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을거머쥔우리는> 잔나비 최정훈 "그냥 전 모든 걸 그리워하는 것 같아요."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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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을거머쥔우리는> 잔나비 최정훈 "그냥 전 모든 걸 그리워하는 것 같아요."

젠하이저 ‘모멘텀 트루 와이어리스 3’ 무선 이어폰이 5월에 국내 출시됐다. 실제로 젠하이저의 모멘텀 시리즈 유저인 최정훈을 만나 음악을 만드는 일과 듣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박세회 BY 박세회 2022.05.25
 
재킷, 셔츠 모두 수박빈티지. 슬리브리스 톱 엔초비. 네크리스, 브레이슬릿 모두 불레또.

재킷, 셔츠 모두 수박빈티지. 슬리브리스 톱 엔초비. 네크리스, 브레이슬릿 모두 불레또.

 
그 노래의 제목이 뭐예요?
‘레이디버드’요. 악기가 많이 들어가지 않은 1번 트랙이에요. 멤버들하고 같이 작업하다 보면 욕심이 생기니까 이거 넣고 저거 넣고 점점 편곡이 커지잖아요. 이번에는 그냥 들었을 때 좋았던 그 편곡 그대로 만들어보자고 작정하고 만들었어요. 제가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그런 풍의 음악이 나와서 기분이 뿌듯했죠. 그레타 거윅의 영화 〈레이디 버드〉에서 따왔어요. 딱 제가 쓰고 싶었던 사랑 노래예요. 가장 쓰고 싶었던 가사에 가장 쓰고 싶었던 멜로디 그리고 가장 하고 싶었던 편곡으로 나왔죠.
타이틀 곡은요?
‘초록을거머진우리는’이라는 곡이에요. 제가 예전부터 프랑스 영화음악을 많이 좋아했어요. 블라디미르 코스마라는 영화음악 작곡가가 있어요. 〈라붐〉 〈리얼리티〉 등의 유명작을 많이 맡았죠. 코스마풍의 음악을 너무 좋아해서 그걸 뭔가 제 방식대로 바꿔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만든 곡이에요. 주제 면에서 보면 젊음 혹은 젊은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5월 10일(소곡집 ‘초록을거머쥔우리는’ 공개일)이면 봄기운이 아직 가시지 않았을 때잖아요. 또 제가 5월과 10월을 가장 낭만적인 때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멜로디가 정말 잘 나왔어요.
시절에 관한 이야기가 많군요.
세 번째 트랙도 ‘여름가을겨울 봄.’이라는 노래인데, 사계절의 마지막이 봄이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노래입니다.
아, 좋다. 그런 발상이 참 좋네요.
네.(웃음) 그런 거 있잖아요. 봄에 꽃이 활짝 피면 ‘이제 시작이구나. 그런데 이제 꽃이 질 일만 남았네’라고 생각하게 되죠. 그러나 봄이 마지막 계절이라면, 겨울이 지날 때쯤 ‘드디어 꽃이 피겠구나’라는 느낌을 받겠죠.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나 꽃을 활짝 피우며 박수 받고 끝나는 느낌, 그런 메시지를 담은 곡이요.
마지막 트랙은요?
‘슬픔이여안녕’은 3집과 관련이 있어요. 3집 작업할 때 저한테 마가 낀 것만 같았어요. 풀어야 하는 것들도 있었고, 또 많은 일을 겪었죠. 3집의 마지막 곡이 ‘컴백홈’이라는 곡이거든요. 그런 힘든 시기를 거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내용이에요. ‘슬픔이여안녕’은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는 길목에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담은 노래예요. 이번 앨범의 마지막 트랙으로 딱이죠. 제가 노래를 쓸 때 좀 지나치게 뭔가를 그리워하고, 회상하고, 추억에 젖거든요. 제가 쓴 노래들을 보면 그런 점이 확연히 드러나더라고요. ‘슬픔이여안녕’은 과거를 그리워하는 걸 그만두고, 앞을 보며 살고 싶다라는 다짐이 담겨 있는 노래이기도 합니다.
 
하이엔드급 아날로그 어쿠스틱 사운드를 선사한다. 노이즈 캔슬링 레벨을 자동으로 컨트롤해주는 ‘Adaptive Active Noise Cancellation’ 기능으로 어떤 공간에서든 완벽한 몰입을 도와준다 . 모멘텀 트루 와이어리스 3 34만9000원 젠하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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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를 제일 그리워해요?
그냥 모든 걸 그리워해요. 예를 들면 오늘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순간도 그리워하기 위해서 기억하죠.
모든 과거를 그리워한다. 멋진 말이네요.
사고의 구조가 태어났을 때부터 이렇게 되어 있는 것 같아요.
영감에 따라 곡을 쓰고 밴드가 함께 편곡하는 일련의 과정이 정말 올드 패션드인 것 같아요. 옛날 방식 그대로예요.
그래서 저희가 음악을 만드는 일에 흥미를 잃지 않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어릴 때 꿈꾸던 방식 그대로 우리가 음악을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니까요.
그런데 그 멜로디의 영감이 사라지는 때가 온대요. 결국 잘나가던 밴드도 나이가 들면 젊은 작곡가들에게 곡을 받더라고요.(웃음)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콜드 플레이 크레디트에도 젊은 작곡가들 이름이 보이더라고요.
이제는 ‘옐로우’ 같은 감성의 멜로디는 쉽게 나오지 않을 거예요.
대부분의 밴드들이 그런 것 같아요. 저도 사실 저희 앨범 중에 1집을 가장 좋아해요. 1집 타이틀 곡인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을 제 노래 중에 가장 좋아하기도 하죠.
저도요.(웃음) 잔나비 노래 중 그 노래의 멜로디가 제일 좋아요.
이번에 작업하면서 그 노래를 쓰던 시절의 느낌을 다시 내보고 싶었거든요. 그 노래를 쓸 때는 정말 ‘휘리릭’이었어요. 거짓말처럼 곡이 써졌죠. 그런데 아까 얘기한 이번 소곡집의 1번 트랙이 그렇게 써졌어요. ‘휘리릭’하고. 그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이게 아예 없어지는 건 아니구나’.
안도했죠? 다행이다 하고.
네.(웃음)
밴드의 송라이터들은 다들 약간 비슷한 경험을 하나 봐요. 악기를 처음 사거나 새로 장비를 들인 날 필 받아서 두세 곡을 휘리릭 쓰는 그런 영감 폭발의 경험이요.
맞아요. 그래도 전 앨범마다 그런 비슷한 순간들이 조금씩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정말 재밌어요.
녹음하면서 외롭진 않았어요? 멤버들이 다 모인 왁자지껄한 스튜디오 풍경이 그리웠을 것 같아요.
외롭긴 했죠. 그런데 외롭다는 감정은 사실 3집 작업할 때 제일 심했어요. 3집을 내고 나서 조금 멀리 떨어져서 보니, ‘너 너무 과거에 심취해 있었어’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조금씩 그런 제 상태를 인식하면서, 심취한 감정에서 벗어나게 되더라고요.
실제로 녹음 들을 때 젠하이저를 쓴다면서요.
2019년에 〈전설〉 앨범을 내고 난 후 백화점에서 구매한 ‘모멘텀 트루 와이어리스 2’ 무선 이어폰을 아직까지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어요. 음악을 듣기도 하지만, 주로 모니터링용으로 써요. 해상도가 굉장히 높아서 믹싱을 마치고 그걸로 체크하면 다른 웬만한 기기에서도 문제가 없어요. 밸런스도 가장 플랫한 축에 속하는 것 같고요.
모니터링에는 플랫한 게 정말 중요하지요.
모니터링용 재생 기기는 특정 음역대가 부스팅되거나 하면 안 되죠. 모멘텀 시리즈는 그런 느낌이 전혀 안 들어요. 오히려 볼륨을 작게 해서 들으면(모니터링을 할 때는 볼륨을 일부러 작게 해 듣기도 한다) 간혹 해상도가 너무 좋아서 재미가 없을 정도죠. 스마트폰을 사면 주는 번들 이어폰으로 들으면 완성된 것처럼 들리는 노래도 젠하이저로 들으면 모자란 구석이 하나하나 다 들려요. 음악을 곱씹어서 듣는 리스너에겐 모멘텀 시리즈가 정말 좋을 거예요.
그래서 사람들이 4K 티비에 적응을 못 하는 경우가 있죠. 배우들 모공이 보이니까요.(웃음)
맞아요. 젠하이저가 딱 그런 느낌인 것 같아요. 오늘 인터뷰 전에 미리 젠하이저의 ‘모멘텀 트루 와이어리스 3’ 신제품을 받아서 들어봤어요. 음상(音象)이 제 이마 쪽에 잘 맺히는 느낌이 들었고, 보컬과 악기들의 음들이 하나하나 살아 있는 것처럼 선명하게 들리더라고요. 2년 만에 출시된 신제품이라 제가 사용 중인 2세대 모델보다 음질이 확실히 더 좋아진 걸 느꼈어요. 앞으로 할 작업은 이 제품으로 들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우리 계속 계절 얘기를 했잖아요. 정훈 씨는 지금 인생의 어떤 시기를 지나고 있어요?
전 요새 조금 많이 행복해지고 있어요. 그냥 좀 재밌어요. 하루하루가요. 코로나 상황도 풀렸고요. 지난 2, 3년간은 좀 힘이 없었거든요. 그런 감정을 공연으로 채울 수가 없었죠. 저희는 비대면 공연 같은 것도 일절 안 했거든요. 이제 막 다시 합주를 하며 맞추고 있어요. 다시 공연을 하려고요. 예전 멤버들은 다 군대에 있지만, 일단 세션들과 연습을 시작했죠. 하루하루가 무척 재밌어요.
5월이네요.
네, 딱 5월, 여름의 문턱에 서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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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FASHION EDITOR 임일웅
    FEATURES EDITOR 박세회
    PHOTOGRAPHER JDZ CHUNG
    HAIR 이지현
    MAKEUP 서은
    ASSISTANT 이하민/송채연
    ART DESIGNER 김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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