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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주문해도 내년 봄에 만날 수 있는 차들

얼굴 보기 힘든 귀한 몸들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물었다. “도대체 인기 비결이 뭔가요?”

BYESQUIRE2020.12.06
 
 

SHOW ME THE FACE 

 

WHATEVER YOU WANT

‘랜드로버=디펜더’이던 시절이 있었다. 레인지로버 모델이 등장하기 전 이야기다. 1948년 출시돼 아이코닉함을 무기로 2015년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던 디펜더가 세대 변경 모델로 돌아왔다. 국내 출시는 9월이었는데 500여 대의 사전 계약 대수를 달성했다. 지금 당장 주문하더라도 봄꽃이 필 때 차 키를 손에 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등 영업 이익이 하락했던 랜드로버에게 디펜더가 한 줄기 희망이 된 셈이다. 실제로 2020년 3분기 판매량이 이전 분기 대비 50%나 껑충 뛰어올랐다.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의 유행이 인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가리지 않고 편안한 승차감을 만들어내는 것과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이 디펜더의 매력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숨은 매력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다양한 액세서리다. 랜드로버 홈페이지의 ‘나만의 랜드로버 만들기’ 서비스를 이용하면 수십 가지의 액세서리를 추가할 수 있다. 독특한 액세서리 몇 가지를 예로 들면, 반려견을 위한 ‘펫 케어 및 액세스’나 카약을 적재하기 위한 ‘아쿠아 스포츠 캐리어’가 있다. 흔들리는 차 안에서도 반려견이 물을 마실 수 있도록 고안된 흘림 방지 물그릇의 만듦새를 보면 랜드로버의 액세서리 제품군은 ‘찐’이다. 디펜더를 구매하는 고객이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며 무엇을 원하는지 깊이 고민한 결과다. 이제 관건은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가 디펜더 물량을 얼마나 잘 끌어오는지에 달렸다.
 
LAND ROVER DEFENDER D240
파워트레인 1999cc I4 디젤, 8단 자동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43.9kg·m
가속력(0→100km/h) 9.1초
가격(VAT 포함) 9560만원 
 

 

OFF-ROADER FOR EVERYONE

두 달 전 글래디에이터 출시에 맞춰 시승기를 게재했었다. 반쪽짜리 기사였다. 시승 여건상 온로드에서만 타보고 썼기 때문이다. 아니다. 지프가 오프로드 특화 브랜드인 걸 감안하면 반쪽도 과분하다. 그래서 다시 초대했다. 이번엔 오프로드에서만 타볼 작정이었다. 참고로 글래디에이터는 고객 인도도 하기 전 2020년분 물량이 전부 팔린 ‘완판’ 모델이다.
 
다시 만난 글래디에이터를 끌고 향한 곳은 인천 영종도다. 영종도에는 나지막한 바위들과 넓은 흙길, 길게 이어진 자갈밭과 같은 비포장도로가 군데군데 숨어 있다. 오프로드 마니아가 보기에는 오프로드 축에도 들지 못하는 귀여운 수준이지만 입문자에겐 ‘아, 이런 게 오프로드구나’라고 느끼기 적당하다. 오프로드로 들어서면서 2H로 놓여 있던 레버를 4H로 당겨 내렸다. 랭글러는 구동방식을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후륜구동인 2H, 사륜구동인 4H, 같은 사륜구동이지만 로 기어를 사용하는 4L이 있다. 게다가 ‘오프로드+’ 버튼을 꾹 누르면 스로틀 반응, 트랙션 제어, 변속 타이밍 등을 지형에 맞게 최적화한다. 처음 오프로드를 접하는 사람에겐 단비 같은 존재다.
 
수박만 한 돌덩이가 즐비한 험로를 거침없이 내달렸다. 몸이 요동치긴 했지만 차의 중심은 제어 가능한 범위 안에 있었다. 직경 2인치짜리 FOX 쇼크업소버가 충격을 영리하게 받아낸 덕이다. 5.6m의 긴 차체가 신경 쓰이긴 하지만 지상고가 높기 때문에 록 크롤링을 하지만 않는다면 문제 될 일은 없다.
 
JEEP GLADIATOR RUBICON
파워트레인 3604cc V6 자연흡기, 8단 자동
최고출력 284마력 최대토크 36kg·m
가속력(0→100km/h) 8.7초
가격(VAT 포함) 6990만원

 

 

NOT OFF-ROADER BUT ALL-ROUNDER

“전시장에 놓을 차도 없어요.” 지난여름 취재를 위해 방문한 메르세데스-벤츠 전시장에서 들은 말이다. 2019년 9월에 출시한 후 벌써 1년이 지났는데도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G 500이나 G 350 d의 국내 출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본래 군용차를 베이스로 만들었던 G클래스는 약 40년 만에 풀 체인지 모델로 돌아왔다. 강산이 네 번이나 바뀌는 동안에도 특유의 각진 디자인과 오프로더 DNA는 잃지 않았다. 험로를 돌파할 때 사용하는 디퍼런셜 록 버튼을 눈에 잘 보이는 센터페시아 송풍구 사이에 넣는 것만 보더라도 이 차의 뿌리가 오프로드임을 알 수 있다. 있는 힘껏 힘을 주어 닫아야 겨우 “철컥” 하며 닫히는 문은 또 어떻고.  4매틱 사륜구동 시스템은 기본 사양이며 차체 높이가 1975mm로 미니밴과 SUV보다 운전 시야가 더 높다. 241mm의 최저지상고를 이용해 보도블록 연석 정도는 가뿐하게 뛰어넘는다. 2억원이 넘는 G 63 AMG 모델을 타고 오프로드를 즐기는 대범한 운전자가 얼마나 많을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인테리어는 환골탈태다. 깍두기 같은 버튼 수십 개가 운전석을 가득 채웠던 이전 세대와 달리 신형 G 63은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의 인테리어를 그대로 옮겨놓았다. 겉은 둘도 없을 상남자인데 속은 섬세하기 그지없는 셈이다. “G바겐은 승차감은 포기하고 타는 차”라는 말도 옛날 말이다. 승차감에 도움이 되는 더블 위시본 방식으로 앞 서스펜션을 바꿨다. 차체 길이가 120mm 길어지면서 무릎 공간 역시 함께 넓어졌다.
 
MERCEDES-AMG G 63
파워트레인 3982cc V8 가솔린 바이 터보, 9단 자동
최고출력 585마력 최대토크 86.6kg·m
가속력(0→100km/h) 4.5초
가격(VAT 포함)2억1480만
 

 

LUXURY LIFEGUARD

볼보의 인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S90이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을 처음 국내 시장에 알렸고 뒤이어 데뷔한 XC90이 히트를 쳤다. 기세를 몰아 SUV 라인업의 막내 XC40이 가세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누군가는 마케팅의 승리라고 트집을 잡지만 질투 어린 시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10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안전’이라는 목표만 바라보고 달려온 볼보의 저력이 이제서야 드러났을 뿐이다. ‘A million more lives’라는 슬로건은 안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그 결과 볼보는 6년 연속 글로벌 판매량을 경신했으며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이 70만 대를 돌파했다. 그중 우리나라 판매량이 중국에 이어 두 번째다. “출고에 6개월은 기본이다”라는 말이 퍼지게 된 이유다.
 
일단 ‘가성비’가 좋다. 수입차를 두고 가성비가 좋다는 말을 하게 되는 날이 올 줄 몰랐지만 사실이 그렇다. 경쟁 모델인 BMW 5시리즈나 메르세데스-벤츠 E 클래스, 심지어 실내 공간 잘 뽑기로 소문난 제네시스 G80보다도 휠베이스가 길다. 보통 휠베이스가 길면 뒷자리 공간도 넓기 마련이다. 아니나 다를까 S90의 뒷자리는 넉넉함의 급이 다르다. 그런데 가격은 5시리즈와 E 클래스보다 저렴하고 국산차인 G80과 비슷하다. 새로 나온 B5 모델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었다. 소소하지만 연비와 출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방향지시등을 켜면 이동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스르륵 움직이며 깜빡이는 ‘시퀀셜 턴 시그널’을 넣어 멋을 냈다.
 
VOLVO S90 B5
파워트레인 1969cc I4 가솔린 + 48V 하이브리드, 8단 자동
최고출력 250마력 최대토크 35.7kg·m
가속력(0→100km/h) 7.2초
가격(VAT 포함) 669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