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푸꾸옥, 당신이 모르던 파라다이스
아직 푸꾸옥이 어떤 곳인지 모른다면 그건 다행이다. 반드시 가봐야 할 목적지 하나가 남아 있는 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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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라톤 푸꾸옥 롱비치 리조트에선 고객의 요청에 따라 석양을 배경으로 풀 사이드 바비큐를 즐길 수 있다.

쉐라톤 푸꾸옥 롱비치 리조트의 메인 야외 풀은 80m에 달하는 길이를 자랑한다.
“한 20년 전만 해도 여긴 정말 아무도 없었어요. ‘노 맨스 랜드’였죠.” 우리 일행을 데리고 선셋 타운을 안내하는 제이스가 말했다. “깃발을 꼽기만 하면 그냥 자기 땅이었다니까요. 푸꾸옥엔 그만큼 사람이 없었어요.” 그의 말은,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는 사실이다. 외국인과는 말도 섞지 못하게 통제했던 공산국가 베트남이 세계인에게 문을 연 지는 대략 50년쯤 됐지만, 푸꾸옥이 관광지로 개발되기 시작한 지는 이제 겨우 10년을 넘었기 때문이다. 그전까지는 후추 농장과 피시 소스 공장으로 유명했던 인구 10만의 섬, 여러 방문객들이 ‘나른하고 느슨한 분위기가 감도는’이라고 표현하는 한산한 섬, 베트남에서 가장 큰 남쪽의 섬이었을 뿐이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특파원으로 오랜 기간 베트남에서 근무한 기자 데이비드 램은 2010년도 기사에 “10년쯤 전에 비행기를 타고 이 섬을 방문한 지인은 착륙할 지점을 찾느라 활주로 위를 세 바퀴 돌아야 했다”고 썼다. 소들을 활주로에서 몰아내야 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 푸꾸옥에는 호텔이 3개뿐이었고 그중 별을 내걸 만한 호텔은 단 하나도 없었다. 휴양지로 유명한 다낭에 1990년대에 5성급 푸라마 호텔이 들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푸꾸옥은 정말 뒤늦게 발견된 섬이다. “넓고 한적한 해변, 빽빽한 정글과 아무도 손대지 않은 원시 우림이 수마일에 걸쳐 있는 이 섬은 오래전 태국의 푸껫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을 때를 연상케 하는 그런 곳이다.” 데이비드 램이 당시에 쓴 푸꾸옥에 대한 인상이다.
데이비드 램 씨가 우리와 함께 제이스가 안내하는 선셋 타운의 장관을 목격했다면 아마 두 눈을 훔치며 믿지 않았을 것이다. 푸꾸옥 인근의 작은 섬 혼똔에서 시작되는 편도 8km짜리 케이블카는 세계에서 가장 길다. 이 케이블카를 타고 선셋 타운의 선셋힐에 다다르면 잘록하게 파인 선셋 비치만의 이편과 저편을 가로지르는 약 800m 길이의 ‘키스 브리지’가 눈에 들어온다. 베트남의 견우와 직녀인 ‘응우랑과 직느어’의 사랑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은 키스의 다리 인근은 온통 이탈리아풍으로 오렌지빛 지붕을 얹은 수백 채의 건물들이 둘러싸고 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친퀘테레 같아 보이는 건 착시가 아니다. 사이즈가 중요하다. 한국에 있는 작은 프랑스 마을 수준의 규모가 아니라 하나의 해변과 그 해변을 둘러싼 지역 전체가 통일된 미감으로 정돈되어 있어 오히려 감탄이 흐를 정도다. 그러나 아직 건물들은 비어 있다. 2010년대부터 푸꾸옥이 관광지로 개발되기 시작하자 관광객이 물밀듯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선셋 타운에 건물들이 들어서기 시작한 시점도 2015년도부터다. 그러나 그 뒤로 코로나가 닥쳤다. “이제 다시 마중물을 부어야 할 시점이 왔어요. 한번 펌프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멈추지 않고 계속 사람들이 찾아올 거예요.” 썬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JW 메리어트 푸꾸옥 에메랄드 베이 리조트 & 스파 관계자의 말이다. 거대 리조트의 개발이 푸껫의 과거를 연상케 하는 손대지 않은 자연을 사라지게 한 것은 아니다. JW 메리어트 푸꾸옥 에메랄드 베이 리조트 & 스파의 뒤편에 펼쳐진 켐 비치(Khem Beach)의 바닷물은 해변에서 10m를 들어가도 하얀 모래에 잠긴 발가락이 보일 정도로 맑고, 해안을 따라 무성한 야자나무가 초록의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인간 유래의 쓰레기는 눈을 씻고 찾아도 보기 힘들다.

JW 메리어트 푸꾸옥 에메랄드 베이 리조트 & 스파의 프라이빗 풀 빌라에선 야외 자쿠지를 즐기며 석양을 감상할 수 있다.

JW 메리어트 푸꾸옥 에메랄드 베이 리조트 & 스파의 자랑 중 하나인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핑크 펄. 핑크 펄 외에도 다양한 퀴진을 접할 수 있는 4개의 레스토랑이 더 있다.
JW 메리어트 푸꾸옥 에메랄드 베이 리조트 & 스파 역시 2010년대 중반 푸꾸옥 열풍을 타고 문을 열었다. 세계적인 조경 및 인테리어 전문가이자 건축가인 빌 벤슬리가 기획부터 참여해 완공한 JW 메리어트 푸꾸옥 에메랄드 베이 리조트 & 스파는 라오스, 태국, 베트남 본토 등 인도차이나반도 전역에서 그 존재감을 내뿜는 그의 여러 작품들 중에서도 단연 대표작이다. 빌 벤슬리가 이 리조트에 덧씌운 ‘라마르크대학’이라는 가상의 역사는 자칫 흔한 5성급 럭셔리 리조트로 남을 뻔한 이 휴양지에 마법 같은 숨결을 불어넣는다. 리조트에 들어서면 이 리조트가 1880년대에 푸꾸옥에 거주하던 프랑스인과 지역 주민의 자녀들을 위해 설립되어 1940년대에 폐교한 ‘라마르크대학’의 터를 그대로 살려 만들었다는 설명을 듣는다. 프랑스인들이 떠나며 대학은 문을 닫았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졌지만, 앞서 언급한 선셋 타운을 개발한 베트남의 거대 기업 ‘썬그룹’이 그 잠재력을 발견했고, 빌 벤슬리에게 재건축을 의뢰했다는 내용이다. 물론 라마르크대학은 실재 하지 않았고, 이 리조트가 지어질 당시 일대는 그저 폐허였을 뿐이다. 그러나 이 가상 대학의 세계관에 맞게 메인 로비는 도서관처럼, 베트남 퀴진 레스토랑인 ‘템푸스 푸짓’(라틴어로 ‘시간은 기다리지 않는다’는 뜻)은 건축학과 건물처럼, 바다를 바라보는 바 ‘디파트먼트 오브 케미스트리’는 화학과 건물처럼 꾸며져 있다. 콘셉트에 불과한 것처럼 들리지만, 세세한 부분들이 집요하리만큼 구체적이라 리조트를 돌아다니며 보물찾기를 하듯 디테일을 찾아내는 재미가 있다. “아이스크림같이 부드러운 켐 비치의 모래와 에메랄드빛의 바다, 그 바다를 바라보는 5개의 레스토랑과 4개의 풀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숙박객들이 완벽한 휴식을 취하며 리조트 곳곳에 숨겨진 보물 같은 이야기를 찾는 재미를 느끼길 바랍니다.” JW 메리어트 푸꾸옥 에메랄드 베이 리조트 & 스파의 제너럴 매니저 크리스티안 피터슨이 말했다. 5개의 레스토랑 중 가장 로맨틱한 공간은 단연 핑크 펄이다. 우리 일행이 찾았을 땐 핑크 펄의 주방장 켈 콜린(Kjell Kollin)과 교토에 있는 교료리(교토 요리) 레스토랑 교료리 다카기(Kyoryori Takagi)의 미쉐린 2스타 셰프인 다카기 가즈오(Takagi Kazuo)가 일식과 프렌치가 섞인 컬래버레이션 메뉴를 선보였다. 호텔이 문을 연 후 몇 번 없었던 일이라 운이 좋았던 셈이다. 천천히 익힌 호카이도 가리비의 관자, 잘 익힌 로브스터와 철갑상어의 캐비아 요리를 맛보고, 에메랄드빛 바다를 산책하고 싶다면 이보다 완벽한 곳은 없다.
만약 당신이 골프를 치고, 액티비티를 즐기고, 바비큐 파티를 하고 싶다면 푸꾸옥의 북쪽으로 눈을 돌리길 바란다. 선셋 타운의 개발사이자 JW 메리어트 푸꾸옥 에메랄드 베이 리조트 & 스파의 오너사인 썬그룹이 이 섬의 남쪽을 지배하고 있다면 푸꾸옥 북쪽에선 또 다른 투자 개발사인 빈그룹의 지분이 크다. 쉐라톤 푸꾸옥 롱비치 리조트가 있는 간다우 지역은 잔잔하고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수목들이 우거진 자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한편 베트남 최대의 테마 파크인 빈원더스, 역시 베트남 최대 규모인 빈펄 사파리, 푸꾸옥에서 유일한 골프장인 빈펄 골프클럽까지 갖추고 있어,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 단위 휴양객과 친구들끼리 골프 여행을 하는 이들에게 최고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베트남은 인도차이나반도 동쪽 해안을 따라 길게 뻗어 있지요. 그래서 해가 지는 바다가 드물어요.” 쉐라톤 푸꾸옥 롱비치 리조트에서 바비큐 파티를 벌일 때 쉐라톤 푸꾸옥 롱비치 리조트의 제너럴 매니저인 대니얼 무호르가 말했다. “여긴 정말 마법 같은 곳이에요. 1년 내내 23℃에서 26℃ 정도의 기온을 유지하지요. 우기에도 비가 며칠씩 내리는 경우는 드물어요. 하루 오면 하루 그치는 수준이죠. 잔잔한 바다의 사면은 수십 미터를 나가도 사람의 키를 넘기지 않을 만큼 완만하고요. 정말 낙원 같은 곳이에요.” 숯불에 구운 무늬 오징어와 성게알 달걀찜을 먹으며 바라본 석양은 호주에 가족을 두고 왔다는 제너럴 매니저의 적적함을 달래주기에도 충분해 보였다. 호텔 로비에서 건물 천장이 보이는 클래시컬한 본관 건물의 아름다움과 최장 80m에 달하는 거대한 스위밍 풀, 그리고 저녁 시간에 빛을 발하는 멋진 풀 사이드 바 역시 이 호텔의 자랑이다. 다만 이 호텔에 묵었다면, 27개 홀 10km²에 달하는 빈펄 골프클럽 푸꾸옥도 반드시 방문해보길 바란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거대한 바오밥나무들에 둘러싸여 티샷을 해보는 경험만으로도 충분한 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Credit
- EDITOR 박세회
- PHOTO 메리어트 본보이
- ART DESIGNER 김동희
JEWE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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