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는 이명박을 쫓고 있다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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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우는 이명박을 쫓고 있다

주진우 이하 주 언제인가 신 기자와 만났을...

ESQUIRE BY ESQUIRE 2017.09.27

주진우(이하 주) 언제인가 신 기자와 만났을 때 마지막으로 나눴던 말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았어요. 어쩌면 그래서 <주진우의 이명박 추적기> 같은 책이 나온 거고, <저수지 게임> 같은 영화가 나온 거고.

박찬용(이하 박) 무슨 얘기였나요?

주_사람은 왜 주진우한테 진실을 기대하는가?

신기주(이하 신) 모두가 직접 진실을 찾아 헤매지는 못하지만 소극적으로나마 주진우라는 기자를 응원하면서 대신 진실을 찾아주길 기대한다.

주_그런 사람들의 기대 때문에 지금도 멈추지 못하는 것 같아요. 저는 잘못된 것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관찰하고 추적해온 사람이에요. 그래서 이 여정을 끝내지 못하고 계속 달려가는 것 같아요. 어제는 상갓집에서 대학교 선배 한 분을 만났어요. 20대 초반이었던가, 저한테 똑바로 살라고 귀에 못이 박히게 잔소리를 했던 사람이에요. 그런데 어제 말씀하시더라고요. “내가 너에게 똑바로 살라고 말했던 걸 사과한다. 내가 보니 지금 네가 제일 똑바로 살고 있다.”

박_진심 어린 사과처럼 들려요.

주_전 뭔가를 나서서 하려고 했던 사람이 아니었어요. 맨 뒷자리 창가에 앉아 있는 말없는 소년이었어요. 언제부터인가 정의는 도외시되고 돈과 명예와 출세만 강조하는 세상이 돼버렸어요. 기자조차. 기자는 진실과 정의와 약자의 편에 서야 하는데 어떤 기자는 거짓과 돈과 강자의 편에 서 있어요. 그걸 외면할 수가 없어서 이렇게 서 있어요. 사람들이 제가 싸우는 걸 알아주고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걸 알아요. 그것 때문에 더 똑바로 살려고 애쓰게 돼요. 제가 할 수 있는 한 모든 걸 다 하려고 합니다.

박_<주기자의 사법활극>에서 ‘돈을 버는 게 일곱 번째로 중요하다’고 썼어요. 돈보다 중요한 여섯 가지는 뭔가요?

주_아마 여섯 가지 이상일걸요. 돈보다 중요한 건. 돈도 중요하죠. 그런데 사람들이 다 돈 돈 해서 싫어요. 그래서 저는 기자 생활하면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집에다도 이야기했죠.

박_아내분께?

주_“우리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집은 못 산다. 맞벌이하니까 너 사고 싶은 거 다 사고 먹고 싶은 거 다 먹어라. 다른 건 멋대로 하고 집은 포기하고 살자.” 이렇게 정했습니다. 제 월급도 다 취재비로 쓴다고 생각하고. 기자 생활하는 몇 년 동안만큼은 그렇게 하자고. 돈 생각하면 기자 일을 잘할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1, 2년 정도만 하고 그만둘줄 알았죠.

신_거의 20년 가까이 기자 일을 하고 있는데요?

주_저도 모르게 여정을 못 마치고 여기까지 온 거예요. 저도 겁도 많고 특별한 실력이랄 것도 없는 기자예요.

신_실력이 없다는 건 지나친 겸손이 아닌가요? BBK 특검과 내곡동 특검만 해도 모두 주진우 기자의 기사 덕분에 꾸려진 건데요.

주_용기는 있는 것 같은데 실력은 없어요. 늘 세 번째나 네 번째 줄에 앉아 있는 기자였어요. 앞줄에 있던 기자들이 권력 앞에선 다들 도망갔어요. 그러니까 제가 서너 번째에 숨어 있다가 “그게 아닌데요”라면서 손을 들게 된 거예요.

박_의협심 같은 거죠?

주_대단한 게 아니에요. 그냥 기본이죠. 대한민국이 이 정도 된 건 똑똑하고 성실한 국민이 있어서 그렇지, 박정희나 전두환 때문이 아니에요. 그 이야기를 하면 기득권은 저를 미워하고, 아닌 사람들은 제게 기대하죠. 누군가 어떤 이야기를 딱 물어 오고. 저는 “그만해야 하는데”라고 하지만 또 하고 있는 거예요. 대단한 기자 정신, 그런 게 아니라.

신_영화 <저수지 게임>과 책 <주진우의 이명박 추적기>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아주 본격적으로 추적합니다. 저수지의 존재에 대한 합리적 의심에 관해선, 제게도 사석에서 몇 차례 들려준 적이 있잖아요. 조세 회피처인 케이맨 제도 얘기도. 저수지로 통하는 길목 중 하나가 바로 캐나다 노스요크였군요. 정말 사소한 실마리밖에 없는데도 노스요크까지 가서 맨땅에 헤딩을 하더군요.

주_영화도 만들고 책도 썼지만, 저한텐 이런 인터뷰 자리가 정말 소중해요. 저수지를 찾으려면 저 혼자만의 힘으로는 안 돼요. 저는 늘 맨땅에 헤딩할 수밖에 없으니까 사람들이 도와줘야만 해요. 관심을 가져줘야만 해요. 어린 학생이 골목길에서 권력을 가진 깡패들한테 당하고 있어요. 모두가 나와서 싸워줄 수는 없어요. 각자의 생업이 있으니까. 제가 나가서 싸운다고 칩시다. 다들 제가 싸우는 장면을 보고 있잖아요. 불 끄고 자는 척하지 말고 불만 켜줘도 됩니다. 소리만 질러줘도 되고. 신고만 해줘도. 쳐다만 봐줘도. 우리는 모두 이 사회의 어른이잖아요. 어른들은 부당한 일이 있으면 똑바로 쳐다볼 수 있어야 해요. 우리 아이들에게 돈이면 다 되니까 참으라고 얘기하면서 비굴함과 굴종을 넘겨줄 수는 없잖아요. 아무리 권력을 가진 깡패라도 우리가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알면 함부로 하지 못해요. 정말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불만이라도 켜줬으면 좋겠어요.

신_지난겨울 광장을 밝힌 촛불처럼.

주_네.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에요. 사람들이 알고 있으면 깡패들도 함부로 못 움직여요. 지금은 이명박이 왜 그렇게 강을 팠는지 다 알잖아요. 자원 외교가 사기나 다름없었다는 것도 다 알잖아요. 어디엔가 수백조씩 빼놓았겠다 싶잖아요.

박_수백조나 되나요?

주_더 나쁜 건 돈이 더 빠져나가야 한다는 거예요. 권력기관들은 이 사실을 다 외면하고 있어요. 저는 그런 상황을 보고서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끌려갔죠. 아시다시피 무수한 소송을 겪었고.

신_사법 활극.

주_저를 구속시키려는 시도가 숱하게 있었어요. 정권이 바뀌었지만 아직도 있어요. 며칠 전에 광화문 쪽에 있는 회사에서 집 쪽으로 오는데 오토바이 두 대가 뒤따라왔어요.

박_미행?

주_저는 맨날 도청과 감시의 위협을 느끼며 살아요. 지금은 거의 사라졌는데 그날은 오토바이 두 대에 남자 두 명이 나눠 타고 절 쫓아왔어요. 앞뒤로 쫓아오는 게 보였어요. 서 있으면 앞으로 왔다가 뒤로 왔다가.

신_대낮에 미행이라니요?

주_다리를 건너면서 제가 갑자기 차를 꺾으니까 오토바이 탄 남자가 가운뎃손가락을 올리더니 가버리더라고요. 이런 일을 자주 겪는 편이긴 한데, 지금도 가슴이 서늘하네.

박_저라면 두려움을 견딜 수 없었을 거예요.

주_그런 위협으로 제가 위축되는 게 그 사람들이 노리는 바니까요. 그래서 일부러 그런 일이 있었다고 이야기해요. 쫄지 않겠다는 다짐이랄까. 오해했나 싶다가도 너무 이상하니까요. 남자 둘이 탄 오토바이 두 대가 한참 따라왔으니까. 저한테 항상 미행이 붙었나 봐요.

박_그러고 보니 <주진우의 사법활극>에도 미행을 따돌리는 법에 대해 썼던데요. 정문으로 가서 비상구로 나오라거나.

주_그런 거 많아요. 저는 엘리베이터도 둘이 타지 않아요. 웬만하면 안 타고 걸어 다니고. 계단으로 갔다가 누군가 서 있어서 무서우면 그때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박_이러니 인간관계도 협소할 수밖에 없겠어요. 술도 안 드신다 했고.

주_술은 안 먹지만 인맥이 협소하지는 않아요. 인간관계가 깊어서.

박_국정원 같은 곳에서 고소를 당하면 심리적 타격이 클 것 같아요.

주_아니에요. 지금도 열서너 개 걸려 있어요. 내란 선동 같은 것까지.

박_내란 선동?

주_저와 김제동 씨가 촛불 집회 무대에 선 적이 있었어요. 시국에 대한 의견을 이야기했죠. 그것이 내란 선동이라고 고소당했어요. 슬펐어요. 시대가 바뀌려면 멀었어요.

신_정권은 바뀌었지만 시대는 바뀌지 않았다?

주_대통령만 바뀌었을 뿐 이 땅의 메인스트림은 아직도 그대로예요.

신_그래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추적하고 있는 거죠?

주_이명박은 구조적으로 이 사회를 망가뜨렸어요. 자기한테 반대하는 사람을 깔아뭉개고 잡아들이는 게 법치가 아니잖아요. 이명박은 법을, 검사와 판사를 이용했어요. 민주주의를 망가뜨렸어요.

박_권력을 사유화했단 말씀이군요.

주_우리의 세금을 이명박이 가져갔어요. 권력이라는 이름으로, 정치란 이름으로 가져갔어요. 이건 우리가 빼앗긴 돈을 찾아오는 문제예요. 그렇지만 국민들은 아직 관심이 크지 않아요. 일부 언론과 권력기관 같은 공범자들 탓이죠. 그런 공범자들에게 이명박은 엄청난 빵을 나눠줬어요. 같이 잘살자고.

신_모두 함께 비리를 저지르게 만들고 공범으로 만들어서 면죄부를 받았다는 말씀이네요. 모두가 공범이라면 누가 누구를 탓할 수 있겠어요.

주_검찰이 나서야 하는데, 검찰은 내곡동 특검과 BBK 특검과 다스 수사에서 이명박한테 면죄부를 줬어요. 이명박을 잡으려면 검찰이 자기 내부부터 숙청해야 해요. 자기네들의 과거를 부정해야 돼요. 이게 어렵죠. 그래서 <주진우의 이명박 추적기>를 썼어요. 과거를 부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다른 길이 있다고. 검찰은 계속 눈치 보고 있지만.

신_저수지로 가는 다른 길을 찾았다?

주_불을 켜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박근혜를 잡은 건 국민이었어요. 검찰이나 특검이 아니었어요. 검찰도 느꼈죠. 광장에서 들려오는 함성이 일부 좌파나 종북주의자들의 외침이 아니구나. 국민의 마음이구나. 특검 사람들은 촛불을 보고 전율했어요. 국민이 밀어붙인 거예요. 절대 소수의 특정 세력이 이뤄낸 성과가 아니에요. 이명박을 잡을 수 있는 사람도 검찰이나 국세청이 아니에요.

신_국민이란 거군요.

주_그렇죠. 저는 저 나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능력이 부족해서 그렇지. 그래도 제가 몇 가지 단초를 제공할 테니까 불을 켜주세요. 그래야 검찰과 국세청이 움직여요. 그래야 이 땅을 망가뜨린 저 권력을 잡을 수 있어요.

신_이명박 전 대통령을 잡으려면 다시 광장에 촛불이 들끓어야 할까요?

주_그렇죠. 촛불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런데 모두 작년에 고생 많이 했으니까 쉬어야 하는데.

신_대신 등불을 켜달라는 말씀으로 들리네요.

주_네. 광장의 촛불은 아니더라도 집의 등불은 켜달라는 게 제 말씀입니다.

신_최순실 게이트에는 일일 연속극처럼 세속적인 재미가 있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흥미를 갖고 들여다봤고 사건의 실체를 이해하고 분노하게 됐죠. 반면에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한 의혹들은 어려워요. 복잡해요. 저 역시 다큐도 보고 책도 봤지만 돈맥과 인맥을 쫓다 보면 머릿속이 헝클어지는 건 어쩔 수가 없어요.

주_(한숨) 어렵죠. 이명박은 정말 대단해요. 그에 비하면 박근혜는 주사 맞고 드라마만 봤어요. 아무것도 안 하고. 세월호 참사 때도 그런 식이었죠. 참사 다음 날 정유라 승마 관련한 걸 지시했을 정도로. 국민들이 촛불을 들자 그런 어두운 부분이 다 보였어요. 이명박은 훨씬 많아요. 정말 많아요. 비유하자면 이명박이 깔아놓은 고속도로에서 박근혜는 차 타고 가면서 드라마만 본 거라니까요. 이 모든 악과 부패의 시스템은, 이 고속도로는 이명박이 깔았어요.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을 거치면서 한국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와 인권을 성숙시켜왔어요. 그런데 이명박은 자기 사리사욕을 채우느라 아무것도 안 했어요. 사람들이 등불만 켜주면 그때 있었던 일들이 다 나올 거예요. 지금은 제가 혼자 이렇게 떠들고 있지만, 알고 보면 이명박을 둘러싼 이야기들은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어요.

신_박근혜 정권은 천박한 에피소드를 양산했죠. 비리를 저지르는 방식도 지나치리만큼 단순했어요. 그러니 잡았던 정권도 놓칠 정도죠. 이명박 정권은 에피소드는 많지만 교묘해요. 숨겨져 있어요. 일반인들은 포기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있어요. 결국 이 벽을 깨야만 하겠죠.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등불을 켜게 만들려면.

주_다큐멘터리도 만들고 책도 썼어요. 기사만으로는 어려우니까, 아직은 제 노력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신_그만큼 비리의 흑막이 교묘하다는 뜻일 수도 있겠죠.

주_복잡한 걸 단순하게 설명해주는 게 우리의 일일 겁니다. BBK도 어려웠어요. 처음엔 ‘이놈이 나쁘고 사기꾼이네’라고 봤지만, 자꾸 얘기가 복잡해지니까 관심이 줄었죠.

신_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자꾸만 이야기를 재미없게 만들어버려요. 그게 최고의 대응 전략인 거죠.

주_재미없지가 않다니까요. 이명박은 기자들에게는 신이 내린 선물이에요. 저는 이명박이라고 하면 하루 만에 커버스토리를 쓸 수 있어요. 이번 책도 취재는 어려웠지만 쓰기는 금방 썼어요. 2탄, 3탄도 쓰라고 하면 금방 쓸 수 있어요. 이야깃거리가 너무너무 많아요.

박_<저수지 게임>의 다음 이야기도 있다고요?

주_무궁무진합니다.

신_아직도 이명박 전 대통령이 꿈에 나오나요? 영화 <저수지 게임>을 보면 자다가 이명박 악몽을 꾸고 잠을 설치는 장면이 나오던데.

박_무슨 꿈이죠?

주_둘이 이야기하다가 쫓겨나거나, 제가 질문을 하다가 쫓겨나거나, 막 그런 거예요.

신_도대체 어느 정도면 이명박 전 대통령이 꿈에 다 나올 수 있는 거죠?

주_제 책상 위에 주로 쌓여 있는 책이 이명박 관련 서적이에요. 책꽂이에도 있고 박스에도 있어요. 박스에도 3분의 1이 이명박 자료예요. 이명박 관련 책을 정말 많이 읽었어요. 외국 논문까지 읽었어요.

신_영화와 책에선 모두 토론토 사건을 추적하잖아요. 토론토 부동산 개발 사업에 농협 사기를 당한 사건인데, 대출 인허가 과정이나 부실화된 대출의 처리 과정에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갖고 돈의 흐름을 쫓죠.

주_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자마자 금융기관에 이명박 주변 사람이 들어왔어요. 회장, 행장은 물론 부장, 차장까지. 외국에서 자원 외교를 한다고 하면 이들 금융기관에서 수조원이 투하되죠. 대출이나 투자가 대부분 1년 안에 망해요. 가장 이상한 점은 망한 다음 돈이 사라졌는데도 금융기관들이 돈을 안 찾는다는 겁니다.

박_금융기관이 돈을 안 찾는다니, 말이 되나요?

주_그런 일이 주로 캐나다에서 일어났어요. 여러 회사에서 한 회사당 1조원에서 4조원까지 사라졌어요. 이상하잖아요? 그래서 캐나다에서 돈이 사라지는 과정을 쫓았어요. 그러다 농협 대출 사건을 알게 됐어요.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청년 실업자 한 사람이 보증도 담보도 없이 210억원을 농협에서 대출받아요. 그것도 회사를 세운 다음 날 대출 승인을 해줬어요.

박_농협에서요?

주_본점에서 바로. 좀 이상하지 않나요? 그런데 이 210억원이 캐나다로 흘러들자마자 사라졌어요. 패턴이에요. 제가 전문가에게 의뢰해서 돈을 추적해봤어요. 캐나다에 있던 돈이 케이맨 제도에 가 있다는 거예요. 거기가 수조원짜리 비자금 저수지예요. 농협에서 고소만 하면 이 돈의 행방을 찾을 수 있어요. 그런데 농협이 고소를 안 해요.

신_농협은 계속 고소를 한다고만 하고 안 하고 있는 거죠. <저수지 게임>을 보면 농협 본점에 몇 번씩이나 찾아가서 고소 여부를 묻던데요.

주_210억원은 이 상황에서는 푼돈이에요. 돈이 대출되고 사라지는 과정이 전형적인 패턴이에요. 이걸 찾으면 이명박의 돈도 찾을 수 있어요. 그래서 몇 년 동안 쫓아다녔습니다. 정보원은 만나주려고 하지도 않았어요. 이야기 자체를 안 하려고 했죠. 휩싸이면 어떻게 되는지 아니까. 사건에 관여했던 한 사람은 정말 저수지에서 죽어서 발견됐어요.

박_실제로요?

신_농협 해외사업부서에서 일했던 어떤 분.

주_네. 그래서 취재하는 게 힘들었어요. 공을 엄청 들였어요.

신_말씀하신 비리의 패턴. 국내에선 타당성 검증이 어려운 해외 자원 외교라는 틀이 있죠. 해외 신용 평가사나 금융기관이 신용보증을 해주죠. 국내 금융기관이 대출을 일으켜줘요. 얼마 못 가 사업은 망하고 돈은 사라져요. 그런데 정작 거액을 대출해준 금융기관은 돈을 찾을 생각도 안 한다. 사업 타당성을 보증해준 해외 금융기관에게 책임을 묻지도 않는다. 결국 주진우가 나선다.

주_(웃음) 출자사가 거의 정부 기관이에요. 한국석유공사나 한국자원광물공사 같은. 돈 흐름이 복잡하니까 국민들한텐 잘 와 닿지가 않죠. 내 세금을 가져갔다는 사실이 안 와 닿아요. 4대강과 자원 외교와 방산 비리로 적어도 200조 정도는 사라졌을 거예요.

박_200조?

주_200조라고 하면 큰돈이다 싶긴 한데 와 닿지도 않아요, 솔직히. 대한민국의 보통 사람들한텐 2000만원이 더 크게 와 닿죠. 이명박은 정치라는 이름으로 내 돈을 빼앗아갔어요. 내 돈이라니까요. 그러니까 분노해야 합니다. 아까 언급한 캐나다의 이상한 회사들 지분은 거의 이명박 주변의 검은 머리 외국인이 갖고 있어요. 지분도 다 팔아요. 그런 회사를 쫓아가다 보면 결국 페이퍼 컴퍼니가 나와요. 껍데기뿐인 회사에 한국의 금융기관들이 거액을 대출해준 거죠. 아무도 책임지지도 책임을 묻지도 않아요. 검찰은 쓸데없는 것만 기소해서 면죄부를 주고. 이런 게 수십 건이에요. 국가라는 이름으로 1인당 2000만원씩 200조원을 훔쳐갔는데 이래도 되나 싶어요. 분노해야죠.

신_내 돈. 내 돈.

주_저수지를 찾는 건 결국 내 돈 찾기 운동이에요.

신_하지만 저수지로 가는 길은 문전에서 번번이 길이 막히던데요.

주_같이 해 먹은 사람들이 많아서예요. 그만큼 용기를 내기가 어려운 거죠. 게다가 주변에서 죽는 사람도 봤죠. 그래서 더 어렵죠. 기자가 정보원을 만나서 내세울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요. 아시잖아요. 그때 제가 호소하는 건 정의감이에요. 진실의 힘이고.

신_정의감보다 유용한 건 내부의 균형이잖아요.

주_맞아요. 흔적을 치우는 과정에서 균열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요. 덜 먹어서 서운한 사람이 먼저 흘려요. 어쩔 수 없는 공범이니까 입을 쉽게 안 열지만.

신_그럴수록 이야기는 어려워지고, 대중의 관심에서도 멀어지고.

주_이명박 관련 사건들은 단계가 많아요. 단계별로 꼬리를 자르기가 쉽죠. 이명박 주변의 이상득, 최시중, 천신일 같은 사람들은 모두 감옥에 갔다 왔어요. 그들이 저지른 수백 가지 죄 중에서 가장 약한 거 하나로. 그러곤 특사로 다 풀려났어요. 다 면죄부를 받은 모양새가 됐죠. 봐라, 감옥에 갔다 왔으니 됐지 않느냐는 투. 이명박은 정말 위대해요.

신_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 조직은 조직폭력배의 메커니즘과 똑같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무엇보다 감옥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은 끝까지 챙겨준다.

주_이명박 주변에는 이번엔 서운하더라도 다음엔 꼭 챙겨준다는 불문율 같은 게 있어요. 묘한 악의 연결 고리를 만들어주고 있죠.

박_주 기자님은 평소 화를 잘 내는 편인가요?

주_평소에는 화를 잘 안 내요. 그런데 인터뷰하다가는 싸움도 잘 해요.

박_다혈질인가요?

주_저는 만주 벌판도 혼자 다니는 사람이잖아요. 그리고 워낙 거악들을 많이 봐왔잖아요. 저는 자잘한 건 취급도 안 해요. 크게 분노할 게 많은 사회거든요.

박_말씀하시면서 점점 더 감정이 고조되는 것 같아서 물어봤습니다.

주_저는 좀 다혈질인 게 맞아요. 이명박을 얘기하는데 어떻게 분노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

신_어쩌면 이명박 전 대통령도 주진우 기자를 생각하면 부글부글하지 않을까요? BBK 특검에 내곡동 특검까지, 이명박 정권은 주진우의 기사에서 시작해서 주진우의 기사로 끝났다고도 할 수 있는데요.

박_출소한 김경준 씨는 만나봤어요?

주_전화는 자주 하는데. 하지만 그분도 이명박과 공범 관계였기 때문에 한쪽만의 이야기를 말할 수밖에 없죠. 그분의 시각에서만 바라본 이야기. 그래서 답답할 때가 많아요.

박_이제 둘 사이는 끝난 게 아닌가요?

주_그렇지도 않아요. 이명박의 위대함은 돈의 카르텔로 모두를 연결시켜둔다는 거죠. 김경준은 자기와 공범이자 진짜 주범인 이명박의 죄를 말해야 해요. 그런데 자꾸 다른 이야기만 하니까. 국민들은 김경준이 안타까우면서도 받아들여주기가 힘들죠.

신_ 어쩌면 이건 이명박이라는 개인 한 사람을 넘어선 이야기 같습니다. 주진우가 싸우는 대상은 이명박으로 상징되는 대한민국 자본주의의 탐욕인 것 같아요. 모두가 욕망으로 연결된 한국의 민낯.

주_ 그래서 어려운 거예요. 그런 탐욕의 정점에 이명박이 있어요.

신_ 상징적인 존재인 이명박 전 대통령을 끌어내리려 하고 있지만, 결국 그 과정에서 우리가 사는 한국 자본주의가 드러나네요. 모두가 연루돼 있고. 모두가 뒷거래를 하고, 결국 모두가 더럽다는 게 드러나는 만인이 만인을 타락시키는 세상.

주_ 나만 잘살면 된다는 반칙이 당연시되는 세상. 이명박 이너 서클에만 들어가면 비뚤어진 세상이 훨씬 더 살기 좋을 테니까요.

박_ 보통 사람들은 어디에서든 더 좋은 이너 서클에 들어가려고 애쓰죠.

주_ 맞아요. ‘세상은 원래 이런 거야. 그러니까 무릎으로 사다리를 기어서 올라와.’ 이게 이명박이 한국 사회에 던진 메시지예요. 그렇기 때문에 그 정점에 있는 이명박을 끝까지 추적해야만 하는 거고.

신_ 상징을 무너뜨려야 한다?

주_ 네. 성은 견고해만 보여요. 내부의 핵심 정보를 빼내서 기사를 써도 쉽게 흔들리지 않더군요. 미동도 하지 않아요. 그만큼 악의 카르텔이 단단하고 높아요. 매일 느끼고 있어요.

박_ 주진우는 탐욕의 이너 서클 바깥에 있는 거네요?

주_ 저도 회유를 많이 받았죠. “야, 사는 게 이렇게 사는 게 아니야. 여기 오면 얼마 줄게.” 제가 자기네 쪽에 있다고 생각해봐요. 뭐든지 해주고 싶겠죠. 많이 그랬죠.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던졌죠. 기자들은 거부해야죠. 거절해야죠. 그래야 조금 멋있지. 우리는 감시하는 역할을 하잖아요. 이너 서클에 붙은 기자들요? 그중에서도 맨 하부 조직이에요. 가만히 보면 거기 붙어서도 잘 먹고 잘살지 못해요.

박_ 이너 서클에 들어가봐야 맨 바닥에만 머무는 건가요?

주_ 그럼요. 맨 끝이야. 영혼을 팔아서 이너 서클에 들어가봐야 대접도 못 받아요. 무슨 부귀영화를 누릴 거라고.

신_ 이명박 이너 서클을 파고 들어가다 보면 나오는 이름이 있어요. 이지형. 이명박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의 아들이죠. 이명박의 조카.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의혹들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 어쩌면 이 모든 비즈니스의 설계자.

주_ 저도 이 사람이 진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맥쿼리에서 사회간접자본에 많이 투자했어요. 고속도로며 다리며.

신_ 인천공항에도 눈독을 들였었죠.

주_ 사회간접자본 시설을 민영화할 때마다 맥쿼리가 하나씩 장악했어요. 이지형이 이명박 집안의 구조를 짰어요. 저는 이명박의 저수지가 싱가포르와 캐나다를 거쳐서 케이맨 제도에 있다고 확신해요. 이지형은 이명박 정권 중반에 싱가포르로 거처를 옮겼어요. 이지형의 재산을 파악하면 이명박의 재산 규모가 나올 거예요. 싱가포르는 한국과 범죄인 인도 협조도 안 돼요. 조세 기관 간 협조도 잘 이뤄지지 않아요. 그래서 제가 다른 길을 뚫고 있어요.

신_ 실마리를 찾았다는 말씀인가요?

주_ 쫓고 있습니다. 항상 저의 숙제예요. 제보해주세요. 뭐든. 대통령은 이명박이 됐지만 집안의 가장은 이상득이에요.

박_ 이상득 전 의원이 상왕이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군요?

신_ 연출 이상득, 기획 이지형, 주연 이명박이라는 말씀이네요.

주_ 그럼요. 이지형과 이야기를 해야만 해요. 굉장히 중요한 사람이에요. 검찰 같은 권력기관이 나서줬으면 하는 바람이 커요.

신_ 하지만 이지형 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이상득 전 의원과 달리 공인이 아닌데요. 관련 의혹에 대해서 입증된 것도 없고.

주_ 하지만 여러 공적 투자에 참여했기 때문에 충분히 수사할 수는 있어요. 통장에 수조원 이상 자금이 있다면 그건 수상한 일이잖아요? 그 돈의 출처를 추적할 수도 있는 거고. 

박_ 그나저나 기억력이 정말 좋으시네요. 빈 책상에서 빈 종이에 인물 관계도까지 그려가면서 이름과 관계를 전부 설명해주시네요.

주_ 이건 제 전문 분야니까요. 다른 건 또 멍해요.

신_ 다른 건 몰라도 팩트를 다투는 일에 관해서만큼은 치밀하고 꼼꼼하고 자신 있다고 하셨던 말이 기억에 오래 남았어요.

주_ 저의 모든 말이 팩트에서 벗어나면 다 져요. 모든 면에서 소송을 대비했고 팩트에 근거했어요. 치밀하게 치열하게 다퉜어요. 제가 지금껏 살아 있는 이유예요. 무수한 팩트 중에서 한두 군데 약한 고리를 치고 들어오면 제가 방어할 수 없어요. “주진우가 이건 잘못했네”라고 이야기하는 순간 나의 신뢰도가 떨어져요. 그 신뢰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이명박이 얼마나 노력했는데요.

박_주진우의 인생에선 멋이라는 게 항상 중요한가 봐요.

주_아주 중요한 판단 기준이죠. 저의 철학은 ‘이게 멋있는가?’예요. ‘옳은가? 진실의 편인가, 약자의 편인가? 이게 사회에 보탬이 되나?’도 멋이에요. 보통 사람들은 ‘이게 나한테 이득이 되는가’가 기준이 아니기 때문에 제가 이너 서클의 바깥에서 충실하게 감시하는 것일 수도 있어요.

신_류승완 감독과 가깝잖아요. 류승완 감독이 연출한 영화 <베테랑>에서 황정민이 하는 말이 있죠.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주_중학교 때 제가 책가방에 써놓았던 말이에요. 쪽팔리게 살지 말자고.

신_‘협’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이 시대의 협객 주진우.

박_보통 남자들이 젊을 때는 꿈을 좇기도 하고 이상을 따르기도 하지만, 결혼하고 부양가족이 생기면 마음이 약해지고 그러잖아요. 주진우는 어떻게 그런 면에서 자유로울 수 있나요?

주_가족들의 희생이 많았죠. 가족은 가장 소중하지만 우선순위가 밀려 있었어요. 18년 동안 한 번도 여름휴가를 가본 적이 없어요. 중간중간 쉰 정도? 이게 바람직하지는 않아요. 우리가 처한 상황이 너무 비정상적인 시기라서 어쩔 수가 없는 거죠. 권력으로 불량배 짓을 해놓은 걸 너무 많이 봤기 때문에 저로선 너무 급해요. 이명박까지는 제 혼신을 다해 해보고, 그다음에는 조금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서 조용히 살아보고 싶어요. 늘 ‘여기까지만 한다’였는데 아직도 이러고 있네요.

신_이명박 전 대통령 가문이 원하는 건 어쩌면 단순히 돈이 아닌 것 같아요. 한국의 로스차일드나 록펠러 같은 가문이 되는 게 궁극의 목표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의 재벌은 산업자본이죠. 공장이 있고 노조도 있고 소비자들과 맞닿아 있고, 그래서 당연히 사회적 감시도 받죠. 재벌 위에 금융자본이 있어요. 로스차일드나 록펠러처럼 눈에 잘 보이지도 않으면서도 사회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주_그게 이명박이 노리는 걸지도 몰라요. 이명박의 꿈은 한국 최고의 부자가 되는 거였어요. 누구도 감히 건드릴 수 없게. 이명박이 현대건설 사장을 하던 시절부터 나돌던 얘기예요. 이명박은 분명 재벌이 되고 싶었어요. 그러다 재벌을 뛰어넘는 존재가 되는 법을 간파한 거죠.

신_유럽의 로스차일드나 미국의 록펠러는 돈의 힘으로 세계 정치와 경제를 주물러요. 정치권력조차 발아래에 있죠.

주_시장이 되고 대통령이 되면 자신의 금권을 키우고 지키고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데까지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여기까지 왔겠죠. 이명박은 우리나라에서 최고 부자가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여기까지 온 건데.

신_어쩌면 가까워졌을지도 모르겠네요. 목표에. 수백조의 자산을 갖고 있고, 여전히 권력과 영향력을 유지하고, 비호 세력을 거느리고.

주_이명박과 관련된 의혹을 밝혀내기 위한 국정조사나 특위가 꾸려질 때마다 어떻게 무산되었는지 보세요. 다 돈 때문이거든요. 이명박이 군림하고 떵떵거리고 살 수 있는 건 이명박이 가진 돈의 힘이에요.

신_주진우 기자가 저수지를 찾아다니는 건, 이명박이라는 결코 잡을 수 없는 존재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네요. 자본주의라는 암흑의 핵심으로 가는 길.

주_이 사람은 부자가 되면 안 되는 사람이에요. 권력을 쥔 조폭에 불과해요. 그래서 굉장히 무섭고.

신_결국 록펠러나 로스차일드도 자신들이 피로 돈을 벌었다는 사실을 세탁하잖아요. 과거를 지우고 예술을 사랑하고 사회에 봉사하죠. 그렇게 대중의 존경까지 받는 가문으로 탈바꿈을 합니다. 만일 정말로 그렇게 야심이 큰 사람들이라면, 분명 여기까지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주_자선에는 안 나설 것 같아요.

신_책에 쓰신 에피소드들처럼 너무 짠돌이라서?

주_자기 때는 어렵겠지만 후대에는 키워나갈 수도 있겠죠. 힘의 원천인 숨겨둔 돈 덕분에 절대 망하지는 않을 거고. 그렇게 하나씩 넓혀나가겠죠. 우리가 생각하지도 못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을 거예요.

박_이명박 전 대통령과 몇 번 만난 적이 있지 않아요?

주_많이 봐요. 출근길에, 퇴근길에. 이명박 집, 이명박 사무실, 다니는 식당. 맨날 다니고 있어요. 만나도 이명박 본인이 자기 계좌가 어디에 있는지 얘기해주지는 않을 거예요. 막연하게 지켜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 거죠.

박_어디 사는지 아무에게도 밝히지 않는다고 했어요. 아직도 어디 사는지 아무한테도 말씀하지 않으세요?

주_예전만 해도 제가 사는 데가 몇 군데 있어서 옮겨 다녔어요. 집 앞에서 몇 명이 서성거리고 쳐다보고 그랬으니까.

박_무섭네요.

주_불안하죠. 가족들을 집 앞까지 미행하는 사람이 있어서 집 나와서도 오래 살았어요.

박_마지막 질문입니다. 행복하세요? 늘 행복하냐고 묻는데, 행복할 리가 없겠다 싶어서.

주_그렇죠. 미행하고 감시받고 제 전화기를 누군가 들여다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제약이 커요. 어렵죠. 페이스타임, 텔레그램, 이런 걸로만 연락하지. 거의 대부분 사람들하고 그래요. 지인들하고도 잘 못 만나요. 저하고 친하다는 걸 알면 탄압이 많았어요. 제 생활은 개인적인 행복과 굉장히 멀어요. 저는 사실은 자유주의자고 개인의 행복을 가장 중시해요. 누구를 만나도 네가 행복하고 편한 게 그게 가장 좋다고 하고. 너의 이익에 침해된다면 제보하지 말라고도 그래요. 다만 네가 나를 이용해서 너도 좀 얻을 수 있는 게 있다면 그렇게 하라고 하죠. 그런데 지금은 이명박을 쫓는 일을 저 개인보다, 제 모든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렇게 사는 거죠.

박_더 중요하다?

주_저는 이 시대의 수단이고 도구예요.

박_무엇을 위한 수단인가요?

주_사회의 정의 실현. 기자는 이런 생각을 조금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큰 적폐, 구조적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죠. 공영방송이 정상화되고 기자들이 본연의 자세로 오면 저도 별거 없어요. 제가 조금 덜 해도 돼요. ‘나꼼수’가 뭐야. 아무것도 아닌데. 언론이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으니까 골방에 있는 질 나쁜 장년들의 방송이 주목을 받고 있죠. 바른 언론인이 자기 길을 찾고 본래의 자세로 돌아오면 제 역할은 자연적으로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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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신 기주,사진|KIM C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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