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내가 사랑한 스니커즈
스니커즈를 좋아하는 남자 열네 명에게 물었다. “당신이 가장 아끼는 신발은 무엇인가요?”
전체 페이지를 읽으시려면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해주세요!

BALENCIAGA
2019년 1월, 파리 지하철역 곳곳에는 발렌시아가 광고가 도배되어 있었다. 어떤 효과나 장치도 없이, 하얀 바탕에 정직하게 놓여 있는 블랙 타이렉스 스니커즈. 그 명료하고도 강렬한 이미지가 서울에 돌아와서도 쉽게 잊히지 않았다. 그러다 이 운동화가 단종된다는 소식을 듣게 됐고 부랴부랴 구매했다. 타이렉스는 결코 편한 신발은 아니다. 그래서 손이 자주 가지도 않는다. 하지만 확고하고 또렷한 뎀나의 패션 철학을 지지하는 내겐 무척 상징적인 스니커즈다.
홍광일, 샘플라스 대표 @wp_duality

CHANEL
샤넬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남자에게도 샤넬은 욕심나는 브랜드니까. 하지만 한국엔 남성 사이즈가 없었고, 팬데믹 때문에 해외여행도 쉽지 않았다. 그러다 마침내 뉴욕 출장을 가게 됐다. 부푼 마음을 품고 들른 뉴욕 매장엔 다행히도 남자를 위한 샤넬이 있었다. 선명한 블루 카디건과 트위드 워싱 청바지, 화이트 벨트, 반신반의하며 사이즈를 확인했던 스니커즈까지. 모든 게 나를 위해 준비된 아이템처럼 완벽했다.
이민혁, 빅터 쇼룸 대표 @redballvictor

ASICS
어느 날, 파리 마레를 거닐다 독특한 가게를 발견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구에 나도 모르게 발길을 옮겼는데, 알고 보니 독창적으로 리폼한 제품과 세컨드핸즈를 파는 편집매장이었다.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눈길을 끈 건 바로 이 아식스 젤 크로스오버 5. 7cm 정도 되는 스터드가 여기저기 박힌 스니커즈는 수많은 아이템 사이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었다. 보자마자 ‘이거다’ 하는 확신이 들어 자리에서 바로 구매했다. 화보를 찍을 때마다 요긴하게 쓴다.
현국선, 패션 스타일리스트 @kukseonnh

TOMMY HILFIGER × KITH × FILA
이 스니커즈를 보자마자 나의 중학생 시절이 떠올랐다. 당시 아껴 신던 타미 힐피거 운동화와 똑같이 생긴 스니커즈였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건 키스의 디자이너 로니 피그가 1990년대 출시된 타미 힐피거 스니커즈를 복각한 슈즈였다. 스니커즈 컬렉터의 감일까? 왠지 로니 피그를 직접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결국 뉴욕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친필 사인까지 받았다. 수많은 스니커즈를 소장하고 있지만 어린 시절을 생생하게 떠올리게 하는 소중한 신발 중 하나.
와디, <와디의 신발장> 유튜버 @wadism

ADIDAS ORIGINALS × WALES BONNER
엔드 클로딩 드로에 꾸준히 응모했지만 운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래서 아디다스 × 웨일즈 보너 컬래버레이션에도 큰 기대는 없었다. 그런데 웬걸. 버건디와 화이트, 실버 세 족 모두 당첨되는 행운을 얻게 됐다. 축구화를 베이스로 만들어 삼바의 오리지낼리티를 더욱 부각시켜주는 독특한 슈텅이 확실히 스타일리시했다. 웨일즈 보너의 본고장에서 신어보고 싶은 마음에 런던행 비행기표는 얼마인지, 그곳의 스트리트 패션은 어떤지 끊임없이 찾아보게 된다.
이상원, 패션 인플루언서 @malsook__

ADIDAS ORIGINALS × SEAN WOTHERSPOON
아끼는 스니커즈를 꼽는다면 아티스트 션 우더스푼이 나이키와 협업을 중단하고 아디다스와 함께 출시한 이 스니커즈를 고르겠다. 컬러풀하고 자수와 빈티지한 장식, 친환경적인 비건 소재까지… 모든 세부가 마음에 들어서 출시되자마자 구매했다. 사실 이 스니커즈는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 못했다. 신발의 인기를 리셀 값에 대응한다면 오히려 실패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그러면 또 어떤가. 그의 디자인과 철학이 나를 이렇게 설레게 하는데.
조성일, 패션 인플루언서 @sungccess

NIKE
전 NBA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가 슈퍼 루키였던 1996년도부터 그를 좋아했다. 그와 관련된 슈즈를 100켤레가 넘게 가지고 있을 만큼 열광적인 팬이라 자부한다. 그 100켤레 중 하나이자 그를 추모하기 위해 만든 이 왓 이프 팩은 상당히 발칙하고 흥미롭다. 코비를 놓친 13개 팀 컬러를 두 가지 신발에 적용했기 때문이다. ‘언럭키 13’에는 코비를 지명했음에도 영입에 실패한 샬럿 호네츠의 화이트 & 라이트 블루 컬러를, ‘더티 더즌’에는 그를 아예 지명하지 않았던 12팀의 컬러를 입혔다. 한 선수를 영입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노골적인 놀림거리가 될 수 있다고? 전설이 탄생하는 과정을 생생히 지켜본 나에겐 코비 브라이언트의 위상을 기념할 수 있는 가장 특별한 스니커즈다.
그랜트, 칩스 대표 @chipsitaewon

PDF CHANNEL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다 보면 늘 새롭고 신선한 아이템을 찾게 된다. 담당 아이돌에게 신길 투박한 슈즈를 찾다가 PDF 채널에서 발견한 네브 루나 스니커즈도 그중 하나다. 선명한 블루 컬러와 둥그스름한 형태, 볼드한 양감… 신발 끈의 자연스러운 벌어짐까지 모든 세부가 마음에 쏙 들었다. 트레저 멤버를 생각하며 구매했지만 결국 콘셉트와 맞지 않아 신기지 못했다. 사무실의 신발 트레이 중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고이 올려둔 채 이 스니커즈에 어울릴 새로운 스타일을 골몰해본다.
이종현, 패션 스타일리스 @jongddee

TAKAHIROMIYASHITA THE SOLOIST × SUICOKE
“이건 대체 어떻게 신어? 발가락 하나하나 따로 넣어야 해?” 신기해하는 모든 이에게 하우-투를 설명해줘야 하는 스니커즈. 사실 운동화를 자주 신는 편은 아닌데, 이 신발은 보자마자 반해 이베이를 샅샅이 뒤져 구매했다. 발가락 길이에 맞췄어야 했는데 일반적인 슈즈 사이즈로 구매하는 바람에 아주 오래 신진 못한다. 하지만 특이한 신발을 모으는 나의 컬렉션 중 TOP 3에 들 만큼 유니크한 제품이라 바라만 봐도 흐뭇하다.
이필성, 패션 스타일리스트 @stylist_pilsung

NIKE × FRAGMENT DESIGN
내가 운영하는 ‘스스므’ 앱 안엔 제품을 사고팔 수 있는 플리마켓이 있다. 그 코너를 훑어보다가 나이키가 프라그먼트와 협업해 만든 네이비 나이키 덩크가 눈에 들어왔다. 이건 도저히 안 살 수가 없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빈티지 커스텀 덩크였기 때문이다. 며칠 뒤 신발을 받았는데 슈 박스엔 판매자의 손 편지가 적혀 있었다. 이 이야기는 유튜브에 소개한 적도 있다. 이 스니커즈를 신을 때마다 손 편지를 받은 그날이 떠올라 기분이 좋아진다.
최겨울, 패션 스타일리스트 @wt830

NIKE
어린 내게 <빽 투 더 퓨쳐 2>의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가 신은 나이키 스니커즈는 꿈의 슈즈였다. 그로부터 22년이 흐른 2011년, 나이키가 이 슈즈를 실제로 발매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럭키 드로까지 참여했으나 결과는 탈락. 이후 몇 년 동안 이 신발을 찾아 헤맸고, 결국 900만원에 리셀되고 있는 매물을 발견했다. 어린 시절 꿈을 이뤄보고 싶은 마음에 내 생에 마지막 미친 짓이라고 생각하며 질렀지만, 지금은 그때의 결정이 자랑스럽다.
손성락, 스니커즈 세컨드핸즈숍 로종 대표 @lozong_official

NEW BALANCE
뉴발란스를 수집한 지 9년 차. 이젠 뉴발란스 오마카세도 열 수 있을 것 같은 내게 가장 소중한 스니커즈를 묻는다면 거침없이 1300 JP3와 992 JJJ JOUND를 꼽는다. 우선 1300 JP3 스니커즈는 5년에 한 번 발매되는 슈즈인 데다 1300 JP컬러라는 명칭이 있을 만큼 마니아들이 사랑하는 컬러 웨이를 갖춘 모델. 한편 JJJ 자운드 컬래버레이션은 무척 희귀해 소장하는 것만으로도 컬렉터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모델이다. 뉴발란스 컬렉터로서 나를 대중에게 알린 신발이기도 하다.
최광순, <케빈 팩토리> 유튜버 @kevin_factory

NIKE × MARTINE ROS
스니커즈일까, 아니면 힐을 장착한 뮬일까. 이제야 이런 의문이 들지만, 처음 봤을 땐 그런 생각조차 못 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 슈즈를 찾아 헤매는 내가 있었을 뿐. 어느 날, 큰 기대 없이 크림에 입찰 신청을 했는데 새벽에 별안간 알람이 울렸다. 실제로 받아본 신발은 뮬에 더 가까웠다. 그렇기 때문에 발목을 조금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아쉬운 점. 하지만 의외로 어떤 룩에나 잘 어울리고 편안하며, 심지어 따뜻했던 것은 반전의 반전이었다. 게다가 지나가는 사람들이 뒤를 돌아볼 만큼 확실한 포인트가 되어주니 신으면 신을수록 더욱 사랑할 수밖에. 새로운 컬러가 출시되어 훨씬 더 높은 가격에 리셀되더라도 한 켤레 더 구매할 의향이 있을 만큼 가장 아끼는 스니커즈가 되었다.
송찬, 누데이크 브랜드 마케팅 팀장 @nahcnahc

CONVERSE × CHROME HEARTS
하루 날 잡고 상태를 관리해야 할 만큼 많은 크롬하츠를 소장하고 있다. 그중 가장 아끼는 아이템이 바로 이 컨버스×크롬하츠 스니커즈다. 고가로 리셀되는 제품이어서가 아니다. 그랬다면 신지도 않고 고이 모셔두었을 테니까. 이 신발을 좋아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뒤꿈치에 조그맣게 얹은 실버 장식, 발목 안쪽으로 숨긴 컨버스 로고, 슈텅에 새긴 검은 스티치까지. 트렌드를 따르기보다 브랜드 철학을 뚝심 있게 지키는 크롬하츠의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평범한 컨버스 척 테일러인 줄 알지만 내겐 너무나 소중한 크롬하츠다.
이현우, 헤어 스타일리스트 @ozikc
Credit
- EDITOR 이다은
- PHOTOGRAPHER 정우영
- ASSISTANT 송정현
- ART DESIGNER 김동희
CELEBRITY
#리노, #이진욱, #정채연, #박보검, #추영우, #아이딧, #비아이, #키스오브라이프, #나띠, #하늘, #옥택연, #서현
이 기사도 흥미로우실 거예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에스콰이어의 최신소식