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YLE
Part1. 이상이가 스스로를 '내향형 인간'이라고 말하는 이유
그는 외향적이지만, 동시에 혼자 있는 시간도 필요하다. 하루 종일 운동에 몰입하면서도 잊지 않고 식물에 분무질을 하고, 가장 즐겨 보는 콘텐츠는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그것이 알고싶다>다. 알면 알수록, 보면 볼수록, 이상이라는 사람에 대한 궁금증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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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사랑하는 식집사라고 알고 있었는데, 오늘 꽃을 집어 던지는 컷을 찍게 해서 마음에 걸리네요.
꽃을, 식물을 정말 좋아해요. 어릴 때 부모님께서 식물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며 자라서 그런가 봐요. 하나둘 모으다 보니 이제는 제법 많이 키우고 있죠. 오늘 제가 집어 던지고 쥐어뜯은 꽃은 진짜 꽃이 아니라 조화라서, 괜찮아요. 대신 기사에 꼭 조화라고 써주셔야 해요.(웃음)
알겠습니다. 다음에 만나면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해보는 걸로.(웃음) 원래는 물고기 키우지 않았어요?
<나 혼자 산다>에 나왔을 때 저희 집에 있는 수족관을 보여드린 게 임팩트가 컸나 봐요. 그런데 최근에는 제가 촬영 때문에 바쁘다 보니, 물고기 친구들에게 최상의 관리를 해주지 못하는 것 같아 단골 숍에 다시 돌려보냈어요. 지금은 식물만 키우고 있어요. 물 주고, 분무질 하고, 환기시켜주면서 식집사의 삶을 살고 있죠.
불 꺼진 방에서 물고기들을 바라보며 물멍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요즘은 ‘식멍’ 하고 있겠군요.
물고기도 식물도, 사실 고양이나 개 키우는 거랑 다를 바 없는 마음으로 들이게 된 거였어요. 물론 물고기나 식물에게도 많은 사랑을 줘야 하지만, 고양이나 개랑은 좀 다르잖아요? 훨씬 정적이죠. 그리고 푸릇푸릇한 걸 좋아하기도 했고요.

톱 골든구스. 네크리스, 링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데뷔 전에 군생활 하면서 <스타킹>에 출연해 샤이니 춤을 췄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전설의 10학번’에서도 과대를 했다고 들었어요. 이런 이력만 보면 상당히 활발한 인싸 같은데 또 취미는 그야말로 정적인 ‘물멍’ ‘식멍’이라니, 갭 차이가 있네요.
지난 몇 년 사이 자신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반드시 MBTI를 언급해야 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아 말씀드릴게요. 저는 내향형 인간이에요. 밖에서 에너지를 쓰고, 집에서는 에너지를 얻어요. 그런데 동시에 외향성 비율도 낮진 않더라고요.(웃음) 밖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집에서는 충전을 하는 거죠. 그런데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하면, 밖에서도 잘 움직이지 못해요. 그러니 집에서는 최대한 충전에만 집중하려고 해요. 물멍과 식멍도 그 일환이었고요.
그래서 과대 시절에 동기들에게 자취방을 숨긴 건가요?(웃음)
(웃음) 흑역사인데요. 대학 들어갈 때 주변에서 그런 조언 하잖아요. ‘학교에서 가까운 거 알려지면 너 자취방 완전 기숙사 된다, 아지트 된다’ 이런 것들요. 그걸 너무 과하게 걱정해서 꽤 오랫동안 집 위치를 숨겼어요. 나만의 공간을 침범당한다고 생각한 탓에 그런 어처구니없는 짓을 했던 거죠.
괜히 택시 타고 다녔다면서요. 먼 척하려고.
맞아요. 의미 없이 한 바퀴 돌고 그랬어요.(웃음) 근데 그만큼 제 공간이 중요했거든요. 밖에서 쓰는 에너지가 크다 보니 집에서까지 방해받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었어요. 지금은 많이 바뀌었어요. 친구들을 초대하기도 하고, 조금 더 여유가 생겼죠.
10학번 동기 안은진 씨가 인터뷰에서 이런 얘기를 했더라고요. 동기들끼리 잘 나온 화보 서로 단톡방에 올리고 같이 웃곤 한다고요.
은진이가 그런 얘기를 했군요. 정확하게 말하면 ‘웃는다’가 아니라 ‘비웃는다’에 더 가깝고요.(웃음) 저희는 스무 살 때부터 봐온 사이잖아요. 옛날에 맨발로 수업 들으러 가던 모습, 밤새우고 꼬질꼬질한 모습, 그런 와일드한 모습들을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 진지한 모습을 보면 그냥 웃기고 재밌고 그래요. 저도 얼마 전에 은진이가 자기 화보를 인스타그램에 올렸길래, 댓글 달았거든요. ‘네가?’(웃음) 친구들도 제 모습 보면서 같은 생각 할 거예요.
그 꼬질꼬질하던 동기들이 이제 ‘전설’로 불리니 감회가 남다르겠어요.
근데 매 학번이 다 전설이었어요. 09학번만 해도 변요한 형, 박정민 형, 임지연 누나, 엑소 수호 형 등 인물이 많은걸요. 아래에도 많고요. 아마 저희 10학번이 지금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시기라 그런 별명이 붙은 것 같은데, 감사한 일이죠. 동기들이 다 잘된 것도 정말 좋은 일이고요.
상이 씨는 끼 넘치는 10학번에서도 원래 유명 인사였다더라고요.
제가요? 왜일까요?
UCC 때문에요.
아, 고등학생 때 ‘레이니즘’을 열심히 췄었죠.(웃음)
‘레이니즘’ 커버 영상으로 고교 시절에 UCC 콘테스트에서 1등도 했잖아요. 그런 거 보면 확실히 인싸 같은데요. 게다가 전교 회장이었다고요.
인싸인 척하는 아싸였달까요. 사실 트렌드를 좇아서 그런 대회에 참가한 건 아니고, 혼자 재미를 느낀 것에 최선을 다해보고자 했던 거거든요. 인싸도 아싸도 아니었던 것 같아요. 굳이 붙이자면… 그럴싸?(웃음) 그럴싸한 사람입니다.
예고 출신이잖아요. 어릴 때부터 배우의 꿈을 키웠던 건가요?
진지하게 생각해본 건 입시 때부터였어요. 중학생 때 집 근처에 연기학원이 생겼는데, 아빠가 한번 다녀보지 않겠냐고 해서 정말 취미 삼아 다녔거든요. 고등학생 때도 그냥 재미있으니까 더 해보자는 마음이었고요. 재미있는 가운데 성취감도 있었어요. 잘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으면서, 고등학교 3학년이 돼서야 진로 중 하나로 고민하게 됐죠. 운 좋게 대학도 관련 전공으로 가게 됐고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치열하게 공부하기 싫어서 쉬운 길을 택한 거예요.(웃음)
쉬운 길을 택했다기에 한예종 연기과가 쉽게 갈 수 있는 곳은 아닌 것 같은데요.(웃음)
아, 저는 특별 전형이었습니다. 내신 우수자 전형이라, 경쟁률이 낮았어요. 그리고 예고의 내신 관리는 일반고보다 쉽답니다. 여러모로 운이 좋았던 거죠.

셔츠, 팬츠 모두 알렉산더 맥퀸. 이어커프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매우 겸손한 걸로.(웃음) 상이 씨에 대해 찾아보다가 이런 댓글을 봤어요. ‘연기 잘해, 춤 잘 춰, 노래 잘 불러, 센스 재치 넘쳐. 단점이 없네.’ 상이 씨가 생각하는 본인의 단점은 뭐예요?
일단 그 댓글은 팬분께서 써주신 것 같은데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단점이 없고 완벽한 인간은 못 돼요. 출연한 작품 모니터링할 때면 부족한 점부터 보이고, 춤추거나 노래할 때도 아쉬운 부분이 많거든요. 겸손 떠는 게 아니라, 세상에 잘하는 분들이 너무나 많잖아요. 그걸 인지하고는 있지만, 내가 부족하다고 기 죽는 대신 더 열심히 하려고 하죠. 그런 부분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그럼에도 단점은 많다는 거. 단점투성이입니다.(웃음)
악기를 연주하고 직접 인테리어를 하는 걸 보면 확실히 재주가 많은 것 같은데요.
진심으로 저는 제가 그런 일들을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관심을 가졌을 뿐이죠. 대신 그런 면은 있어요. 무언가에 재미나 흥미를 느끼면 아주 푹 빠지는 편이에요. 즐기면서 하다 보니 습득이 다소 빨라 보이는 거죠. 또 저뿐만 아니라, 무대에 서는 배우들은 못하는 게 없어요. 스스로를 악기처럼 사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몸을 써서 하는 일에 능하죠. 무대 경험이 여러 잡기를 익히는 데 큰 자산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요즘 관심 두고 있는 분야는 뭐예요?
얼마 전에 골프를 시작했어요. 잘 치지는 못하지만, 꽤 재미를 붙였어요. 그리고 운동, 헬스를 거의 매일 해요.
아무래도 <사냥개들> 영향이 커 보이네요.
건강관리도 그렇지만, 어쨌든 배우는 역할에 따라 몸을 바꿔야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사냥개들>을 찍는 동안 꾸준한 체중 관리를 위해 헬스를 계속했더니 어느새 습관이 되었어요. 골프는 팬데믹이 한창 심했을 때 정말 열풍이었잖아요. 처음에는 그렇게 반가워하지 않았는데, 지난해 말부터 몇 번 경험하고 큰 재미를 느껴서 자주 치고 있어요.
Credit
- EDITOR 김현유
- PHOTOGRAPHER 송시영
- STYLIST 박선용
- HAIR & MAKEUP 권호숙
- ASSISTANT 송채연
- ART DESIGNER 주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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