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맹렬한 기세로 나아가는 스테이씨

‘음이탈’이 날지언정 소리 높여 라이브를 한다. 팬들과 수시로 소통하며 하하하 웃는다. 맹렬한 기세로 나아가는 신인 걸그룹, 스테이씨가 성장통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는 법.

BY남윤진2021.10.26
 

STAY TUNED

 
언제부터 가수를 꿈꿨어요?
시은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어릴 때부터 노래하고 춤추는 걸 너무너무 좋아했어요. 어디서든 늘 저만의 무대가 있었죠. 가족들이 조용히 좀 해달라고 할 정도로!
수민 어릴 때 마트에 진열된 TV에 나오는 소녀시대 뮤직비디오를 보고서 따라 추던 기억이 나요. 근데 그땐 정말 못했어요. 음치에, 박치에, 몸치.(웃음) 사실 노래보단 공부를 잘하는 편이었거든요. 공부에 욕심이 있는데 그걸 포기하고 서울로 올라가 연습생을 할 만큼 절실했고 저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세은 저는 사람들 앞에선 선생님, 승무원이 되고 싶다고 하면서 마음속으로는 남몰래 가수를 꿈꿨어요. 부끄러웠거든요. 데뷔가 확정되고 나서야 주변 사람들이 제가 연습생을 해왔고 가수가 될 거라는 걸 알았어요. 그만큼 제 얘길 못하는 성격인데, 무대에 설 때는 달라요.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죠. 그래서 무대가 좋아요.
아이사 저도 세은이처럼 부끄러움이 많아서 엄마 뒤에 숨곤 하던 아이였어요. 그런데 고등학생 때 진로를 고민하던 시기, 오디션 스케줄을 짜서 엄마한테 “엄마 나 좀 믿어줘”라고 말하고 혼자 서울에 사는 사촌 언니네 집으로 올라왔죠. 오디션에 붙고 나서는 바로 원룸을 구했고요.
재이 저는 어릴 때부터 공부 안 하고 노래만 부르니까 엄마가 ‘한번 떨어져봐야 정신을 차리지’ 하고 오디션에 보냈어요. 너무 시끄러웠으니까.(웃음) 근데 붙은 거예요. 그렇게 가수의 꿈을 키우다 연습생을 잠시 그만둔 적이 있었어요. 그간 못 했던 것들을 만끽하다가 ‘현타’가 오더라고요. ‘아, 내가 가수의 꿈이 간절했구나. 이걸 안 하면 난 뭐 하고 살지?’ 싶어 오디션을 또 봐서 지금의 소속사에 들어오게 됐죠.
사실 전 공무원이 되려고 했어요. 학교에서 꿈은 꿈이고 진로는 진로라고 배웠거든요. 하지만 마음 한편에 욕심이 있었나 봐요. 오디션을 보고 일단 연습생을 해보라기에 시작했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아, 내가 하고 싶었던 게 이거구나. 난 가수가 하고 싶구나’ 그래서 즐겁게 춤추고 노래했어요!
 
블랙 슬리브리스 재킷, 블랙 팬츠, 글러브 모두 그레이스 엘우드. 네크리스, 이어링 모두 베르사체.

블랙 슬리브리스 재킷, 블랙 팬츠, 글러브 모두 그레이스 엘우드. 네크리스, 이어링 모두 베르사체.

그 과정에서 벽에 맞닥뜨리거나 슬럼프를 겪은 적도 있나요?
시은 할 말이 너무 많은데요. 비유하자면 목표 지점이 눈앞에 보여요. 열심히 달리는데 목표는 더 멀어지는 거예요. 연습생 때는 그런 순간의 연속이었어요. 죽어라 노력하는데 기회가 오질 않으니까 ‘난 결국 이 길이 아닌가? 세상이 나한테 포기하라고 하는 건가?’ 싶었죠. 싸우는 느낌이었어요. 주변에서도 “너는 배우를 하면 되잖아”라고 하고, 모두 내게 포기하라고 하니 지칠 법도 한데, 도무지 노래랑 춤이 좋아서 포기가 안 되는 거예요. 죽어도 무대에 서야겠더라고요. 그 마음 하나로 버텼어요. 포기할 수 없었죠.
아이사 전 연습생 1년 차 때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나가기 직전까지 갔는데, 같이 연습하던 친구들이 좋아서 돌아왔어요. 그때 말리던 친구가 수민이었죠. 계속 연락하고 잡아줘서 엄청난 힘이 됐어요. 노래와 춤만큼 함께 하는 동료가 중요하다는 걸 알았어요.
수민 서로가 없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어요.(웃음)
세은 전 데뷔 후 첫 활동 끝나고 슬럼프가 세게 왔어요. 대중에게 평가받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너무 버거웠죠. 어떻게든 잘 보이려는 스스로도 싫었어요. 하지만 내가 열심히 해서 선택한 길을 포기할 순 없잖아요.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 움직이며 연습했더니 어느새 괜찮아지더라고요. 나 자신으로 있어도 된다는 걸 알게 된 후였던 것 같아요.
재이 저는 연습생 때부터 지금까지 매 순간 활동 끝나고 징크스처럼 슬럼프가 와요. 다음 앨범에 더 성장해서 나와야 한다는 마음이 있거든요. 성장통인 것 같아요. 아마 이번 활동 끝나고도 슬럼프가 찾아올 거예요. 더 잘하고 싶으니까. 하지만 그 성장통이 있어야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테니 잘 헤쳐 나가려고 노력 중이에요.
 
화이트 셔츠, 팬츠 모두 르비에르. 이어링 미우미우.

화이트 셔츠, 팬츠 모두 르비에르. 이어링 미우미우.

지금은 어떤 꿈을 꾸나요?
수민 오래, 건강히 하기. 높이보단 꾸준히 가기.
음원 차트 1위 너무 좋고 하고 싶지만, 그런 걸 해도 저희끼리 행복하지 않으면 의미 없잖아요? 겉으로 보기에만 좋고 그 안에서 정작 저희끼리 눈도 안 마주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남들이 뭐라 하든 저희끼리 즐겁게 재미있게 오래 하자. 그게 첫 번째 목표예요.
시은 오래 가야죠. 돌아봤을 때 스테이씨의 역사가 나중에 재산이 될 수 있도록.
세은 전 더 잘돼서 효도하고 싶어요!
잘되는 것도 물론 중요해요. 우주 가서 공연 한번 합시다. 달에 가서 ‘꾹꾹이춤’ 추고!
 
어느덧 데뷔 1주년이에요. 1년간 이룬 것이나 달라진 게 있다면?
수민 저희의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이런 음악을 하는 이런 그룹이 있다는 걸 알린 1년이었어요. 카메라에 익숙해지니 다들 더 솔직한 제 모습이 나온다는 게 달라진 점이에요.
세은 데뷔 초엔 제가 어떤 이미지를 보여줘야 사람들이 좋아해줄지 고민이 많았고, 집에 가서 후회할 때도 많았어요. 그땐 꾸며서 만들어내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보여드려야 좋아해주신다는 걸 알았죠.
재이 저도요. 처음엔 카메라도 어색하고 낯을 가렸고, 제 모습을 숨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내 모습을 알아버리면 떠나버릴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편해졌어요. 제 모습을 더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해요.
시은 각 멤버가 자기 자리를 찾은 느낌이에요. 그리고 다들 아티스트가 되어가고 있죠.
팀 분위기도 더 좋아졌어요. 데뷔 초에는 각자 조심할 것도 많고 잘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조금 예민해지기도 했는데, 지금은 다 가족이에요. 저희끼리 있을 때 에너지 소비가 훨씬 줄어들었어요.
 
(아이사) 블루 재킷, 패딩 원피스 모두 토즈. 이어링 디디에두보. (세은) 블랙 재킷, 네크리스 모두 오프화이트. 원피스 레림. 이어링 일레란느.

(아이사) 블루 재킷, 패딩 원피스 모두 토즈. 이어링 디디에두보. (세은) 블랙 재킷, 네크리스 모두 오프화이트. 원피스 레림. 이어링 일레란느.

여섯 명이 함께 활동하면서 익힌 서로를 존중하는 법이 있나요?
아이사 서로 어떤 점 때문에 힘들어하는지 알기에 이해하려고 해요. 만약 누가 좀 피곤해서 틱틱 대면 ‘아, 얘가 지금 많이 피곤해서 그렇겠지. 나도 그럴 때가 있으니까’ 하고 넘어가요. 내가 이 친구를 이해하면, 이 친구도 나중에 나를 한 번 더 이해해줄 테니까요.
 
아이돌이라는 일에 기쁨과 슬픔은?
수민 고충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죠. 아무리 잘되더라도 한 번에 떨어질 수 있는 게 이 일이니까요. 체력적으로 힘든 건 괜찮아요. 하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래, 대중에게 실망을 안겨드리게 되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은 힘들어요. 반면에 즐거움은 저희가 행복하면 보는 사람도 행복해지는 것. 저희가 즐거운 마음을 담아서 하면 보는 분들도 에너지를 얻잖아요. 힘이 난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저희도 힘을 얻고. 그런 교류가 즐거움이에요.
세은 즐거움과 어려움은 한 끗 차이예요. 보여지는 직업이다 보니 뭐 하나 잘못하면 사람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치고, 본받을 만한 일을 하면 좋은 영향을 끼치죠. 결국 영향력이라는 양면이에요.
시은 이 일에서 잊지 말아야 할 점은 결국 스스로를 잃지 않는 거라고 생각해요. 스테이씨 시은이 있고 인간 박시은이 있잖아요. 그 사이에서 괴리감은 늘 있기 마련인데, 그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지켜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게 멋지다고 생각해요?
수민 진짜 어려운 질문인데.
아이사 저는 키 선배님, 현아 선배님 같은 분들을 만나뵈며 느낀 건데, 연차가 쌓인 분들에게서 나오는 여유로움과 너그러움이 있더라고요. 그런 게 멋지다고 생각해요.
수민 맞아요. 좋은 조언도 많이 해주셨어요. 성공한 위치에 있으면서 한결같은 게 멋지다고 생각해요. 저도 나중에 후배에게 그런 선배가 되고 싶어요.
시은 베풀 줄 아는 게 멋있는 거죠. 너무 많이 얻으면 그런 것에 무감각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어떤 순간이든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 그런 게 멋져요.
세은 무대에 설 때마다 제스처를 바꿀 정도의 여유도 멋지지 않나요?
재이 동의해요. 무대에서 놀 줄 아는 것. 진짜 멋진 것 같아요.
 
(수민) 체크 포인트 재킷 오프화이트 by 육스. 이어링 폴브리알. (시은) 블랙 재킷 버브. 원피스 알렉산더왕. 이어링 일레란느.

(수민) 체크 포인트 재킷 오프화이트 by 육스. 이어링 폴브리알. (시은) 블랙 재킷 버브. 원피스 알렉산더왕. 이어링 일레란느.

직접 스테이씨 앨범을 프로듀싱 한다면 해보고 싶은 콘셉트는?
세은 소녀시대 ‘Mr.Mr.’처럼 슈트 입고 멋진 걸 해보고 싶어요.
아이사 저는 F(x) ‘첫사랑니’ 같은 미스터리하면서 묘한 무드의 곡을 해보고 싶어요.
시은 에너지 있고 밝으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콘셉트요. 소녀시대 ‘홀리데이’ 같으면서도 (여자)아이들 ‘Lion’ 같은 느낌도 있는! 무대에서 엄청 놀 수 있는 느낌으로요.
그걸 받아서 (여자)아이들 ‘Uh-Oh’ 같은, 쿨하고 힙하고 멋있는 건 다 하는 거!
재이 전 지금까지와는 다른 느낌으로 블랙핑크 ‘Lovesick Girls’처럼 감정이 많이 드러날 수 있는 곡을 해볼래요.
 
지금은 인생에서 어떤 시기인가요?
수민 굳기 전의 점토 같은 시기. 어떤 온도와 환경에 있느냐,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때이죠. 저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고 과정 중에 있어요.
시은 맞아요. 나무에게 물을 주고 자라길 기다리는 과정처럼.
아이사 저는 지금이 해보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50대에 이 스케줄을 소화할 순 없잖아요. 원하는 거, 할 수 있는 거, 해보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는 때이니 힘들다고 좌절하지 않고 열심히 해보려고요.
재이 성장통. 솔직히 말하면 저는 매 순간 부딪히는 게 힘들어요. 앞날도 무섭고 아직도 모르는 것투성이죠. 하지만 성장 과정이잖아요. 잘 크고 있기에 통증도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눈 가리고 달리기하는 것과 비슷해요. 마라톤을 시작했고, 어떻게 어디로 가야 할지는 모르는 상태. 하지만 길은 있으니 달려 나가야죠.
세은 맞아요. 저흰 이제 출발선에 섰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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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남윤진
  • INTERVIEWER 이예지
  • PHOTOGRAPHER 신선혜
  • STYLIST 홍하리
  • HAIR 이민아/ 임도은
  • MAKEUP 오길주/ 박혜민
  • ASSISTANT 신유림
  • DIGITAL DESIGNER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