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YLE
Part1. '표예진 연기 너무 잘한다'는 유튜브 댓글들에 표예진 배우가 보인 반응
<모범택시2>와 <청춘월담> 종영을 앞두고 배우 표예진을 만났다. 그녀는 아직도 하고 싶은 연기,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정말 많다고 했고, 열망과 확신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다. “안 해보면 그게 확신이 서는지 어떤지 어떻게 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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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택시> 팀에 한우를 쏘셨더라고요. 며칠 전에.
(웃음) 저는 그 사실이 이렇게까지 노출될 줄은 몰랐는데요. 오빠들이 인스타그램에 자랑을 해버려서 기사도 난 것 같은데. 네, 샀습니다.
돼지고기였다면 화제가 안 됐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누가 한우를 샀다 그러면 일단 그 안에 깃든 마음이나 의도가 궁금해지는 법이니까요.
좀 긴 이야기인데, 제가 <모범택시> 시즌1 때 ‘산책’이라는 OST를 불렀어요. 오빠들이 그 얘기를 하면서 저작권료 같은 게 들어오지 않느냐고 농담을 했는데, 제가 ‘맞다 오빠들 맛있는 거 사줄 정도는 들어온다’라고 받아쳤어요. 그렇게 그 농담이 계속 이어지다가 <모범택시> 에피소드 마지막마다 나온 ‘한우 먹자’는 애드리브와 포개진 거죠. 그러다가 이번 시즌에 그 노래가 또 한 번 등장했고, 결국 자리를 한번 만들게 된 거예요. 자연스럽게 세뇌당하면서 쏘게 된 거라고 생각합니다.(웃음)
드라마가 흥행하면 OST 수입도 꽤 잘 나오는 편인가 보군요.
뭐 그 노래가 사실 (소고기를 대접할) 그 정도는 아니거든요? 하하하. 하지만 장난에서 출발해 성사된 자리이긴 해도 그렇게 마음을 표현할 기회가 생겨서 저는 정말 좋았어요. 제가 시즌 두 번을 거치면서 오빠들한테 얻은 게 정말 많았는데, 제대로 고마움을 표현할 기회가 전혀 없었으니까요. 다들 너무 바쁜 거 아는데 다 모여줘서 또 고마웠죠.
어떤 부분이 그렇게 고마웠을까요?
사실 제가 <모범택시> 시즌1에 처음 합류했을 때 아무래도 상황적인 부담이 있었잖아요. (표예진은 <모범택시>의 안고은 역을 맡았던 기존 배우가 학교폭력 논란으로 하차하며 급히 배역을 맡게 되었다.) 이미 촬영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고, 뒤늦게 들어온 제가 거기에 누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컸죠. 그런데 돌이켜보면 감독님도, (배우) 선배님들도 제가 부담을 갖고 있을 거란 걸 알고 정말 많이 신경 써주셨더라고요. 지금껏 어떻게 촬영해왔는지 설명도 굉장히 자세히 해주고, “우리는 원래 되게 오래 지낸 팀이야” “편하게 해도 돼” 이런 말도 많이 해주고. 제가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다 맞춰줬던 것 같아요.
안고은이라는 캐릭터 자체도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이 작품에서 ‘복수’라는 무거운 주제에 경쾌함과 리듬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잖아요. 그런데 그녀조차도 사실은 그렇게 밝은 모습과 대조되는 큰 그림자를 가진, 마음속에 큰 트라우마를 지고 있는 사람이고요.
어려웠죠. 짧은 시간 안에 고은이라는 캐릭터가 갖고 있는 복합적인 아픔도 생각해야 했고, 해커라는 직업을 어떻게 하면 좀 더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했고요. 그런데 사실 걱정도 됐지만 기대가 더 컸던 것 같아요. 처음 대본을 보면서 ‘이런 대본이 나한테 온다고?’ ‘이런 캐릭터를 나한테 맡겨준다고?’ 하면서 놀랐고, 일단은 작품이 너무 재미있어 보였거든요. 캐릭터 측면에서 제가 집중했던 건, 고은이가 이 일을 얼마나 신나서 하는지 보여주고 싶다는 거였어요. 고은이가 이 일을 하는 건 ‘해야겠다’ 하는 생각 때문이 아니라 ‘해야만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하는 거거든요. 트라우마의 반대편에 밝은 모습이 있는 게 아니라, 트라우마 때문에 오히려 즐길 수 있는 거죠.

코트 아미.
<모범택시>의 안고은도 그렇고, <청춘월담>의 가람이도 그렇고, 쾌활하고 털털하다가도 갑자기 세상 무너질 듯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잖아요. 그러다가도 또 웃고. 사실 저는 그런 장면들이 이질감 없이 연결되는 게 신기했는데, 예진 씨의 그런 이해 덕분일 수 있겠군요.
그런 신을 두고 따로 고민이나 걱정을 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냥 그 감정도 인물의 베이스에 깔려 있다고 생각하죠. 방금 얘기한 것처럼 고은이가 이 일을 신나게 하고 아주 밝을 때에도 그 기저에는 언니에 대한 아픔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일을 하거나, 울거나, 언니한테 담담하게 편지를 쓰거나, 몇 퍼센트냐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 감정은 계속 연속성을 갖는 거죠. 가람이도 마찬가지예요. 발랄하고 귀엽고 씩씩하지만 재이 아씨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과 신분이 노출되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항상 안고 있는 거예요.
그런 신들이 캐릭터의 ‘또 다른 면’이 아니라 기저에 깔린 마음이 발현되는 순간이라고 이해하는 거군요.
맞아요. 어쩌면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밝을 수 있는 거죠.
제가 연기의 실제적 감흥을 모르니 말뜻을 정확히 이해한 건지 확신할 수 없는데요. 표예진이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려는 배우라는 건 알 것 같네요. 유튜브 클립의 댓글 같은 거 자주 보는 편이에요?
유튜브 클립이요? 뜨면 좀 보긴 하는데, 댓글은 잘 기억이 안 나네요.
‘표예진 연기 잘한다’는 류의 댓글이 정말 많더라고요.
정말요? 어디예요?
많아요. <청춘월담> 1화에서 재이 아씨를 설득하는 장면의 클립도 그렇고….
아, 재이 아씨에게 짐 싸주는 신이요. 저는 그 신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가람이를 제일 잘 보여줄 수 있는 신이라서 신경도 많이 썼고, 현장에서도 엄청 예민하게 집중했고요. 결과적으로도 잘 나온 것 같아 저도 너무 좋았던 장면입니다.
오, 방금 너무 상쾌하고 좋았어요. ‘연기 너무 잘한다’는 댓글 얘기에 쑥스러워하거나 괜한 겸양 표현 같은 걸 하지 않고 바로 ‘나도 좋았다’ 하시는 게.
(웃음) 아니, 그게 아니라… 솔직히 기분 좋은데요?
물론 그렇겠죠.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런 흔쾌한 반응을 쉽게 만날 수 없기 때문에.
저는 잘하고 싶었기 때문에, 잘한다고 해주시면 좋습니다.
Credit
- EDITOR 오성윤
- PHOTOGRAPHER 최문혁
- STYLIST 박선용
- HAIR 이혜영
- MAKEUP 이나겸
- ASSISTANT 송채연
- ART DESIGNER 최지훈
CELEBR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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