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티스트 쿠사마 야요이.
나쓰메 소세키 사후 100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듯 좋은 작품은 시간과 장소마다 다채롭게 해석된다. 쿠사마 야요이를 대표하는 모티브는 10년 전과 지금 읽히는 방식이 다르고, 도쿄 타워 위에서 빛을 발할 때와 스니커즈 위에 도열됐을 때의 느낌이 사뭇 다르다. 예를 들어 이번에 출시된 스니커즈가 하나의 팝아트 작품 같다면, 무채색을 사용한 머플러는 다미에 패턴을 변형한 듯 담담하다. 컬러를 쏙 빼고 호박 모티브만을 활용한 목걸이와 모자도 있다. 남성복, 여성복, 가방, 슈즈, 선글라스, 액세서리, 향수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출시하는 것도 이번 컬렉션의 장점이다. 다양한 제품을 만들다 보면 제품 하나하나의 디테일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컬렉션엔 이런 인간적인 실수도 없다. 제품에 넣은 도트 패턴은 실제 작가의 작품을 밀리미터 단위까지 분석해 질감과 무게감을 옮겨왔다고 한다. 단순한 프린트가 아니라 실제 붓터치의 양감이 느껴지는 제품이 있다.






고전적인 건축물과 외계 식물 같은 조형물이 빚는 이질감이 도쿄와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