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맛에 미쳐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사우어퐁당은 오직 사워 맥주만 판매한다. | 크래프트 맥주,사우어퐁당,사워 맥주

크래프트 맥주 좀 안다고 착각했다. 한동안 맥주에 미쳐 웬만한 스타일과 브랜드를 섭렵하려 노력했고 정복했다. 사워 맥주를 본격적으로 접하면서 자만을 접었다. 맥주의 세계는 끝이 없었다. 신맛의 중독성은 맥주 마니아들을 새로운 길로 인도하고 있다. 퐁당 크래프트 비어 컴퍼니 이승용 대표는 아예 사워 맥주만 판매하는 매장을 차렸다.사우어퐁당은 사워 맥주 외에 그 어떤 주류도 취급하지 않는다. 드래프트 탭이 열 개, 병입 제품은 80여 가지나 된다. 벨기에와 미국 제품이 반 이상을 차지하고 영국, 뉴질랜드, 국내 크래프트 맥주업체의 제품도 있다. 한국에 유일무이한 업장 형태인 것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비슷한 곳을 찾아보기 어렵다.장사가 될까 싶지만 반응이 나쁘지 않다. 이승용 대표도 적자를 각오하고 문을 열었다고 한다. 좋아하는 것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리겠다는 열망 하나로 말이다. 진심은 통한다. 소문 듣고 찾아오는 맥주 애호가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우연히 지나가다 들어온 손님들도 생소할 법한 시큼한 맛에 별 거부 반응이 없다고 한다. 조예림 매니저는 “이곳에서 사워 맥주 맛을 보고 싫어한 사람은 단 한 명에 불과했다”고 덧붙인다.한국 사람은 대체로 신맛에 익숙하다. 묵은지에 열광하고 동치미 국물을 원샷하는 모습을 떠올리면 쉽게 납득이 간다. 단, 맥주에서 신맛이 나는 것에 생소함을 느낄 수는 있다. 이를 잘 알기에 사우어퐁당에서는 사워 맥주가 처음인 사람에게는 충분한 설명을 곁들인다. 신맛이 덜한 것부터 단계적으로 권해 충격을 최소화한다. 신맛에 길들여지면 헤어 나오기 힘들다.사우어퐁당은 경리단길 중에서도 ‘맥주의 성지’라고 불리는 골목에 있다. 바로 앞에 더부스, 우리슈퍼, 맥파이가 성업 중이다. 이런 위치에 당당히 출사표를 던졌고 비교적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마니아가 세상을 바꾼다고 믿는다. 좋아서 하는 일의 에너지는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다. 유행만 좇아서는 살아남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