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Part4. 새벽 2시에 배가 출출할 때 가기 좋은 식당들_신사&압구정편

팬데믹이 빼앗아간 여러 가지 중 가장 안타까운 건 사라져버린 막차 가게들이다. 동이 트는 걸 보며 술 취한 배를 달랠 때 찾았던 많은 식당이 사라지거나 운영 시간을 단축했다. <에스콰이어>가 막차 식당들을 권역별로 정리하고 최신 영업시간을 업데이트했다.

프로필 by 박호준 2023.06.30
 
 
 

신사&압구정

 
 
A: 영동 설렁탕
주소: 서초구 강남대로101안길 24
영업시간: 매일 00:00~24:00.  브레이크타임 15:00~17:00
거짓말 조금 보태면, 주문하자마자 설렁탕이 나온다. 집에도 가고 싶고 배도 고픈 새벽에는 음식이 빨리 나오는 것도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걸 영동 설렁탕에서 처음 깨달았다. 맛은 익히 아는 그 맛이다. 뽀얀 국물의 설렁탕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영동 설렁탕의 맑은 국물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으나 일단 먹기 시작하면 의심은 사라진다. 재미있는 건 다른 24시 음식점과 달리 클럽에 갔다 온 차림의 20대 초반부터 신사동에서 N차 회식을 즐긴 직장인, 나이 지긋한 택시기사까지 손님들의 성별과 나이대가 다양하다는 점이다.
 
 
B: 닭한마리감자탕
주소: 강남구 강남대로152길 14
영업시간: 매일 00:00~24:00
밤새 놀다가 첫차를 타러 가기 전, “딱 한잔만 더할까?” 하기 적합한 신사역 8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다. 클럽과 인접한 까닭에 닭한마리를 주문해놓고 100석이 넘는 큰 홀 가운데 앉아 있으면 사방에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들려온다. 대부분은 지난밤 클럽에서 낯선 사람과 있었던 일들에 대한 내용이다. 새벽에 먹었던 맛이 그리워 점심시간에도 방문한 적이 있지만 기분 탓인지 그때 그 맛이 나질 않았다. 개인적으로 가벼운 해장이 아니라 술을 더 마실 작정이라면 닭볶음탕이 낫다고 생각한다. 매콤한 맛이 자꾸 소주를 부른다.
 
 
C: 원조 초가집
주소: 강남구 압구정로56길 22
영업시간: 매일 00:00~24:00
요즘 압구정에서 제일 핫한 클럽을 꼽으라면 단연 ‘타임즈’다. 너무 유명해져서 가기 꺼려질 정도이긴 하지만 아무튼 그렇다. 막차 시간이 다가올수록 클럽에서 마주쳤던 얼굴들이 원조 초가집에 하나둘 등장하기 시작하는데, 그중에는 유명 DJ나 래퍼, 모델도 종종 있다. 압구정치고 꽤 합리적인 가격에 배를 채울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메뉴 자체는 평범한 편이지만 밑반찬으로 나오는 게장이 맛있다. 내부가 탁 트인 구조라 다른 테이블 사람과 자꾸 눈이 마주치는 게 조금 민망할 순 있다. 거꾸로 말하면 누군가를 만날 마지막 기회라는 뜻이기도 하다.
 
 
D: 영천영화
주소: 강남구 도산대로90길 3
영업시간: 매일 00:00~24:00
이영자가 어느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영천영화 육회비빔밥을 소개하는 걸 본 순간 절망했다. 그렇지 않아도 인기가 많은데 ‘이영자 맛집’으로 찍히면 문전성시를 이룰 게 뻔했다. 아니나 다를까 새벽 2시에도 영천영화는 분주하기 그지없다. 늦은 시간대에는 가볍게(?) 육회비빔밥을 먹는 사람이 많지만 간혹 붕붕거리는 슈퍼카를 타고 나타나 한우를 굽는 사람도 보인다. 육회비빔밥을 시키면 된장국이 함께 나오는데, 영천영화에서 직접 담근 된장을 사용한 것이다. 탕 요리 중에선 대파랑 고기가 듬뿍 들어간 육개장을 추천한다.
 
 
E: 새벽집
주소: 강남구 도산대로101길 6
영업시간: 매일 00:00~24:00
이제 막 클럽에 들어갈 나이가 된 사람도, 마지막으로 클럽을 가본 게 10년 전이라는 사람도 입을 모아 새벽집을 추천했다. 심지어 그곳으로 향하던 택시 안에서 “여기 고기 맛있죠. 조영남 씨 단골이라던데요?”라는 TMI를 기사로부터 들을 정도다. 클럽 ‘엘루이’가 한창 잘나갔던 2010년대 초반에는 새벽 4시만 되면 새벽집 앞에 클러버들이 줄을 서곤 했다. 지금도 애프터 클럽 ‘플러스 82’가 근처에 있지만 클러버의 수는 예전만 못하다. 1인분에 7만2000원인 꽃등심을 시키는 것도 좋은 선택이지만, 백미는 김치찌개다. 묵은지를 넣어 맵고 달고 짜고 새콤한 맛이 같이 느껴져 자꾸 먹게 된다.

Credit

  • EDITOR 박호준
  • PHOTO 게티이미지스코리아
  • ART DESIGNER 김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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