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

턴테이블 바늘이 닿을 수 있는 어떤 경지

바늘의 어느 경지.

BYESQUIRE2021.07.30
 
 

Let Me Drive You

 
(왼쪽) 스미레 MC 카트리지 모노 1100만원, (오른쪽) 스테레오 950만원 무라사키노 by 블루텍.

(왼쪽) 스미레 MC 카트리지 모노 1100만원, (오른쪽) 스테레오 950만원 무라사키노 by 블루텍.

바이닐 레코드와 CD는 꼭 부자지간처럼 닮은 매체다. 표면에 정보가 기입된 원반형 기록 장치를 회전시키고, 그 속도를 따라 구간을 읽으면 그게 음악이 된다. 다만 사람들이 두 매체를 부자는커녕 아예 다른 인종처럼 여기는 건, 그만큼 확실한 간극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라는 간극. CD플레이어가 빛으로 CD 표면의 0과 1로 이루어진 이진수의 신호를 읽어 DAC(디지털-아날로그 컨버터)를 통해 소리로 변환하는 반면, 턴테이블은 오르골처럼 바이닐 레코드 표면의 홈에 새겨진 소리 정보를 바늘로 읽어 앰프로 증폭시킨다. 좀 더 물리적이고 섬세한 세계의 재생인 것이다.
 
블루텍 이재용 대표가 턴테이블의 바늘, 즉 카트리지를 트랙을 달리는 자동차에 비유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자동차도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건 다 똑같지만 모델마다 승차감이 다르잖아요. 핸들을 꺾을 때의 유격이라거나, 브레이크를 밟을 때 밀리는 느낌이라거나. 일단 좋은 자동차는 그걸 이루는 부속 하나하나가 정밀하죠.” 스미레 카트리지에 대해 설명하며 나온 이야기였다. 1.2Ω의 낮은 저항에 0.35mV의 높은 출력 전압을 내는 이 기술집약적 카트리지는 그야말로 세단의 안정감에 스포츠카의 탄력을 가진 자동차라 할 만하니까.
 
스미레는 일본 교토 기반의 카트리지 전문 제조사 무라사키노의 첫 작품이다. 무라사키노의 대표는 관악기 연주자이기도 했는데, 스테인리스스틸에 금도금을 한 스미레의 독특한 소재 사용과 구조는 그런 이력에서 나왔다고 한다. 도금이나 젠더의 소재가 악기의 소리를 변화시키는 데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꾸밈없으면서도 선명한 소리’, ‘각 악기를 구분해 무대를 펼쳐내는 표현력’. 스미레를 둘러싼 세간의 평 역시 이력에서 연원을 짚을 수 있겠다.

Keyword

Credit

  • EDITOR 오성윤
  • PHOTOGRAPHER 정우영
  • DIGITAL DESIGNER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