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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시는 '제 2의 누군가'가 아닌 '제 1의 고민시'로 각인되고 싶다 part.2

인생에서 지금 가장 높이 날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고민시는 멈추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

BYESQUIRE2021.01.19
 
 

제 1의 고민시

 
〈스위트홈〉 얘기를 해볼게요. 은유는 원작 웹툰과 상당히 많이 달라진 캐릭터고, 극 초반부에는 과할 정도로 짜증을 내죠.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땐 당황스러웠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캐스팅 전에 이미 원작 웹툰을 전부 본 상태였어요. 웹툰 속 은유는 드라마의 은유보다 더 어렸고, 무용도 하지 않았고, 이렇게 신경질적인 캐릭터도 아니었죠. 그래서 처음에 초반부 대본을 받았을 때 이해가 안 갔어요. 대본 속 은유가 너무 날이 서 있으니까요. 감독님께 납득이 안 간다고 말씀드렸는데, “일단 하기나 해” 라고 하셔서 바로 깨갱했죠.(웃음) 근데 후반부 대본을 받아보니까, 은유의 과거가 언급되면서 이 친구가 성장 중이라는 게 보이는 거예요. 지수를 위로해준다거나, 은혁의 안경을 고쳐 준다거나 하는 장면에서요. 중간중간 은유의 과거를 엿볼 수 있는 대사들도 추가되다 보니 이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살릴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은유가 품고 있는 다양한 감정들을 세밀하게 보여주면서 ‘성장캐’라는 걸 표현하려 했어요.
 
플라워 패턴 드레스, 그린 니트 베스트, 플라워 패턴 스카프 모두 구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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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를 연기하기 위해 참고한 캐릭터가 있어요?
할리퀸?(웃음)
할리퀸이요?
네, 할리퀸이요. 하고 싶은 말을 돌직구로 하고 센 편이잖아요. 어쩌면 다들 싫어할 수도 있는 캐릭터인데도 할리퀸은 분명한 매력이 있죠. 은유도 그런 매력적인 캐릭터가 되었으면 했고요, 또 할리퀸의 경우 딕션이 정말 좋잖아요. 비속어조차도.(웃음) 은유 같은 경우도 날것의 말을 많이 하는 캐릭터인데, 어설퍼 보이면 안될 것 같더라고요. 오히려 당당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해 할리퀸을 많이 참고했죠.
애드리브도 많았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특히 이진욱 선배가 저를 무시하고 지나갈 때 제가 욕하는 장면을 다들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아요. 당시에 컷이 안 나오길래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한 건데, 컷 하자마자 진욱 선배가 “너 나한테 감정 있니? 너무 리얼했다”라고 했고 그게 또 화제가 됐더라고요. 하지만 이 자리를 빌려 해명하고 싶습니다. 정말 악감정은 없었고 연기일 뿐이었습니다.(웃음)
네. 해명 잘 들었습니다.(웃음) 그나저나 욕 외에도 은유의 손가락 제스처가 아주 대박이 났죠. 해외 커뮤니티에서 〈스위트홈〉을 검색했더니 ‘대체 은유가 한 손짓이 왜 욕이 되는 거냐. 한국어 할 줄 아는 사람이 설명해 달라’는 질문도 많더라고요.
어머, 커뮤니티 반응은 처음 들어요. 저는 주로 SNS를 봤는데, 정말 다양한 국가의 많은 분이 제가 한 그 ‘너새뻑최’(너 같은 새끼는 XX가 최고야) 인증 영상을 보내주셨거든요. 너무 어렵다는 반응도 있고, 그걸 두고 '코리안 제스처’라고 부르기도 하고, 재미있더라고요. 신기하고 감사했고요.
인터넷 반응을 대체로 다 보시나 봐요.
네. 다 보는 편이에요. 많은 분이 이렇게 좋아해주신다는 사실에 보다가 운 적도 있어요. 시즌2에서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고 있어요.
 
화이트 레더 드레스, 부츠 모두 펜디. 블랙 이너 톱 아크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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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혁과의 ‘사약 케미’를 언급하는 분들이 많아요. 이뤄질 수 없는.(웃음) 그런데 차기작 〈오월의 청춘〉에서는 은혁 역의 이도현 씨와 연인 역할로 나오게 됐죠.
〈스위트홈〉에서 도현 씨가 제 뺨을 때리는 장면이 있는데 정말 힘들게 찍었어요. 그날 도현씨가 마음이 너무 안 좋다고, 미안하다고 하길래 괜찮다고 했어요. 다음 작품에서는 내가 너를 때리는 역할을 하면 된다고.(웃음) 그때 꼭 다른 작품에서 다시 만나자는 얘기를 했어요. 도현 씨도 반드시 3년 안에 그걸 자기가 이뤄내겠다고 했고요. 그랬는데 차기작에 같이 캐스팅된 거예요. 우리가 약속한 게 이렇게 빨리 이뤄질 줄 몰랐다, 잘 해보자, 그런 얘기를 했죠.
그럼 이제 반대로…?(웃음)
꼭 그런 신이 있었으면 좋겠어요.(웃음)
〈오월의 청춘〉 외에 〈스위트홈〉 이응복 감독의 다음 작품인 〈지리산〉에도 출연할 예정이죠.
감독님은 정말 저에게 귀인 같은 분이세요. 〈지리산〉은 〈스위트홈〉 촬영이 끝날 때쯤 감독님이 직접 물어보셨어요. 당연히 하겠다고 했죠. 나중에야 알았는데 김은희 작가님 작품이라 일단 놀랐고 어마어마한 선배님들이랑 함께하게 됐다는 점에서 또 놀랐어요. 몇 번이나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렸죠.
〈지리산〉에서 또 새로운 욕을 보게 될까요?(웃음)
전혀! 전혀 아닙니다!(웃음) 〈지리산〉에서는 분위기 메이커, 정말 밝은 성격의 캐릭터를 보여드릴 예정이에요. 지금까지 제가 연기한 캐릭터와는 조금 다르고, 욕도 할 줄 모를 거예요.
올해도 활동하다 보면 금방 지나가겠어요. 혹시 너무 빠르게 달리고 있는 게 아닌가 걱정될 때는 없어요?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저는 쉬는 게 힘들더라고요. 작년에 3개월 정도 쉬었는데 재미도 없고, 불안하고 두려웠어요. 사실 촬영 현장에서 일할 때도 나름 스트레스가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는 스트레스가 아니라 늪에 빠지는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게 돼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달려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40대가 될 때까지는 계속 달리지 않을까 싶어요. 돈보다는 그냥 다양한 역할을 많이 해보고 싶고요. 좋은 작품에서 매력적인 캐릭터를 연기할 때 가장 마음이 편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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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시는 '제 2의 누군가'가 아닌 '제 1의 고민시'로 각인되고 싶다 par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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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FASHION EDITOR 신현지
  • FEATURES EDITOR 김현유
  • PHOTOGRAPHER 최나랑
  • HAIR 한별
  • MAKEUP 오윤희
  • ASSISTANT 이하민/ 윤승현
  • DIGITAL DESIGNER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