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배로 맛있는 라볶이 맛집 4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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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배로 맛있는 라볶이 맛집 4

떡볶이만으로는 무언가 허전하다면.

장성실 BY 장성실 2022.05.12

동신스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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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해진지도 어언 몇 해가 흘렀지만 여전히 을지로 방산시장 구석구석에는 이제서야 전성기를 찾은 맛집들이 즐비하다. 이 동네 특유의 노포 감성에 둘째가라면 서러울 동신스넥코너는 무려 30여년이 넘은 세월을 간판만 봐도 느낄 수 있다. 옆으로 여는 방식마저 예스러운 미닫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주방 수납장 속 가지런히 꽂힌 라면봉지들이 대형 도서관을 방불케 한다. 은빛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오는 라볶이는 여기서는 ‘면볶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면볶이는 세로로 기다란 친숙한 모양의 떡볶이 떡이 아닌, 납작한 떡국 떡으로 만들어 한입에 쏙쏙 넣기도 쉽고 양념도 더 잘 뱄다. 같이 주문한 김밥은 별것 아닌 재료라도 소담스럽게 말아 손맛이 느껴지는데, 꼭 어릴 적 봄소풍을 가는 날이면 먹었던 엄마의 김밥 맛을 떠오르게 한다. 게다가 만원도 되지 않는 금액에 이렇게 실컷 배불리 먹을 수 있으니 확실히 이곳에서만은 시간이 멈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오달통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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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북변동에 있는 오달통분식은 이미 서울을 비롯한 국내 떡볶이·라볶이 마니아들에게는 성지 같은 곳이다. 자자한 명성에 맞게 평일 낮에도 가게 안은 꽤 손님들로 차는 편이고, 아예 전화로 미리 포장주문을 한 다음 픽업해가거나 주말을 맞아 순례를 오는 경우도 많다. 오달통분식의 대표 메뉴인 ‘라쫄볶이’는 춘장의 고소한 향이 물씬 나는 즉석떡볶이 스타일로 라면과 쫄면 사리가 반반씩 들어간다. 떡과 어묵까지 어마어마하게 푸짐한 재료와 양에 비해 1인분 가격은 고작 2천원. 여기다 1천원만 추가해서 공깃밥 하나를 주문하면 알아서 김가루가 뿌려진 밥을 주는데, 한국인이라면 직감적으로 무엇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할지 단번에 알아차린다. 숟가락으로 바닥을 박박 긁어 볶음밥까지 배가 터지도록 먹고 나서야 마침내 완성된 한 끼를 마친 기분이라면, 당신은 자랑스러운 한국인임에 틀림 없다.  
 
 

그동네떡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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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에 위치한 그동네떡볶이는 벌써 몇 차례 SNS를 휩쓸며 큰 화제를 모은 곳이다. 다소 작고 협소한 가게 규모에도 불구, 사람들이 줄을 서 기다리게 할 만큼 뜨거운 인기를 얻은 이유는 다름 아닌 치즈 폭포 라볶이와 떡볶이. 부글부글 끓는 순댓국이나 해장국이 들어있어야 할 것 같은 뜨끈한 뚝배기에는 샛노란 치즈가 먹음직스럽게 녹여져 얹힌 라볶이나 떡볶이가 담겨 등장하는데, 바로 이것이 그동네떡볶이의 대표 메뉴다. 라볶이와 떡볶이를 먹을 때는 역시 김밥보다 괜찮은 분식 조합은 결코 없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이곳 메뉴판에서 김밥만큼이나 다양한 튀김 메뉴를 다루는 데는 또 그만한 이유가 있다. 너무 느끼하지는 않을까 잠시 머뭇거렸던 걱정 또한 막상 매콤달달한 국물에 튀김을 콕 찍어 먹고 나면 비로소 깨닫게 될 것이다. 완벽한 ‘쩝쩝’ 궁합을 탄생시키는 탁월한 선택은 발상의 전환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멕스칸 즉석햄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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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만 보아서는 영 떡볶이나 라볶이 가게 같지는 않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간판 위 네 가지 메뉴들 중 햄버거와 떡볶이와 살아남은 걸 보니 분명 이곳은 색다른 조합으로 소문난 그 집이 맞다. 오밀조밀 귀여운 글씨로 쓴 화려한 형광 빛깔의 메뉴판, 천연덕스럽게 빛이 바랜 채 굳건히 자리를 지켜온 벽에 걸린 사진들, 콜라도 커피도 아닌 반가운 음료 ‘맥콜’까지. 유명한 맛집들은 왜 하나같이 다 짜기라도 한 것처럼 오래된 연식을 드러낼까 싶어도, 이게 다 시대를 관통하는 내공이자 철학 덕택이다. 라면뿐만 아니라 당면, 쫄면 등 마음대로 사리를 골라 추가할 수 있는 멕스칸 즉석햄버거의 떡볶이는 뭘 골라 넣어도 맛있을 거라는 호언장담이다. 시장에서 팔던 추억의 맛을 고스란히 재현한 햄버거를 크게 한입 베어 물고, 달큰하면서도 칼칼한 라볶이 면발을 한 젓가락 집어 빠르게 같이 먹어 보자. 맛있는 것에 맛있는 것을 더하면 ‘진짜’ 맛있을 수밖에.  
 
 
 
_프리랜스 에디터 박소현
사진 출처 @mukgenie @suji_ssong @hun_y_jin @mat_house.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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