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김종윤 온라인 부문 대표는 야놀자가 업계 세계 1위를 노리는 IT 기업이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게, 일반 소비자가 몰랐던 야놀자의 세계가 이렇게나 컸다.

BYESQUIRE2020.08.29
 
 

놀아보겠습니다 

 
여름휴가는 다녀왔나?
내가 휴가를 늦게 가는 편이다. 여름 성수기 끝나고 9월이나 10월쯤 다른 사람들 여행 다 다녀오고 나서.
 
올해 여행 계획은 어떻게 되나?
부산이랑 강원도에 가보면 어떨까 싶다. 강원도는 탄광 지역 쪽에 관광 상품이 많이 개발되어 있는데 콘텐츠가 재미있더라. 역사적 의미도 있고, 남들이 많이 안 가는 데니까 자랑도 좀 될 거 같고. 무엇보다도 사진이 잘 나온다. 워낙 자연이 좋아서.
 
올해 강원도랑 업무 협약을 체결하지 않았나? 너무 홍보 차원의 답변 아닌가?(웃음)
아니, 아니, 그거랑은 상관없다.(웃음) 야놀자가 강원도와 프로젝트를 진행한 건 맞는데, 강원도가 대한민국 것이지 야놀자 것이 아니지 않나. 뭐, 강원도에 대해 알게 된 게 프로젝트 덕분이긴 하다. 혼자 출장을 많이 갔는데, 가보니까 참 좋더라.
 
인터뷰 스케줄 잡을 때 보니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더라. 그런데 또 야놀자를 끌고 가는 게 잘 놀아야 할 수 있는 일 같기도 하고. 김종윤 대표는 얼마나 놀면서 일하려나 했다.
솔직히 잘 못 논다. 놀면서 살아오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좀 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잘 놀지도 못하면서 노는 척하면 사람들한테 진정성을 못 보여줄 것도 같고.
 
야놀자 홍보팀과 미팅할 때 그런 얘기를 들었다. 야놀자의 경쟁자는 특정 브랜드가 아니라 일밖에 모르거나 집에만 누워 있는 그런 사람들이라고. 야놀자 대표가 야놀자의 가장 큰 경쟁자였던 셈이다.
정말 그 말이 맞다.(웃음) 인정한다. 대신 내가 안 노는 사람들의 심리를 좀 더 잘 알 수도 있지 않을까? 예전에는 흔히들 돈과 시간이 없어서라고 이야기했는데, 그게 아닌 것 같다. 계기가 없어서다. 시간 내서 국내 여행을 하는 그런 분위기가 많이 형성되지 않았던 거다. 어쩌다 여행을 가더라도 디테일하게 관심을 갖지 않고. 그래서 최근 여행 동향이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국내에서 좋은 여행지를 찾으려 하고, 세부적인 콘텐츠에 관심이 많아졌다. 시각이 바뀌는 거다.
 
 
야놀자 본사 쇼룸. 야놀자는 현재 7개의 브랜드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야놀자 본사 쇼룸. 야놀자는 현재 7개의 브랜드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이쯤에서 한번 짚고 넘어가면 어떨까 싶다. 야놀자 대표를 불러놓고 왜 여행 이야기를 하는지 의아해할 사람도 있을 테니까. 사람들이 야놀자라는 이름을 가장 흔히 접하는 건 숙박 예약 앱일 거다.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야놀자 앱이 아주 오래된 숙박 예약 플랫폼이라 생각하는 거다. 실제로 야놀자에서 숙박 예약이 가능해진 건 4년밖에 안 됐다.  당시에는 정말 많은 예약 플랫폼이 있었고. 우리가 론칭 전에 앱 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 대충 세어보기로도 50개가 넘는 서비스가 있었으니까.
 
그러고 보니 그렇다. 나도 몇 년 전까지 호텔 예약 앱을 서너 개쯤 깔아뒀던 것 같다.
그런데 그때는 숙박 예약 플랫폼에서 예약이 안 되는 곳이 굉장히 많았다. 우리가 처음 시도한 게 그런 부분이었다. 호텔에 비해 펜션이나 중저가 호텔(모텔)은 플랫폼을 통한 예약이 잘 안되니 우리가 잘되게 만들자고. 결국 그런 플랫폼을 만들었고 2년 반 만에 거래액 1조원을 달성했다. 지금은 그 두 배 정도 된다. 너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오래된 플랫폼으로 오해하는 게 아닌가 싶다. 2년 반 전부터는 레저 예약 플랫폼도 한다. 당시만 해도 다들 여기저기서 조금씩 예약하거나, 현장에서 결제하거나 그랬다. 무슨 혜택 같은 거 받아서. 그런데 지금은 다 미리 예약해서 가지 않나. 그 문화를 바꾸기 시작한 게 야놀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항공권, KTX 같은 교통편 예약 서비스를 도입했고.
 
그럼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 누군가 ‘야놀자는 뭐 하는 회사냐’ 묻는다면.
일단은 IT 기업이다.  유명한 브랜드에서 비슷한 예를 찾자면 아마존을 생각해볼 수 있다. 아마존은 e-커머스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거기서 쌓인 노하우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론칭했고, 지금은 아마존의 수익 절반 이상을 AWS(Amazon Web Services)에서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놀자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확보한 노하우를 갖고 숙박업소들이 사용할 수 있는 자동화 솔루션 사업을 하고 있다.
 
좀 더 쉬운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클라우드가 쉽게 말하면, 모바일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이지 않나. 숙박업소의 관리 솔루션은 대부분 클라우드 방식이 아니었다, 야놀자 이전에는.
 
그러니까 호텔 프런트 데스크의 PC에서만 숙박 정보 확인이 가능했던 그런….
맞다. 서버랑 연결된 PC를 열어야만 정보 열람과 관리가 가능했던 거다. 데이터가 흐르지 않기 때문에 자연히 숙박업은 대면 서비스여야만 했다. 예를 들어 조식 먹으러 호텔 레스토랑에 가면 보통 직원이 와서 몇 호에서 온 누구인지 묻고 종이에 체크한다. 그 종이를 만들기 위해 전날 엑셀로 정리하고 프린트해서 준비했을 거다. 그리고 방문자들 체크가 다 되면 그걸 다시 PC에 입력할 거고. 그런데 우리가 사는 시대가, 그렇게 일하는 시대가 아니지 않나? 클라우드로 연결하면 이런 게 다 필요 없어진다. 예약하면 QR 코드가 생성되고, 그럼 그걸로 키오스크에서 키를 받거나 문을 열면 되는 거다. 레스토랑에서도 그냥 찍고 들어가면 되고.
 
비대면 서비스는 시대의 요구에도 좀 더 부합하는 방식이다.
사실 우리는 오래전부터 언택트 시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믿고 준비해왔다. 팬데믹이라는 새로운 변수 때문에 이게 굉장히 가속화된 것이다. 우리는 미국, 유럽, 동남아, 아프리카에서도 사업을 하고 있다. 국내 분위기는 좀 많이 달라졌지만 아직 많은 나라가 록다운 상태다. 클라우드 방식으로의 전환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다.
 
경쟁 업체는 없나?
호텔 자동화 솔루션의 점유율 세계 1위 업체는 오라클이다. 그런데 클라우드 방식만 따진다면 우리가 이미 점유율 세계 1위다. 오라클은 직접 설치(On-Premise)하는 기존 방식을 쓰고, 클라우드 솔루션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그렇게 크지가 않으니까. 지금 야놀자는 약 160개국에서 2만2000개 정도의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오라클은 다 합쳐서 한 5만 개쯤 보유하고 있고. 아직은 많이 차이가 나지만, 우리 라이선스는 아직도 매월 1000개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이 추세라면 1~2년 안에 야놀자가 방식을 불문한 호텔 자동화 솔루션 세계 1위가 될 거라고 본다.
 
오라클보다 야놀자가 나은 점은 뭔가?
우선 클라우드 분야에서 경험이 훨씬 많이 쌓였다는 점이다. 하드웨어와의 연결성도 뛰어나고. 아까 쇼룸에서 본 것처럼 키오스크랑 연결되어 있고, 도어록도 연결되어 있고, IoT(사물 인터넷)로 다 연결되어 있고. 스마트폰 하나면 끝인 거다. 이 정도의 연결성을 만든 건 야놀자밖에 없다고 자신한다.
 
쇼룸에서 가장 놀랐던 건 그런 변화가 아주 간단해 보였다는 거다. 뭐 대단한 공사가 필요한 게 아니라서, 기존 호텔 시설에도 간단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는 거.
우리가 일반 호텔을 언택트로 전환하는 데에 일주일도 안 걸린다. 키를 도어록으로 바꾸는 게 가장 번거로운 부분이고, 그것 외에는 기존에 있는 RCU라는, 전기나 통신을 제어하는 컨트롤러에 연결하면 다 된다. 우리가 최근에 AI 호텔도 론칭했다. 기존 호텔과 비용이 똑같은데, 그런데 이게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거든. 언택트를 만드려고 하면, 기술적으로 어렵기도 했지만 비용이 엄청 많이 들었다. 야놀자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모든 데이터를 올리는 방식을 처음으로 시도한 회사이고, 이 시도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비용을 대폭 낮춘 거다. 지금은 전자제품 만드는 대기업과도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시장 자체가 언택트에 대한 니즈가 워낙 커지고 있는 것 같다.
 
여행이나 숙박업계는 또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운이 좋았다고 하면 부적절한 표현이 될 텐데…. 그런데 야놀자 입장에서는 그렇게 여길 수밖에 없는 게, 원래 호텔과 여행업계는 좀 느린 편이다. 정통을 중시하고, 좀 보수적이랄까. 여행이라는 게 사람이 직접 경험하는 거고, 그게 아련한 추억이 되는 것 아닌가. 그러다 보니 그 경험을 급격하게 바꾸기가 어려운 거다. 그런데 지금은 비대면 방식으로 바꾸지 않으면 고객이 오질 않게 됐지.
 
 
야놀자는 통합발주센터를 두고 비품 제휴 거래를 하는 등 호텔 운영을 돕는 다양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야놀자는 통합발주센터를 두고 비품 제휴 거래를 하는 등 호텔 운영을 돕는 다양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보수성에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불안도 포함될 테다. 이를테면 비록 더 불편하더라도 프런트 데스크에서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기존의 폐쇄적 방식이 더 안전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정보가 흐른다’는 클라우드 방식보다는 말이다.
그래서 야놀자는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한다. 처음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이 의아해했다. ‘야놀자가 그걸 왜?’ 하는 거다. 방금 얘기한 것처럼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면서 데이터를 가장 안전하게 관리하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야놀자는 고객의 개인 정보를 알지 못한다. 일단 규제부터 우리가 그런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하게 되어 있다. 신상 관련 정보든 결제 관련 정보든. 그래서 우리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개인 정보를 암호화하고 그걸 우리가 갖고 있지 않아도 되게 파트너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는 거다.
 
쉽게 말해서 개인 정보를 기반으로 암호를 만들고, 야놀자는 발행한 키가 암호와 일치하는지만 확인하는 방식으로….
맞다. DID라고 해서, 개인 정보 보호의 레벨이 가장 높은 기술이다. 금융업계에서나 쓰는 기술인데 여행 숙박 예약 서비스에서 도입하겠다고 하니까 다들 의아해한 거고. 야놀자는 개인 정보 보호의 수준을 가능한 높이 올려놓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었다.
 
클라우드 솔루션 외에도 야놀자가 B2B 영역에서 하는 사업이 많더라. 어떤 게 있을까?
우선은 자체 호텔 브랜드를 만들고 있다. 해외의 경우를 보면 전체 호텔의 절반 가까이가 브랜드를 갖고 있다. 호텔이라는 게 워낙 들어가보기 전에는 내실을 알기 어렵지 않나. 표준화된 서비스와 시설을 바탕으로 신뢰를 주는 게 중요했던 거다. 우리는 한국에서도 브랜드호텔이라는 분야가 성장할 거라 생각했고, 그래서 오래전부터 사업을 해왔다. 현재 넘버25, 브라운도트, 호텔야자, 호텔얌, 하운드, 에이치에비뉴,  헤이까지 총 7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첫 브랜드인 호텔야자를 처음 본 게 대학생 때였는데, 참 기발하다고 생각했다. 친구들이랑 반농담으로 외관 보고 모텔 고르는 법 같은 거 얘기하고 그럴 때였으니까. ‘외관이 성 모양인 모텔은 내부가 거의 여인숙 레벨일 확률이 높고, 장식 없는 어두운 컬러의 외관이면 내부 시설도 쾌적할 확률이 높다.’ 뭐 이런 식으로.
(웃음) 우리 사업도 그때와 지금 차이가 있다. 그 시절에는 그게 가맹 사업이었다. 브랜드를 제공하는 대신 매달 사용료를 받았던 거다. 지금은 우리가 저변을 넓혀야 하는 때라고 생각하고 더 많은 파트너를 껴안겠다는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원하는 콘셉트와 품질을 맞춘다면 가맹비 없이 그냥 브랜드와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현재 국내에 300개 이상, 해외에 500개 이상 호텔이 생겼다. 1000개 정도의 호텔이 우리가 만든 브랜드, 설계, 시스템을 쓰고 있는 거다.


야놀자는 대한민국 모텔 문화의 수준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체 브랜드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수준을.
나는 야놀자가 높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게 시대가 바뀐 거라고 생각한다.


정보를 투명화하고 좋은 모텔에 대한 기준을 제시했지 않나.
뭐, 우리가 아니어도 누군가가 하지 않았을까? 세상이 바뀌고 있으니까. 얘기한 것처럼 정보를 투명화한 부분은 야놀자가 잘하긴 한 것 같다. 중소형 호텔(모텔) 정보를 제공하고, 정확한 정보를 다양한 언어로 제공해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들어올 수 있게 만든 것. 좀 더 다양한 수요가 만들어진 거다. 야놀자의 브랜드 호텔도 영향을 끼친 것 같긴 하다. 브랜드 호텔이란 게 워낙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요소를 많이 담고 있다. 그러면서도 비용 대비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고. 그래서 야놀자가 지금 오픈하는 호텔이 앞으로 중저가 호텔이 지향해야 할 스타일, 콘셉트라는 인식을 하는 것 같다.


‘모텔’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것 같다.
맞다. 우리는 ‘중소형 호텔’이라고 부른다. 이게 사실, 이제 모텔과 호텔의 구분이 어렵다. 물론 관광호텔법에서 어느 정도 구분해놓긴 했지만 우리가 특정 숙박업소를 보고 저건 호텔이다, 저건 모텔이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뚜렷한 기준은 없다.


사실 ‘모텔’이라는 표현이 미국에서 쓰는 ‘모터 호텔’의 줄임말인데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좀 이상한 뉘앙스로 바뀐 걸로 알고 있다.
해외에서는 ‘버짓 호텔(Budget Hotel)’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좀 더 저렴한 호텔인 거다. 버짓 호텔에는 몇 가지 요소가 있는데, 일단 위치가 조금 안 좋다. 핵심 지역은 땅값이 비싸니까 거긴 좀 크고 화려한 호텔이 들어서고, 거기서 한 5~10분 정도 나가면 땅값이 떨어지는 지역에 좀 더 저렴하게 숙박을 제공할 수 있는 시설을 짓는 거다. 둘째로 인테리어의 화려함이 없다. 하지만 숙박에 필요한 건 다 갖추고 있다. 셋째가 부대시설의 차이이다. 그런데 사실 부대시설이 필요 없는 사람도 많지 않나. ‘난 잠만 자면 된다’ 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은 수영장이라든지 피트니스 센터가 필요 없을 테고, 심지어 레스토랑도 사용 안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니까 나는 결국 목적이 다른 거라고 생각한다. 정말 특정 호텔이 궁금해서 그걸 경험하러 가는 사람이 있을 테고, 여행이 중요하기 때문에 깨끗하고 편안하게 잠잘 곳으로 충분한 사람이 있을 테고. 물론 예전에야 국내의 버짓 호텔이 해외만큼 성장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고 ‘모텔’ 하면 딱 떠오르는 그런 열악한 시설의 숙박업소가 많았지만, 지금은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 다양한 목적과 니즈에 맞춘 양질의 중소형 호텔이 정말 많이 생겨났다.


야놀자와 숙박업소 운영자 사이의 관계도 단순히 플랫폼을 제공하는 수준이 아니라고 들었다.
야놀자에서 영업 사원, 세일즈맨 역할을 하는 직원들의 직함이 ‘숙박 컨설턴트’다. 그러니까 결국 우리 제휴점이 돈을 더 많이 벌면 다 같이 좋은 일이지 않나. 어떻게 현명하게 돈을 많이 벌지를 우리가 같이 고민해주는 거다.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고객이 더 올 수 있도록 개선하고. 그리고 요즘 플랫폼 사업이 수수료 때문에 욕먹는 부분이 있지 않나. 우리도 그런 문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다. 그래서 숙박 컨설턴트와 유대를 형성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솔루션도 제공하는 거다. 물론 아직 부족한 건 맞는데, 장기적으로 우리 서비스가 사랑받으려면 이런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키오스크 앞에서 야놀자 호텔 자동화 솔루션을 소개하는 김종윤 대표.

키오스크 앞에서 야놀자 호텔 자동화 솔루션을 소개하는 김종윤 대표.

건설사도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름이 야놀자 C&D였던가?
야놀자 C&D는 나도 놀랐던 게, 2년 전만 해도 전체 건설사 순위에서 2000위 대였는데 1년 만에 200위 대로 올라갔다. 올해는 100위 안에 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모든 건설사를 통틀어서. 예전에는 야놀자의 브랜드 호텔 설계를 하고 시공까지 하는 역할을 주로 했지만 지금은 그 외에도 굉장히 다양한 건설 영역에 참여하고 있다.


야놀자가 설립되고 16년이 흘렀다. 김종윤 대표는 야놀자의 역사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나?
지금까지의 역사는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일단 처음은 학습 단계였던 것 같다. 비품 납품을 비롯해 숙박업계 종사자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고, B2C 측면에서는 온라인으로 숙박업소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야자호텔 같은 가맹 호텔 사업도 했고, 그때부터 IoT 센서 만드는 회사에 투자도 했다. 그 외에도 굉장히 다양한 사업을 했다. 너무 많아서 일일이 설명하기가 좀 어려울 정도로. 나는 그게 전부 학습 기간이었다고 생각한다.


1단계를 굉장히 폭넓게 잡았다.
맞다. 창립 이후 10년이 전부 여기에 속하니까. 나는 이 10년을 통해 야놀자가 업의 본질을 이해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2단계가 ‘스케일업’이었다. 매뉴얼로 관리하던 1단계 사업들에 디지털을 접목해 전부 스케일업한 거다. 이게 왜 다음 단계냐 하면, 일단 숫자에서부터 차원이 다르다. 예를 들어 1단계 당시 제휴점은 1000개도 안 됐다. 지금은 국내외 다 합해서 100만 개 정도 된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느냐 안 하느냐가 이 정도 규모의 차이를 내는 거다. 그래서 R&D가 중요했다. 사실 그 전에는 R&D 인력이 0명이었으니까. 다 외주를 줬던 거다. 지금은 우리 직원이 1600명 정도인데 그중 R&D 인력이 500명이 넘는다. 3분의 1이다.


아까 ‘야놀자는 IT 기업’이라고 했던 게 이제야 수긍이 간다.
R&D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케일업하기 위해 디지털화한 게 지난 5년간의 일이었다. 그리고 세 번째 단계가 앞서 말한 클라우드 기반의 언택트다. 지금이 바로 3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인 것이다. 물론 지금도 야놀자가 국내 1위 브랜드인 것 같기는 하다. 그런데 우리는 글로벌 1위를 바라보고 있으니까.


김종윤 대표가 야놀자에 합류한 건 2단계가 시작되는 시점이었다. 야놀자에 와서 이룬 가장 큰 성취는 뭐라고 생각하는가?
일하는 방식을 제일 많이 바꾼 것 같다. 직원들이 직관에 의존한 대화가 아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대화를 많이 하게 됐고 소통 방식도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해졌다고 본다. 목표 설정이나 평가 방식도 그렇고. 5년 동안 디지털 기반의 회사가 일하는 방식을 체화한 거다. 물론 야놀자가 많은 예약 거래를 달성했고, 야놀자 솔루션이 글로벌 1등이 됐고, 인수합병을 잘 했고,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이 됐고, 그것도 맞다. 그런 성취가 더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하지만 그건 지금까지의 일일 뿐 앞으로도 잘할지 못할지는 모르는 것이지 않나. 일하는 방식은 다른 문제다. 일하는 방식이 바뀐다는 건 미래가 더 기대되는 회사가 된다는 거니까.


체질 개선의 중요성을 간과할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야놀자는 모텔 비품을 대면서 시작한 기업이 16년 만에 직원 1600명에 기업 가치 10억 달러로 평가받고 세계 1위를 논하는 브랜드가 됐는데, 이게 흔들리지 않고 뻗어나간다는 건 사실 굉장히 신기한 일이니까.
우리는 그냥 뭘 할지 너무 잘 안다, 사람들이. 뭘 해야 하는지도 알고, 뭘 하면 더 잘될지도 안다. 그걸 헷갈려하는 기업도 많을 거다. ‘지금 우리는 어떤 걸 해야 할까? 어떤 걸 해야 미래에 살아남을까?’ 나는 그렇지 않다. 뭘 하면 5년 후, 10년 후에 1등이 될지 명확하고, 야놀자는 그 방향성이 잘 짜여진 회사다. 체질과 문화,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과 일하는 방식까지 바뀌어서 굉장히 미래가 기대되는 회사라고, 나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최고의 기업이냐 하면 그건 당연히 아니지, 객관적으로. 그런데 나는 궁극적으로 좋은 회사란 ‘좋아지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좋아지는 속도는 야놀자가 제일 빠른 것 같다, 사업이든 일하는 방식이든.


야놀자에게 일종의 사명감 같은 것도 있을까?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소외된 고객들이 더 잘 놀게 하는 것, 그리고 소외된 공급자, 그러니까 호텔, 레저 시설 같은 파트너들이 좀 더 잘 생존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사실 이게 내가 인터뷰 처음에 얘기했던 거랑 똑같은 내용인데….


오, 좋네. 수미상응하는 인터뷰라니.(웃음)
의도한 건 아니지만….(웃음) 아무튼 처음에 강원도 탄광 지대 이야기를 했지 않나. 그렇게 잠재력이 굉장히 풍부함에도 제대로 선보이지 못하고 있는 곳들을 발굴하는 게 궁극적으로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이다. 지금껏 열심히 설명한 기술이 모두 그걸 위해 필요한 여건이라 할 수 있고.


사명감과 브랜드 전략이 동일선상에 있다.
내가 자주 하는 얘기인데, 디지털 시대에는 가장 이기적인 게 가장 큰 사명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플랫폼 사업에서는. 야놀자에게 사명감이라는 건 선의로 누군가를 돕고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기에 앞서, 기업의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자세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