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본질을 안고 한계에 도전하는 3종의 프리미엄 진 '키노비, 헨드릭스, 말피'

진에 빠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프리미엄 진이라면 더더욱.

프로필 by 박세회 2022.08.26
왼쪽부터 유자 향이 도드라지는 키노비 가격 미정, 바다 냄새를 느낄 수 있는 헨드릭스 넵튜니아 5만원대, 핑크 자몽의 쌉싸름한 맛을 담은 말피 로사 5만원대. 상기 가격은 소매점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왼쪽부터 유자 향이 도드라지는 키노비 가격 미정, 바다 냄새를 느낄 수 있는 헨드릭스 넵튜니아 5만원대, 핑크 자몽의 쌉싸름한 맛을 담은 말피 로사 5만원대. 상기 가격은 소매점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진(Gin)의 본질은 주니퍼 베리다. 가볍고 드라이한 런던 스타일이든 묵직하고 강렬한 네덜란드 스타일이든 이 노간주나무 열매를 사용해 특유의 약용 증류주 느낌이 나게 하는 방식만은 변하지 않았다. 은은한 솔 향, 나무껍질을 만지면 손에 묻는 향기, 고요한 수목원에 내리는 아침 이슬의 촉감, 그것이 진의 본질이다.
드라이한 영국 스타일 진이 세계적인 추세가 되고, 주니퍼 베리뿐 아니라 오렌지 껍질, 코리앤더, 계피 등 다양한 향료 식물을 첨가하는 프리미엄 진들이 연달아 출시되는 지금도 진의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상록 관목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교토의 전통에서 영감받은 일본의 프리미엄 진 키노비, 피에몬테의 광천수를 수원으로 하는 이탈리아의 프리미엄 진 말피, 스코틀랜드 서부 해안의 마을 거번의 향취에서 영감받은 프리미엄 진 헨드릭스의 새로운 에디션 ‘넵튜니아’ 역시 이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니 그 본질과 얼마나 멋지게 화합해내는지가 프리미엄 진의 과제인 셈이다. 밀이나 보리,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주정이 아니라 최상급 쌀로 만든 주정을 주원료로 한 키노비는 유자, 레몬, 산쇼 베리, 생강, 교쿠로 차 등 교토의 지역색이 드러나는 향긋함이 솔 향과 더할 나위 없이 멋지게 어우러진다. 말피 로사의 핑크 자몽 향 역시 마찬가지. 들큼한 달콤함과 자몽의 쌉싸름한 맛이 관목의 향기에 싸여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헨드릭스 넵튜니아는 레이어가 깊다. 고유의 오이 향 외에도 분명 시트러스 계열인데 바닷바람을 연상하게 하는 신비로운 향기를 만끽할 수 있다.

Credit

  • EDITOR 박세회
  • PHOTOGRAPHER 정우영
  •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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