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는 자신의 감정이 요동치는 이유를 찾았다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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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는 자신의 감정이 요동치는 이유를 찾았다

카이는 철저한 행복주의자다. 그러나 그가 생각하는 행복은 지금의 쾌락과 크게 상관없고, 언제나 미래에 있다.

박세회 BY 박세회 2022.01.21
 
 

Pursuit of Happiness 

 
얼마 전 카이 씨 팀이 어마어마한 게임을 치렀죠.
첼시하고 리버풀이요?
전반 끝나고 2 대 2. 그야말로 난타전이었어요.
실시간으로 보진 못 했고, 아직 하이라이트밖에 못 봤어요.
스포티비 구독하시는군요.
그럼요. 당연하죠.(웃음)
전반에 첼시가 2 대 0으로 끌려가는 바람에 잠자리에 누웠던 첼시 팬들이 잠들기 전에 스코어 확인하고 놀라서 깼다더라고요. 그사이에 2 대 2가 되었으니까요. 그런데 카이 하베르츠는….
손가락이 부러졌죠.
어떡해요?
괜찮아요. 올해는 코바치치가 있으니까요. 그날 코바치치 발리슛이 정말 환상적이었잖아요. 올해 들어 전성기를 맞은 것 같아요. 유스팀 출신인 첼시 성골 메이슨 마운트도 잘하고 있고요.
이제 시즌 절반 넘게 지났는데, 첼시의 이번 시즌은 어떻게 끝날 것 같아요?
솔직히 우승하길 바란 적 없었는데, 초반에 정말 우승할 것처럼 잘해서 기대감에 부풀었거든요. 지금은 4위권 안에만 들면 만족해요.
챔스권(챔피언스 리그 진출 순위)에 만족하시는군요.
맞아요. 원래 첼시 ‘특’이 있거든요. 챔스 우승하고 나면 다음 시즌에 잘 못하더라고요.(웃음) 지난 시즌에는 바란 적도 없는데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했잖아요. 그때 ‘아, 이번 시즌은 잘 못하겠다’ 싶었거든요. 이번 시즌을 앞두고 (거액의 이적료를 주고) 모셔온 루카쿠가 이탈리아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첼시에서 행복하지 않다’는 식으로 말하는 바람에 저 역시 첼시 팬으로서 속이 상했어요. 이런 분위기에선 4위 안에만 들어줬으면 좋겠어요.
 
구찌 파인애플 카디건, 셔츠, 데님 팬츠, 구찌 타이거 GG 벨트 백 모두 구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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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저는 맨시티 팬입니다.
아, 그래요? 마음이 편하시겠어요.(웃음) 맨시티 좋죠. 맨시티는 전략이 확고한 것 같아요.
한 감독이 오래 맡으니까 팀 빌드업이 잘되는 것 같아요.
맞아요. 펩이 맨시티에만 5년 있었으니까요. 물론 펩이 오기 전부터도 잘했지만요. 첼시는 또 ‘특’이 감독을 교체하면 잘하는 게 있어요. 보아스 경질하고 로베르토 디마테오가 임시 감독으로 있을 때 챔스 우승했고, 램파드 경질하고 투헬 오자마자 챔스 우승하고, 뭐 이런 식이에요.
생각해보니까 정말 그렇네요. 저희랑 인터뷰가 세 번째인데, 앞서 두 번의 인터뷰를 읽으며 ‘카이 씨를 만나면 축구 얘기는 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이렇게 되었네요.
축구가 제일 재밌어요.
인터뷰를 읽으며 또 생각한 게 있어요. 글로 쓰인 인터뷰지만, 찬찬히 읽다 보면 현장의 분위기나 말하는 사람의 성품이 느껴지거든요. 카이 씨가 참 구김이 없고 솔직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어요.
매거진 인터뷰는 좀 다른 것 같아요. 일단 단발적인 질문에 답을 하는 게 아니잖아요. 이렇게 마주 보고 긴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며 긴 호흡으로 얘기하니까요. 어느 순간부터 정말 편하게 얘기하게 된 것 같아요. 사실 꾸미고 싶은 마음이 없기도 하고요.
상대방을 편하게 해준다는 말도 자주 듣죠?
아뇨? 그런 얘긴 안 들어본 것 같은데요.(웃음)
아이고, 틀렸네요.(웃음) 근데 대화하는 걸 좋아는 하지만, 혼자 있는 것도 좋아하잖아요.
맞아요. 좋아해요. 혼자 있을 때는 정말 그냥 일상이에요. TV 보고, 레고 블록 가지고 놀고, 노래 듣고, 가끔 게임도 하고, 요리도 하고요. 자기 전에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고. 들어보면 다들 비슷한 것 같아요. 보통 사람들이 혼자 하는 일이라는 게요.
〈헬스 키친〉을 좋아한다면서요. 제가 또 어마어마한 팬인데,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진짜 헬스 키친에 가보고 싶지 않나요?
〈헬스 키친〉을 좋아는 하는데, 가보고 싶진 않아요. 제가 그 쇼를 좋아하는 이유는 주방에서 느껴지는 기백, 치열함 등이 좋아서예요. 실제 요리가 궁금하다기보다는 그 쇼 참가자들의 성격이나 성장 배경,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이 재밌어요.
뭉클한 스토리가 참 많죠. 인종이나 가정환경 얘기들이 특히 그랬어요.
맞아요. 시골에서 온 참가자들의 이야기, 또 원래 셰프인데 도전하기 위해 나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감동적이죠. 전 특히 후자가 대단한 것 같아요. 저라면 그렇게 못 했을 것 같거든요.
JTBC 음악 예능 〈싱어게인 2〉에 비슷한 장면이 나왔죠. 브로콜리너마저의 윤덕원 씨가 나왔더라고요.
저는 보진 못했지만 그럴 수 있다고 봐요. 특히 밴드 하는 분들은 한참 동안 공연을 못 했잖아요. 사실 밴드뿐 아니라 모든 가수가 다 힘든 상황을 겪고 있죠.
하긴, 공연이 제일 큰 일이니까요.
전 예전에는 가수의 가장 큰 행복이 노래를 부르는 일 그 자체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가수의 가장 큰 행복은 ‘누군가’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거더라고요. 그 누군가가 있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요즘 깨닫는 중이에요. 음원을 내면 제 노래를 얼마나 많은 사람이 들었는지 수치로 볼 수는 있겠죠. 그러나 무대에는 전혀 다른 희열이 있거든요. 관객이 있는 무대에 서서 내가 부르는 노래를 따라 부르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그들을 위해 노래하고 춤춘다는 희열이요. 그 기쁨이 없으니까 너무 힘들어요. 작년은 아마 제 인생에서 가장 바빴던 해 중 하나일 거예요. 그런데 그 바쁜 와중에 자주 무료하다고 느꼈어요. 의욕도 재미도 없다는 느낌, 심심하다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고요. 그게 다 무대에 서지 못해서더라고요. 그나마 이제 온라인 콘서트를 하면서 팬들의 반응을 볼 수 있게 되어서 무대에 대한 허기가 조금 채워졌어요.
이렇게나 속 깊게 팬을 생각하는 사람이었군요. 평상시에 이런 걸 다 생각해요?
사실 평상시에 생각을 많이 하지는 않아요.(웃음)
그래요? 또 틀렸네.(웃음)
(웃음) 생각할 필요가 있을 때, 집중해서 생각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전 평소엔 매우 플랫한 감정 상태를 유지하는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가끔씩 제 감정이 요동칠 때가 있어요. 그러면 ‘생각’이란 걸 하기 시작하죠. 내 감정이 요동치는 이유를 찾아내고 그것에 대해 많이 고민해요.
 
구찌 파인애플 체크 재킷, 케이블 스웨터, 옥스퍼드 셔츠, GG 캔버스 캡 모두 구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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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무료함을 자주 느끼고 그 이유를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무대에 오르지 못해서’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 그 좋은 예군요. 결국 그 과정에서 과거를 곱씹어보게 되겠네요.
보통은 아무리 바빠도 힘들다는 자각을  잘 안 하는데, 언젠가는 정말 ‘나 지금 힘들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 적이 있어요. 내가 왜 힘들까, 소파에 앉아 생각을 좀 해봤죠. 그리고 내린 결론이 ‘현실과 타협하는 법에 대해 생각하자’는 거였어요. (무대에 대한) 제 기준은 한없이 높지만 들일 수 있는 노력과 시간은 한계가 있잖아요. 당시에 여러 활동을 동시에 하고 있었고, 다른 방송 스케줄까지 소화하며 엄청 바쁠 때라 현실적인 레벨 이상의 결과물을 내기는 어려웠거든요. 여러 활동을 전부 제 기준에 맞춰 하려다 보니 만족도 하지 못한 채 어렵기만 했던 거죠. ‘내가 내 욕심 때문에 어려웠었구나, 행복하려면 욕심을 버려야겠구나’라는 결론을 내렸죠. 그런 것들을 조율하고 나니까 좀 괜찮아지더라고요. 기분이 좋을 때도 마찬가지예요. 행복했던 날을 곱씹어요. 그러면 좋았던 기억들이 더욱더 특별하게 남아요. 좀 더 오래가요.
좋아하는 영화를 또 보는 것 같은 마음이군요.
그렇죠. 제가 좋아하는 게 있으면 죽어라 하는 편이거든요. 축구처럼요. 축구도 지금 10여 년 동안 좋아하고 있어요. 영화를 여러 번 보는 건 물론이고, 예능이라도 좋아하면 대사를 외울 때까지 다시 봐요.
 
GG 레더 재킷, GG 레더 팬츠, 스니커즈, 구찌 타이거 GG 미디엄 토트백, 링, 네크리스, 브레이슬릿 모두 구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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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 화보와 인터뷰 풀버전은 에스콰이어 2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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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FASHION EDITOR 고동휘
    FEATURES EDITOR 박세회
    PHOTOGRAPHER 장덕화
    STYLIST 김세준
    HAIR 박내주
    MAKEUP 현윤수
    ASSISTANT 이하민/송채연
    ARTWORK 이건희
    DIGITAL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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