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천군은 바닷가를 인접한 지역으로 대표적인 여름 바캉스 여행지로 꼽히는 곳이지만, 최근 들어서 장항송림산림욕장, 장항 스카이워크, 신성리 갈대밭이 조성되면서 사시사철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새로운 트래킹 코스로도 주목받고 있다. '트래킹 천국' 충남 서천군의 여행 코스를 소개한다.
장항송림산림욕장은 서천 바다를 따라 소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예전엔 매서운 바다 바람을 막아주는 방풍림의 역할을 했다면 지금은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이곳을 놀러 오는 모두에게 1년 365일 신선한 공기를 제공하는 허파와 같은 역할을 한다. 울창한 솔숲 속의 오솔길을 걸으면서 잠시 앉아서 쉬어도 좋고 준비한 간식을 먹으면서 숲을 만끽해도 좋다. 이따금 나무 사이사이로 보이는 바다와 백사장 풍경에 눈길을 빼앗기고 만다. 숲 끝에는 높이 15m, 길이 250m의 기벌포 해전 전망대, 즉 장항스카이워크가 있는데 공중에서 숲과 바다를 둘러놓고 보는 풍경에 푹 빠지게 된다.
신성리 갈대밭은 금강 하구에 펼쳐져 있는 갈대밭으로, 길이 1.5km, 너비 200m, 면적 10만여 평의 갈대밭이다. 대한민국 4대 갈대밭으로 불릴 만큼 큰 규모를 자랑하는데 최근, 재조성을 통해서 나무 데크길을 만들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하다. 신성리 갈대밭의 매력은 금강을 바로 옆에 끼고 있어서 좌우로 금강과 갈대밭을 번갈아 즐길 수 있는 점이다. 무엇보다 어느 구간쯤 다다르면 사람 키 이상 자란 갈대밭을 마주하게 되는데 마치 자연 속으로 폭 안기는 형태라, 마음이 푸근해지는 느낌이 들 것이다. 최근, 신성리 갈대밭이 각광받는 이유는 멋진 야경 때문인데, 데크길 따라 설치한 조명 덕분에 한밤에는 갈대밭이 황금빛으로 변한다. 갈대밭 중앙의 전망대에 올라서서 보면 눈이 황홀할 지경이다.
국립생태원은 한반도의 생태계를 비롯해, 기후대별 생태계를 최대한 재현함으로써 기후와 생물 사이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조성한 공간이다. 특히, 열대관, 지중해관, 사막관, 온대관, 극지관으로 구성된 에코리움과 희귀 동물 등에 대한 보호와 연구를 하는 에코 케어 센터의 인기가 높다. 처음엔 아이들 교육의 목적으로 방문하는 가족형 관람객들도 세계의 다양한 식물, 고산에 자생하는 희귀 식물,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사슴류의 서식 공간, 연못 생태계 등을 하나하나 눈에 담다 보면 어느새 어른들이 푹 빠져서 관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6천평 이상의 규모에 동물 280여종, 식물 1900여종의 방대한 공간을 자랑하니 하루 종일 열심히 걸어도 다 돌아보기는 힘들다. 다 보지 못하고 돌아설 때 못내 아쉬워하는 마음이 들 수도 있지만 다음에 또 방문할 이유가 생겼다는 것에 기쁘지 않을까.
서천군 장항읍 원수리에 위치한 일송회집은 바다를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바다뷰’ 식당이다. 완도에서 받는 식재료로 맛 좋기로 소문난 고장 서천과 군산의 맛을 선보이는 일송횟집의 메뉴는 크게 회 코스, 식사 코스, 찜 코스로 나뉜다. 회 코스는 광어 우럭, 농어, 도미뿐만 아니라 로브스터 등 제철 해산물에 따라 다양한 회를 내주고, 식사 코스는 복탕, 산우럭탕, 아구탕, 활어 초밥 등 메인 음식을 중심으로 각종 찬을 곁들여서 내준다. 찜 코스도 복찜, 아구찜, 꽃게찜 등 역시 메인 음식을 중심으로 찬을 곁들이는 식이다. 아무래도 일송회집의 대표 메뉴는 육해공 산해진미를 즐길 수 있는 일송 스페셜이다. 각종 회를 비롯, 구이, 초밥, 찜, 탕에다가 반찬으로 나오는 낙지탕탕이나 숙성 전복까지 약 50여 종의 음식이 상다리 부러질 만큼 나온다. 한 자리에서만 30년 넘게 하면서도 3백석 규모의 식당을 유지 중이니 맛에 대해선 확실히 보증되는 곳이라 할 수 있겠다.
서천군 장항읍 원수리에 위치한 수라원은 아이들 또는 어린이 입맛의 어른들이 동행할 때 가기 딱 좋은 곳이다. 바다 옆 동네의 서천군에 놀러 온다면 회까진 아니라도 해물을 취급하는 식당을 찾게 된다. 꼭 목적이 없다 하더라도 다른 음식을 찾을 수 있을 만한 선택지는 많이 없기 마련인데, 수라원은 석쇠 불고기 정식이 대표 메뉴이기 때문에 또 반갑다. 간장 양념을 한 돼지 고기를 석쇠에 초벌해서 숯불 향을 가득 머금게 하고 이어서 손님 상에는 무쇠 냄비에 담아 미니 화로에 놓아 준다. 수라원의 불고기가 맛있는 이유는 숯불 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자작하게 끓고 있는 불고기 국물 덕분일 것. 석쇠 불고기라고 하면 보통 국물 없이 바짝 구운 불고기를 먹는 것을 떠올릴 텐데, 이곳은 국물을 함께 즐길 수 있어서 좋다. 거기에다 젓갈과 장으로 유명한 동네답게 기본 찬의 간이 입맛에 잘 맞고 특히 된장찌개는 따로 시켜서 계속 먹고 싶을 만큼 훌륭하다. 일행 중 회를 잘 즐기지 못하는 이에게 회를 먹어보라고 권유하기 보다는 수라원에 가면 모든 것이 안성맞춤이다. 조금 다르지만 수라원에는 꽤 맛있는 육회도 있다.
서천군 종천면 화산리에 위치한 카페 화산은 요즘 유행하는 ‘논뷰’ ‘밭뷰’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넓은 1층은 나무 가구와 노란빛의 예쁜 조명, 식물들이 곳곳에 잘 배치돼 있어서 정돈된 느낌과 따뜻함을 준다면 2층 테라스는 멋진 바깥 풍경을 마주할 수 있어서 탁 트이고 여유로운 느낌이다. 야외 공간은 테이블과 의자를 많이 놓지 않아서 요즘 같은 시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이 아닐까 싶다. 카페 화산의 시그니처는 아메리카노와 바닐라 라테인데 특히, 음료에 들어가는 얼음이 귀여운 캐릭터 모양이라 많이들 찾는다. 아무래도 일반 얼음보다 큰 얼음이 들어가니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변형될까 걱정하는 이들도 있겠으나 당연히 원액 및 에스프레소 샷을 얼린 얼음이라 시간이 지나도 전혀 문제없다. 약 30여 면의 드넓은 주차장 덕분에 주차 공간 걱정할 문제 또한 없다.
사진 장항군청, 국립생태원, 메뉴판, @nie_korea, @cafe_hwas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