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낯선 세계로 초대하는 이색 전시 4

신세계가 열린 듯 색다른 관점이 돋보인다.

BY남윤진2021.11.05

〈우아한 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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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한원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우아한 감시〉에는 황지윤 작가만이 참여한 것이 아니다. 전시장에 머무르는 동안 이곳 세계에는 너와 나, 우리가 공존하며 전시 전체를 완전하게 구성한다. 황지윤 작가는 17세기 네덜란드 풍경화나 중국 북송시대 산수화에 쓰였던 고전기법을 사용해 익숙한 자연 풍경을 몽환적 회화작품으로 탄생시켰다. 언뜻 보면 그저 정교하게 그려낸 그림들처럼 보이지만, 어쩐지 기묘한 기운이 감도는 그녀의 작품들에 사람들은 자꾸만 시선을 멈추고 더 가까이 들여다볼 수밖에 없게 된다. 불빛 아래에서는 미처 보지 못한 재미있는 형상을 찾기도 하고, 자세히 다가가보면 숨겨진 해학적 메시지가 등장하기도 한다. 바로 이러한 관찰 및 탐구행위를 황지윤 작가는 ‘감시’라는 개념으로 새롭게 재해석하면서 관람객은 작가가 만든 작품을, 작가는 작품을 통해 관람객을 감시하는 흥미로운 장면을 연출하고자 했다. 긴장감이 도는 감시 상황이 아닌, 상대에게 집중하는 대화와 소통의 감시 상황 경험을 제시한 것이다.
 

〈MINIATURE LIFE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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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IFC몰 안 MPX 갤러리에는 작지만 넓은 세계가 펼쳐져 있다. 미니어처 아티스트 타나카타츠야의 국내 첫 전시 〈MINIATURE LIFE SEOUL〉로 만나는 그만의 위트 넘치는 유쾌한 세상은 분명 앙증맞은 크기의 사물과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음에도 무척 크게만 느껴진다. 타나카타츠야는 매일 전 세계 모두에게 소소한 재미와 기쁨을 선사하고자 ‘미니어처 캘린더’라는 이름의 프로젝트 시리즈를 기획했고, 2011년 4월부터 현재까지 10여년 간 일상적 스토리를 담은 미니어처 작품을 만들어 꾸준히 발표해왔다. 올해 10월 30일 개최해 내년 1월 9일까지 진행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국내 팬들을 위해 특별히 완성한 미공개 신작을 비롯해 총 150여점이 넘는 미니어처 세계의 풍경, 작가의 아이디어 스케치 및 제작 과정 등을 짧은 영상으로도 확인해볼 수 있다.
 

〈사물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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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사물의 풍경〉이 진행 중인 스페이스 이수에서 설명하는 전시의 의도는 이러하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정체된 ‘상태’이길 거부하고, 스스로 ‘풍경’으로 거듭나려는 능동적 에너지를 가졌다. 그 덕분에 작가들의 작업물을 마주한 관람객들은 알고 있던 시공간을 한층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무한한 가능성의 영역으로 향하는 색다른 영감을 얻는다. 누구든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전시장 곳곳에 자리한 꿈속 세계로의 초대장은 다채로운 형상을 띠고 있다. 밍예스 프로젝트는 위빙 기법으로 만든 식물 오브제를 통해 지속 가능한 가드닝을 구현하고, 서윤정 작가는 자유로운 형태와 눈부신 색깔로 바쁜 현실 세계에서 잊고 지낸 내면의 낭만을 다시금 꺼내어보게 한다. 이색적 재료를 활용해 완성한 가구로 일상적 장면을 특별하게 재구성한 연진영 작가 역시 우주나 다름없는 광활한 상상의 나라로 모두를 초대한다.
 

〈SURREAL JE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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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아티스트 장명식의 개인전 〈SURREAL JELLY〉는 초현실적 디지털 세계를 배경으로 삼는다. 그 속에 존재하는 갖가지 모양의 귀여운 젤리 캐릭터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우리에게 전하는 스토리는 ‘춤’과 ‘변신’에 대한 것이다. 형형색색 젤리 캐릭터들은 각자 K-POP 안무를 재현하거나 에어로빅과 발레 등 다양한 장르의 춤을 추면서 기존의 ‘나’가 아닌 다른 ‘나’로 변신을 시도하는 과정을 선보이고, 동시에 새로운 대상을 향한 변신의 욕망을 표출한다. 전시장에 들어가기 전, 입구에 있는 QR코드를 인증하면 각 작품 순서에 맞게 앰비언트 음악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로 연결된다. 즐거운 춤과 음악으로 청각과 시각을 자극하는 젤리들의 세상에 잠시 다녀온 후엔, 현실에서 겪은 무거운 근심·걱정 모두 저 너머에 털어놓고 새롭게 변신을 해낸 기분이 든다.
 
 
_프리랜서 에디터 박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