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빈티지 포니를 도산대로 한복판에 가져다 놓은 까닭은?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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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가 빈티지 포니를 도산대로 한복판에 가져다 놓은 까닭은?

현대자동차가 꿈꾸는 모빌리티의 미래는 에 있다.

박호준 BY 박호준 2022.01.27
 
〈Reflections in Motion〉 전시가 1월7일부터 5월31일까지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열린다. 지난해 4월,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에서 열렸던 전시를 서울로 옮겨온 ‘순회 전시’다. 별도의 예약이나 입장료 없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는 ‘휴머니티를 향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를 주제로 서울뿐만 아니라 베이징과 모스크바 등 총 6개 지역에서 현대자동차가 추구하는 모빌리티의 미래를 전파하는 ‘문화적 허브(hub)’다. 그 중 가장 먼저 문을 연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은 1층과 2층은 ‘아트 갤러리’ 3~5층은 자동차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매에 대한 부담 없이 차를 마음껏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층 문을 열고 들어선 관람객을 가장 먼저 반기는 건 현대자동차 포니다. 1대도 아니고 2대가 나란히 마주 보고 있다. 밝은 갈색 포니는 1976년 출시됐으며 20세기 최고의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디자인한 모델이다. 전시된 모델은 1980년 생산된 3도어 해치백차량으로 보존 상태가 신차 못지않게 깔끔하다. 요즘 차에선 찾아볼 수 없는 각진 디자인이 인상 깊다.
 
갈색 포니 맞은편엔 은빛 ‘헤리티지 시리즈-포니’가 기다린다. 생김새는 초창기 포니와 흡사하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미래적인 연출이 숨어있다. 예를 들면, ‘파라메트릭 픽셀(Paramaetric Pixel)’을 적용한 헤드램프가 그렇다. 멀리서 보기엔 평범한 ‘면 발광 LED’ 같지만, 사실은 작은 픽셀 수십 개가 모여 빛을 낸다. 참고로 파라메트릭 픽셀 디자인은 아이오닉 5에도 적용된 현대자동차 고유 디자인이다. 진공관 디자인을 차용한 계기반과 트렁크에 실려 있는 ‘라스트 마일’을 위한 전동휠 역시 헤리티지 시리즈-포니가 지향하는 미래 모빌리티 세상의 모습과 맞닿아있다.
 
포니와 포니 사이에 유리 하나가 서있다. 이 지름 3m짜리 원형 컬러 디스크는 ‘Color & Light’라는 작품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색깔을 뽐내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Color & Light’는 두 차를 가로막고 있는 게 아니라 연결하는 역할이다. 부산에 전시됐을 땐, 3개가 나란히 이어져 있어 ‘웜홀’ 같은 이미지를 구현했지만, 이번 서울 전시엔 컴팩트한 구성을 위해 하나만 가져다 놓았다. “개수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연결’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죠. 그렇게 본다면 부산에서도 서울에서도 작품이 작동하는 원리는 같습니다. 오히려 과거 차량과 미래 비전을 담은 차량의 가운데에서 서로를 마주보도록 간결하게 구성함으로써 직관적으로 관람객과 소통한다는 장점이 있죠.” 전시 해설을 담당하는 구루(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선 자동차와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의 말이다.
 
관람 포인트는 ‘앉았다 일어났다’ 하며 보는 것. 작품 옆에 비스듬히 서서 이리저리 눈높이를 옮겨도 ‘Color & Light’에 비춰진 두 대의 포니는 항상 같은 형태로 겹쳐 보인다. 통유리창을 통해 들어온 빛에 따라 거울이 뿜어내는 색이 끊임없이 달라지기 때문에, 볼 때마다 새로운 매력을 풍긴다.
 
2층엔 ‘Material’이 있다. 관람객은 원형 테이블 속 아홉 개의 지속 가능한 소재 중 3개를 골라 스크린에 띄울 수 있다. 그중 재활용 페트병으로 만든 ‘내추럴 파이버(Natural Fiber)’와 종이처럼 가볍고 100% 재활용 가능한 ‘페이퍼렛(Paperette)’은 실제로 아이오닉 5에 적용된 소재이기도 하다. 나머지 일곱 가지 신소재 또한 가까운 미래에 현대 자동차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나만의 패턴을 조합한 후 그 앞에 서면 미디어 아트 속에 들어간 듯한 기분이 든다. 훌륭한 포토존이란 이야기다. 부산에 전시됐을 때보다 공간이 어둡기 때문에 스크린 속 만화경 같은 패턴을 보다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다.
 
끝이 아니다. ‘A Journey’가 남았다. 1층 전시 공간을 가득 채울 만큼 거대한 디스플레이가 1층으로 돌아 내려가려는 관람객의 시선을 붙잡는다. ‘A Journey’는 현대차그룹이 2016년부터 신진 미디어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진행해온 ‘VH 어워드’ 제1회 대상 수상작이다. 작가는 3D 애니메이션 기법을 활용해 사막에서 만나는 고난과 실패에 대한 경험을 1인칭 시점과 상징적인 요소의 반복으로 표현했다. 마치 게임 속 세상을 거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A Journey’와 앞선 작품들과의 연결고리는 ‘시간’이다. 포니가 헤리티지 시리즈-포니로 바뀐 것처럼, 자동차에 적용되는 소재가 가죽, 플라스틱에서 재생 가능한 친환경 소재로 바뀐 것처럼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자동차 브랜드가 추구해야할 ‘모빌리티’의 가치가 변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지난해, 그랜저 탄생 35주년을 기념해 ‘헤리티지 그랜저’가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 전시됐던 적이 있다. 레트로 디자인에 첨단 기술이 더해진 낯선 모습 덕에 온오프라인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눈부신 성장을 이루며 앞만 보고 달리던 현대자동차가 이젠 뒤를 돌아보는 여유까지 챙기기 시작했다. 헤리티지 말이다. 그들의 헤리티지 ‘첫 단추’가 어떻게 끼워졌는지는 〈Reflections in Motion〉 전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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