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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배우 이재욱이 자신에게 쏟아지는 칭찬에 보인 반응

지금 배우 이재욱이 도달한 어느 지점. 소년과 남자 사이에서, 배역과 배역 사이에서, 열망과 여유 사이에서.

BYESQUIRE2021.07.23
 

Somewhere in Between

 
인터넷 댓글 많이 보는 편이에요?
저는 많이 보지는 않아요. 가끔씩 저희 어머니가 좋은 댓글을 캡처해서 보내주시는데, 그럴 때나 보죠. 좋은 댓글만 있을 수가 없잖아요. 어머니도 그런 걸 보면 상처받으실 텐데, 그냥 덤덤하게 보내주시더라고요.
인터뷰 준비하다 보니까 재욱 씨를 칭찬하는 댓글이 엄청 많더라고요. 그래서 한번 물어봤어요. 재욱 씨도 그런 걸 보나 싶어서요.
저도 가끔 찾아보는 댓글은 있죠. 특히 이런 매체를 통해 나가는 건 제 팬분들이 좋은 말만 해주시거든요. 그래서 저 좋자고 찾아볼 때도 있는데요.(웃음) 그런 경로가 아니라 작품에 대한 게시물이라든가, 그런 댓글들은 되도록 안 보려고 해요. 그 말에 휘둘릴까 봐.
제가 본 건 팬이 아닌 분들의 감상인 것 같았는데요. 괜히 팬이 아닌 척 남긴 건지도 모르겠지만요.(웃음) ‘소화할 수 있는 나이대가 고무줄이고 연기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다’, ‘20대 초반에 벌써 이렇게 연기를 하는 거니 미래가 기대된다’ 대충 이런 이야기였어요.
그런 말들은 제가 힘내서 촬영할 수 있는 원동력이고, 너무 감사한 말이죠. 스펙트럼이 넓다는 건 배우에게 정말 듣기 좋은 칭찬이잖아요. 과분한 말씀이긴 하지만. 그런데 또 그런 말을 들으면 긴장하게 되기도 해요. 다음 역할은 또 다른 스펙트럼의 연기를 보여드려야 하니까.
 
화이트 더블버튼 슈트 돌체 앤 가바나. 화이트 니트 탱크톱 보스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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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부담감도 갖고 있군요.
무언의 압박이죠. 저 혼자 갖고 있는. 계속 캐릭터라이징을 하고, 갈구하고, 생각해야 한다는…. 그건 배우가 당연히 할 일이지만 거기에 부담이 조금 더 붙는 것 같아요. 그래도 기분 좋은 부담이고요.
이런 마음가짐을 가진 배우이니까 미래가 기대된다는 댓글도 맞는 말일 것 같네요.  
그런데 사실 제가 할 수 있는 캐릭터를 다 쓴 걸 수도 있어요. 그건 이제 나와봐야 아는 건데요.(웃음) 하지만 그런 말씀도 너무 감사하죠. 정말로.
데뷔 초에 한 인터뷰 기사 제목이 이랬어요. “또래 배우 중 최고 되고파.” 재욱 씨의 말하는 방식과는 좀 다른 것 같아서 궁금했어요. 정말 그렇게 생각했는지.
아, 좀 직설적으로 말하면 그렇게 되는데요. 업계에서 많이 찾는 배우가 되고 싶다, 제일 많이 이름이 불리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런 말씀을 드렸던 것 같아요. 틀린 말은 아닌 거죠. 그만큼 인정을 받고 많은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말이었으니까.
또래 중에는 어떤 배우가 대단한 것 같아요?
많죠. 연극만 보러 가도 엄청 많이 봐요. 정말 연기 보면서 같이 울고 웃고 하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들어요. 제가 단순히 운이 좋아서 여기까지 해올 수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다고. 멋있는 분들이 정말 많거든요.
‘아쉬웠다’만큼 그 얘기도 자주 하는 것 같아요. ‘운이 좋았다.’
그쵸. 운이 정말 좋은 케이스죠 저는.
대학교 1학년 때 캐스팅됐고, 그 후 3년 만에 굵직한 작품을 여섯, 일곱 개 했으니 빠르다고 할 수는 있겠죠.
빠르게 간다는 것 자체가 되게 운이 좋은 일인 것 같아요. 다른 누군가가 백경이(〈어쩌다 발견한 하루〉) 역할에 캐스팅됐다면, 설지환(〈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을 다른 사람이 했다면 제가 아닌 그 사람이 지금 이 자리에 앉아서 인터뷰를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하나하나 만났던 캐릭터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건데, 그게 순차적으로 너무 잘 맞아떨어졌던 것 같아요. 계단을 하나하나 잘 밟은 느낌으로. 그래서 운이 좋고, 과분하고, 감사하다는 표현을 계속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랬을까요? 다른 분이 했다면 설지환이 이만큼 유명해지지 않거나 ‘백경앓이’를 하는 분들이 안 생겼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웃음) 너무 상대적이라.
(웃음) 너무 극단적인 방향으로 겸손하길래 제가 반대 극단으로 얘기해봤어요.
알 수 없는 거긴 한데요. 그냥 지금까지 저를 만들어준 건 다른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런 인터뷰 때마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꼭 한 번씩 드리는 것 같고요.
그럼 재욱 씨가 직접 배우 이재욱의 장점을 말해보면 어떨까요?
장점이요? 음… 제가 어릴 때부터 키 번호는 늘 맨 끝번이었고요. 국물이 하나도 안 튀게 면치기를 잘하고요. 그런 장점은 있는데…(웃음) 배우로서의 장점. 뭐가 있을까요? (스태프들 돌아보면서) 도와주세요.
(웃음) 아, 힌트 주시면 안 돼요. 재욱 씨가 직접 찾아주세요.
밝은 거?
성격이 밝은 거.
네. 제가 원래 이렇게 많이 웃는 편이거든요. 거기서 생기는, 캐릭터와의 갭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그걸 매력적으로 봐주시는 분들이 계신 것 같고요. 백경이 같은 경우에도 어떨 때는 메이킹 영상 조회수가 더 높게 나오고 그랬거든요. 그리고 뭐랄까, 되게… 집요한 암기력?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집요하다는 말과 암기력이라는 말은 좀 안 어울릴 수도 있는데, 제가 작가님이 써주신 텍스트를 깊이 고민하는 편인 것 같아요. 그걸 외워서 내뱉는다기보다 그 말을 제가 사용하면서 외워지는 그런 부분이 있죠. 집요한 암기력… 주문 같다. 다시 생각해도 되게 별로네요.(웃음) 모르겠어요.
(웃음) 괜찮은 것 같은데요. 나중에라도 더 좋은 표현 떠오르면 말씀해주세요.
네. 말씀드릴게요.
 
핑크 슈트, 블랙 레이스 이너 셔츠, 플라워 패턴 셔츠 모두 김서룡. 버건디 더비 슈즈 프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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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 투 헤븐〉 김성호 감독은 재욱 씨에 대해 이런 장점을 얘기했던 것 같아요. “짧은 등장만으로도 강한 인상을 남기는 배우” 저는 그게 단순히 외모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라고 받아들였고요.
〈무브 투 헤븐〉에서는 순간순간의 감정을 촬영하는 측면이 많았거든요. 아마 제가 짧은 기간 안에 여러 캐릭터를 소화한 걸 보고 좋게 봐주신 게 아닐까 싶어요.
단적으로도, 김수철은 짧은 회상 신 안에서 왕따당하는 고등학생과 전국체전 복싱 챔피언을 동시에 소화해야 하는 캐릭터였으니까요.
맞아요. 제가 그 안에서 계속 이유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뭔가 좀 어색한 부분이 생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액션이 기반인 캐릭터라서, 몸 쓰는 부분에서도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고요. 촬영 회차보다도 액션 스쿨에 가서 준비한 시간이 더 많았거든요. 준비하면서 힘든 부분이 정말 많았고, 그래서 다 찍고 나니까 되게 개운한 것도 있었고요.
듣고 보니 분량에 비해 정말 수고가 많이 드는 역할이었네요. 출연을 결정한 건 어떤 부분 때문이었을까요?
일단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라는 게 컸어요. 제가 항상 즐겨 보는 플랫폼의 오리지널 드라마에 특별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좋았죠. 〈무브 투 헤븐〉 대본을 읽으면서 눈물이 많이 났기도 했고요. 또 제가 워낙 어릴 때부터 이제훈이라는 사람을 너무 좋아했어요. (양손 엄지를 치켜들며) 제훈 선배 최고… 너무 멋있으세요. 그렇게 여러 가지로 다 좋았던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 현장도 좋았고, 감독님도 너무 좋으신 분이고요.
좋아하는 배우로 이순재 선생님이나 로빈 윌리엄스 같은 배우를 얘기한 적도 있잖아요. 경험이 많은 배우, 거기에서 나오는 깊은 안정감을 가진 배우를 동경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좀 다른 얘기인지는 몰라도 어릴 적 우상이 백종원 씨였다고도 했고요.
가진 크기가 가늠이 안 되는 사람에게 제가 빠져드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현장에 갈 때마다 항상 느끼는 게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에 대한 대처는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분들을 보면 자꾸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셨을까, 얼마나 많은 환경을 겪었기에 이렇게 행동할 수 있고 이렇게 소신이 배어 나올까, 그런 걸 생각하게 돼요. 아마 제가 그런 부분을 갈구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거겠죠. 저희는 그분들이 걸어간 감히 헤아릴 수도 없는 길을 이제 조금씩 밟아가고 있는 거니까요. 너무 멋있고 대단해 보이세요. 그 노련함이, 생각이, 지식이. 물론 연기 측면으로도 제가 엄청나게 좋아하는 배우분들이고요. 존경 받아 마땅한 배우분들.
재욱 씨의 앞으로의 행보는 어떻게 될까요?
tvN 〈환혼〉이라는 드라마에 출연해요. 방영 시기는 미정이지만요. 내용이나 캐릭터는 저도 아직 잘 모르는 상황이고. 그래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브이라이브에서 말씀하시는 것 보니까 다른 작품도 검토 중이신 것 같던데요.
아유, 그건 농담 삼아 얘기한 거죠. “들어온 게 좀 있어서 보고 있어요” 하고 거드름 피우는 흉내를 내본 거고.(웃음) 제가 아직 작품을 검토하고 선택해서 들어가는 그런 상황이 아니에요. 스케줄이 맞고, 조율이 잘 되는 작품이면 감사히 해야죠.
그럼에도 만약 같은 시기에 좋은 제안이 여럿 들어온다면 선택 기준은 뭐가 될까요?
제가 지향하는 캐릭터가 되겠죠. 만약에 제가 특정 장르에 욕구가 생긴다면 그런 갈증을 한번 풀고 가고 싶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제가 지금 더 얻어갈 수 있는 작품, 팬분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따로 있다고 한다면 그것도 포기할 수 있는 거고요. 복합적인 것 같아요.
그래도 출발점은 늘 ‘내가 지금 하고 싶은 게 무엇인가’이군요.
맞아요. 캐릭터죠.
 
*이재욱 화보와 인터뷰 풀버전은 에스콰이어 8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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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오성윤
  • PHOTOGRAPHER 김희준
  • STYLIST 남주희
  • HAIR 백흥권
  • MAKEUP 최시노
  • ASSISTANT 윤승현
  • DIGITAL DESIGNER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