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고유의 헤리티지를 녹여낸 제네시스, 람보르기니, 아우디, BMW, 볼보 5대의 SUV
시작하는 헤리티지 하나와 이미 녹아든 헤리티지 넷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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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ri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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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릴을 중심으로 양옆에 두 줄로 자리한 헤드램프의 모습은 중앙에 박힌 엠블럼과 꼭 닮았다. 제네시스 GV80.
헤리티지는 브랜드가 만들어낸 탄탄한 유산이고 가치다. 쉽게 만들어지지 않고 오랜 시간 시장의 담금질을 거쳐 완성된다. 그러나 일단 그 가치를 인정받고 나면 경도가 높은 철처럼 굳건하게 브랜드 혹은 제품의 가치를 지켜낸다. 팬들이 911의 둥근 헤드램프를 사수한 것처럼. 헤리티지가 있는 브랜드는 고유의 역사와 가치를 바탕으로 발전한다. 그 가치를 아는 소비자가 헤리티지가 있는 브랜드를 신뢰하고 따르는 이유다. 소비자의 신뢰는 제품에 대한 소비와 브랜드에 대한 소비를 넘어 브랜드에 대한 충성으로 이어진다.
헤리티지의 형태는 유형과 무형을 따지지 않는다. 스포츠 드라이빙의 교과서라 불리는 BMW 3시리즈, 안전의 대명사 볼보, 사막 위의 롤스로이스라 불리는 레인지로버(이젠 롤스로이스도 자체 SUV인 컬리넌을 생산해 앞으로 별명이 어떻게 바뀔지도 의문이다) 등 기술, 주행 감성, 안전 등 무형의 가치가 헤리티지일 수도 있다. 이상엽 전무가 앞서 언급한 헤리티지는 무형이 아닌, 무형의 가치를 상징하는 유형의 아이덴티티를 말한다.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정체성은 굉장히 중요하다. 멀리서도 둥근 헤드램프의 실루엣만으로 포르쉐 911이라고 즉각 알 수 있는 브랜드만의 ‘외모 유전자’라고도 할 수 있겠다. 렉서스의 스핀들 그릴과 롤스로이스의 코치 도어, 애스턴마틴의 반대로 열리는 보닛 등이 좋은 예다.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국내 유일의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제네시스에는 가계가 공유하며 대를 이어오는 확연한 디자인 요소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
하지만 GV80부터는 다르다. GV80은 제네시스 유전자 언어의 씨앗이다. GV80이 내세우는 핵심 형질은 크게 두 가지다. 크레스트 그릴, 그리고 두 줄로 된 헤드램프다. 그런데 왜 하필 두 줄일까? 오각으로 된 크레스트 그릴은 이미 G90에서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두 줄로 된 헤드램프는 조금 뜬금없어 보였다. 이미 G90에서 한 줄짜리 헤드램프를 봐서 그런지 오히려 한 줄짜리 헤드램프를 패밀리 룩으로 선택해도 큰 상관이 없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제네시스가 두 줄을 선택한 비밀의 열쇠는 엠블럼에 있다. 제네시스 엠블럼은 5년 전인 G80 BH 때부터 사용한 날개 문양이다. 그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면 방패 모양의 문양을 중심으로 좌우에 ‘두 개’의 날개가 펼쳐진 모양이다. 그러니까 GV80의 앞모습을 엠블럼에서 가져왔다는 이야기다.
GV80의 헤드램프가 두 줄이라는 점을 빼면 전체적인 생김새가 G90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크레스트 그릴 프레임은 오각형으로 그 모습이 비슷하고 안쪽에 있는 지-매트릭스 패턴은 완전히 똑같다. 하지만 GV80에는 소소한 변화와 섬세함이 엿보인다. 디자이너들은 크레스트 그릴의 오각의 변을 조금 줄이고 뚜렷한 각을 만들었다. 또한 범퍼와 공기흡입구를 확연하게 구분했다. 세단과 SUV에 같은 얼굴을 사용하면서도 디테일로 차별화를 꾀하는 방식이다. 특히 그릴 양쪽 끝에 자리 잡은 헤드램프에서 시작해 펜더 위를 지나는 측면 방향지시등을 거쳐 테일램프까지 도달하는 두 줄의 간결한 선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장악한다. 현대 측 설명에 따르면 ‘역동적인 우아함’이고 내 표현으로는 ‘정제된 고급스러움’이다. 전자든 후자든 럭셔리 SUV 이미지에 멋지게 들어맞는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제네시스의 두 줄 헤드램프 관련 댓글을 살펴보니 그 반응이 아주 활발하다. 호평이든 악평이든 사람들 입에 끊임없이 오르내린다는 건 제네시스 입장에서는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그만큼 두 줄 헤드램프가 제네시스의 디자인이라는 걸 소비자들이 인지하고 있다는 방증이니까. 특정 디자인 요소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헤리티지의 완성으로 가는 첫 번째 관문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GV80만으로 제네시스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이야기하기엔 무리가 있을지도 모른다. 제네시스가 현대차에서 빠져나와 독립 브랜드로 출범한 지는 불과 5년밖에 되지 않았다. GV80 출시 이후 두 줄 헤드램프에 대한 호오의 추이를 두고 봐야 한다. 제네시스 측에서는 확신이 있다. 제네시스는 행사장에서 GV80 말고도 G80 완전 변경 모델과 G70 부분 변경 모델, GV70 신모델 등 올해 선보일 신차들의 실루엣을 함께 공개했다. 제네시스는 GV80 이후 출시 모델에도 두 줄 헤드램프를 적용한 점을 강조하며 걱정과 우려를 잠재웠다.(아쉽지만 크레스트 그릴은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제네시스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에센시아(콘셉트카)와 아직 정체를 밝히지 않은 신차의 공개된 실루엣을 보면, 차 앞면 모서리에 두 줄이 선명하다. 영광스러운 과거는 없지만 찬란한 미래로 꾸준히 밀고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이런 행보를 보며 브랜드 ‘제네시스’가 내세우는 헤리티지의 미래에 희망을 품어본다.
람보르기니 각과 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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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슈퍼카들이 직선을 버리고 유려한 곡선을 찾아갈 때 람보르기니는 각과 쐐기로 직선을 더 돋보이게 만들었다. 이런 슈퍼카는 람보르기니뿐이다. 람보르기니 우루스.
아우디 LED 헤드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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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의 디지털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는 길을 비추는 데 그치지 않고 글과 그림으로 감정을 표시할 수 있다. 아우디 A6.
BMW 키드니 그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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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화 시대가 도래하면 키드니 그릴은 생명력을 잃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BMW는 3D 패턴의 패널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BMW 7시리즈.
볼보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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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의 헤리티지는 북유럽을 기반으로 한다. 헤드램프에는 신화가, 리어램프에는 스칸디나비아의 지형이 보인다. 볼보 XC60.
Credit
- FREELANCE EDITOR 김선관
- PHOTOGRAPHER 정우영
- COOPERATION 윤현상재
- DIGITAL DESIGNER 이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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