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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유수의 오디오 브랜드가 이토록 '공 모양' 스피커를 고집하는 이유

주위를 둘러보면 온통 네모난 것들뿐인데.

BYESQUIRE2020.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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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립손 플래닛L2.0 2개 세트 145만원 소리샵.

엘립손 플래닛L2.0 2개 세트 145만원 소리샵.

스피커 외장의 존재는 ‘껍데기’에 그치지 않는다. ‘울림통’에 가깝다. 스피커 외장을 ‘인클로저’라 하는데, 인클로저가 진동을 어떻게 흡수하고 그에 뒤따르는 진동을 어떻게 처리하는가에 따라 스피커가 내는 소리의 질이 확연히 달라진다. 오디오 브랜드들이 인클로저만 바꿔서 신모델이랍시고 출시하는 것도, 트렌드에 무심한 듯 투박한 디자인의 스피커가 계속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다. 인클로저 역시 스피커 각각의 소리를 결정 짓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엘립손이 다소 억울해할 지점도, 자사 최고의 강점도 모두 이 부분에 있다. 1938년 프랑스에서 탄생한 이 오디오 브랜드는 설립 초기부터 구체 형태에 천착해왔다. 디자인 차별화 같은 의도가 아니었다. 각각 영화관 사운드 시스템과 휴대용 녹음 장치를 만드는 회사에 근무했던 엘립손의 설립자 레온 형제의 시각에 구체는 자연스러운 소리를 내는 최적의 형태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구체나 타원형 인클로저를 통해 진동이 스피커 인클로저 표면에서 일으키는 난반사와 진동이 축적되어 생기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자 했다.
플래닛 L2.0은 그후로 오랜 세월 쌓아온 엘립손의 노하우가 집약된 모델이다. 마세라티, 벤틀리 등 최고급 자동차를 디자인한 산업 디자이너 장이브 르 포르셰가 디자인을 맡아 장식용 오브제로도 손색없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구현했으며, 우퍼 중앙에 트위터를 배치한 동축 유닛 구조를 통해 고역과 저역의 시간 차를 최소화했다. 농구공만 한 보디 안에 1인치 패브릭 돔 트위터와 6.5인치 구경의 페이퍼 멤브레인 우퍼를 담아낼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다. 테이블 위에 올려두거나 전용 브라켓을 사용해 벽에 걸어둘 수도 있고, 샹들리에처럼 아예 공중에 매달아둘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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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오성윤
  • PHOTOGRAPHER 김재훈
  • DIGITAL DESIGNER 이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