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에르메스 실크 타이와 스카프에 관한 모든 것

크리스토프 고누는 에르메스 남성 실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에르메스의 실크 타이와 스카프에 관한 거의 모든 걸 책임지고 있다. 서울이 낯설지 않은 그에게 에르메스 실크에 대해 죄다 물어봤다. 실크의 기준을 자처하는 에르메스라면 어떤 정답을 들려줄 것만 같아서.

BYESQUIRE2019.12.08
 
COURTESY OF HERMES

COURTESY OF HERMES

‘2019 A/W 남성 실크 컬렉션’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에르메스가 이제까지는 말처럼 착한 동물을 사랑했다면, 올해에는 덜 친절한 용이나 티렉스로 눈을 돌렸다. 그러고는 단순하고 가벼운 형태로 만들어 목에 두르면 그대로 어떤 확신이 되는 스카프를 만들었다. 실크 스카프의 질감이 매트해졌고 크기는 작아졌다.
새로운 컬렉션을 마주하는 건 어떤가?
매 컬렉션은 제로에서 시작한다. 전혀 새로운 관점에서 출발하니까. 다양한 곳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편이다. 에르메스 남성복을 책임지고 있는 맨즈 유니버스 아티스틱 디렉터 베로니크 니샤니앙과 핑퐁 게임을 하듯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면서 디테일을 발전시킨다.
최근 베로니크 니샤니앙과 한 대화에서 주제는 무엇이었나?
꿈.
1987년 에르메스에서 일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브랜드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일을 시작한 30년 전에 타이는 어떤 소속감이나 의무 혹은 사회적 지휘를 상징했다. 현대에 타이는 개인의 정체성을 대신한다. 스카프의 경우는 아름답지만 기능적인 것으로 채워지고 있다.
스카프란 말을 들으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나?
컬러, 컬러 터치, 침착한 색깔의 옷, 판타지와 유머. 일반적으로 남성 컬렉션에서는 옷 색깔이 침착한데, 스카프가 판타지가 되어주니까.  
2011년에 타이 컬렉션부터 텍스타일 컬렉션까지 총괄하는 남성 실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란 어떤 사람인가?
현재 남성 실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면서 모티프, 컬러, 소재, 형태를 담당하고 있다. 디렉터는 ‘우아함과 균형’이란 말로 요약된다. 실크 컬렉션 매니저로 일할 때는 기술적으로 실제 생산할 수 있는지에 관해 고민했다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된 지금은 컬러부터 형태까지 끝없이 흥미진진한 세계를 탐험한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게 필요한 정서나 자질이 있다면?
에르메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려면 열정이 중요하다. 흔한 말이지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면 진짜 필요하니까. 디렉터는 ‘경청하는 자’를 자처해야 한다. 좋은 아이디어는 작은 꽃과 같아서 밟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작은 신호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마지막으로 디렉터는 민감한 사람이다. 디테일이랄까, 작은 것 하나에도 오랜 시간을 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지금 몰두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2020 F/W 컬렉션과 2021 S/S 컬렉션. 어떤 실크 제품은 작업을 완성하는 데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리기도 해서 서둘러 준비한다.  
계절의 변화에 실크는 어떻게 반응하나?
실크는 천연 소재와 섞이면 진짜 아름답다. 여름에는 실크와 면을 섞고, 겨울에는 울과 캐시미어를 섞어 짠다.
실크가 특별히 잘 어울리는 도시가 있나?
실크는 전 세계 어디서나 흥미로운 방식으로 적응한다. 도시마다 개성이 다를 뿐이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 로마나 밀라노에 가면 우아하게 타이를 맨 남자를 볼 수 있다. 여기에 스카프와 포켓스퀘어까지 더해 풍요로운 실크를 만날 수 있다. 영국 런던에 가면 독특한 색깔의 실크 스카프나 타이를 한 남자를 보게 된다. 뉴욕에서는 큰 사이즈의 타이를 선호하는데, 서울은 타이나 액세서리를 하는 자신만의 고유한 방식이 있는 것 같다. 전통적인 실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달까.
남자의 실크는 어떤 말로 수식할 수 있을까?
판타지, 기쁨, 즐거움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존재.
최근 실크에 더하고 싶은 소재가 있다면?
우리는 개인적인 시대를 살고 있다. 가죽과 캐시미어의 조합이라는 규칙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스카프는 흰색 티셔츠 위에 그냥 두르고 싶은 것이 되었다. 어떤 규칙도 없다. 개인적인 선택과 기분이 중요할 뿐이다.
실크와 새로운 소재를 섞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섞을 수 있는 소재는 무한하다. 중요한 건 섞는 이유다. 보온을 위해서라거나 방수 기능을 더하는 것처럼 기능에 관한 어떤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일상의 편리를 위해 섞는달까. 다리미질이 필요 없는 스카프야말로 진짜 필요한 걸지도 모르니까.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작업을 했을 텐데, 좋아하는 책장처럼 접어두고 이따금 꺼내보는 작업이 있나?
실크 믹스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는다. 그간 만들어온 수많은 컬렉션을 모조리 모았다. 이상하고 신기하게 모든 컬렉션이 어우러졌다. 에르메스 실크 컬렉션이 전혀 다른 출발점에서 시작한다 할지라도 전체를 관통하는 어떤 지점 위에 쌓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느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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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FREELANCE EDITOR 오창환
  • ART DESIGNER 주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