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7성급 호텔에 숨은 디테일들 파헤치기
럭셔리의 끝을 달리는 7성급 호텔에 숨은 소소하지만 중요한 디테일 파헤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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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엔도 케이(Endo Kei)씨는 호텔에 머물며 방의 크기뿐만 아니라 욕조의 너비, 티 테이블의 지름, 침대와 침대사이의 간격까지 일일이 손수 재어가며 수채화 스케치를 그리는 인물이다. 지난해 그림과 숙박후기를 엮어 <도쿄 호텔 스케치>를 출판했다.
여행을 준비하다 보면 이따금 ‘7성급 호텔’이라는 표현을 마주한다. 조금 이상한 표현이다. 호텔의 성급 평가 기준은 5성급까지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가 다섯 단계로 호텔을 평가한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5성급 호텔 평가에는 객실수·연회장의 규모·레스토랑이나 커피숍 바 등의 유무, 발레파킹 서비스·도어맨·컨시어지는 기본이고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부분 등이 포함된다. 1971년부터 2014년까진 무궁화로 성급을 표기하기도 했으나 2014년부턴 해외 호텔 성급 분류와 같이 별로 구분하고 있다.
그러니 우리의 질문은 이것이다. 5성급을 넘어서는 7성급 호텔은 무엇이며, 무엇이 다른가? 어쩌면 이는 우리나라 호텔 업계 상황 전반에 대한 질문이 될 수도 있다. 한국에는 아직 7성급 호텔이라 부를 만한 호텔이 전무하기 때문이고, 한국에 7성급 호텔이 언제 생길 것이냐가 초미의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해외에는 우리나라의 5성급 호텔을 상회하는 호텔들이 즐비하다. 이런 ‘럭셔리 오브 럭셔리’ 호텔을 업계에선 ‘우버 럭셔리’와 ‘어퍼 럭셔리’로 구분한다. 리츠칼튼 리저브·불가리·아만·더 페닌슐라·더 오베로이 같은 호텔이 우버 력셔리 호텔에 속하고, 리츠칼튼·포시즌스· 만다린 오리엔탈·로즈우드는 그보다 한 단계 아래인 어퍼 럭셔리 호텔이다.
평소 호텔에 관심이 있던 사람이라면 “포시즌스랑 리츠칼튼 호텔은 서울에도 있지 않나?”라고 물을 수 있다. 일단 리츠칼튼 호텔은 2016년 문을 닫았다. 그러나 있을 당시에도 50~60m2의 객실 크기와 최소 2.7m 이상의 천장 높이 등 리츠칼튼이라면 응당 갖추어야 할 글로벌 가이드를 충족하지 못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포시즌스 서울은 디럭스룸의 크기가 45m2 이하로 다른 나라의 포시즌스보다 객실 크기가 작다. 숙박 그레이드의 차이는 객실가로 비교하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 호텔의 숙박비를 비교하는 기준점은 디럭스룸의 1박 연중 평균가격이다. 우리나라 럭셔리 호텔의 디럭스룸의 1박 연중 평균가는 이제 막 40만원을 넘어섰다. 이 기준을 상회하는 국내 호텔로는 JW 메리어트 서귀포가 유일한데, 넓은 부지와 적은 객실수, 절벽이라는 입지적 희소성 덕이라는 평가가 있다. 반면 바로 옆 나라 도쿄에 위치한 더 페닌슐라, 만다린 오리엔탈, 오쿠라, 안다즈는 붐비지 않는 날을 고르더라도 70만~100만원 수준이다.
어지간한 직장인 수입으로는 엄두가 나지 않는 높은 가격 탓인지 인터넷을 뒤져도 우버 럭셔리 호텔에 대한 리뷰는 별로 없다. 자료 사진을 가져와 작성한 홍보성 글이 아니라 실제 투숙객이 작성한 진짜 리뷰 말이다. 사진과 영상만 보아서는 럭셔리 호텔 간의 차이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 호텔스닷컴이나 아고다에 올라온 사진 속 호텔들은 전부 잘 정돈된 커다란 침대, 반짝거리는 욕실, 아늑해 보이는 카펫으로 꾸며져 있다. 특별한 콘셉트와 트렌디한 감성을 내세우는 부티크 호텔이나 4성급인 ‘업 스케일’ 클래스 호텔을 생각하면, ‘비슷비슷해 보이는데 굳이 70만원이나 낼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심지어 우버 럭셔리 호텔 투숙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물어도 “음, 그냥 다 좋던데?”나 “가봐야만 느낄 수 있어” 같은 대답이 돌아오기 일쑤다. 그러니 함께 럭셔리 호텔의 체크인부터 체크아웃까지의 과정을 되짚어보며 7성급 호텔의 숨은 디테일을 하나씩 확인해보자.


엔도 케이씨가 그린 아만 도쿄 디럭스룸의 평면도다. 도쿄예술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한 그녀는 결혼식 다음 날 머물 호텔로 아만 도쿄에 머물렀는데, 그때 잰 수치를 바탕으로 위 그림을 그렸다.
Entrance & Lobby
호텔과 투숙객의 첫 만남은 차 안에서 시작된다. 럭셔리 호텔이라면 응당 고객이 절대 눈비를 맞으며 호텔로 들어서게 둬서는 안 된다. <호텔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의 저자이자 지난 20년간 메리어트 호텔 그룹 등 약 40여곳의 호텔 및 리조트 개발 사업에 참가한 한이경 대표에 따르면, 이는 전통적인 호텔 입구가 주로 ‘포트코셰어’(porte-cochere) 양식으로 되어 있는 이유다. 호텔뿐만 아니라 18~19세기 저택이나 공공건물에도 자주 사용된 포트코셰어는 마차나 자동차가 지나다닐 수 있는 지붕이 있는 건물의 출입구를 가리킨다. 덕분에 호텔을 찾는 사람은 비나 눈이 오더라도 쾌적하게 차에서 내릴 수 있다. 이때 도로폭도 중요하다. 입구가 지하인 곳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럭셔리 호텔은 최소 2~3대의 차가 동시에 지나갈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놓는다. 특정 시간대에 차가 몰리더라도 고객이 기다리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상대적으로 활용 가능한 공간이 비좁은 런던, 파리, 도쿄 같은 대도시의 호텔에 비해 라스베이거스의 호텔이 거대한 입구를 가진 이유다. 일례로 벨라지오 호텔은 동시에 8대의 차가 나란히 들어설 수 있을 정도로 포트코셰어가 넓다. 접객의 최전선에 선 벨맨의 숫자도 포인트다. 예를 들어 6대의 차가 동시에 들어설 수 있는 공간이라면 벨맨은 6명이 아니라 8~10명이 되어야 부드러운 대응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럭셔리 호텔의 조건일지는 모르나, 7성급 호텔을 구분 짓는 요소는 아니다.
진짜 시작은 로비부터다. 로비는 호텔에 대한 첫인상을 결정하는 공간이자 가장 붐비는 공간이며 일반 5성급 호텔들과 7성급 호텔을 가장 확연하게 구분 짓는 요소다. 기억에 남는 첫인상을 전달하기 위해 만다파 리츠칼튼 리저브는 탁 트인 자연경관을 로비로 끌어들인 것으로 유명하다. 로비에 들어서면 압도적 경관의 우림이 통창을 통해 펼쳐진다. 불가리 호텔 도쿄는 일본 특유의 나무 소재와 패턴을 인테리어에 적극 활용하면서 막살토, 플렉스폼, 비앤비 이탈리아의 값비싼 가구를 잔뜩 배치했다. 불가리의 경우 도쿄의 도심 한복판에 있음에도 외부의 어떤 소음도 들리지 않고 외부의 어떤 냄새도 나지 않는 ‘완벽한 차단’을 경험할 수 있다. 이는 7성급 호텔에선 로비의 ‘공기와 소음’이 가장 중요한 고려 대상이기 때문이다. 온도, 습도, 냄새, 미세먼지까지 철저하게 관리하기 위해 공기의 배기와 급기 양을 조정해 내부가 외부보다 압력을 높게 유지하도록 설계하며 도심에 있는 호텔의 경우 차음에 엄청난 공을 들인다. 양압 조절 장치를 사용하지 않으면 불쾌한 냄새가 로비로 흘러 들어오기 쉽고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에도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아만 호텔은 웰컴 드링크를 여러 종류로 준비해놓기도 하는데, 예를 들면 시차 탓에 낮밤이 바뀐 사람을 위해 숙면에 도움이 되는 차를 권하거나 계절에 어울리는 차를 그때그때 추천하는 식이다.
7성급 호텔뿐 아니라 보통의 럭셔리 호텔에서 중요한 것은 구조나 기술이 아닌 서비스이기도 하다. “저는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체크인을 마치는 순간까지의 일련의 과정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져야만 진짜 럭셔리 호텔에 왔다고 체감하거든요. 그러려면 제일 중요한 게 심리스 서비스예요.” 2010년부터 PR과 마케팅팀을 거쳐 현재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F&B팀에서 일하는 라현아 매니저가 말했다. 그녀는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의 준말) 서비스를 ‘심리스’한 서비스라 칭했다. “해외 7성급 호텔에서 스태프들이 자신의 이름을 외우고 있어서 놀란 분들이 있을 거예요. 직원들이 다 외우도록 하는 건 아니지만 해당 고객과 마주칠 가능성이 많은 사람들은 다 숙지하는 서비스죠.” <에스콰이어>의 피처 디렉터 박세회는 “예전에 갔던 교토의 한 7성급 호텔에서는 프런트에 전화를 하면 제 이름을 아는 건 물론이고, 정말 빠른 속도로 요청한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객실 앞에 있는 복도에 상주하는 일종의 버틀러들이 있었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스태프에게 적은 수의 객실을 할당해 전담하게 하는 버틀러 서비스 역시 5성급의 럭셔리를 넘어서는 서비스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로비 이야기가 나온 김에 ‘로비 라운지’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로비는 크게 세 가지 영역으로 구분되는데 프런트 데스크, 로비 라운지 그리고 로비 바다. 때로 셋 중 두 가지만 갖추거나 로비 라운지와 로비 바의 경계를 유동적으로 구성하는 호텔도 있으나 럭셔리 이상의 호텔이라면 세 가지를 엄격히 분류한다. 어퍼 럭셔리에 속하는 아부다비의 에미리트 팰리스 호텔은 금가루를 뿌린 커피로 라운지가 유명세를 탔으며, 신라호텔의 ‘망고 빙수’나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의 ‘딸기 뷔페’도 1층 로비 라운지에서 판매해 인기를 얻은 대표 아이템이다. 그러나 어퍼 럭셔리 호텔 중엔 로비 라운지에서 간단한 주류와 음료 그리고 스낵을 무료로 제공하는 곳도 있다. 어퍼 럭셔리 이상 호텔의 경우 많은 것이 숙박료에 포함된 경우가 많다. “도쿄 안다즈의 경우엔 알코올 음료를 제외한 룸에 있는 스낵바의 모든 것이 무료로 제공되죠.” 박세회의 말이다.

더 오쿠라 도쿄의 디럭스룸은 세면대가 2곳에 나뉘어 있다는 걸 발견할 수 있다. 벽에 걸린 조명의 크기까지 잰 걸 보면 그녀는 호텔과 그림에 무척 진심이다.
Elevator & Hallway
엘리베이터와 복도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호텔이 사람의 몸이라면 로비와 객실, 각종 부대시설은 장기이고 복도와 엘리베이터는 장기를 잇는 혈관이다. 오랫동안 수백 개의 호텔을 운영해온 메리어트, 힐튼, 하얏트 같은 호텔 그룹들은 자신들의 운영 원칙과 노하우를 담은 수백 페이지 분량의 가이드북을 자체 보유하고 있는데, 엘리베이터에 대한 가이드도 담겨 있다. ‘45초 이상 기다리지 않게 할 것, 용량은 1600kg을 감당할 것, 내부 크기는 1.6 × 2m, 높이는 2.9m일 것’ 같은 식이다.
복도 카펫의 가장 큰 목적은 소음 방지다. 로비의 카펫이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내는 디자인적 요소에 가까웠다면 복도의 카펫은 철저하게 실용적이어야 한다. 한번 설치하면 교환하기가 쉽지 않아 더욱 그렇다. 투숙객과 투숙객의 캐리어는 기본이고 객실을 관리하는 직원과 그들의 카트까지 거닐어야 하기 때문에 내구성이 중요해 울 100%보단 울 80%에 나일론 20%인 ‘롤 카펫’을 쓰는 게 일반적이다. 롤 카펫은 다양한 패턴과 색상을 연출하기에 알맞고 밟았을 때 쿠셔닝이 ‘타일 카펫’에 비해 우수한 게 특징이다. 1755년부터 카펫을 만들어온 영국의 ‘액스민스터(Axminster)’사 제품이 대표적인데, 회사 특유의 제조 방식 덕에 거칠게 밟고 지나가도 형태를 다시 회복하는 속도가 빠른 편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카펫 아래엔 패드도 함께 들어간다. 패드는 크게 고무 패드와 펠트지를 이용한 패드가 있는데 요즘은 친환경 운동의 일환으로 펠트지를 좀 더 자주 사용하는 추세다. 이때 패드 두께가 관건이다. 패드가 너무 두꺼우면 걷거나 캐리어를 끌 때 힘이 더 들고 너무 얇으면 소음 방지에 불리하다. 정답이 있는 건 아니지만 고풍스럽고 아늑한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전통적인 호텔은 패드를 조금 두껍게 써 걸을 때 진중한 느낌을 내고, 트렌디하고 젊은 분위기의 호텔은 조금 얇게 써 경쾌한 분위기를 낸다.
럭셔리 호텔은 문에도 여러 조건이 있다. 문의 두께는 최소 45mm가 되어야 하며 소음 차단 성능 지수(Sound Transmission Class, STC)는 영화관이나 녹음실에 쓰이는 문처럼 50 이상의 성능을 권장한다. 여기에 문과 바닥 사이 틈을 브러시 또는 소음 차단 장치(Sound Gasket)로 꼼꼼히 마감한다. 문 아래를 굳이 살펴본 사람은 없겠지만, 만약 럭셔리 호텔에 머문다면 문 아래쪽을 더듬거려보길 바란다. 고무 소재의 소음 차단 장치가 느껴질 것이다.
Room
앞서 언급한 디테일들이 주의를 살피지 않으면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요소들이라면 욕실은 한눈에 ‘럭셔리함’을 파악할 수 있는 공간이다. 샤워룸, 욕조, 변기 그리고 세면대 등 수도관이 연결되어 있는 곳들은 ‘픽스처’(fixture)라고 하는데 럭셔리 호텔의 경우 픽스처가 최소 4개여야 한다. 그러나 세면대가 2개인 경우 5개가 되는데, 이를 7성급 호텔의 기준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세면대가 2개라는 건 단순히 수도꼭지만 2개라는 게 아니라 남편이 면도를 할 때 아내가 고데기를 말거나 머리를 말릴 수 있다는 뜻이다.
샤워 커튼, 유리 가벽, 욕조의 형태와 위치, 건식과 습식, 변기 앞 무릎 공간의 최소 길이 등 욕실에 적용되는 가이드만 열거해도 별도의 기사 하나를 작성해야 할 수준이지만, 핵심은 물이다. 일정한 수압과 수온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객실이 적게는 수백 개, 많게는 1000개에 육박하는 대형 럭셔리 호텔의 경우 전체 객실이 동시에 샤워를 해도 온수가 모자라지 않도록 관리한다. 이를 위해 수압은 275~550킬로파스칼, 온수는 45℃를 유지한다. 호텔을 오픈하기 전 모든 객실을 돌며 ‘물 체크’를 하는 까닭이다.
“객실을 스케치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발견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가구 하나하나의 형상이나 손에 닿는 부분에 대한 밀리미터 단위의 배려, 사용할 땐 미처 몰랐지만 실측을 하면서 깨닫는 작은 공간의 중요성 같은 점들이죠.” 머무는 호텔마다 방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것을 자로 잰 다음 손수 그림으로 옮기는 일본의 ‘엔도 케이’ 씨의 말이다. 그녀는 결혼식 다음 날 아만 도쿄에 머물 때도 객실을 스케치에 옮긴 인물이다. 그렇게 모은 스케치를 바탕으로 <도쿄 호텔 스케치>라는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기사에 쓰인 일러스트레이션도 전부 그녀의 작품이다.
‘침대 하나에 12억? 제니·아이유 꿀잠의 비결.’ 며칠 전 화제가 된 ‘헤스텐스’ 매트리스 이야기다. 헤스텐스 외에도 덕시아나, 히프노스, 바이스프링이 세계 4대 명품 침대 브랜드로 손꼽힌다. 이 중 럭셔리 호텔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브랜드는 덕시아나다. 라인업에 따라 1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다양한 덕시아나는 수령 100년 이상 된 소나무와 천연 라텍스 같은 고급 원자재와 4180개의 특수 스프링을 핸드메이드로 만든다. 국내에선 신라호텔이 몇몇 객실에 한정적으로 배치했으나 아만 교토, 에미리트 두바이 호텔 등은 일반 객실도 전부 덕시아나 제품을 사용한다.
7성급 호텔이란 다른 게 아니다. 위에 열거한 요건들은 모두 만족하거나, 한두 가지를 빼고 모두 만족한다면 그게 바로 7성급 호텔이다. 5성급 호텔은 호텔 그레이드 기준 점수를 최저로 맞춰 충족하는 경우가 많다. 엘리베이터 규격 조건이나 대기 시간 등은 기준을 맞추면서도 픽스처의 개수는 3개뿐일 수 있다. 그러나 연회장의 개수와 규모, 바와 라운지의 유무, 복도의 방음, 문과 창호의 차음, 욕실 픽스처의 개수, 버틀러 서비스의 유무 등 5성급 기준에 따르면 모두 충족하지 않아도 되는 이 디테일이 한데 모아져 있을 때 우리는 그레이드에 없는 ‘7성급 호텔’이라 부른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에선 언제쯤 ‘7성급’ 호텔을 만나볼 수 있을까? 라현아 매니저는 긍정적인 예상을 내놓았다. “머지않았다고 생각해요. K-컬처의 영향으로 관광객도 늘고 있고 기존 럭셔리 호텔의 문턱이 낮아진 만큼 기존 고객들은 더 차별화된 서비스를 원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아직 공사를 시작하진 않았지만 이르면 2027년이면 서울에서도 어퍼 럭셔리 호텔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로즈우드 호텔이 일레븐건설과 운영 협약을 체결하고 2027년 개관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장소는 옛 유엔군사령부가 있던 용산공원 옆이다. 로즈우드가 국내 실정에 맞춰 객실 크기와 가격을 조정할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만약 타협하지 않고 어퍼 럭셔리 호텔의 기준을 그대로 가지고 들어온다면 국내 럭셔리 호텔의 판도가 흔들릴 것이다. →
Credit
- EDITOR 박호준
- ILLUSTRATOR ENDO KEI
- ART DESIGNER 김동희
JEWE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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