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추럴 와인 바 1편 어반 팜 테이블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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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추럴 와인 바 1편 어반 팜 테이블

미식계의 새로운 화두인 내추럴 와인에 입문하기 좋은 서울의 내추럴 와인 바를 찾아갔다.

ESQUIRE BY ESQUIRE 2018.07.29

어반 팜 테이블

Urban Farm Table

주소 서울 동작구 사당로23길 46 1층 3호

문의 010-6826-2346

직접 농사지은 작물을 주재료로 하는 음식에 내추럴 와인을 매칭하는 어반 팜 테이블은  ‘팜 투 테이블’의 정수를 보여준다.

로이든 김 셰프가 작업실이자 레스토랑으로 운영하는 어반 팜 테이블은 국내에서 내추럴 와인과 ‘팜 투 테이블’ 정신에 충실한 음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이다. 팜 투 테이블은 직거래를 통해 추적 가능한 지역 식재료를 활용하여 요리하는 행위를 뜻한다.

프랑스와 벨기에에서 한발 앞서 자연주의 음식을 접하고 이에 매료된 김 셰프는 식재료를 도시형 농부시장 마르쉐에 참여한 농부들과 직접 교류하며 직거래할 뿐 아니라 직접 농사를 지어 자급자족한다. 실제로 어반 팜 테이블에서 소비하는 식재료 중 절반가량이 그가 직접 농사지은 작물이다.

셰프인 그가 농사에 과감히 뛰어들 수 있었던 이유는 프랑스에서 지내던 시절 프로방스에서 농사를 배웠기 때문. 그때 처음 내추럴 와인에도 눈을 떴다. 파리의 유명 내추럴 와인 비스트로에서 일하며 자연스럽게 접한 내추럴 와인은 발효 음식을 선호하는 그의 입맛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한국에 돌아와 정착한 김 셰프는 그 시절을 여전히 그리워한다. 그때마다 그의 마음에 위안을 안겨준 것이 바로 내추럴 와인이다. 내추럴 와인을 따는 순간 프로방스에서 맡았던 향긋하고 푸근한 냄새가 공기 가득 퍼지며 그곳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준다고 한다. 이는 어반 팜 테이블의 냉장고를 내추럴 와인으로 가득 채운 이유이기도 하다.

어반 팜 테이블은 와인을 병으로, 음식을 단품 단위로도 판매하지만 김 셰프는 와인을 페어링해 요리를 코스로 즐기기를 적극 추천한다. 음식과 와인의 미묘한 궁합을 경험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와인을 시음하면서 떠오르는 맛을 역추적하듯 상상하여 요리를 창작한다.

어반 팜 테이블은 바 테이블이 주방과 나란하며, 테이블에 딸린 좌석은 8석이 전부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셰프가 곧 내 입에 들어갈 음식을 요리하는 모습을 코앞에서 지켜보며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 내추럴 와인과 자연주의 음식에 무한한 호기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일 터.

그런데 셰프가 요리하는 과정을 지켜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영국 출신 셰프 제이미 올리버의 쿠킹 쇼다. 냉장고에서, 오븐에서 재료를 꺼내는 중간중간 꽃병에 꽂힌 풀과 꽃을, 창가에 놓인 허브를 뜯어 냄비에 혹은 그릇에 담는다. 해산물과 육류를 활용한 음식에도 그가 거둬들인 채소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해산물을 채소 육수에 데치고, 저온 조리하여 담백한 육류에는 새비름나물, 양배추꽃 등을 곁들여내 향긋하고 화사한 풍미를 더한다. 음식과 함께 페어링해 내는 와인은 어떨 때는 음식에 부족한 신맛을, 또 어떨 때는 끈기나 물기를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비로소 서양에서 와인이 우리네 김치나 국의 역할을 대신한다는 말이 이해된다.

김 셰프는 내추럴 와인 특유의 발효취를 중화하기보다 부각하는 편을 선호한다. 그리하여 음식의 인상을 좌우하는 양념으로 장아찌, 콩피, 콩포트 등 채소를 발효하거나 절인 것 또는 그 국물을 주로 활용한다. 여태껏 듣도 보도 못한 풀과 꽃, 열매 등을 생소한 방식으로 조리한 음식에 시큼털털한 내추럴 와인을 곁들이니 언젠가 사진으로 봤던, 눈부시게 아름다운 프로방스의 시골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하다. /글_이주연(미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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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민 용준,사진|신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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