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백년가게, 서울미래유산까지. 이 집 심상치 않다. 맛집의 경지에 오른 듯한 이곳은 ‘30년 단골은 명함도 못 내민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약 120년의 오래된 역사를 자랑한다. 사골을 한번 고아 기름을 걷어 더욱 맑고 깔끔한 국물을 내 주는 게 특징이다. 메인 메뉴인 설렁탕 뿐 아니라 도가니 곰탕도 이 집의 숨은 강자인데, 딱 적당히 탱탱하게 익힌 쫀득쫀득한 도가니가 일품이다. 참고로 이곳은 국물이 리필이 된다. 푸짐한 인심에 한 번 반하고, 맛에 두 번 반하는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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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일옥 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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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으로 알려진 이곳. 설렁탕 하나로 4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88서울올림픽지정업소’ 인증서부터 각종 옛 신문들이 마치 박물관에 온 듯한 느낌도 준다. 이곳에서 특별히 만날 수 있는 국밥은 바로 ‘안성맞춤우탕’. 소 한 마리 탕이라고 해서 도가니, 갈비, 꼬리, 머리가 한 그릇에 담겼다. 오랜 시간 끓여 구수하고 고소한 국물에 살코기를 아낌없이 넣어주는데 공통된 후기가 국밥 특유의 잡내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것. 기름을 잘 걷어내 담백할 뿐 아니라 끝 맛은 살짝 단 맛도 나 왠지 계속 생각나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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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장터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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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일옥과 함께 안성 국밥의 양대 산맥 노포 식당. 메뉴가 정말 단순하다. 이름 그대로 ‘장터국밥’ 하나로 승부한다. 가격에 2차로 놀라게 되는데, 푸짐한 국밥이 단 7천 원이라는 사실. 옛날 시장 국밥집의 인심이 이런 것일까 생각하게 된다. 시래기와 소고기로만 13시간을 푹 끓여 만드는 장터 국밥은 한 입 떠 먹자마자 당장 밥 말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무엇보다 많은 손님들이 뚝배기 바닥을 보고 나온다는 말이 있는데, 이게 바로 오랜 노하우의 증거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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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곰탕하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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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년부터 나주 곰탕의 명맥을 이어온 하얀집. 소뼈를 우려내 뽀얀 일반 곰탕과는 달리 나주 곰탕은 고기 위주로 육수를 내 국물이 맑다. 이곳은 특히 엄선한 최고급 한우 사태, 양지만을 사용해 특별한 재료를 넣지 않더라도 깊은 감칠맛을 내도록 했다고. 이렇게 새벽부터 오랜 시간 끓여 기름기 없이 깔끔한 국물에 토렴한 밥, 푹 고아 연한 소고기까지 삼 박자가 잘 들어 맞는다. 일찍 방문하면 야들야들하게 삶은 돼지 껍질도 서비스로 제공되는데 이게 또 별미이니 놓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