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호텔에서 마주칠 수 있는 영감의 형태는 다양하다. 그저 멋진 경관을 보는 것만으로도 영감은 찾아온다. 프랑스 코트다쥐르의 메이본 리비에라의 발코니에 서면 눈에 들어오는 너른 바다와 하늘이 바로 그렇다. 앙리 마티스나 피에르 보나르 같은 화가가 이곳에 매료된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명상 앱에서 ‘마음이 차분해지는 장소를 떠올리세요’라고 했을 때 떠올릴 법한 광경이다. 스트레스에 휩싸일 때 눈을 감고 이곳에서 봤던 경치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안정이 된다.
별것 아닌 순간이지만, 여행이 끝난 후 마음 한편에 잔잔히 남는 기억이 있다. 예를 들면 멕시코 푼타 미타에 있는 포시즌스 나비바 호텔의 셰프에게서 500년 넘게 이어져온 전통 레시피로 살사소스 만드는 법을 배운 적이 있다. 그는 굳은 용암으로 만든 절구와 절굿공이를 사용했는데 구운 토마토, 할라피뇨, 소금만 사용해 소스를 만들었다. 단순하면서도 직감적인 레시피에 매료된 나는 살사를 좋아하는 아이들과 정기적으로 이 소스를 즐기고 있다. <에스콰이어>가 ‘올해의 호텔’로 꼽은 뉴욕의 나인 오차드 호텔은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한 곳이다. 객실에 있던 오자스의 우드 스피커를 만났을 때 좋은 사운드를 듣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체험 여행’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체험 여행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여행한다는 게 체험한다는 것과 같은 말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행을 하면 할수록 여행이 곧 체험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다. 체험이란 그저 이 지점에서 벗어나 저 지점으로 가려고 이동하는 행위가 아니라 주위를 둘러보고, 새로운 것에 마음을 여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최고의 호텔들은 이러한 마음가짐을 갖는 데 도움을 준다.
‘최고의 신상 호텔’ 리스트를 위해 북미와 유럽 전역을 훑었다. 이 리스트에 포함된 호텔들은 고급 침구와 욕조 이상을 만끽할 수 있는 곳들이다. 아래 호텔들에 머문 경험은 우리들을 크고 작은 방식으로 변화시켰다. 당신도, 그곳에서 영감을 마주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
Kevin Sintumuang
프랑스와 이탈리아와 모나코를 한눈에
/ 프랑스 로크브륀카프마르탱 지구 끝자락에 와 있는 것 같다. 바닷가 높은 바위 위에 자리 잡고 있는 하얀 호텔 건물은 온통 유리로 둘러싸여 있다. 날카롭게 뻗은 발코니는 광활한 지중해 뷰를 끌어안는다.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모나코, 프랑스, 이탈리아의 해변이 보이는 게 특징이다. 처음 도착하면 악당 무리의 본부 같은 느낌이 드는데 코트다쥐르 한구석에 이토록 깔끔하고 현대적인 건축물을 지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일단 짐을 풀고 나면 리비에라가 당신을 따뜻하게 환영해주는 게 느껴질 것이다. 스트라이프 셔츠에 파란색 더블버튼 블레이저를 걸치고 흰 스니커즈를 신은 호텔 직원들은 특유의 쾌활함과 부드러움으로 당신을 무장 해제시킨다. 레스토랑 네 곳의 의자는 물론 69개 객실에 있는 소파들까지 모든 가구는 화려하기 그지없다. 슬라이드로 활짝 열리는 통유리창은 이곳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인 하늘과 바다의 매력을 돋우는 요소다.
로스코의 그림처럼 하늘과 바다가 맞닿아 있는 파란 수평선을 인피니티 풀에 누워 바라보는 황홀한 경험을 부디 몸소 느껴보길 바란다. 시시각각 변하는 빛을 바라보고 있으면 화가가 아니더라도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마음이 샘솟는다. 절벽 한편의 작은 바위 위에 이토록 훌륭한 고급 호텔이 들어설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인근의 뒤 카프-에덴-로크나 메트로폴 같은 그랜드 호텔 대부분은 주로 장대한 역사를 강조한다. 그 역시 나쁠 건 없지만, 대조적으로 해안가에 자리 잡은 이 모던한 호텔이 바다의 숨결처럼 신선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객실 가격 1980달러부터.
- Kevin Sintumu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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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LOWS MAURITS AT THE PARK
색다른 차원의 휴식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1900년대 초에 지은 필로우스 마우리츠 호텔 건물 전경.
암스테르담의 한구석, 오스터 파크 근처에 있는 이 건물은 1900년대 초반의 대학교 건물을 연상케 한다. 반들거리는 노란 타일이 붙은 이 벽돌 건물의 계단을 오르다 보면 불현듯 풋풋했던 대학 시절이 떠오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늑한 거실에 발을 들이고 나면 주변 분위기는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호텔로 바뀐다. 객실은 값비싼 금고 안에 들어온 듯 고요하다. 시간 단위로 대여할 수 있는 개인 사우나 룸도 있다. 호텔 내부 레스토랑 중 하나인 반오스트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겨보길 권한다. 좀 더 가벼운 분위기를 원한다면, 스피크이지 스타일의 바도 있다. 네덜란드산 진으로 만든 마티니를 손에 들고 이 건물의 미술품 컬렉션 중 가장 비싼 피카소 작품을 감상하는 호사를 누려보자. 객실 가격 340달러부터.
- Kevin Sintumuang
좋은 꿈 꾸세요!
/ 프랑스 파리 파리 1구역에 위치한 호텔 마담 레브의 가장 큰 매력은 침대에서 보이는 뷰다. 참고로 ‘레브’는 프랑스어로 꿈이라는 뜻이다. 이곳에는 63개의 객실과 19개의 스위트룸이 있다. 한때 우체국이었던 건물을 뜯어고친 호텔의 객실에는 경사지고 커다란 창문이 천장 채광창처럼 나 있어 마치 옥상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채광창이 없는 객실에 투숙하더라도 실망할 것 없다. 프랑스 스타일로 잘 가꾸어진 멋진 정원을 내려다볼 수 있으니 말이다. 상상할 장면은 이걸로 끝이 아니다. 루프톱 바에서 에펠탑과 노트르담 성당을 바라보며 한잔 즐기는 화룡점정이 남았다. 주택가 분위기가 흐르는 호텔이지만, 조금만 걸으면 루브르 박물관이 나온다. 호텔로 들어서는 골목 역시 현지인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풍경으로 가득하다. 그런 기분을 파리에서 느끼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객실 가격 535달러부터.
- Krista Jones
내슈빌에서 보내는 편안한 휴가
/ 미국 테네시주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요즘 내슈빌이 점점 인기를 얻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레스토랑이 생겨나고 유명한 바들이 지점을 내고 있다. 자연스레 호텔들도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데 야외에 놓인 흔들의자에 앉아 미국 남부 특유의 여유로운 오후를 찬찬히 즐길 수 있는 곳은 흔치 않다. ‘음악의 도시’ 내슈빌에서 45분 거리에 있는 사우스얼 팜 앤 인은 325에이커의 아름답고 구불구불한 대지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연못이 내려다보이는 수영장 라운지 체어에 앉아 다른 투숙객들이 낚시를 하거나 패들보드를 타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이것저것 귀찮다면 거대한 스파에 몸을 뉘는 것도 방법이다. 화려한 레스토랑 두 곳은 저녁 시간에는 현지인들로 붐빈다. 벌써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기분이 들지 않나? 객실 가격 839달러부터.
- Madison V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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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BERGE WILDFLOWER FARMS
허드슨 밸리에서 편안하게 지내는 법
/ 뉴욕 가디너 와일드플라워 팜에서 모닥불을 놓고 둘러앉아 시골의 일상을 즐겨보자.
정신없는 맨해튼으로부터 도망치기에 와일드플라워 팜만큼 완벽한 곳이 있을까? 이곳은 시골집 같은 캐빈, 그보다 작은 스위트룸 등 다양한 레이아웃의 독채 객실이 자리하고 있다. 각 객실마다 나무가 바다처럼 펼쳐진 풍경을 볼 수 있는 통유리창과 테라스가 매력적이다. 일부 객실에는 야외 샤워 부스가 준비되어 있고 객실 내부에는 편안한 퀼트 이불이 옛 스타일의 커다란 침대와 안락의자에 걸쳐져 있다. 머무는 사람의 기분에 따라 숙소에서 할 일이 아주 많을 수도, 아주 적을 수도 있다. 때때로 현장에서 직접 수확한 재료를 이용하는 쿠킹, 베이킹, 칵테일 클래스가 열린다. 밖으로 나가고 싶은 방문객은 온실에 방문해 일일 농장 체험을 할 수 있다. 원한다면 목장에 가서 먹이주기 체험도 가능하다. 겨울에는 아이스 클라이밍을 할 수 있으며, 하이킹은 연중 언제 가더라도 즐겁다.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캐빈 뒤편에 늘어져 휴식을 취하거나, 환상적인 메인 테라스에 그저 앉아 있기만 해도 멋진 기분이 든다. 하지만 당신이 어떤 휴가를 보내기로 했건 호텔 본관의 스파는 반드시 이용해보기를 권한다. 아침, 점심, 저녁 모두 영업하는 뉴 아메리칸 레스토랑 클레이도 필히 방문해야 하니, 배를 채우고 오지 말 것. 객실 가격 1000달러부터.
- Madison Vain
스페인에서 가장 핫한 호텔을 꼽는다면
/ 스페인 마드리드 호텔에서 몇 걸음 떨어진 프라도 미술관에선 작품과 가구를 만질 수 없다. 하지만 이 호텔에선 가능하다. 이곳은 인터랙티브로 예술을 즐기는 뉴욕현대미술관이나 퐁피두센터 같다. 전시 작품들을 느긋하게 앉아 감상할 수 있다. 로비에는 검은 공과 흰 공의 포켓볼 세트가 놓인 파란 당구 테이블이 있고 그 위로 주방 환기구를 연상케 하는 하얀 전등이 매달려 있다. 로비 입구에서는 거대한 나선형 계단이 당신을 환영하고, 또 다른 입구에는 이 호텔의 트레이드마크인 붉은 네온 컬러로 장식한 복도가 투숙객을 반긴다. 로비를 지나 도착한 객실은 미니멀한 디자인이지만, 베이지색 대리석 타일과 기계적으로 완벽해 보이는 손잡이가 달린 욕실은 과할 정도로 화려하다. 출장으로 머물더라도 휴가 중인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객실 가격 480달러부터.
- Jack Holmes
뉴욕에서 가장 비싼 호텔에 투숙하는 건 어떤 경험일까?
아만 호텔 리조트 그룹은 프랑스 알프스산맥, 인도네시아 발리, 일본의 아고만 등 세계 최고의 장관을 자랑하는 지역 여러 곳에 지점을 두고 있다. 최근 오픈한 아만 뉴욕 호텔은 57번가 버그도프 굿맨 백화점 바로 건너편에 있다. 14층 로비에 들어서면 곧바로 1980년대 영화에서 본 것만 같은 오크와 월넛 나무로 채워진 분위기가 펼쳐진다. 객실 벽난로 옆에서 뒹굴거리며 맨해튼을 거니는 뉴요커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객실이 지루해지면 오마카세 바에 가서 그동안 먹어왔던 스시가 얼마나 별로였는지 새삼 깨닫거나 비밀스러운 재즈 클럽의 문으로 들어가 뉴욕의 진정한 올드 스쿨 괴짜 음악가 브라이언 뉴먼이 디렉팅한 음악으로 밤을 지새워도 좋다. 하룻밤에 최소 3200달러인 가격을 생각하면 주말 내내 이곳에 머무는 건 꽤 사치스러운 일이지만 오늘의 해가 내일도 뜬다는 법은 없다. 아만 호텔에서 보내는 잊지 못할 하룻밤이 당신을 더 열정적인 사람으로 바꾸어놓을지도 모른다. 특히 호텔의 ‘딥티슈 마사지’는 당신을 도시의 혼란에서 구출할 뿐만 아니라 한결 건강하고 섹시한 인간으로 만들 것이다.
- Dave Holmes
빅 스카이라는 이름의 이유
/ 미국 몬태나주 몬태나주가 지금 최고의 시기를 맞고 있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TV 크리에이터 테일러 셰리던이 이미 스핀오프를 제작한 1조 달러짜리 서부극, 파라마운트 플러스의 <옐로우스톤>을 보라. 다행히 우리는 시리즈 속 주인공처럼 벙커 숙소에서 고생할 필요는 없다. 스키로 출입할 수 있는 이 초호화 전초기지는 겨울 스포츠의 천국이다. 아니, 사실은 일 년 내내 천국 같은 곳이다. 하이킹과 산악자전거를 즐기기 알맞다. 골프를 좋아한다면 그것도 가능하다. 또한 차로 한 시간만 가면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간헐 온천에 도착할 수 있다. 혹시 휴가는 푹 쉬는 게 최고라고 생각하는 친구가 있다면 그것 역시 문제없다고 전해주길 바란다. 레스토랑 라 그랑 아프레의 뒤편에 자리를 잡고 앉아, 샴페인 한 잔을 손에 들고 친구들이 자전거나 스키를 타고 돌아오길 기다리면 되니까. 객실 가격 1395달러부터.
- Madison Vain
파크 시티의 또 다른 면
/ 미국 유타주 스키를 즐긴 후엔 모닥불 앞 미니멀한 의자에 둘러앉는 게 정석.
파크 시티는 60년 동안 산골 마을로 알려져왔지만, 요즘 들어 새로운 것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펜드리 호텔이 이곳에 지점을 열면서 조용한 캐니언 빌리지에 처음으로 럭셔리 호텔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펜드리 파크 시티는 스키 리프트에서 불과 몇 발짝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일부는 주방과 세탁실까지 갖춘 객실 153개를 보유하고 있다. 스키를 타고 난 후 실내에서도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일종의 실내 놀이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여기에 가족 친화적인 레스토랑을 몇 개 더 오픈했고, 겨울에도 샴페인 파티를 열 수 있는 루프톱 풀과 라운지도 있다. 베일 리조트 그룹이 2014년 파크 시티 마운틴 리조트를 인수한 이래로 두 브랜드를 하나의 더 크고 활발한 커뮤니티로 조화시키기 위해 애써온 결과다. 객실 가격 1095달러부터.
- Madison Vain
새롭게 떠오른 뉴욕의 중심
/ 미국 맨해튼 여행에 대한 환상 중 하나는 파란 하늘과 해변이 황홀하게 펼쳐지는 휴양지다. 누구나 한 번쯤 엽서에 실릴 법한 풍경 속으로 들어가는 상상을 한다. 정반대편에는 현지인처럼 골목골목을 누비는 여행이 있다. 활기찬 일상의 리듬에 몸을 맡기고 원래 그곳에 살았던 것처럼 흠뻑 빠져드는 경험 말이다. 나인 오차드에서 당신이 얻어갈 수 있는 즐거움은 후자에 가깝다.
‘현지인들이 가는 호텔’이라는 말이 있다. 로비가 노트북을 가져온 사람들로 붐비는 호텔들을 일컫는 말이다. 나인 오차드는 정말 현지인이 된 듯한 인상을 준다. 시작은 객실 번호다. 일반적인 호텔과 달리 4L, 3G, 8A라고 쓰인 문을 열 땐 마치 누군가의 집에 들어가는 것 같다. 핸드 메이드 세라믹 램프, 현지 아티스트들의 그림, 손때가 묻은 듯한 우드 스피커가 있는 객실은 아날로그 느낌으로 가득하다. 스피커에서는 호텔 분위기에 어울리도록 엄선된 플레이 리스트를 들을 수 있다. 은둔하면서 회고록을 쓰기 알맞다.
물론 이런 환상은 호텔이 있을 법하지 않은 곳에 위치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나인 오차드 호텔은 로어 이스트 맨해튼과 차이나타운의 교차점에 있는 은행 건물에 세워졌다. 20세기 초 지어진 이 건물은 특정한 스타일의 패션, 미디어, 예술, 스케이트를 즐기는 쿨한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중심부다. 동시에 유행에 민감한 명소들을 즐길 수 있다. 파셀이나 르 다이브 같은 와인 바들, 간단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스카스 피자 같은 곳들이 대표적이다. 나인 오차드 안에 있는 셰프 겸 레스토랑 경영자 이그나시오 마토스의 스완 룸과 코너 바는 호텔에 묵지 않더라도 가볼 만하다. 그곳에 앉아 있는 사람은 출신과 상관없이 시크한 뉴요커 출신 인플루언서 같아 보인다. 어쩌면 그게 나인 오차드가 보여주는 진짜 환상일지도 모른다. 객실 가격 525달러부터.
- Kevin Sintumuang
‘최고의 신상 호텔’에서 발견한 와우 포인트.
베스트 로브 /펜드리 호텔 하루 종일 입고 싶을 로브다. 너무 두껍거나 너무 가볍지 않으며, 안감은 화려하고 겉감은 실크처럼 부드럽다. 어린이용 로브에는 후드가 달려 있어 더욱 멋지다. 성인용과 어린이용 모두 hoppendry.com에서 살 수 있다.
베스트 수영장 /더 메이본 리비에라 모나코, 프랑스, 이탈리아가 모두 내려다보이는 인피니티 풀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치트키와 다름없다. 그저 마음껏 즐기면 된다. 남프랑스에서 가장 고요하게 즐길 수 있는 수영장 중 하나.
베스트 사우나 /오베르주 스탠리 랜치 37.2m²에 달하는 이 사우나 벽에는 통유리창이 나 있다. 창으로 푸른 하늘과 포도밭의 여유로운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땀을 조금 더 오래 흘리고 싶어질 것이다.
베스트 휴지걸이 /나인 오차드 휴지걸이가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주목받는 리빙 브랜드 BDDW의 타일러 헤이스가 만든 이 휴지걸이는 핸드페인팅으로 장식한 도자기 작품에 가깝다. 과거에서 온 물건 같아 보이지만, 휴대폰을 올려둘 자리가 있다.
미국 보헤미안 문화의 랜드마크가 돌아왔다
/ 미국 맨해튼 호텔 첼시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이곳에 묵었던 유명한 투숙객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음악가와 소설가에게 일종의 커뮤니티 역할을 했던 이 건물은, 1884년 완공된 이래로 보헤미안들의 예술적 에너지를 품고 있다. 마크 트웨인, 스탠리 큐브릭, 패티 스미스, 앤디 워홀, 지미 헨드릭스 외에도 수많은 유명 인사가 한 세기 동안 건물을 빛냈다. 그들이 이곳을 찾았던 이유는 어쩌면 완벽한 숙면을 위해서일지도 모른다. 호텔 첼시의 객실은 편안한 서비스는 물론 대리석과 황동으로 마감한 욕실, 애니멀 프린트로 장식된 가구로 단장되어 있다. 1930년에 문을 연 스페인 레스토랑 엘 키호테의 상징적인 스테인드글라스 창문과 연철 발코니까지, 호텔 첼시에 머무는 건 시간 여행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객실 가격 300달러부터.
- Kevin Sintumu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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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ITZ-CARLTON NOMAND
최고의 고층 호텔
/ 미국 맨해튼 구름 같은 킹 베드에 누워 시내를 내려다본다. 저 멀리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희미하게 보인다. 34층 높이에서 노을을 바라보며 ‘이 도시의 모든 걸 다 봤다’고 생각했던 내 자신이 얼마나 오만했는지 반성했다. 리츠칼튼 노마드는 유리로 감싸여 어슴푸레 빛나는 50층짜리 건물이다. 리츠칼튼 특유의 평온함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이곳의 바와 레스토랑은 뜻밖의 나이트 라이프 명소가 된다. 공간 한 뼘이 아쉬운 맨해튼에선 보기 힘든 커다란 욕조가 갖춰진 객실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고 싶지 않겠지만, 활기찬 로비 바와 호세 안드레스의 루프톱 라운지 누벨루즈를 둘러보지 않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조용한 시간을 즐길 수도, 활기차게 놀 수도 있는 호텔은 흔치 않다. 객실 가격 1000달러부터.
- Kevin Sintumu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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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WILKINSON’S BACKYARD RESORT & MINERAL SPRINGS
머드 목욕을 즐겨보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타 건축가들이 이곳에 와이너리를 만들기 전, 나파 밸리의 작은 마을들은 개성 넘치는 웰니스 센터의 집합소였다. 그중에서 가장 기이했던 건 1952년 의사 존 닥 윌킨슨이 만든 닥터 윌킨슨 핫 스프링스 앤 머드 배스였을 것이다. 이곳에는 머드 욕조와 미네랄 욕조가 있었다. 호텔과 스파는 약 70년 동안 운영되다가 코로나19 탓에 문을 닫을 뻔했다가 리노베이션을 거쳐 다시 태어났다. 객실과 스파는 현대적으로 재탄생했지만, 원래의 펑키한 분위기는 그대로 남긴 점이 눈여겨볼 만하다. 닥터 윌킨슨이 봤다면 분명 흡족해했을 것이다. 객실 가격 360달러부터.
- Danny Dumas 노마 최초의 데스티네이션 호텔
/ 미국 워싱턴 D.C. 워싱턴 D.C. 노마에 있는 더 모로 호텔의 차분하며 곡선미가 있는 로비.
더 모로는 워싱턴 노마 지역 호텔들의 수준을 한 차원 높게 끌어올렸다. 노마는 인근의 유니언 마켓이 활기를 띠면서 그 자체로 하나의 구역이 된 곳이다. 이후 더 많은 상점이 생기고, 라틴아메리카 문화를 기반으로 한 또 다른 마켓 ‘라 코세차’까지 들어서면서 힙스터들이 자주 찾는 지역이 됐다. 더 모로 호텔에는 니콜라스 스테파넬리 셰프의 모던한 프랑스 식당 르 쿨루, 칵테일 라운지 베스퍼, 루프톱 바 업스테어스 앳 더 모로 등 멋진 곳들이 여럿 있어 분위기를 더한다. 호텔은 따뜻하면서도 미니멀하고 동시에 단순한 균형을 보여준다. 이 지역에 딱 어울리는 호텔이다. 객실 가격 390달러부터.
- Kevin Sintumuang 매 순간이 마법 같을 수 있을까?
/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리 랜치에서 처음으로 ‘황홀하다’고 느낀 순간은 거대한 통유리창이 있는 사우나에서 포도밭을 바라보며 몸을 풀 때였다. 산책로에서 달리기를 막 마쳤을 때도 조금 황홀했던 것 같다. 호텔 어느 곳을 거닐더라도 은은한 라벤더 향이 난다. 스파 마니아라면 죽기 전에 반드시 이곳을 방문해야만 한다. 사우나를 한 후 한증막, 소금방, 냉탕을 이용할 수 있다. 웰니스 서비스도 잘 갖춰져 있다. 객실 정돈을 마친 방에는 발의 근막을 풀어줄 작은 나무 공 이 사용법과 함께 놓여 있었는데 조금만 문질러도 혈액순환과 스트레스 감소에 도움이 된다. 호텔은 샌프란시스코에서 45분이면 갈 수 있는 나파 밸리의 남쪽 한구석에 위치하며 주황색과 보라색이 어우러진 ‘노을쇼’가 저녁마다 펼쳐진다. 백 살은 훌쩍 넘어 보이는 유칼립투스나무의 실루엣이 극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나파 밸리의 기준으로 봐도 스탠리 랜치는 고급스러움이 돋보이는 곳이다. 오후에는 거대한 프로방스풍의 수영장에서 에그볼 의자에 앉아 시원한 음료와 함께 와인 시음을 하고 휴식할 수 있다. 헛간을 고급스럽게 개조한 레스토랑도 있다. 스탠리 랜치에서의 마지막 밤, 자녀들과 리조트 농장 책임자와 함께 수확한 채소들로 만든 크뤼디테 한 접시를 먹었다. 아이들이 채소를 그렇게 맛있게 먹는 걸 처음 봤다. 해가 저물기 전 마지막 햇살이 식탁으로 흘러 들어와 샤르도네 잔이 황금빛으로 반짝이던 순간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사실 그 순간에는 방 안의 모든 것이 황금빛으로 반짝였다. 객실 가격 1300달러부터.
- Kevin Sintumuang
포트맥 스타일이 궁금하다면
/ 미국 워싱턴 D.C. 포토맥강을 끼고 있는 더 워프는 언뜻 보면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관광도시 같다. 하지만 2021년 <에스콰이어>가 선정한 ‘최고의 신상 바’인 티키 티엔티와 <에스콰이어>가 선정한 ‘최고의 신상 레스토랑’이기도 한 문 래빗, 델 마 같은 곳들을 발견하고 나면 이곳이 달라 보일 것이다. 그리고 이 도시에서 가장 스타일리시한 신상 호텔 펜드리가 있다. 피라미드를 거꾸로 뒤집어 놓은 것 같은 인상적인 형태의 건물이다. 수영장과 온수탕이 있으며 대부분의 객실이 강 전망이다. 캐노피 침대와 함께 펜드리 특유의 유럽과 캘리포니아풍이 섞인 차분한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곳은 커다란 원형 바가 있는 13층이다. 이 정도면 더 워프를 공식적으로 멋진 동네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객실 가격 395달러부터.
- Kevin Sintumuang
소셜 클럽처럼 운영하는 호텔들 요즘 숙박업계 최신 트렌드는 멤버십과 호텔의 조합이다. 하지만 최근에 오픈한 아래 세 호텔은 멤버십 카드가 없어도 숙박할 수 있는 곳들이다. 멤버십이 없어도 숙박을 하면 외부인은 이용할 수 없는 바와 레스토랑, 프로그램을 누릴 수 있다.
더 애스터 호텔 / 로스앤젤레스 더 애스터는 할리우드의 유서 깊은 매력이 물씬 배어 있는 공간이다. 어두운 색의 목재와 호화로운 천이 곳곳에 장식되어 있다. 루프톱 라운지에 머물면 오후가 훌쩍 흘러가버린다. 이곳의 시그너처 레스토랑인 레몬 그로브에서 레몬 파스타를 먹고 나면 최소한 며칠 동안은 그 파스타가 얼마나 근사했는지 자랑하고 다니게 될 것이다. 객실 가격 424달러부터.
- Madison Vain 더 네드 호텔 / 뉴욕 더 네드는 런던의 상징적인 호텔 체인인 노마드 호텔의 지점이다. 이곳에서 고를 수 있는 식사와 음료의 옵션은 너무 많아 기억하기조차 힘들다. 루프톱 바, 로비 바, 술을 마실 수 있는 도서관, 트렌디한 이탤리언 레스토랑, 프라이빗 테이블, 테이블사이드 서비스가 있는 격식 있는 다이닝룸까지 선택할 수 있는 옵션들이 수도 없이 많다. 객실 가격 600달러부터.
- Madison Vain 더 트웬티 투 호텔 / 런던 메이페어의 그로스베너 광장 안에 있는 에드워드 7세 시대 영주 저택 건물이 호텔로 탈바꿈했다. 더 트웬티 투는 18세기 프랑스 실내 장식에서 영향을 받은 화려한 내부를 자랑한다. 일부 객실들은 층고가 두 배로 높으며 여기에 어울리는 캐노피 침대를 갖추고 있다. 아래층의 클럽은 목요일 밤부터 토요일까지 운영한다. 반대편에는 도보로 두 블록 거리에 하이드 파크가 있다. 객실 가격 710달러부터.
- Jack Holmes
THE HOXTON ROME ‘영원의 도시’라 불리는 로마에는 유명한 것들이 많다. 파스타 카르보나라, 거리에서 노래하는 사람들, 콜로세움 앞의 긴 줄 그리고 수많은 호텔이 그렇다. 검색 한 번이면 어느 가격대의 숙소라도 금방 찾을 수 있는 세상이지만 진정한 의미의 가성비 숙소를 발견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더 혹스턴 호텔의 가성비가 훌륭하다는 말을 하고 있는 중이다. 수준 높은 바가 두 개 있는데 그중 하나는 캘리포니아와 이탈리아풍이 잘 섞인 레스토랑 안에 있다. 호텔 위치는 스페인 계단에서 그리 멀지 않다. 이런 조건에 이만한 가격으로 머물 수 있는 곳은 없을 것이다. 객실 가격 약 170달러부터.
- Madison Vain
MOXY LOWER EAST SIDE 뉴욕에서 저예산 호텔을 찾다 보면, 괜찮은 지역은 말할 것도 없고 괜찮은 방만 구하더라도 다행이다. 목시 로어 이스트사이드는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췄을 뿐만 아니라 멋진 식당과 술집을 다섯 개나 가지고 있어 미니 바캉스를 즐기는 듯한 느낌을 준다. 스시 레스토랑 사케노하나, 피아노가 있는 바에 대한 기대를 되살려주는 실버 라이닝에 들러보자. 객실 가격 199달러부터.
- Brady Langmann
ACE HOTEL TORONTO 굳이 호텔 밖으로 나설 이유가 없다. 아늑한 사계절 루프톱 바, 클럽과 비교해도 지지 않을 만큼 활기찬 로비 바, 지하에 있는 레스토랑 앨더까지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이 건물 안에 있다. 건물은 마치 동굴같이 생겼으며 인더스트리얼풍으로 꾸며졌다. 빈티지 가구들이 가득하며 따뜻한 자연광이 공간을 채운다. 아늑한 객실은 덤이다. 앨더의 코코넛 크림 파이를 맛보지 않고 체크아웃을 한다면 후회할 것이다. 객실 가격 299달러부터.
- Lauren Kranc
ARLO WYNWOOD 마이애미가 처음이라면 바닷가에 가고 싶을 것이다. 이해한다. 하지만 마이애미에는 사우스 비치 외에도 경험해볼 만한 곳들이 많다. 윈우드 아트 디스트릭트가 그중 하나다. 알로 윈우드는 이 지역에 처음으로 들어선 메이저 호텔로 로컬 아티스트들의 그림을 다수 걸어 놓았다. 동시에 마이애미 고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루프톱 수영장과 파노라마 뷰 그리고 넓은 야외 바 하이어 그라운드 역시 즐길 수 있다. 객실 가격 199달러부터.
- Kevin Sintumuang
ANDAZ MEXICO CITY CONDESA 안다즈 멕시코시티는 녹음이 우거지고 날씨가 선선하며 개들이 뛰어노는 평화로운 경치를 자랑하는 곳이다. 호텔에는 베이비 핑크와 그린으로 장식된 말차 바, 햇살이 내리쬐는 안뜰, 예술 작품이 회전하는 복도의 전시관, 루프톱 바 두 곳이 자리하고 있다. 루프톱 바 한 곳은 마야문명의 유적인 툴룸을 테마로 꾸며진 인피니티 풀이 있다. 다른 한 곳은 우프 톱이라는 이름의 반려견과 견주들을 위한 별도의 녹지 공간이다. 둘 다 복잡한 대도시 멕시코시티에서 차분하게 한숨 돌릴 수 있을 공간들이다. 객실 가격 269달러부터.
- Lauren Kranc
럭셔리하게 다시 태어나는 법
/ 멕시코 나야리트주 곤충의 고치처럼 생긴 다리를 건너가면 트레이 위 음료수를 건네받았다. 다른 포시즌스와 달리 이곳에선 웰컴 드링크도 원하는 걸 골라 마실 수 있다. 당신이 머무는 내내 포시즌스 나비바는 여러 방법으로 ‘여기 있는 이건 당신을 위한 것’이라고 반복해서 전할 것이다.
16만5000m₂(5만 평)가 넘는 면적에 객실은 오직 15개뿐이다. 포시즌스 나비바는 시트콤 <화이트 로투스>에 나오는 것 같은 사교 파티를 기대하고 오는 곳은 아니다. 바쁜 일상을 뒤로하고 쉬기 위해 오는 곳이다. 일례로 객실에 TV가 없다. 텐트 스타일로 화려하게 꾸며진 개인 주택 같은 객실에 있으면 글램핑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매일 아침 프라이빗 풀에 뛰어들 수 있고 태평양에서 고래가 물을 뿜는 모습을 보거나 정글에 있는 새들의 지저귐을 들으면서 가이드 겸 집사에게 문자를 보내 아침 식사를 주문할 수 있다.
나비바를 정말로 특별하게 하는 건 맞춤형 웰빙 어드벤처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돌로 만든 웨이트 기구를 들고 야외에서 트레이너와 함께 코어 운동을 하는 식이다. 해가 지는 걸 바라보며 명상을 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고 싶은 액티비티는 독특한 형태의 사우나인 ‘테메스컬 스웨트 로지’다. 둥근 항아리 같은 구조물에 들어가면 캄캄한 어둠 속에서 샤먼이 주문을 외우고 뜨거운 돌에 물을 뿌려 방 안을 수증기로 가득 채운다. 세리머니가 끝날 무렵에는 다시 태어난 기분마저 느껴진다. 객실 가격 3950달러부터.
- Kevin Sintumu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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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BERGE SUSURROS DEL CORAZON
노을의 노을을 보다
/ 멕시코 푼타데미타 인생 최고의 노을을 꼽아야 한다면 멕시코 푼타데미타에 새로 생긴 수수로스 델 코라존 오베르주 리조트의 라운지 체어에서 본 노을을 꼽겠다. 리조트의 프라이빗 해변은 매우 넓고 정글처럼 숲이 우거진 절벽 두 곳 사이에 자리 잡고 있어 다른 호텔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이색적인 경치를 자랑한다. 리조트가 당신의 홈 베이스가 되겠지만, 고래를 보러 가는 보트 타기나 맞춤 모자 만들기 같은 체험을 놓치면 섭섭하다. 수영장 옆 바삭한 생선튀김부터 야외 레스토랑인 라 보키타의 타코스 알 파스토르 그리고 바로 옆에 위치한 카사밀파의 그릴드 피시까지 이곳에 맛없는 요리는 없다. 마음껏 먹고 쿨쿨 자면 그만이다. 객실 가격 999달러부터.
- Madison V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