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굼허가 그리려는 남자의 얼굴이 궁금해졌다
영국과 한국을 잇는 브랜드 굼허의 디자이너 허금연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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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을 나누는 건 조금 촌스럽지만 묻고 싶다. 남성복을 만드는 이유는?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 학사 과정을 밟을 때 겐조 파리 남성복 스튜디오에서 인턴십을 했다. 프린트, 그것도 여성복을 전공한 내게는 매일이 새로운 도전이었는데 그게 퍽 재미있더라. 한 번도 해본 적 없던 일에 이렇게까지 빠져들 수 있다니 스스로도 신기했다. 인턴십을 마친 뒤 거의 완성되어 있던 졸업 컬렉션의 주제를 완전히 뒤엎었고 그게 굼허의 초석이 됐다.
디자이너 허금연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불안감. 불안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반응을 궁금해하고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하며, 결국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한 번에 최선의 결과물이 나오는 것도 좋지만 그건 거기서 끝이니까 재미없다. 내게 불안은 시행착오를 소중히 여기도록 만드는 양질의 동력이다.
생각보다 타인의 반응을 신경 쓰는 타입인 것 같다.
당연하다. 작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반응을 단순한 평가로 받아들이지 않아서인지, 때때로 작업물에 대한 타인의 반응이 훌륭한 영감이나 해답을 주기도 한다. 이번 2023 F/W 컬렉션을 준비하면서도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페인팅부터 음악까지 분야도 모두 달랐다. 그런 다양한 사람들과 각자의 작업물을 나누는 시간이 내게는 더없이 소중하다.
그렇다니 디자이너 허금연에게 영향을 준 것들이 궁금해진다.
최근 몇 년간은 케이시 캐드월라더의 뮈글러에게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 1960년대의 뮈글러도 좋아해서 꾸준히 찾아보고 있고. 요즘은 갤러리 스탠 소속 한국 작가 아신(Ashin)과 아르헨티나 작가 산티아고 리카타(Santiago Licata)의 작업물도 눈여겨 보는 중이다.
며칠 뒤 다시 영국으로 돌아간다. 한국과 영국을 오가는 이유가 있나?
한국과 영국은 정말 다르다. 두 도시의 특징을 잘 활용한다면 단점은 상쇄하고 장점은 더 키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일례로 한국엔 재미있는 소스가 정말 많다. 수천수만 가지의 부자재와 원단으로 빼곡하게 들어찬 5층 건물, 그 주변으로 삼삼오오 모여든 기술자와 공업사들…. 세계 어느 곳에도 동대문시장 같은 곳은 없다. 한편 영국 패션 신의 문화는 정말 배울 만하다. 무조건 안 된다는 말부터 하는 패턴사와 봉제사가 한국보다 현저히 적은 것도 사실이고. 무엇보다 서로 돕고 이끌어주는 그들의 문화가 작업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런 문화를 한국에 들이고 싶었다. 이를 위해서는 각 도시의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그렇게 하고 있다.
굼허의 옷을 사고 싶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
현재는 영국 런던의 Machine-A, 서울 성수동에 있는 EMPTY, 미국 시카고 SVRN에서 구매할 수 있다. 올봄에는 웹사이트를 리뉴얼해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
마지막 질문이다. 굼허가 그리려는 남성상은 무엇인가?
남성복을 만들고 있지만, 남자만 입으라고 만드는 옷은 아니다(웃음). 굼허의 모델이 전부 남자인 이유는 우리의 옷을 보여주는 데 그 방향이 더 강렬하고 명확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취향, 가치관, 성정체성이나 지향성이 어떻든 스스로 새로운 비전이 되는 사람. 굼허를 입는 사람은 그랬으면 좋겠다. 그런 사람을 위해 옷을 만들고 있다.
Credit
- EDITOR 성하영
- PHOTOGRAPHER 이준경
- MODEL 장우형
- HAIR 이혜진
- MAKEUP 이솔
- ART DESIGNER 주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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