빠른 오픈콕핏 모델이죠.

물론 지붕을 떼어내는 것으로 작업이 끝나지는 않았습니다. 엔진에 공기를 공급하는 흡입구부터 차체를 안정시키는 공력 장치까지, 열린 운전석에 맞춰 손볼 곳이 적지 않았습니다.



지붕을 씌우면 오히려 느려진다?

루프를 제거하거나 카본 하드톱을 장착하면 전자적으로 제한된 최고속도 350km/h까지 가능한 발할라 스파이더. / 이미지 출처: Aston Martin

루프를 제거하거나 카본 하드톱을 장착하면 전자적으로 제한된 최고속도 350km/h까지 가능한 발할라 스파이더. / 이미지 출처: Aston Martin

발할라 스파이더에는 버튼 한 번으로 접히는 전동식 지붕이 없습니다. 대신 직접 떼어낼 수 있는 검은색 패브릭 루프를 기본으로 마련했죠. 카본 파이버 하드톱은 옵션입니다. 기본 장비 구성은 판매 시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지붕과 속도의 관계입니다. 루프를 제거하거나 카본 하드톱을 장착하면 전자적으로 제한된 최고속도 350km/h까지 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패브릭 루프를 씌우면 주행 가능한 속도는 시속 200km까지입니다. 지붕을 닫고도 차의 성능을 끝까지 끌어내고 싶다면 카본 하드톱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죠. 별도의 레인 커버도 제공되지만, 이쪽은 주차한 차를 비로부터 보호하는 용도입니다.



V8 하나에 전기모터 셋

탑승 공간 뒤쪽 4.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을 장착한 발할라 스파이더. / 이미지 출처: Aston Martin

탑승 공간 뒤쪽 4.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을 장착한 발할라 스파이더. / 이미지 출처: Aston Martin

지붕 아래, 정확히는 탑승 공간 뒤쪽에는 4.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이 자리합니다. 여기에 전기모터 세 개를 더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최고출력 1,079마력(PS), 최대토크 1,100Nm를 발휘합니다. 애스턴 마틴이 발표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 시간은 2.5초입니다.


전기모터 세 개가 모두 같은 일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두 개는 좌우 앞바퀴를 각각 구동하고, 나머지 하나는 8단 듀얼클러치 변속기 안에서 V8 엔진과 함께 뒷바퀴를 움직입니다. 앞바퀴를 맡은 두 모터는 코너에서 특히 바빠집니다. 좌우에 전달하는 힘을 따로 조절하는 ‘토크 벡터링’으로 차가 원하는 방향을 향하고 노면을 붙잡도록 돕죠. 1,000마력이 넘는 힘을 얻는 데서 그치지 않고, 어디에 얼마나 보낼지도 세심하게 다룹니다.


전동화 시스템은 400V 구조와 6.1kWh 배터리를 사용합니다. 이처럼 빠른 차에는 그에 걸맞은 제동 장치도 필요합니다. 발할라 스파이더는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를 갖췄으며, 휠은 앞 20인치와 뒤 21인치를 조합했습니다.



사라진 지붕 때문에 바빠진 엔지니어들

공기의 일부를 흡입구 쪽으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탑승자의 머리 위로도 흘려보내는 윈드 디플렉터. / 이미지 출처: Aston Martin

공기의 일부를 흡입구 쪽으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탑승자의 머리 위로도 흘려보내는 윈드 디플렉터. / 이미지 출처: Aston Martin

오픈톱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의외로 까다로웠던 부분은 냉각입니다. 영국 자동차 매체 evo와 만난 수석 엔지니어 앤드루 케이는 지붕을 제거하자 탑승 공간 뒤쪽 흡입구로 공기를 보내기가 어려워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쿠페의 지붕을 따라 흐르던 공기가 더 이상 같은 경로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해결책은 더 높은 흡입구와 윈드 디플렉터였습니다. 스파이더의 흡입구는 쿠페보다 35mm 높습니다. 윈드 디플렉터는 공기의 일부를 흡입구 쪽으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탑승자의 머리 위로도 흘려보냅니다. 엔진이 필요한 공기를 확보하면서 운전석으로 들이치는 바람도 다스리는 장치죠. 공력 장치와 차체 자세 제어 설정 역시 지붕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에 맞춰 조정했습니다.


레이스 모드에서는 255mm 올라가고, 강하게 브레이크를 밟으면 에어브레이크로 변신하는 리어 윙. / 이미지 출처: Aston Martin

레이스 모드에서는 255mm 올라가고, 강하게 브레이크를 밟으면 에어브레이크로 변신하는 리어 윙. / 이미지 출처: Aston Martin

차 뒤쪽의 리어 윙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레이스 모드에서는 255mm 올라가고, 강하게 브레이크를 밟으면 에어브레이크로 변신합니다. 달릴 때는 차체를 노면 쪽으로 누르고, 속도를 줄일 때는 공기저항을 보태 제동을 돕습니다. 카본 하드톱을 장착한 상태에서 레이스 모드로 약 241km/h를 달릴 때 발생하는 다운포스는 600kg을 넘습니다.


차량 동역학과 공기역학, 소재 분야에 힘을 보탠 애스턴마틴 F1 팀의 컨설팅 조직인 AMPT. / 이미지 출처: Aston Martin

차량 동역학과 공기역학, 소재 분야에 힘을 보탠 애스턴마틴 F1 팀의 컨설팅 조직인 AMPT. / 이미지 출처: Aston Martin

이 대목에서 F1과의 연결도 드러납니다. 개발에는 애스턴 마틴 F1 팀의 컨설팅 조직인 AMPT가 참여해 차량 동역학과 공기역학, 소재 분야에 힘을 보탰습니다. 앞 서스펜션은 F1에서 영감을 받은 푸시로드 방식입니다. 탄소섬유 차체 구조는 수지 이송 성형과 F1에서 유래한 오토클레이브 공정을 함께 사용해 제작했습니다. 오토클레이브는 열과 압력을 가해 탄소섬유 복합재를 성형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변경을 거치고도 무게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evo에 따르면 경량 옵션을 적용한 발할라 스파이더의 건조중량은 1,680kg. 같은 기준의 쿠페보다 25kg 늘었습니다.



문을 열면 보이는 또 다른 변화

발할라 특유의 위로 열리는 디헤드럴 도어는 그대로 유지한 발할라 스파이더. / 이미지 출처: Aston Martin

발할라 특유의 위로 열리는 디헤드럴 도어는 그대로 유지한 발할라 스파이더. / 이미지 출처: Aston Martin

발할라 특유의 위로 열리는 디헤드럴 도어는 그대로입니다. 다만 스파이더에서는 창틀을 없애고, 도어가 더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작동 기구를 다듬었습니다. 유리 상단의 곡률도 조정해 지붕을 씌운 상태에서 타고 내리기가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발할라 스파이더에 기본으로 적용되어 있는 카본 파이버 투어링 시트. / 이미지 출처: Aston Martin

발할라 스파이더에 기본으로 적용되어 있는 카본 파이버 투어링 시트. / 이미지 출처: Aston Martin

실내에 들어서면 기본으로 적용한 카본 파이버 투어링 시트가 눈에 들어옵니다. 몸을 더 단단하게 잡아주는 시트를 원한다면 쿠페의 카본 시트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 변경에는 추가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Q 바이 애스턴마틴’을 통해 색상과 소재, 리버리까지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발할라 스파이더. / 이미지 출처: Aston Martin

‘Q 바이 애스턴마틴’을 통해 색상과 소재, 리버리까지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발할라 스파이더. / 이미지 출처: Aston Martin

작지만 반가운 변화도 있습니다. 차체 측면의 사이드실에 수납공간을 새로 마련한 것입니다. 사용하지 않는 윈드 디플렉터는 접어서 이곳에 넣어둘 수 있습니다. 운전자 앞의 디지털 계기판과 중앙 화면은 각각 10.25인치이며, 후방은 디지털 룸미러로 확인합니다.


물론 애스턴 마틴의 주문 제작은 시트를 고르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Q 바이 애스턴 마틴’을 통해 색상과 소재, 리버리까지 취향을 반영할 수 있습니다. 지붕을 열면 차체와 실내가 함께 드러나는 만큼, 외장 색상과 시트 소재를 고르는 일에도 조금 더 공을 들이게 될 듯합니다.



2027년 3분기부터 고객에게

실물을 먼저 만날 수 있는 곳은 ‘2026 콩쿠르 앳 윈 라스베이거스’. / 이미지 출처: Aston Martin

실물을 먼저 만날 수 있는 곳은 ‘2026 콩쿠르 앳 윈 라스베이거스’. / 이미지 출처: Aston Martin

남은 것은 얼마나 만들어지고, 언제 도로에서 만날 수 있느냐입니다. 전체 발할라 생산 계획인 999대 가운데 스파이더가 약 4분의 1을 차지할 예정입니다. 상당수는 이미 고객에게 배정됐지만, 아직 일부 물량은 남아 있죠.


이번 공식 발표에는 스파이더의 확정 생산 수량과 판매 가격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국내 출시 일정과 가격, 한국 배정 물량도 별도로 안내되지 않았습니다.


실물을 먼저 만날 수 있는 곳은 ‘2026 콩쿠르 앳 윈 라스베이거스’입니다. 발할라 스파이더는 이곳에서 글로벌 데뷔를 치른 뒤, 2027년 3분기부터 고객에게 인도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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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엄예지
  • Photo 각 이미지 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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