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 거리 차고 넘치는 복합문화공간 카페 4

새로울 것 하나 없는 연말이라면 지친 발걸음 이끌고 방문해보자. 회현역 일대에서 가장 핫하다는 이곳 피크닉을 모르면 간첩소리 듣기 일쑤이지만 물론, 전시회뿐만 아니라 3층에 자리한 카페만을 목적하고 찾아가도 나쁘지 않다. 카페 피크닉은 마치 예식장에 온듯 기다란 우드 테이블 위론 순백을 상징하는 흰 샹들리에가 나란히 이어져 있다. 제주 구좌에서 올라온 당근 주스도 한잔 마셔주고, 갓 구운 빵을 곁들여 소확행을 누려보자. 외에도 층마다 전시장, 굿즈 숍, 타파스 바, 레스토랑을 만날 수 있어 슬렁슬렁 둘러만 봐도 하루라는 시간이 부족할 지도 모른다.  
 
 
성수의 랜드마크로 단숨에 자리잡은 르콩트 드콩트. 쉽게 LCDC로 기억하면 되지만 굳이 뜻풀이를 하자면 ‘이야기 속의 이야기’란 의미이다. 삶이라는 대서사시를 사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 매일 또다른 이야기가 생성하는 ‘과정’을 보기 좋게 집약한 단어다. 의미처럼 LCDC 서울은 커다란 4층 건물을 각기 다른 공간으로 구성했다. 중정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면 각종 엽서와 기차 표 등을 전시해 놓은 카페 이페메라를 만나게 된다. 2층은 르콩트 드콩트 스토어, 3층은 한아조, 요안나, 오이뮤, 글월 등 다채로운 굿즈 숍이 방마다 채워져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꼭대기 층에 숨은 바 PS. (포스트스크립트)까지 전시장처럼 멋스러운 분위기가 좋으니 다양하게 즐겨볼 복합문화공간이란 말이 딱 어울린다.  
 
 
서울의 ‘루프탑’을 생각했을 때 남산타워 보이는 후암동 혹은 끽해봐야 성곽길 데이트로 좋은 낙산공원 정도만 떠올랐다면 이번엔 홍대로 가보자. 홍대 AK 꼭대기 17층에서 고만고만한 주택들이 즐비한 서교동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무신사테라스가 있기 때문이다. 800평 공간에는 무신사에서 셀렉한 오프라인 편집 스토어부터 배를 채워줄 디저트가 가득한 카페, 인생샷 포기 못 할 루프탑까지 꽉꽉 들어차 있다. 특히 카페에서 종종 열리는 전시는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니 인스타그램을 통해 미리 정보를 확인한 뒤 찾아간다면 후회 없는 데이트 장소가 될 것.  
 
 
석촌호수를 끼고 롯데백화점과 월드타워, 에비뉴엘 등 쇼핑하기 최적화된 잠실에서 ‘왜 소문이 안 났나’ 의구심이 들 정도로 꽤 괜찮은 복합문화공간이 하나 있다. 에비뉴엘과 월드타워 사이 ‘다이버홀’ 1층의 어바웃 프로젝트라운지는 여느 카페와 다를 바 없이 평범해 보이는 이름이다. 허나 안으로 들어가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어마어마하게 높은 천장만으로 이미 합격이고, 여러 수준 높은 전시들을 무료로 구경할 수 있는 데다 부담 없는 비용으로 커피와 브런치를 즐길 수 있다. 가격이 그리 착한 편은 아니지만 식사도 가능한데, 북적이는 인파를 피해 조용하고 한적한 공간에서 담소를 나누기엔 매우 좋은 편이다. 전시는 상설이 아닌 기획 전시기는 하지만 넓은 매장 곳곳에 포토 스팟이 다양하게 꾸며져 있으니 기분 전환으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