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우리가 잘 모르던 프로세코의 세계

우리가 연말에 프로세코 해야 하는 이유.

프로필 by 박세회 2023.12.04
 
(왼쪽부터) 라 지오이오사 트레비소 프로세코 DOC 3만원대, 니노 프랑코 루스티코 발도비아데네 프로세코 슈페리오레 DOCG 6만원대, 빌라 산디 발도비아데네 수페리오레 디 카르티제 비냐 라 리베타 10만원대, 우니코 발도비아데네 프로세코 수페리오레 DOCG 8만원대.

(왼쪽부터) 라 지오이오사 트레비소 프로세코 DOC 3만원대, 니노 프랑코 루스티코 발도비아데네 프로세코 슈페리오레 DOCG 6만원대, 빌라 산디 발도비아데네 수페리오레 디 카르티제 비냐 라 리베타 10만원대, 우니코 발도비아데네 프로세코 수페리오레 DOCG 8만원대.

 
두 해 전 런던에 출장을 갔다가 조금 놀랐다. 20대들이 가볍게 마시는 술의 거의 대부분이 프로세코여서다. 맥주 마시는 사람은 아저씨들뿐. 알고 보니 세계적인 현상이었다. 샴페인, 카바, 프란치아코르타, 크레망, 프로세코 등 모든 종류를 포함한 전체 스파클링 와인의 판매량은 2021년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5년 전에 비하면 두 배로 성장했다. 그중에서도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 게 바로 ‘프로세코’다. 가장 접근성이 좋은 프로세코 DOC(이탈리아의 와인 등급)는 2009년 1억2000만 병에서 2020년 5억 병으로 생산량이 껑충 뛰었다. 프랑스의 샹파뉴 지역에서 만들어야 샴페인이라 부를 수 있는 것처럼, 프로세코 역시 정해진 지역에서 생산한 와인에 붙이는 이름이다. 이탈리아 북부의 베네토와 프리울리베네치아줄리아 두 개 주에 걸쳐 있는 9개 지역에서만 생산할 수 있다. 가장 큰 차이는 스파클링의 영혼인 ‘탄산’을 만드는 방식에 있다. 병입 후 2차 발효를 거치는 샴페인 등의 전통 방식과는 달리, 프로세코는 대형 탱크에서 베이스 와인에 효모와 당을 넣고 탄산을 생성한 뒤 병입하는 ‘샤르마 방식’을 사용한다. 생산 공정이 훨씬 간편해 평균적인 가격이 저렴하지만 그게 가장 큰 장점은 아니다. “프로세코의 가장 큰 장점은 가볍고 싱그럽고 우아한 아로마라고 할 수 있어요. 잔에 따르는 순간 하얀 꽃과 초록색 과실들의 싱그러운 향을 느낄 수 있죠.” 이탈리아 마스터 소믈리에이자 국내 최초의 이탈리아 전문 와인숍 이태리포도를 운영하는 성정아 대표가 말했다. 성 대표가 추천한 ‘우니코 발도비아데네 프로세코 수페리오레 DOCG’를 여는 순간 아카시아와 소국의 향기가 은은하게 테이블을 감쌌다. “크리미한 버블이 참 매력적이에요.” 성 대표의 말이다. 모든 프로세코는 각자의 매력을 담고 있다. 가족 경영 4대째인 니노 프랑코는 프로세코의 1등 생산자로 불린다. 그의 출세작인 ‘니노 프랑코 루스티코 발도비아데네 프로세코 수페리오레 DOCG’는 허니서클과 재스민 등의 달콤한 향기 사이로 레몬 제스트의 쓴맛이 느껴져 매력적이다. DOCG 등급 중에서도 카르티제 언덕에서 나는 포도로 생산한 프로세코는 최상위 등급인 ‘수페리오레 디 카르티제’로 표기할 수 있다. 빌라 산디의 ‘수페리오레 디 카르티제 비냐 라 리베타’는 카르티제 언덕의 라 리베타 밭에서 난 포도로 만든 프로세코다. 최상급 산지의 싱글 빈야드에서 생산한 이 프로세코의 복합미는 아마 당신의 경험치를 초월할 것이다. 허니서클과 올라야 등 작고 하얀 꽃들이 연상되는 엘레강스한 아로마를 뿜는 와인을 입안에 넣는 순간 말린 살구, 아몬드, 유자 씨를 혀에 굴릴 때 나는 씁쓸한 감칠맛이 호흡기를 감싼다. 연말에 파티가 있다면 ‘라 지오이오사 트레비소 프로세코 DOC’를 추천한다. 풋사과, 서양배, 아카시아, 허니서클 등의 가볍고 경쾌한 아로마가 당신의 파티를 행복하게 만들 것이다.   

Credit

  • EDITOR 박세회
  • PHOTOGRAPHER 정우영
  • ASSISTANT 송채연
  • COOPERATION BLB KOREA / 금양인터내셔날 / 비노비노
  •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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