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미가 극한의 상황을 연기하면서도 강한 멘털을 유지하는 이유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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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가 극한의 상황을 연기하면서도 강한 멘털을 유지하는 이유

<오징어 게임>의 지영, <어른들은 몰라요>의 세진 등 늘 ‘사연 많고 불쌍한 여자아이’로 등장하는 그 배우를 만났다. 노래가 나오면 흥에 취해 춤을 추고, 심심하다는 이유로 배달 아르바이트에 도전할 정도로 엉뚱한 ‘진짜 이유미’는 스스로에 대한 긍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김현유 BY 김현유 2022.01.20
 
 
세진이만큼이나 〈오징어 게임〉의 지영이도 안타까운 캐릭터죠. 안쓰러운 마음이 컸을 것 같아요.
지영이는 좀 더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인물이었어요. 약간 ‘츤데레’ 같기도 하면서, 말을 직설적으로 하잖아요. 성격과는 별개로, 그런 식의 표현들이 저랑 되게 닮은 느낌이었거든요. 시나리오를 보는 내내 ‘지영이는 그냥 내 건가 보다, 나한테 너무 잘 왔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사한 마음이었죠. 저에게 와줘서 정말 고마운 캐릭터예요. 캐릭터 자체도 매력적이었는데 이렇게 대박까지 났으니, 감사한 마음이 더 커졌죠.
 
원피스 미우미우.

원피스 미우미우.

저는 세진이와 지영이에게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둘 다 불행한 과거를 갖고 있고, 케어해줄 수 있는 어른도 없었으며, 또 자학에 가까울 정도로 스스로를 거의 돌보지 않아요. 다만 세진이에게 ‘똘끼’가 있다면, 지영이에게는 체념이 더 커 보이죠.
 사실 저는 두 캐릭터를 전혀 다른 선상에 놓고 연기를 한 건데, 그렇게 보시는 분이 많더라고요. 이유미라는 같은 배우가 연기를 하니까, 세진이와 지영이의 공통점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해요. 이런 글도 봤어요. 세진이가 가출 끝에 자신의 부모를 죽이고 감옥에 갔다가, 석방 뒤 ‘오징어 게임’에 참여하게 됐다는 거예요. 감옥에서 삶에 대한 희망을 잃고 나온 세진이가 지영이라는 건데, 말이 되긴 하더라고요.(웃음) 얼굴이랑 목소리도 같고, 나이도 얼추 비슷하고. 제가 연기한 캐릭터를 하나하나 주의 깊게 봐주셨으니 그런 분석이 나온 것일 텐데, 감사했어요.
 
지영이는 사실 극 중에서 비중이 큰 인물이 아니었는데, 해외 팬들이 뽑은 극 중 인기 캐릭터 3위에 올랐어요. 지영이의 매력이 뭐였다고 생각해요?
새벽(정호연 배우)이와의 케미? 그 케미가 시너지를 냈던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상대역이 여자였을 때 케미가 좋은 편이에요. 〈어른들은 몰라요〉 때도 희연 언니(안희연 배우)랑 너무 친해져서 연기할 때 마음이 편했거든요. 〈오징어 게임〉에서 호연이랑도 그랬고요. 워맨스를 찍을 때 케미가 좋은 편인가 봐요.(웃음)
 
세진이와 지영이가 강렬하긴 했는데, MBC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의 세린이도 굉장히 센 캐릭터였어요. 특히 배정태(양동근 배우) 앞에서 돌변해 자해를 하는 신이 정말 강렬했죠. 몸을 아끼지 않고 부딪혀 대고.
세린이를 연기할 때는 순수해 보이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귀염뽀짝’한 느낌을 주려고 애썼죠. 그래야 반전이 더 충격적일 테니까요. 그리고 몸을 아끼면 촬영이 길어져요. 기왕 하는 거 빠르게, 한 방에 내 모든 에너지를 쏟는다는 마음으로 돌진했어요. 소품들은 전부 안전하고 푹신푹신하게 만들어주시기도 하고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피범벅이 되는 역할을 워낙 많이 했으니까 별 거부감 없이 들이받았어요. 그 신을 찍을 땐 감독님도 놀라셨어요. 너 지금 진짜 때린 거 아니냐고요. 그래서 “생각보다 안 아프게 때렸어요” 그랬죠.(웃음) 그래도 인상적인 신이 나와서 굉장히 만족스러웠어요.
 
〈인질〉에서는 아예 극이 진행되는 내내 묶여 있었잖아요.
어… 사실 재미있었습니다.(웃음) 그냥 앉아 있으면 됐고, 묶는 도구도 굉장히 안전하게 만들어져서 쉽게 풀 수 있었거든요. 몸이 힘든 것보다는 그 상황 자체에 집중하려고 애썼어요. 시종일관 묶인 상태에서 연기를 하는 건 처음이기도 했고요. 힘든 건 딱히 없었고, 현장에서 즐기고 느낀 것들이 많아요.
 
관객이나 시청자가 보기엔 너무 힘들어 보이는데, 실제 연기하는 입장은 또 다르군요.(웃음) 이번에 새로 공개될 넷플릭스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도 피, 땀, 먼지에 구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많더라고요. 좀비물이기도 하니까요.
다행인지 지금까지 한 캐릭터 중에서는 가장 덜 구르는 것 같아요.(웃음) 제가 맡은 ‘나연’이라는 친구는 살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크기 때문에 몸을 사리는 편이거든요.
 
벨벳 재킷, 팬츠 모두 펜디. 반지 프레드. 톱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벨벳 재킷, 팬츠 모두 펜디. 반지 프레드. 톱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원작 웹툰을 보면 나연이가 거의 ‘세계관 최강 빌런’으로 표현되더군요.
빌런이죠. 하지만 저는 나연이를 이해해요. 나연이가 하는 말 중에 틀린 말은 없거든요. 다만 이 친구의 말투나 행동이 사람을 미워 보이게 하는 부분이 있어요. 작품이 공개되고 나면 누군가는 나연이가 옳은 말만 한다는 걸 알아주겠죠? 나연이가 지금 뭘 바라는지, 왜 저런 말을 하는지, 왜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는지도 이해해주시면 좋겠어요. 하지만 욕은 먹겠죠. 누가 뭐래도 빌런이긴 하니까.(웃음)
 
공개 예정인 작품이 하나 더 있죠. 영화 〈우리는 천국에 갈 순 없지만 사랑은 할 수 있겠지(이하 ‘천국’)〉가 개봉을 앞두고 있잖아요. 제목부터 감성적인데, 배역도 지금껏 한 ‘사연 많은 여자아이’ 캐릭터와는 거리가 있을 것 같아요.
맞아요. 첫사랑 이미지예요. 물론 사연이 아주 없지는 않은데, 잔인하거나 안타깝다기보다는 그냥 되게 풋풋한 사랑 이야기 같은 느낌일 거예요. 지금까지와는 좀 다른 느낌이지 않을까 싶어요. 조용하고, 어른 같은 느낌의 첫사랑 캐릭터. 옷도 예쁘게 입을 예정이고요.
 
오늘처럼요?(웃음)
오늘처럼 이렇게 예쁜 드레스는 아니겠지만, 되게 컬러풀한 옷을 입을 예정이에요.(웃음)
 
아직 공개되지 않은 〈천국〉을 제외하면, 오늘 우리가 얘기한 작품에서 유미 씨가 맡은 캐릭터들은 모두 극한의 상황에 있었어요. 그래서인지 유미 씨의 작품 활동을 다룬 유튜브 영상을 보면, ‘저 배우 멘털 케어를 꼭 해주세요’라는 댓글이 항상 가장 많은 추천을 받더라고요. 멘털 관리가 필요한가요?
생각보다 멘털이 강한 편인가 봐요.(웃음) 어릴 때부터 배우 활동을 해오면서 스스로 단련해온 것 같아요. 연기를 계속하고 싶어서 버티던 순간들이 있었거든요. 쉬지 않고 작품을 계속하려 했고요. 그때마다 조금씩 강해졌다고 생각해요. 무의식적으로 연기를 하는 이유미와 연기하지 않는 현실의 이유미를 분리할 수 있는 힘을 길렀다고 할까요? 정확히 어떤 노하우를 통해 강한 멘털을 갖게 됐다고 설명하긴 어렵지만요.
 
처음 데뷔했던 때의 유미 씨가 궁금하네요.
중학교 1, 2학년 정도의 나이에 데뷔를 했어요. 그때는 참 참한 아이였던 것 같아요. 어른스럽다는 말도 많이 들었고요. 그 당시에는 현장에서 ‘바른 학생’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 했어요. 그때는 현장에서 만나는 분들이 모두 너무나 어른이었으니까요. 실수하지 말아야지, 예의 없게 행동하지 말아야지, 계속 마음속으로 되뇌었죠.
 
 
*이유미 인터뷰 풀버전은 에스콰이어 2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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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김현유
    PHOTOGRAPHER 김희준
    STYLIST 이하정
    HAIR 마준호
    MAKEUP 최시노
    ASSISTANT 송채연
    DIGITAL DESIGNER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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