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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이서가 말하는 <마인>과 <기생충>

<기생충>의 피자집 사장은 사장 같지 않아서, <마인>의 신데렐라는 신데렐라 같지 않아서 고유하다. 정이서는 ‘같지 않은’ 고유함을 잔뜩 보여주고 싶다.

BYESQUIRE2021.06.25
 
 

고유한 사람

 
잡지 화보 촬영은 처음이라고 하길래 사실 걱정했어요.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해야 하는 거니까요. 그런데 상당히 능숙해 보이더라고요. 혹시 연습을?
연습까진 아니고요.(웃음) 다른 선배님들의 화보를 많이 찾아봤어요. 포즈는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면서요. 저 엄청 떨었는데, 괜찮았나요?
훌륭했어요.(웃음) 듣기로는 엄청 설레어 했다고 하던데.
맞아요. 저 화보 촬영 정말 해보고 싶었거든요. 이렇게 하게 돼서 오늘 정말 행복하고, 잊지 못할 하루가 될 것 같아요.
 
화이트 재킷 COS.

화이트 재킷 COS.

〈에스콰이어〉 디지털 인터뷰에서 tvN 〈마인〉에 김유연 역으로 출연한 이후 높아진 인지도를 실감하고 있다고 했어요. 저도 〈마인〉으로 이서 씨를 알게 돼서 찾아봤는데, 그전에도 눈에 띄는 역할을 한 번 맡았더라고요. 그것도 아주 유명한 작품에서요.
영화 〈기생충〉 말인가요?(웃음)
맞아요. 〈마인〉의 김유연이 〈기생충〉 초반에 등장하는 피자 가게 사장님이라는 걸 알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처음엔 다들 모르시더라고요. 어느 현장을 가서 인사를 드려도, 제가 〈기생충〉에 나온 피자 가게 사장이었다고 하면 다들 ‘정말?’ 이런 반응을 보이곤 했어요.
짧게 등장하긴 했지만 인상적인 캐릭터였어요. 원래는 피자 가게 사장 역할이 아니라 박 사장(이선균 분)의 딸 다혜(정지소 분) 역할로 오디션을 봤다면서요.
당시에는 그냥, 봉준호 감독님의 작품에 오디션을 봤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고 좋았어요. 오디션을 볼 기회를 얻는 것 자체가 힘든 때였거든요. 기대하지 않고 몇 달이 지났는데, 갑자기 담당자분께서 전화를 했어요. 피자 가게 사장 역할이 될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원래는 40~50대로 생각했던 역할인데 연령대를 낮춰서 진행하려 한다고요. 어안이 벙벙하고, 문자 그대로 ‘믿기지 않은 일’이었죠.(웃음)
전에 인터뷰에서 그런 얘기를 했잖아요. 〈기생충〉에 형사 같지 않은 형사와 의사 같지 않은 의사가 나오는 만큼, 아마 사장 같지 않은 사장을 등장시키기 위해 이서 씨를 캐스팅한 것 같다고요. 그 말대로, 젊은 여자 사장이었기에 기택(송강호 분)네 가족들과 피자 박스로 실랑이를 하는 모습이 더 인상적으로 보였던 것 같기도 하네요.
사실 잘 모르시는 부분이지만, 영화 후반부에도 제가 잠깐 나와요. 원래는 초반에 피자 박스로 실랑이하는 모습으로 끝나는 거였는데, 한 신이 더 추가됐어요. 홍수 때문에 기택네 가족들이 체육관으로 대피하잖아요. 그때 자세히 보시면 주황색 티셔츠를 입은 피자 가게 사장이 있습니다. 마치 숨은그림찾기처럼요.(웃음)
저런, 그 사장님도 홍수 피해를 입은 거군요. 정말 사장 같지 않은 사장이었네요.
같은 동네 주민이니까.(웃음)
얼굴을 알릴 수 있게 해준 작품이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받고,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해버렸죠. 그 밖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상을 받았고요.
사실상 〈기생충〉은 제게는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인 것 같아요. 실제로 〈기생충〉에 출연한 이후 갑자기 길에서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이전에 비해 엄청나게 늘어났어요. 지나가는 분들이 “어? 피자 가게 사장이다”하시면서 말을 걸기도 하고요. 처음에는 그런 관심이 신기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던 만큼 무섭기도 하고 부담이 되기도 했고요. 다행히 알아봐주신 기간이 그렇게 오래가진 않았어요.(웃음) 요즘은 〈마인〉의 유연이로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훨씬 많은 것 같아요.
 
핑크 뷔스티에 이자벨 마랑 by 매치스패션.

핑크 뷔스티에 이자벨 마랑 by 매치스패션.

그전까지는 오디션 기회도 요원했다고 했는데, 〈기생충〉 이후에 뭔가 잘 풀린 느낌이 있네요.
사실 제 본명이 ‘정동화’거든요. 동화라는 이름도 좋았지만, 뭔가 예명으로 쓸 수 있는 다른 이름을 갖고 싶었어요. 제가 생각은 많은데 실천이 빠른 타입은 아니거든요.(웃음) 몇 년 동안 생각만 하다가 〈기생충〉 오디션을 보기 전에 작명소를 방문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제가 생각했던 이름이 작명소에서 준 명단에 있는 거예요. 바로 그 이름을 택했는데, 우연의 일치인지 그 뒤로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어요. 때가 돼서 잘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요.
이서 씨도 ‘정이서’를 생각 중이었는데, 작명소에서 준 명단에도 ‘정이서’가 있었던 거예요?
운명이었나 봐요.(웃음) 끼칠 이에 서녘 서 자를 쓰는데, 큰 뜻은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뜻보다는 획수를 따져서, 제 사주와 부합하는 그런 이름을 지어줬다고 해요.
진짜 운명의 이름이네요. 그러고 보니 이서 씨가 연기했던 tvN 〈구미호뎐〉의 김새롬은 이런 사주나 명리학처럼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것들은 안 믿는 캐릭터였죠. 실제 이서 씨는 어때요?
원래부터 믿는 편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개명을 하고 난 뒤에 일이 잘 풀리니까, 그런 부분에 대한 호기심이 약간 생기긴 하더라고요.
 
*정이서 인터뷰 풀버전은 에스콰이어 7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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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김현유
  • CONTRIBUTING EDITOR 최자영
  • PHOTOGRAPHER 박현구
  • HAIR 박상현
  • MAKEUP 조혜민
  • ASSISTANT 윤승현
  • DIGITAL DESIGNER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