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하는 맥주 생태계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거대 기업들이 크래프트 맥주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 술,크래프트 맥주,맥주,양조

2015년 맥주 카운터에는 열한 개 회사를 대표하는 열두 가지 맥주 탭이 있었다. 1년 뒤 같은 카운터의 탭이 열네 개로 늘어났다.괜찮은 변화로 보인다. 게다가 그중 몇몇은 크래프트 맥주다. 대단한 일이다.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그 카운터에 있는 모든 맥주는 AB 인베브 제품이다. 이 회사는 벨기에와 브라질 자본이 소유한 대기업으로 미국에서 소비되는 맥주의 거의 절반을 생산한다.그렇다.버드와이저를 만드는 거대 기업 AB 인베브가 구스 아일랜드 IPA와 블루포인트 토스티드 라거 같은 좀 더 고급 제품을 만드는 크래프트 브루어리의 실제 소유주다. 이러한 현상은 업계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다.어떤 회사가 대량생산 제품 외에 같은 분야의 틈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자동차 회사(토요타는 어떤가. 렉서스와 사이언은 자매 브랜드다)와 음료 회사도 같은 전략을 쓴다.세계 최대 주조 기업 중 하나인 빔 선토리는 세계 최고 위스키로 간주되는 야마자키 셰리 캐스크 2013을 만들지만 한편으로는 싸구려 시나본 맛 보드카를 전 세계에 공급한다.그렇다면 대기업의 소규모 양조장 인수가 크래프트 맥주의 가치를 희석시킬까? 5년 전 AB 인베브가 구스 아일랜드를 인수한 이후 구스 아일랜드 대표 맥주 다섯 종의 생산량이 증가했다. 이 맥주들은 내추럴 라이트, 버드와이저 같은 곳에서 만든다.대량생산 공정을 거친 다섯 종 중 IPA와 필스너는 매우 훌륭하지만 나머지 세 제품은 거대한 탱크에서 뽑아낸 것 같은 맛이다. 다른 회사에서 아직 크래프트 맥주를 대규모 공정으로 생산하지 않는 상황에서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말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일이다.하이네켄은 라구니타스 지분의 절반을 소유하고 있다. 코로나를 생산하는 모델로 그룹의 모회사인 콘스텔레이션 브랜즈는 작년에 밸러스트 포인트를 10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에 뒤질세라 밀러-쿠어스(현재 사브 밀러와 몰슨 쿠어스의 미국 내 통합 사업을 대표하는 회사)는 블루문과 세인트 아처를 인수했고 현재 리볼버와 테라핀의 대주주다.대기업이 크래프트 맥주 회사를 인수하는 현상에서 이미 잠재적인 문제가 자라나고 있다. 바로 문화적 충돌이다. 크래프트 맥주는 ‘진짜 맥주’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이런 고급스러운 느낌이 큰 장점이다.AB 인베브는 오랜 버드와이저 애호가와 오만한 크래프트 맥주 애호가 사이에 불꽃 튀는 전쟁을 일으키려는 것처럼 보인다. 작년 AB 인베브의 대표 브랜드인 버드와이저는 슈퍼볼 경기 중에 크래프트 맥주 애호가를 조롱하는 듯한 광고를 내보냈다. 안경을 끼고 수염을 꼼꼼하게 다듬은 데다 호리호리하고 맥 빠져 보이는 남자들이 광고에 등장한다. 이 광고는 “저 친구들은 펌프킨 피치 에일이나 홀짝이라고 하죠”라는 멘트를 날리며 비웃는다. 버드와이저는 ‘자랑스러운 대량생산 맥주’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다.하지만 많은 시청자들이 며칠 전 AB 인베브가 시애틀의 엘리시안 양조장을 인수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펌프킨 피치 에일과 비슷하게 발음되는 ‘펑쿠치노 커피 펌킨 에일’을 만드는 회사다. 버드와이저를 쾅 하고 내려놓으며 콧수염을 기른 속물들을 비난하거나, ‘대량생산’의 획일적 문화에 대한 혐오를 표출하며 엘리시안의 고상한 창조물을 맛보거나(구스 아일랜드, 블루 포인트, 포 픽스, 그리고 데블스 백본은 굳이 말하지 않겠다), 어느 쪽이든 AB 인베브는 돈을 번다.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더 작은 양조장은 현재의 분위기에서 번창을 지속하게 될 것이다. 지역 단위 공급이 그들의 목표다. 국제적 기업의 지배에 도전(또는 위협)할 건덕지가 없다.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창업자 스티브 힌디의 말에 따르면 도그피시 헤드, 새뮤얼 애덤스, 그리고 브루클린 브루어리 같은 중간 크기의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이 가장 위축될 것이라고 한다.물론 어떠한 경우에도 품질이 가장 중요하다. 수공업 피라미를 삼키는 거대 고래들이 이 한 가지는 명심했으면 한다.잔에 담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개개인의 취향이다. 맥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컬트 맥주를 숭배하라크래프트 맥주에서 가장 흥미로운 존재는? 바로 차고 규모의 초소형 양조장이나 소규모 양조장에서 만드는 극소량의 병맥주와 생맥주 한정 제품이다. 오직 소수의 사람만이 찾아내고 많은 사람이 꿈만 꾸는 맥주다. 스리 플로이즈의 검고 도수가 높은 다크 로드와 풋힐의 코코아를 첨가한 섹슈얼 초콜릿 같은 제품은 1년에 한두 번 열리는 특별한 출시 행사에서만 접할 수 있다. 더 브루어리의 악명 높은 블랙 튜스데이는 너무 유명해서 구입하려면 회원 가입을 해야 한다. 이걸 맛볼 수 있는 다른 길은 없을까? 비어애드버킷과 레딧의 비어트레이드 같은 포럼을 살펴보며 교환하는 방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