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2. <슈룹> 세자빈 역의 오예주가 배우 김혜수를 보며 '어떤 배우가 되어야 할지' 생각한 이유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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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2. <슈룹> 세자빈 역의 오예주가 배우 김혜수를 보며 '어떤 배우가 되어야 할지' 생각한 이유

<슈룹>의 세자빈 청하로 큰 첫걸음을 뗀 배우 오예주는 앞으로도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가늠도 안 되는 역할들을 맡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함부로 하지는 않을 거라고도 했다. 연기란, 가치 있고 아름다운 일이기에.

오성윤 BY 오성윤 2022.12.20
 
데님 롱 베스트 스포트막스. 스트라이프 셔츠 골든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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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하가 본인과 별로 겹치는 부분은 없는 캐릭터였다고 했어요. 싱크로율이 20% 정도밖에는 안 되는 것 같다고.
맞아요. 오디션 때 대사를 봤을 때도 딱 그렇게 생각했어요. ‘와, 나랑 정말 결이 다르구나’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정말 거침없이 말하고 당돌해 보였으니까요.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직진하고, 당당하고, 언제나 자신의 소신을 지키려고 하잖아요. 저는 뭔가를 하나 하려고 하면 남들 시선도 많이 의식하고, 조심스럽게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편이거든요.
예주 씨가 생각하는 오예주는 어떤 사람인 것 같아요?
저도 아직 저를 잘 모르겠어요. 어떤 때 보면 이런 사람인 것 같기도 하고, 또 다른 때 보면 저런 것 같기도 하고.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되게 많이 바뀌어서, 저도 저를 연구해야 할 것 같아요.
스스로를 단정하지 않고 다양한 측면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게 더 나은 자세일 수도 있죠. 그럼 이렇게 물어보면 어떨까요? ‘오예주가 오예주라는 사람에게서 확신할 수 있는 한 가지.’
음, ‘함부로 하지 않는다.’ 이건 확신할 수 있어요.
함부로 하지 않는다. 울림이 있는 표현이네요.
사실 제가 그렇게 긴 인생을 살아온 건 아니지만 그 안에서도 아집이 있었을 거잖아요. 제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한다거나. 그런 실수들을 몇 번 하면서 그래서는 안 된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그 사람이 어떤 걸 겪어왔고 어떤 경험을 했을지는 모르는 거니까요. 함부로 생각하지 말자, 뭐가 됐든. 그런 마음을 갖게 된 거죠.
잔정이 많다더니 사려도 깊은 사람이네요. 사실 처음 드라마에서 예주 씨를 보며 ‘맑은 사람일 것 같다’ 생각했다가, 레인컴퍼니(가수 겸 배우 비가 세운 매니지먼트사)의 첫 배우라는 걸 알고 나서는 그런 생각도 했거든요. ‘비가 발탁했다니 은근히 야망이 넘치는 타입 아닐까?’
(웃음) 야망은 아니고요. 그냥 탄탄하게 해나가고 싶다는 욕심은 있어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저는 배우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에서 되도록이면 많은 걸 다양하게 경험해보고 싶거든요. 배역도 다양하게 접해보고 싶고, 악기도 배워보고 싶고, 전부 다요. 실제 경험하는 것과 상상하는 건 차이가 있을 테니까, 그렇게 가능한 한 많은 것을 경험해보고 좀 더 깊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데님 롱 베스트, 팬츠 모두 스포트막스. 스트라이프 셔츠 골든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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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배우를 ‘깊은’ 배우라고 할 수 있을까요?
사람마다 풍기는 오라가 다르잖아요. 그중에서도 저는 좀 깊이 있게 느껴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김혜수 선배님처럼요. 현장에서 그런 걸 정말 많이 느꼈어요. 단순히 연기를 잘한다는 걸 넘어서 주위 분들, 스태프들 다 챙겨주고, 밥차도 자주 불러 주시고요. 현장에서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그냥 보면서 ‘아, 현장을 정말 사랑하시는구나’ 느꼈어요. 저도 저렇게 깊은 배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요.
김혜수 씨나 김해숙 씨는 늘 이렇게 함께 작업한 배우의 후일담으로 전해 듣기에도 뭉클해지는 측면이 있는 분들인 것 같아요. 단순히 미담을 넘어서 인간적인 온기가 느껴진다고 할까요.
맞아요. 김해숙 선배님도 리허설 같은 걸 하고 나면 오셔서 ‘이 부분은 이렇게 하면 더 좋겠다’고 말씀도 해주시고, 조언도 많이 해주셨죠. 제가 현장에서 잘 적응할 수 있게 풀어주시고 일부러 말도 많이 붙여주시는 거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예주 씨를 위해서 소속사 대표인 비 씨가 〈슈룹〉에 특별 출연하기도 했어요. 원래 친분이 있어요?
네. 평소에도 연락을 많이 하세요. 아직 제가 먼저 연락을 많이 드리지는 못하고요. 소속사 대표님인 데다가 대선배, 톱스타이시니까 아무래도 조심스러워서.(웃음) 제가 〈슈룹〉 준비하고 있을 때도 연락을 많이 주시고 대본을 직접 맞춰주기도 하셨어요. 특별 출연한 장면뿐 아니라 다른 배우들과 붙는 장면들도요. 제가 현장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까 어떤 마음가짐으로 가야 하는지 조언도 많이 해주셨고, 고민이나 걱정은 없는지, 컨디션은 어떤지 자주 물어봐주시기도 하고요. 그냥 밥 먹자고도 많이 하고, 실제로 많이 사주기도 하세요.
굉장히 든든하게 응원과 케어를 해주고 있네요. 레인컴퍼니의 첫 소속 배우로 예주 씨를 택한 이유가 뭔지는 혹시 얘기해주던가요?
제가 광고 촬영을 하나 했는데, 그때 저를 본 스타일리스트분이 레인컴퍼니를 소개해주셨어요. 정말 행운이었죠. 대표님이 직접 얘기한 적은 없지만, 제가 듣기로는 제 얼굴이 되게 신선한 마스크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굉장히 여러 가지 이미지를 볼 수 있는 얼굴이다, 되게 맑다, 하고요. 제가 알기로는 그렇습니다.
 
블랙 레더 재킷, 실크 튜브 톱 드레스 모두 생로랑. 스니커즈 아디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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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네요. 저도 오늘 화보 촬영하면서 그런 점에 놀랐어요. 옷을 바꾸거나 머리를 바꾸거나, 표정을 지을 때마다 이미지가 확확 바뀌어서. 아직 선보인 작품이 많지 않지만 그 안에서도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잖아요. 시대를 앞서가는 당찬 세자빈, 경찰을 꿈꾸는 유도 선수, 방황하는 고등학생까지.
감사합니다. 〈지금부터, 쇼타임!〉이나 〈갯마을 차차차〉는 아역으로 짧게 등장했지만 저도 그렇게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해서 너무 감사한 작품들이에요. 〈지금부터, 쇼타임!〉에서는 고슬해가 아빠의 빈자리를 크게 느끼게 된 과거를 제가 대변해야 했고, 또 장례식 신에서 그 상실을 표현해야 하기도 했고요. 〈갯마을 차차차〉의 윤혜진도 세상 혼자 사는 아이의 느낌을 표현해야 했고. 거기다 청하까지 맡으면서, 짧은 기간동안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지 않았나 생각해요.
지금은 어떤 캐릭터가 욕심나요?
음…. 좀 시크한 아이. 제가 사실 그런 게 잘 안 되거든요. 도도하고, 시크하고, 그런 느낌을 못 내요.
못하기 때문에 욕심난다는 얘기군요. 소속사 대표인 비 씨가 'It's Raining' 당시에 자신이 잘 못하는 것들만 모아서 무대를 구성했다는 말이 기억나는 대목이네요.
(웃음) 그러셨나요?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그런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되게 진중하고, 시크하고, 청하와는 느낌이 또 다른 그런 캐릭터요.
예주 씨에게 연기는 어떤 일인가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오예주잖아요. 저는 오예주 나 자신으로 살 뿐인데 그 긴 기간을 다른 식으로 살아온 인물을 제가 대변해야 하는 거예요. 그게 생각할수록, 쉽게 접근해서는 안 되는 일인 것 같아요. 그런 일을 가벼운 마음으로 한다는 건 뭐랄까, 예의에 어긋나는 것 같다고 할까요.
‘무엇도 함부로 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면모가 여기서도 나오네요.
물론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실제로 세상에 존재하지는 않는 사람이죠. 하지만 제가 이 캐릭터를 연기하고 대변하고 사람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어떤 사람들은 공감과 위안을 얻을 수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신중하게 해야 하는 일이고, 또 그렇기에 정말 가치 있고 아름다운 일인 것 같아요. 아직 경험은 많지 않지만, 지금 저는 그렇게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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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오성윤
    PHOTOGRAPHER 최문혁
    STYLIST 윤지빈
    HAIR 이일중
    MAKEUP 이숙경
    ART DESIGNER 김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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